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소식 ▒

낮술 마신 50대 한국인, 사진 찍으려고 스웨덴 여자아이 끌어안았다가…

천하한량 2012. 6. 19. 15:00

[어느 한국인 여행 가이드의 경험담]
현지인들 "또 한국인이냐"… '나라 망신에 일조하는구나' 가이드 직업에 자괴감 든다

지난 2월 중순, 20년 넘게 관광 가이드를 해 온 윤모(56)씨는 교육공무원 25명과 함께 덴마크행 비행기를 탔다. 이씨는 "관광객들에게 나가서 나라 망신을 시키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고 수차례 설명을 했다"면서 "다른 직업도 아니고 나랏일 하는 사람들인 만큼 오랜만에 걱정 없이 여행을 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하 지만 그 생각은 오래가지 못했다. 덴마크에 도착해 숙소에 짐을 풀고 간단히 저녁을 먹고 난 오후 7시, 사람들을 각자 방으로 안내해주고 쉬고 있던 윤씨는 잠시 베란다로 나왔다가 눈앞에 펼쳐진 장면에 놀랐다. 호텔 앞 잔디밭에 한국인들이 둘러앉아 술을 마시고 있었기 때문이다. 팩소주 수십 개에 한국에서 갖고 온 김치, 무말랭이, 오징어 등 안주도 있었다. 옆을 지나는 외국인들은 너도나도 신기한 듯 이 풍경을 한참 동안 바라봤다. 밖으로 뛰쳐나간 윤씨가 "이게 무슨 짓이냐. 이런 게 바로 한국 망신이다. 당장 안으로 들어가라"고 했지만 아무도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이들은 "외국이라 그런지 술이 계속 들어가네"라며 자정이 되도록 술판을 벌였다. 윤씨가 호텔 관계자에게 찾아가 양해를 구하자 돌아온 답은 "또 한국이냐"는 비아냥이었다.

9박 10일 동안 이들의 추태는 덴마크, 스웨덴, 에스토니아 등 5개국에서 계속됐다. 윤씨가 일정이 끝난 후 "인근의 좋은 술집 좀 알려달라"는 요청을 정중히 거부하자, 이들은 호텔 주변의 잔디밭이나 공원에서 술을 먹었고, 호텔 측의 항의가 있으면 방에 들어가 밤새 술을 마셨다. 간간이 방에서 노랫소리도 들렸다. 낮에는 식당에서 생수병에 담아온 소주를 따르며 "센스 있다"고 서로를 칭찬했다. 5개국 어딜 가나 식당 주인들은 술 먹고 추태 부리는 동양인이 한국인이라는 걸 단번에 알아챘다. 이씨는 "현지에선 술이 비싸다는 걸 알고 9박 10일 동안 먹을 술을 한국에서 다 가지고 왔더라"면서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행객들이 술부터 챙기는 버릇은 어쩜 이렇게 한결같은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사람들 추태를 볼 때마다 내가 이 일을 하면서 나라 망신 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구나 하는 자괴감까지 들 정도"라고 말했다.

(사진 위)만취 운전으로 차량 4대 들이받고… 작년 10월 독일 주재 한국대사관의 고위급 인사가 만취한 채 운전을 하다 주차된 차량 4대를 들이받았다. 사진은 사고 차량의 모습. (사진 아래)“술 안 마셨다”며 따지는 주폭 외교관… 2010년 5월, 독일 베를린 시내에서 술에 취한 채 차를 몰고 가다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은 주독 한국대사관의 한 외교관이 경찰에 항의하고 있다. /베를리너 자이퉁
윤씨는 얼마 전 국가브랜드위원회를 찾아 (자신의 경험담을 얘기하며) '한국인 여행객들의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하지만 아직도 접수한 공무원 등으로부터 어떤 연락도 없다고 윤씨는 전했다.


[천자토론] 술에 너그러운 대한민국, 어떻게 생각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