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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탐구(22)] 요통…허리의 척추가 어긋나면 통증

천하한량 2007. 4. 6. 01:08
[질병탐구(22)] 요통…허리의 척추가 어긋나면 통증
세상엔 극소수의 사람만 경험하는 희귀한 질병이 있는가 하면 누구나 한번쯤은 겪어보는 흔한 병도 있다. 허리에 나타나는 통증을 광범위하게 일컫는 요통은 후자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질병이라 할 것이다. 직립보행하는 인간의 신체구조상 허리에 무리가 많이 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사람의 약 70%가 평생 동안 요통을 한번쯤 앓는 것으로 알려졌다.


요통의 원인은 몹시 다양하지만 대부분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지 못해 생겨난다. 특히 장시간 앉아 있는 일을 하는 사람은 자세가 한쪽으로 기울어져 요통에 걸리기 쉽다. 요통을 야기하는 대표적 질병인 소위 ‘디스크(추간판탈출증)’는 잘못된 자세가 지속되면서 뼈의 위치가 변형돼 요추를 구성하는 뼈 사이에 위치한 추간판이 튀어나오는 증상이다. 튀어나온 추간판은 근처의 신경을 건드리면서 통증을 유발한다. 디스크 환자는 흔히 요통과 함께 다리 저림도 호소하는데, 이는 튀어나온 추간판이 다리로 지나가는 신경을 건드리기 때문이다.


척추관협착증도 요통과 관계된 대표적 질환이다. 척추를 구성하는 각각의 뼈는 가운데가 비어 있어 그 안으로 신경다발이 지나간다. 척추관이란 신경다발이 지나가는 통로를 말한다.


나이가 들면서 뼈마디가 굵어지면 신경다발이 지나가는 구멍이 작아져 신경다발을 압박해 요통을 일으킬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을 앓는 사람은 종종 허리를 굽히고 있으려고 하는데 허리를 굽히면 순간적으로 척추관이 넓어져 통증이 덜해지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요추(허리등뼈)의 마디뼈 하나가 앞이나 뒤로 빠져 나온 척추전위증, 척추뼈 일부가 깨지거나 금이 가 통증을 일으키는 척추분리증이 요통을 유발하는 대표적 질환이다.


이상의 질환은 장기간 잘못된 자세를 유지해 생기는 만성질환이지만, 교통사고와 같이 허리에 큰 충격이 가해지는 사고를 당할 경우에도 겪을 수 있다. 간혹 신장이나 자궁에 병이 생겨 허리가 아프기도 한다. 이 경우 증상이 비슷해 요통으로 잘못 알기 쉬운데 이는 허리 주변이 아픈 것을 오인한 것이다.


요통이 자세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은 누구나 경험적으로 알 수 있다. 요통을 앓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오랫동안 앉아 있으면 허리가 뻐근해지는 것을 느끼곤 한다.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은 요통 예방의 핵심이다. 가장 좋은 자세는 배를 앞으로 내밀고 뒷짐을 진 상태에서 허리를 펴는 것이다. 반대로 땅바닥에 있는 물건을 주울 때처럼 허리를 90도 각도로 구부리는 자세는 대단히 좋지 않다. 이 때는 허리에 보통 때보다 10배 정도의 압력이 가해지게 된다. 앉아서 일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허리를 앞으로 숙이기 때문에 가끔씩 배를 내밀고 허리를 펴주는 것이 좋다. 의자는 등받이가 딱딱한 것이 좋다. 운전할 때는 의자를 약간 앞으로 당겨 등이 등받이에 충분히 붙어 있도록 자세를 유지한다. 걷기는 한쪽으로 치우친 골반을 바로잡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허리에 좋다. 골반이 한쪽으로 기울어지면 자연히 요추를 비롯한 척추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요통은 초기에 잡는 것이 중요하다. 초기에는 자세를 바로잡아줌으로써 증세를 호전시킬 수 있지만 너무 진행되면 고통 때문에 바른 자세를 취하는 것조차 어려워진다.


요통 치료는 크게 물리치료를 통해 허리를 바로잡아주는 보존적 요법과 수술을 하는 수술적 요법으로 나뉜다. 보존적 요법은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허리근육을 강화해 허리를 튼튼하게 하는 방법이다. 요통이 어느 정도 진행되어 올바른 자세를 취하는 것이 어려워진 환자에게는 진통제를 투여해 고통을 줄인 상태에서 서서히 운동량을 늘려 가도록 한다. 수술을 하는 경우는 전체 환자의 2% 정도로 그다지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는다. 허리 근육이나 뼈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특정 질환으로 인해 허리에 통증을 느끼는 경우라면 원인이 되는 질환을 치료해 줘야 한다.


김재곤 조선일보 사회부 기자(trum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