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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간격…이웃 두 중년男의 쓸쓸한 죽음

천하한량 2013. 1. 6. 01:37

[머니투데이 박진영 박소연기자][경찰 "처지 비관 자살 추정"…신정 설날 등 명절 때 오히려 "장례식장 자리 없을 정도"]

새해부터 이웃한 이혼남의 잇단 '고독사'가 발생해 안타까움을 안겨주고 있다. 많은 이들이 부푼 새 희망을 안고 신년을 맞이했지만 서울 주택가에서 하루 간격으로 잇따라 벌어진 중년남의 고독사에 씁쓸함이 더해지고 있다.

최근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에서는 이혼한 뒤 홀로 생활한 두 중년 남성의 '꼭 닮은 고독사'가 잇따라 발생했다.

서울 종암경찰서는 지난 4일 오후 2시 3분쯤 성북구 하월곡동의 한 주택에서 신모씨(51)가 숨진 채 발견됐다고 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신씨는 군대 휴가를 나온 아들에 의해 발견됐으며 4~5일 정도 숨진 채 방치됐던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조사 결과 신씨는 3년 전 부인과 이혼한 뒤 혼자 생활해 왔으며 경비일을 그만 둔 뒤 오랜기간 일정한 직업없이 생활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술에 의존하며 영양실조 증세를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유사한 고독사는 신씨가 발견되기 하루 전인 지난 3일에도 '바로 이웃'에서 일어났다.

서울 종암경찰서는 지난 3일 오후 1시 6분쯤에도 하월곡동의 한 주택에서 김모씨(48)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고 이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하월곡동에서 미싱 및 봉제 사업을 하고 있었지만 빚, 사채 관계가 복잡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경찰조사 결과 김씨는 수년전 이혼한 뒤 줄곧 홀로 생활해 왔으며 심혈관계 질환 등 지병으로 평소 신병을 비관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그의 죽음을 발견한 친구에게도 곧잘 "죽고 싶다"는 말을 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숨진 김씨의 발인일인 5일에도 다수의 '채권자'들이 경찰을 찾아와 항의를 하는 등 '쓸쓸한 죽음'을 맞이했다.

경찰관계자는 "신정과 설날 명절 등 시기에 오히려 처지를 비관한 자살이 늘어난다"며 "장례식장에 자리가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특히 가진 게 없고 혼자 생활하는 중년 남성이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며 "겨울철 외롭게 혼자 사는 이웃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박진영 기자 트위터 계정@zewapi]

머니투데이 박진영 박소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