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시모음 ▒

용혜원님의 글 ' 인연의 자리

천하한량 2015. 6. 25. 02:38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 
그러나 낯설지 않은 길이 있듯이 
내 인생 어느 인연의 자리에서도 
가질 수 없었던 간절한 지금을 위해서만 
준비된 오랜 시간 내겐 
가슴에 둔 한 사람 이외에는 
아무 것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살아 있음이 오직 당신만을 위한 것처럼 
하루를 억겁처럼, 억겁이 또 찰나처럼 
유한한 것도 무한한 것도 
내게는 없는 듯 합니다 

바라보고만 있어도 
나는 당신으로 채워져 가고 
나를 잊으며 사는 내 영혼의 행복을 
영원히 깨고싶지 않음은 
아마도 내가 살아있기 때문일 겁니다 

내가 태어나기 오래 전 당신은 어쩌면 
나의 사람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윤회하는 시간속에서 결코 닿을 수 없는 
인연으로 평생을 살아간다 할 지라도 
같은 시간 이 세상에 함께 있음이 
내가 살고자 하는 나의 소망입니다 

한없이 힘들고 깨어져 피투성이가 
될 지라도 당신을 향한 
그리움으로 쓰러져 가는 
나를 일으켜 세워 
당신으로 인해 행복하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