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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태권도 시범단을 진단한다 2편]
바야흐로 세계는 시장경쟁체제다. 남보다 앞서지 못하고 특출 나지 못하면 도태되는 약육강식의 세계인 것이다. 이는 국가, 기업, 개인에 이르기까지 피할 수 없는 냉엄한 현실이다. 피 말리는 경쟁 사회가 가져온 부작용도 적지 않지만, 정당한 경쟁으로 상호 발전하는 순기능이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지난 30여년간 전 세계에 태권도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해낸 국기원 시범단. 대한민국 국가대표 시범단은 곧 국기원 시범단이라는 공식은 지금껏 굳어져 있었다. 하지만 이런 국기원 시범단의 독주체제에 제동이 걸렸다.
올해 대한태권도협회(KTA)가 국가대표 시범공연단을 창단하며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또 세계태권도연맹도 1차 시범단원모집을 끝내고, 출범을 앞두고 있다. 게다가 코리안 타이거즈와 같은 상설시범단의 성장은 무서울 정도다.
태권도 시범단이 본격적인 경쟁체제에 들어간 것이다. 이에 ‘무카스미디어’는 각 시범단의 특징과 현재 상황을 조명해 보고, 앞으로 태권도 시범단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본다.
◆ 태권도 시범의 ‘정통’ 국기원 시범단
1974년 창단한 국기원 시범단은 지금까지 태권도 시범의 정통성을 고수한다. 이는 초대 김영작 단장을 시작으로 2대 이규형 단장, 3대 이춘우 단장을 거쳐 현재 남승현 감독체제에 와서도 변함없이 지켜져 오고 있는 국기원 시범단의 자부심이다.
남승현 감독은 “최근 태권도 시범이 화려함만으로 포장하려는 경향이 많다”며 “하지만 국기원 시범단은 무도성을 갖춘 정통 시범을 보인다”고 한결 같이 밝혀왔다. 실제로 국기원 시범단의 시범은 화려함보다는 무게감 있는 시범들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국기원 시범단에 대해 몇 십년째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평가도 있다. 이에 대해 남승현 감독은 “국기원 시범단이 말하는 정통성은 과거 선배들이 했던 시범만을 고수한다는 뜻이 아니다”며 “지금까지 태권도 동작에서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많은 변화를 주었다. 한 예로 우리는 음악에 맞춰 창작품새를 한다. 이는 에어로빅 같은 태권체조와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국기원 시범단의 정통성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하다. 태권도는 태권도다워야 한다는 것이다. 국기원 시범단 고참 단원 중 한명은 “한국 도장의 태권도는 학교체육을 따라 가고 있다. 그러다보니 시범도 학생들의 입맛에 맞게 변하고 있다”며 “그것이 태권도 시범의 전부인줄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기에 정통 시범은 꼭 지켜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태권도 시범단이 많아지는 것에 형님격인 국기원 시범단은 겉으론 환영한다. 하지만 속마음은 편치 못하다. 4년째 국기원 시범단 활동을 하고 있는 홍희정(27) 단원은 “서로 경쟁하면서 발전하는 것은 좋은데, 과도한 경쟁으로 태권도 시범이 변질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최근 러시아에 시범을 보이러 갔는데, 러시아 태권도 시범단이 쌍절곤을 돌리며 시범을 보였다. 그들은 한국 시범단의 시범을 보고 따라 한 것이라고 했다”고 말하며 안타까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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