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자료실 ▒

성(性)과 관련된 한국인의 통계

천하한량 2011. 8. 21. 18:04

한국인의 성(性)과 관련된 다양한 통계 결과들은 어떤 양상을 보일까?

오 랜 유교적 문화권에서 생활해온 문화코드가 아직 남성들의 사고 속에 잔존하고 있어 '다른 문화권의 국민들과는 조금 다르지 않을까'하는 사람이 꽤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내가 성, 섹스에 관해 생각하고 사고하는 것들이 혹시 남다른 것은 아닐까 속으로 고민하는 분들이 있다면 다음의 통계자료를 근거로 자신의 그것과 한번 비교해 보길 바란다.

먼저, 2006년도에 한 다국적 제약회사가 전 세계 27개국 성인 남녀 1만 265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한국인의 87%가 섹스를 인생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 응답해 조사대상 27개국 중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한국인의 성생활 만족도는 조사 대상국 중 최하위권인 12위를 차지했다. 한국 남성의 성만족도는 19%, 여성은 11%에 그쳤다. 이와 같이 성생활이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인식하고 있으나 불행히도 각자의 성생활 만족도는 매우 낮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다른 나라 남성들은 성기능과 관련하여 의사가 제공하는 정보를 가장 신뢰하는 반면, 한국 남성은 77%가 인터넷을 통해 스스로 정보를 수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09년 대한남성과학회가 4399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한 조루증에 대한 이해와 태도를 파악하기 위해 인터넷을 통한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네티즌의 절반이 사정조절이 잘 안돼 사정이 지나치게 빠른 ‘조루증’과 발기력이 떨어져 성생활이 힘들게 되는 ‘발기부전’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인식도와 관련유무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한국인의 낙태시술율은 29.8%로 OECD국가 중 최상위(2005년 통계), 연간 성범죄 발생건수는 1만8351건(2009년)으로 높다. 한국사회에서 경제, 사회, 문화의 발달과 성만족도가 반비례 곡선을 그리고 있는 이유에 대해 이제는 한번 곰곰이 따져볼 시점이다.

또한, 저명한 성학자인 킨제이가 말한 “모든 성은 정상적이며 아름답다, 그것이 억압과 강요, 폭력을 수반하지 않는 한”이란 말 역시 잊지 말기를 바란다.

/ 헬스조선 편집팀 hnews@chosun.com
기고자=박현준 부산대병원 비뇨기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