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한 때는 청춘의 장미였다.
촉촉이 물 오른 가지마다
여린 가시가 돋친 싱그런 빨간장미
바람도 내곁을 지날 때 조심스러웠지.

이제는 중년의 꽃으로 살고 싶다.
아침 햇살에 감사하며
저녁 휴식에 또 감사하며
하늘 아래 땅으로 사는 낮은 마음으로
욕심없는 소박한 삶의 꽃을 피우고 싶다.

봄이 겨울보다 짧은 이유와
꽃이 피고지는 자연의 이치에
더욱 고요히 흐르는 물 소리로
내 인생의 사계절을 걸어 가리라.

내 안의 종소리에 귀 기울이며
겉보기의 화려함보다 참 고운 인연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내면의 편안함을 벗삼아
중년의 꽃으로 살고 싶다.

– 우영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