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종잡을 수 없네..한달째 투병하거나 끝내 무증상인 환자도
정진영 기자 입력 2020.03.13. 17:33 https://news.v.daum.net/v/202003131733209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증가폭이 점차 줄고 완치 환자가 늘고 있다. 하지만 13일 기준 확진자가 7979명에 달하는 등 확진자 수가 계속 늘자 그간 보이지 않았던 다양한 양상의 환자들도 속출하고 있다.
언제쯤 나을까요…한달째 병상 vs 집에서 완치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완치 판정을 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아직까지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12일자 본보 기사(‘확진서 완치까지 13일 걸렸다…다음주 완치자 쏟아질 듯’)에서 경북 내 환자를 기준으로 파악해본 결과는 확진부터 완치까지 평균 13일이 걸렸다.
경북 기준 가장 빠르게 퇴원했던 환자는 확진부터 완치 판정까지 7일이 걸렸다. 반면 가장 오랫동안 치료를 받았던 환자는 50대 여성으로, 확진 판정 후 19일 만에 완치 판정을 받았다. 평소 면역력이 강하고 건강상태가 양호했던 환자들은 통상 10일 이내에 퇴원한 반면, 면역력이 다소 약하거나 장애 등 기저질환이 있었던 환자들은 2주 이상 치료를 받아야 완치 판정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지난달 18일 대구 첫 코로나19 감염 환자였던 31번 확진자는 오늘까지도 완치 판정을 받지 못했다. 확진된 날부터 이날까지 25일간 코로나19를 앓고 있는 것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31번 확진자는 지난주 바이러스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기침이 나고 가래가 끓고 열이 난다고 한다”면서도 “그렇다고 31번 확진자가 중증까지는 아니다. 경증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31번 확진자와 달리 집에서 격리를 하던 중 완치가 된 환자도 나왔다. 지난달 29일 경산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던 A씨(43·여)는 당시 증상이 경미해 본인 희망에 따라 확진 후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매일 의사와 간호사가 4차례씩 모니터링을 하며 관찰했지만 특별한 증상이 없던 A씨는 2차례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와 지난 11일 완치 판정을 받았다. 확진 후 12일 만에 자가격리 중 치료가 된 것이다.
이처럼 20~40대로 비교적 연령대가 낮고 확진 당시 증상이 경미했던 환자들은 생활치료센터 격리 생활 중에도 완치를 받기도 한다. 경북 생활치료센터 입소자 가운데 입소 7일 만에 완치된 환자가 4명이나 나온 것이 그 예다. 이에 대해 경북도 관계자는 “양성 판정을 받았지만 증상이 거의 없는 상태로 입소해 완치가 빨라진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오락가락하는 양성 판정…‘회복기 보균’이거나 ‘무증상 감염’이거나
코로나19 양·음성 판정 과정에서도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튀어나오고 있다. 폐렴 증상이 있었지만 여러 차례 ‘음성’ 판정을 받던 중 6번째 검사에서야 ‘양성’ 판정이 나온 경우도 있었고, 완치 후 격리해제 당일에 다시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도 나왔다. 자가격리가 해제될 때까지 아무런 증상이 없었다가 양성 판정을 받기도 했다.
신천지 교인인 대구 거주 친동생과 접촉했던 93번 확진자(43·남)는 지난 3일 부산 해운대 부민병원 선별진료소에서 처음 검사를 받았을 당시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후 7일 오전 다시 선별진료소를 찾아 2번째 검사를 받았지만 또 ‘음성’이었다. 하지만 CT촬영 결과 폐렴 증상이 있어 병원 측은 93번 확진자를 음압 격리병실에 입원시켰다. 다음날인 8일에도 음성 판정을 받은 93번 확진자는 부산의료원으로 옮겨졌고, 9일과 10일 두 차례 더 이뤄진 검사에서도 음성이 나왔다. 결국 지난 11일 기관지 내시경 검사를 진행하자 그제서야 양성 반응이 나왔다.
이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코로나19는 증상은 가볍지만 폐렴 증상이 CT로 나오는 게 특징”이라며 “하기도에서 검체 채취를 할수록 정확하기 때문에 기관지 내시경 검사를 한 결과 최종 양성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단순한 상기도 증상만으로는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편 광주에서는 완치 후 자가격리 해제 당일 다시 양성 판정을 받은 남성 B씨(30)의 사례도 있었다. 지난달 20일 첫 확진 후 격리 치료를 받고 지난 5일 완치 판정을 받은 B씨는 자택에서 자가격리 능동 감시에 들어갔다. 하지만 자가격리 수칙을 위반한 정황이 드러나 지난 9일 광주소방학교 생활관에 시설 격리가 됐다. 이후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진행된 감염 검사 중 3차 검사 결과가 ‘양성’으로 나오면서 11일 다시 국가 지정 입원 병상에 격리 입원됐다.
B씨의 경우 완치 판정을 받을 당시 ‘음성’이었고, 퇴원 이후 격리 해제 기준인 ▲증상 없음과 ▲발병 시점으로부터 3주가 지난 시점 등을 충족했음에도 ‘양성’이 나온 이례적 사례다. 일반적으로 ‘증상 발현 시점으로부터 3주가 지나면 체내 바이러스 양이 유의미한 수준으로 남지 않는 것으로 본다’는 코로나19 관련 병리학적 판단에서 벗어나 3주가 지났음에도 체내에 바이러스량이 양성 수준으로 남아있었던 것이다. 이에 보건당국은 B씨를 ‘회복기 보균자’로 추정하고 있다.
충남 천안에서는 자가격리 기간 동안 ‘무증상’이었던 81세 여성이 격리해제 후 양성 판정을 받았다. 지난달 25일 천안 첫 코로나19 확진자인 줌바 수강생(47·여)의 엄마인 이 여성은 딸이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14일간 격리됐다가 지난 10일 자가격리에서 해제됐다. 하지만 다음날인 11일 기침, 가래 등의 증상이 나타나 선별진료소를 찾았다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외에도 발병 초기부터 격리해제까지 내내 ‘무증상’을 유지하는 환자도 일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이날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진단 당시부터 격리해제까지 ‘완전 무증상’을 유지하는 사례가 얼마나 되는지 조사 중이다. 중국 연구를 봐도 끝까지 무증상을 유지하는 비율이 2%가 좀 안 된다고 보고됐다”며 “증상만 갖고 환자를 찾는 데 방역 상의 어려움이 제기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무증상기 전염 가능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며 “무증상 사례가 그동안 많이 발견됐고, 이분들의 가족이 전파됐는지를 조사해보면 전염력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역학조사를 기획해서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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