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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 되돌릴 수 없는 지점 이미 지났다" 과학자들 경고

천하한량 2019. 11. 28. 15:10

https://news.v.daum.net/v/20191128133330336

연구진 "1~2도 올라도 재앙" 네이처에 실어
빙하 빠르게 녹고, 아마존 우림 17% 사라져
"인류 문명에 위기..국제적 대응책 서둘러야"

세계가 기후 변화의 상황을 되돌릴 수 없는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를 이미 지났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빙하가 녹는 정도가 심해지는 등 멈추기 어려운 현상들이 갈수록 활발해지고 있어서 인류 문명에 위협이 제기되고 있다고 과학자들이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공장에서 오염 물질이 배출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티핑 포인트는 어떠한 현상이 서서히 진행되다 갑자기 한쪽으로 기울듯 한순간 폭발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시점을 뜻한다. 과학자들은 빙하가 급속히 녹고 있고 산림이 훼손되는 등 지구 온난화로 인한 영향을 막을 수 없게 될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과거에는 기후 변화의 티핑 포인트를 지구의 온도가 5도 상승하는 시점으로 봤지만, 최근에는 1~2도 상승하는 사이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증거가 나오고 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지구는 이미 1도가량 온도가 높아졌으며 미래에 온도가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배출가스 증가와 온실효과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영구 동토가 녹으면서 메탄가스 등이 방출되는 순간도 티핑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 현상이 다른 기후 변화로 인한 악영향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스위스 빙하 지키기 운동을 하는 이들이 흰곰 분장을 한 동료와 자리를 떠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과학잡지 네이처에 이 같은 우려를 표한 연구자들은 불확실성이 크긴 하지만 그 순간이 닥치면 잠재적인 피해가 너무 크기 때문에 대응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위험 요소 관리 측면에서 보면 큰 실수이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급히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수석 연구자인 팀 렌튼 영국 엑시터대 교수는 “서로 연결된 티핑 포인트를 이미 지났을 수 있다. 기후 체계에 돌이킬 수 없는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우리가 목격하고 있거나 매우 가까이 온 상태"라고 가디언에 말했다. 다른 연구자들도 “우리는 이미 지구의 기후를 제어하지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스위스 빙하가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국제연합(UN)도 현재 우리가 하는 대응으로는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는 것을 막을 수 없으며, 3~4도가량 오르는 길로 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렇게 판단하는 근거로 과학자들은 남극의 빙하가 되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녹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해수면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그린란드의 빙하도 빠르게 녹고 있으며 북극 해빙도 급속히 줄고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북극의 영구 동토층은 녹으면서 메탄가스를 방출하기 시작했다.
지구온난화는 해양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AP=연합뉴스]
유럽을 따뜻하게 만들고 있는 대서양의 걸프해류는 20세기 중반 이후 15%가량 속도가 느려졌다. 자연적인 변동일 수도 있지만, 상황이 더 나빠지는 징조 중 하나일 수도 있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1970년 이후 아마존 열대 우림의 17%가 사라졌다. 산림 훼손에 따라 기후가 영향을 받는 시점을 과학자들은 20~40%가 사라졌을 때로 보고 있다. 북미 온대림 지역에서는 잇따르는 화재와 해충 발생으로 탄소 배출의 원천이 될 가능성이 있다. 열대 지방에서는 산호가 수온 상승으로 사라지고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녹아내린 북극 해빙은 더 많은 햇볕을 흡수하는 어두운 바다를 떠다니면서 열을 증폭시킨다. 이로 인해 그린란드 빙하 등이 더 잘 녹는다는 것이다. 한 가지 현상이 다른 현상에 영향을 미치면서 기후 변화를 가속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번 연구와 관련해선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으로 배출되는 양이 지질학적으로 전례가 없는 수준인 만큼 미처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티핑 포인트가 발생할 수 있다는 반응도 나왔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지점을 지났다는 데 동의하지 않는 학자들 역시 당장 대책을 시행해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