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유럽 각국 "긴축반대" 급진좌파 득세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스페인 지방선거서 약진… 집권 가능성 커져
그리스 집권 좌파는 "16억유로 못갚아" 배짱

남유럽 PIGS 국가에 反긴축 좌파연대 가능성도… EU로서는 큰 부담감

24일 열린 스페인 지방선거에서 반(反)긴축을 앞세운 급진 좌파 정당 포데모스(Podemos)가 지원하는 후보들이 약진했다. 지난 1월 그리스에서 시리자(급진 좌파 연합)의 집권으로 촉발한 '반긴축 좌파' 돌풍이 스페인까지 몰아친 것이다. 특히 오는 하반기 예정된 포르투갈과 스페인 총선에서도 급진 좌파의 집권 가능성이 커지면서 재정 적자에 시달리는 남유럽에 '반긴축 좌파 연대'가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스페인 지방선거에서 포데모스가 지원한 좌파 연합 '아호라 마드리드('지금 마드리드'라는 뜻)'는 마드리드 지방선거에서 총 57석 중 20석을 확보하며 현재 집권당인 국민당(21석)에 이어 2위에 올랐다. 3위를 차지한 사회노동당(9석) 등 좌파 성향 정당들과 연립정부를 구성할 경우 24년간 지속한 국민당의 마드리드 집권을 끝내게 된다. 스페인 제2의 도시 바르셀로나에서도 포데모스의 지원을 받은 '바르셀로나 엔 코무'가 총 41석 가운데 11석을 차지하며 1위에 올랐다.

환호하는 스페인 좌파 - 2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좌파 정당‘베코무’의 대표 마다 콜라우(앞줄 오른쪽에서 둘째)가 당 관계자들과 함께 환호하는 모습. 반(反)긴축을 주장하는 신생 좌파 정당‘포데모스’가 주도하고‘베코무’등이 참여한 좌파 연합은 이번 스페인 지방선거에서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시에서 압승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AP 뉴시스

스페인 지방선거의 승자로 평가받는 포데모스는 지난해 초 출범한 신생 정당이다. '우리는 할 수 있다'는 뜻으로 2011년 스페인 전역을 휩쓴 '분노하라' 시위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도 급진적 정책을 내세워 유권자를 공략했다. '바르셀로나 엔 코무'의 대표로 바르셀로나 시장직을 예약한 아다 코라우(41)는 '강제 퇴거 저항운동'을 이끈 인물이다. 금융회사들이 부동산 담보 대출을 갚지 못한 입주민을 쫓아내는 것에 집단적으로 저항하는 캠페인을 전개했다.

반긴축 좌파에 대한 지지가 하반기 남유럽 국가에서 잇따라 열리는 총선까지 이어질지가 관심이다. 포데모스의 파블로 이글레시아스 대표는 "지방선거 선전으로 오는 11월 총선에서 승리할 계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오는 9~10월 예정된 포르투갈 총선 여론조사에선 제1야당인 사회당이 강력한 반긴축 정책을 내세워 37% 안팎의 지지율로 집권 사회민주당·인민당 연립정부와 박빙 승부를 펼치고 있다. 다른 좌파 정당과 연대할 경우 집권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영국 BBC방송은 "2008년 유럽 재정 위기 이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긴축 정책을 감내해 온 국민의 불만이 선거에서 표로 분출되고 있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급진 좌파의 득세는 이른바 남유럽 PIGS(포르투갈·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 국가들에게 최저임금 인상과 국가 부채 재산정, 유럽연합(EU) 반대 등의 정책을 공유하는 반긴축 좌파 연대를 형성하도록 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탈리아에서도 전통 좌파는 아니지만 '오성운동' 등 반EU 정당 약진이 두드러진다.

그리스와의 구제금융 협상만으로도 버거운 EU로서는 급진 좌파의 약진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지난 24일에도 니코스 바우치스 그리스 내무부 장관이 TV 인터뷰에서 "6월에 국제통화기금(IMF)에 내야 할 분납금이 16억유로인데 갚을 돈이 없다. 결국 빚을 못 갚게 될 것"이라며 EU를 압박했다. 미국 경제지 포천은 "이전엔 남유럽의 작은 나라들이 유럽의 정책 방향을 바꾸는 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었지만, 이제는 가능한 일이 됐다"고 보도했다. 금융시장도 이들의 부상에 긴장하고 있다. 25일 스페인 증시는 지방선거 결과 소식에 장중 2% 이상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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