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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절벽' 60代..소득 절반을 빚갚는데 써

천하한량 2015. 11. 10. 18:36

대한민국 가계신용 리포트 ◆

은퇴 연령층에 해당하는 우리나라 60대는 연간 벌어들이는 소득보다 대출이 42%나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령기에 접어들면서 소득은 줄어드는 가운데 생활비 중 상당 부분을 빚으로 충당하고 있다는 얘기다.

10일 매일경제신문과 개인신용평가업체인 코리아크레딧뷰로(KCB)가 우리나라 국민 4300만명 신용정보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중위신용등급자(5등급) 661만명 가운데 60대의 소득 대비 대출금액 비중은 평균 14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0대 한 사람 연소득이 3000만원이라면 빚이 이보다 1260만원 많은 총 4260만원이라는 것이다.

과중한 빚 부담으로 인해 한국 60대는 매달 갚아야 하는 대출 상환금이 늘어나면서 이들의 가처분소득도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0대 월 대출 상환액은 89만7100원으로 모든 세대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이들의 지난해 평균 월소득은 173만9000원이었다. 소득 중 절반가량을 매월 빚 갚는 데 쓰는 셈이다. 소득이 단절되거나 줄어드는 시점인데도 대출이 증가하면서 빚에 허덕이는 '샌드위치' 상황에 직면해 있다.

60대에 갑자기 빚 부담이 늘어나는 까닭은 노후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 자녀 결혼비용, 생활비 등을 빚으로 충당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중장년기인 40·50대에 대출잔액을 줄이지 못한 것도 원인이다. 30대에 주택 마련을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뒤 40·50대에는 이를 상환해야 하는데 자녀교육과 소비지출로 이를 다 갚는 데 실패했다는 얘기다. 지난 3월 말 기준 1099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의 실체가 드러난 셈이다.

김정인 KCB 연구소장은 "소득이 충분한 시점에 대출을 최대한 많이 상환해야 소득 단절 시기를 이겨낼 수 있다"고 풀이했다. 반면 신용등급 1등급은 월 대출 상환액이 많은데도 40·50대에 꾸준히 갚아나가면서 60대 소득 단절 상황을 이겨내는 효율적인 부채 관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효성 기자 / 박윤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