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살기좋은도시'를 가다 ⑧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카소와 가우디의 도시 |
미녀가 많고 기후가 좋고 예술이 살아 숨쉬는 도시 바르셀로나. 스페인에서 가장 부유한 이 도시 곳곳에서는 춤과 음악과 미술을 만날 수 있다. 휴일과 휴가를 최대한 즐기는 이곳 사람들은 축구시합이 열리는 날엔 광란의 도가니에 빠진다. | ||
조성식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mairso2@donga.com | ||
바르셀로나를 찾은 지 4일째 되던 날 기자는 한국의 서울역에 해당하는 산츠역에서 북쪽의 소도시 블라니스행 국철을 타고 바르셀로나 교외로 나가봤다. 출발한 지 20분도 채 지나지 않아 그림 같은 바다가 눈에 들어왔다. 바르셀로나를 감싸고 있는 지중해다. 물빛만 봐서는 한국의 동해와 비슷하지만 자세히 보면 뭔가 다르다. 우선 동해에 비해 포근하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동해가 남성적이라면 지중해는 여성스럽다. 해변의 풍광도 적잖이 다르다. 해안선이 꾸불꾸불하지 않고 거의 직선으로 뻗어있다. 이런 해변이 수백km에 이른다. 기찻길 발목까지 바닷물이 차오른 구간도 꽤 있다. 끝없이 펼쳐지는 모래사장에서 사람들은 공놀이를 하거나 일광욕을 즐긴다. 스스럼없이 입맞춤을 하고 껴안고 해변에 나뒹군다. 더러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사람도 보인다. 해변엔 야자수같이 잎이 큼지막한 나무들이 넉넉한 품으로 서있다. 캠핑용으로 보이는 통나무집, 그리고 아주 가끔씩 카페가 눈에 띈다. 바다에서는 요트들이 커다란 새처럼 빠르고 강하게 물살을 가른다. 바르셀로나는 해마다 여름에 인구의 5배에 이르는 관광객을 맞는다. 주로 중부 및 북부 유럽 사람들이다. 따뜻한 해변이 그리운 이들에게는 바다구경이 시내관광 못지않다. 일부 해변엔 나체촌까지 형성돼 있다. 피부암에 좋다는 소문에 이곳을 찾는 사람도 적지 않다. 바르셀로나에서 해안을 따라 죽 올라가면 프랑스 남부지방에 닿는다. 바르셀로나 사람들은 빈민층을 빼고는 다들 별장을 갖고 있거나 임차해 쓰고 있다. 주말이나 휴가 때 가족과 함께 보내기 위해서다. 그런데 이런 별장이 밀집한 지역이 바로 바르셀로나에서 블라니스에 이르는 해안지구다. 이곳 지형은 앞에는 바다가, 뒤로는 나즈막한 산자락이 펼쳐져 있다. 블라니스까지는 약 한 시간 반 가량 걸렸다. 돌아오는 길에 바르셀로나와 블라니스의 중간쯤에 해당하는 한 역(Vilassar de Mar)에 내려 잠시 해변을 거닐었다. 이미 해는 고개를 뒤로 꺾은 터였다. 바다는 저녁식사를 하듯 시나브로 노을을 베어먹고 있다. 손에 잡힐 듯 가까운 거리에서 바르셀로나의 밤이 고양이 눈빛처럼 반짝거리기 시작했다. | ||
“정말 여자들이 예쁘다” | ||
바르셀로나에 대한 ‘강렬한’ 느낌 다섯 가지. | ||
카탈루냐 광장에서 햇볕 즐기기 | ||
전철 이용방법은 서울과 비슷한데, 큰 차이점은 좌석 배치다. 한국은 여러 사람이 구분 없이 앉는 집단좌석 형태지만 여기선 모든 좌석이 개별용이다. 2인용 의자가 기본인데, 이것은 독립적인 형태의 1인용 의자 두 개를 조금 간격을 떨어뜨려 연결해 놓은 것이다. 옆에 앉은 승객의 엉덩이나 허리가 붙는 것을 원천적으로 봉쇄한 셈이다. 바르셀로나 전철에는 이런 2인용 의자를 마주보도록 설치한 4인용 좌석이 주종을 이룬다. | ||
람블라스 거리의 열기 | ||
구경거리가 즐비한 곳은 한가운데 있는 보도다. 서울의 명동거리처럼 사람들이 발에 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각양각색의 마임가다. 이들은 동상처럼 움직이지 않고 서있다가 사람들이 돈통에 동전을 던지면 재미있는 몸짓을 보여준다. 예컨대 머리부터 발끝까지 금빛으로 분장한 마임가는 손에 트럼펫을 든 채 서있는데 돈을 건네면 약 20초간 트럼펫을 연주했다가 다시 원래의 부동자세로 돌아간다. 정지동작과 순간동작이 워낙 정교해 처음 보면 사람인지 조각상인지 헷갈릴 정도다. | ||
가우디의 영혼 | ||
독신으로 지낸 가우디는 반평생을 이 공사에 바쳤다. 실제로 1914년부터는 다른 일은 일절 하지 않고 작업실도 현장 사무실로 옮기고 숙식도 이곳에서 인부들과 함께 했다. 1926년 가우디는 일터인 이 성당 앞에서 뭔가 골똘히 생각하며 걷다가 전차에 받혀 죽었다. | ||
오후 2시면 문 닫는 관공서 | ||
구엘공원에서 카탈루냐광장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갈 때와 달리 버스를 탔다. 한국 버스와 다른 점 몇 가지가 눈에 띄었다. 먼저 맨 앞자리에 아동용 좌석 2개가 따로 마련된 것. 이 좌석은 일반 좌석보다 작고 별도의 보호손잡이가 설치돼 있다. 좌석은 전철과 마찬가지로 모두 1인용 의자다. 또 장애인 보호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타고 내릴 때는 버스가 한쪽으로 약간 기울어지면서 깔판이 미끄러져 나와 편의를 제공한다. | ||
출산하는 데 5000원 | ||
여름휴가는 상당수 유럽국가에서 그렇듯 한 달간 보낸다. 또 주말 휴가는 철저하게 지키는데, 대부분 교외 별장에서 가족과 함께 보낸다. 별장이 없는 사람들은 캠핑장을 활용한다. 다시 김목사의 얘기. | ||
‘발샤 와와와, 마드리드 우우우’ | ||
시합이 열리는 동안 거리엔 차가 다니지 않고 시내는 한산하다. 축구장에서 경기를 보려면 일주일 전에 관람권을 예매해야 한다. 표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은 집에서 TV를 보는 것이 아니라 동네 바로 몰려가 응원용 숄을 두른 채 집단응원을 펼친다. 자리가 없으면 맨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앉을 정도로 열성이다. 바르셀로나팀이 골을 넣으면 일제히 터지는 함성으로 온 시내가 떠나갈 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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