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있는 시간 많아지면서 우울증 찾아와
맥주 1~2캔으로 시작된 음주, 나중엔 소주·양주로
남편 외도·고부갈등이 주원인… 스트레스 풀려 술 마셨다가
오히려 갈등 증폭돼 결국엔 가정 파괴로 이어져
본지 취재팀은 키친드링커의 개인적·사회적 문제를 들여다보고자, 주거 단지가 밀집한 서울 중랑구를 관할하는 중랑경찰서 형사과 경찰관들을 동행 취재하고, 경기도 의왕에 있는 알코올 질환 전문 병원인 다사랑중앙병원에 입원한 여성 환자들을 심층 인터뷰했다.
5일 오후 10시쯤 한 부부가 경찰관의 손에 이끌려 경찰서로 들어왔다. 남편 임모(55)씨가 길이 20㎝의 식칼을 들이대고 위협한 아내 이모(60)씨를 경찰에 신고한 것이었다. 막걸리 3병과 맥주 1병을 마셨다는 이씨는 술에 취해 경찰서에 온 뒤에도 횡설수설했다. 이씨는 경찰 조사를 거치며 술에서 깼고, 언제 그랬느냐는 듯 흐느끼기 시작했다. 남편 임씨는 "평소 멀쩡한 아내가 술만 마시면 180도 달라진다"고 했다. 멀쩡한 아내가 키친드링커가 돼 남편을 살해하는 살인범이 될 수도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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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 취해 부부 싸움하다 흉기로 남편 위협… 6일 새벽 2시쯤 서울 중랑경찰서에서 술에 취해 부부 싸움을 벌이다가 흉기로 남편을 위협한 여성이 조사를 받고 있다.
2남 1녀를 둔 정숙자(가명·53)씨는 남편의 외도로 키친드링커가 돼 4개월 전 병원에 입원했다. 지난해 9월 이전 정씨가 술을 마신 일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남편은 집에 들어오지 않았고, 기껏 키운 자식들은 사회생활을 하느라 집에선 '잠'만 잤다. 정씨는 "삶이 너무 외로워 필름(기억)을 끊으려고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사랑중앙병원 김석산 원장은 "우리나라 여성들의 음주량 증가 속도가 다른 어떤 나라들보다 빠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며 "주부들이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한잔 두잔 먹다 보면 순식간에 키친드링커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키친드링커(kitchen drinker)
'주방에서 술에 취한 사람'이란 뜻. 주로 가족들이 없는 시간대에 집에서 지속적으로 혼자 술을 먹는 주부를 일컫는 신조어로, 술을 과하게 마시는 여성까지 통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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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오전 1시쯤 연신내역 부근에서 한 여성이 술에 취해 길에 앉아 있다. 채승우 기자 rainman@chosun.com
- 만취해 부인과 말다툼만 해도 경찰에 체포되는 美 박상기 기자
- 직장 여성, 잦은 음주로 쓰러져 응급실 실려간 뒤… 감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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