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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에 굴욕당한 한국 전자정부

천하한량 2007. 3. 6. 16:15

IT 선진국이라는 한국이 마이크로소프트(MS)에 굴욕을 당하고 있다. 한국의 개인용 컴퓨터(PC)는 99%가 윈도를 운영체계(OS)로 사용한다. 그런데도 OS가 바뀔 때마다 매번 빠지지 않고 MS에 끌려다니고 있다. 특히 이번 ‘윈도우 비스타’ 출시 과정에서는 더 심하다.

이미 지난해 한국의 사이버 안전센터장이 MS 본사를 찾아 보안 지원 중단 시기를 늦춰줄 것을 요구했다가 거절 당한 것은 IT 강국 코리아 ‘전자정부’의 최대 굴욕이라 할 만하다.

지난 1월 말에 출시된 윈도우 비스타는 보안 기능을 강화하면서 한국에서 많은 소동을 일으켰다. 인터넷뱅킹과 게임은 물론 심지어 전자정부의 온라인 민원 서류 발급 등이 제대로 실행되지 않고 있다. 또한 고가정책으로 한국 유저를 골탕 먹이고 있다. 패키지 가격은 50만원 선으로 미국에 비해 2배 가까이 비싸다.

외국 OS 때문에 한국 인터넷 환경이 이런 홍역을 치러야 하는 이유는 단 하나. 지나친 MS 종속성 때문이다. 지난 15일 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는 ‘MS에서 벗어나 다양한 OS를 사용하자’는 주제 아래 토론회가 열렸다. 한결같은 의견은 MS에 종속된 전자정부 시스템에 대한 비판이었다.

정부도 뒤늦게나마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했는지 주무 부서인 정보통신부는 물론 지난달 16일 경제 수장인 권오규 경제 부총리까지 나서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었다. 4월까지 주요 전자정부 서비스의 90%를 윈도우 비스타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국의 웹사이트 대다수가 이용해온 ‘액티브X’는 OS에서 MS. 브라우저는 인터넷익스플로러에서만 구동된다. 다른 OS와 브라우저에서 사용할 경우 호환성에 문제가 있다. 그러다보니 정부와 인터넷 업계에서 스스로 MS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향후 웹사이트 개·보수시 웹 표준을 준수하도록 해 MS뿐 아니라 타사의 OS와 브라우저에 대한 호환성을 높이고. 공개 소프트웨어(SW)를 보급해 MS 윈도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방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이 윈도에 투자하는 액수가 3000억원에 가까운 데 비해 다른 OS에 투자하는 비용은 35억원뿐이라는 엄연한 현실로 볼 때 코웃음이 절로 나온다.

MS는 이미 OS뿐 아니라 응용 SW 시장까지 장악하면서 게임·온라인 콘텐트 사업 및 가전제품에까지 영향력을 미치는 공룡기업이다. 현재 11개 시중 은행이 아직 호환성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산 OS에 굴욕 당하는 전자정부. 이 말이 듣기 싫다면 정부는 다른 OS에도 적극 투자해 날로 공룡화하는 외국의 OS에 대처해야겠다.

 

출처 : 미디어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