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있다면 연금 수령 늦출 수도..연이자 7.2% 더 붙어 유리

경향신문]ㆍ내 노령연금, 언제 얼마 받지?

1988년 1월 국민연금제도가 국내에 처음 도입됐을 때부터 꼬박꼬박 연금보험료를 낸 ㄱ씨(61). ㄱ씨는 6년 전 55세의 나이로 퇴직하기 전까지 264개월간, 총 5227만2000원을 납부했다. 올해 61세 생일을 맞은 ㄱ씨는 그 다음달인 지난 5월부터 월 109만4000원의 연금을 받고 있다.

ㄱ씨가 받는 연금이 바로 국민연금 중 가장 보편적인 급여 혜택인 노령연금이다. 노령연금 이외에 장애나 사망 시 받을 수 있는 장애연금·유족연금, 최소가입기간을 충족하지 못했거나 가입자가 사망하는 등 연금을 받을 수 없을 경우 일시금으로 받는 반환일시금·사망일시금 등도 있으나 국민연금 수급자 전체의 82.5%는 노령연금을 받는다.

노인들이 점심시간 무렵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의 벤치에 앉아 시간을 보내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10년 이상 가입해야… 물가상승률 연동

노령연금을 받으려면 최소 10년(120개월) 동안 국민연금에 가입해 보험료를 내야 한다. 국민연금은 만 18세 이상 60세 미만 국민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고 최소가입기간을 채운 뒤 연금 수급이 가능한 연령에 도달하면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연금 수급연령은 1952년생까지는 만 60세였지만 고령화 추세를 반영해 1953년생 이후부터는 출생연도별로 차등을 두어 올라갔다. 지금은 만 61세가 된 1955년생들의 노령연금 수급이 시작됐다. 1969년 이후 출생자는 만 65세부터 연금을 받는다. 연금보험료는 소득의 9%로 사업장가입자의 경우 사업주와 절반씩 나눠서 낸다. 앞으로 보험료 수준은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연금액은 가입기간과 가입기간 중 월소득 평균액, 전체 국민연금 가입자의 월소득 평균액 등을 기준으로 산출된다. 2016년 6월 현재 20년 이상 가입자들의 월평균 노령연금 수령액은 약 89만원 수준이다. 가입기간 중 소득은 연금 수급 전년도의 현재 가치로 재평가돼 물가상승분과 소득상승분이 모두 반영되고, 연금을 받는 중에도 실제 액수는 소비자물가 변동률을 따라 매년 올라간다. 2001년 첫 연금으로 월 61만9230원을 받은 한 국민연금 가입자는 물가가 오름에 따라 2015년에는 월 92만3390원을 받았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낸 돈보다 적게 돌려받는 것으로 잘못 알려져 있지만 실제 받는 연금은 납부 보험료보다 훨씬 많다”며 “운영비용 일부를 국고에서 지원하며 부대비용이 없어 사기업 상품보다 수익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소득 있으면 수급 미루고, 없으면 당기고

ㄴ씨(65)는 원래대로라면 만 60세가 된 2011년 5월부터 노령연금을 받을 수 있었다. 당시 받을 수 있었던 월 연금액은 95만원. 하지만 여전히 경제활동을 하고 있어 굳이 연금을 받을 필요가 없는 상황이었다.

이럴 때 이용할 수 있는 제도가 연기연금이다. 연금 수급 개시연령이 지났지만 소득이 있는 경우 연금을 조금 늦춰 받는 대신 가산금을 더해 받는 제도다. 1회에 한해 지급을 연기할 수 있으며, 신청한 연기기간이 종료되거나 만 66세가 되면 노령연금이 다시 지급된다. 희망하는 경우 연금액의 일부분(50~90%)만 연기해 나중에 받을 수 있도록 할 수도 있다. 1년을 미루면 연이자 7.2%를 더 받을 수 있다.

연금 받는 시기를 5년 미룬 ㄴ씨는 지난 5월부터 월 128만2000원의 연금을 받기 시작했다. ㄴ씨처럼 61세가 지나도 소득이 있는 경우 기준소득 초과분에 따라 5년 동안은 노령연금액이 감액돼 지급되기 때문에 연기연금을 신청하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다.

반대로 은퇴를 너무 빨리해 연금 수급연령이 될 때까지 생계가 막막하다면 연금을 조금 덜 받는 대신 미리 당겨 받을 수 있다. 2016년 현재는 연령이 만 57세 이상, 1959년 이전 출생인 경우 소득이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의 최근 3년간 월평균 소득(2016년 현재 210만5482원)을 초과하지 않는다면 조기노령연금 수급을 신청할 수 있다. 대신 연금은 그만큼 덜 받게 된다. 연금 수급 개시연령이 61세인 1953~1956년생이 조기노령연금을 청구하는 경우 60세에는 원연금액의 94%, 59세에는 88%, 58세에는 82%, 57세에는 76%, 56세에는 70%가 지급된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