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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애의 손바닥

천하한량 2011. 6. 24. 00:26

 

발레리나 강수진의 발 사진이 세상에 알려진 적이 있었습니다. 나무등걸처럼 갈라지고 울퉁불퉁해서 볼품없는 발이 동화 속의 공주같던 발레리나의 발이었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졌을 것입니다.

 

세계 정상에 선다는 것.

 

경쟁에서 남을 이기고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도 승리한 사람들에게는 항상 보통사람과는 다른 무언가가 숨겨져 있을 것입니다.

물론 비범한 능력과 신체적 조건, 좋은 주변환경들이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누구든  정상을 향한 피나는 훈련과 노력없이 세상의 꼭대기에 오래 서 있을 수 없습니다.

 

그녀의 손....  젊은 처녀의 손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투박해 보이고 아주 작고(짧고) 도톰한 손.....

 

 

 

 

 굳은 살이 박힌 신지애 선수의 왼손바닥.

 

 

MBC가 신지애 골프선수를 특집으로 엮었다. 그 내용을 소개하면....

 

 

기획의도

 

2007년 국내 골프 대회 9승 달성, 2008년 국내 메이저 대회를 모두 석권하며 2010년에는 아시아인 최초로 세계 랭킹 1위에 등극했던 골프지존, 신지애!

 

경기 중 절박한 상황 속에서도 밝은 미소를 잃지 않아 미소천사라는 애칭이 따라다녔지만 그의 미소 뒤에는 열여섯 나이에 어머니를 잃었던 아픈 가족사, 그리고 세계 정상에 오르기까지 이를 악물고 버틸 수밖에 없었던 소녀가장으로서 애환이 있었다.

 

골프를 통해 어린 나이에 부와 명예를 얻었지만, 정작 그의 꿈은 인격적으로 존경 받는 사람이 되는 것. 이제 무거운 짐을 어깨에서 내려놓고, 골프 선수로서 스물넷 여인으로서 즐거운 삶에 도전하고 있는 신지애. 촉망받는 골프 선수와 꿈 많은 여자로서 삶의 기로에 선 신지애를 들여다보았다.

 

 

 주요내용

 

세계 골프계의 미소천사 신지애

 

▶ 세리 키즈에서 세계 지존이 되기까지.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버지 손을 잡고 처음으로 골프 연습장을 찾은 소녀 신지애. 그날 이후 골프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된 지애는 무섭고 빈틈없는 아버지와 함께 매일 아침 여섯 시부터 새벽 한시까지 이어진 혹독한 훈련을 견뎌야만 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 ‘지애 아빠’는 독한 놈으로 불렸죠. 어느 정도였냐면 지애가 엄지발가락 발톱이 파고 들어가서 곪아 수술을 했는데. 골프화의 엄지발가락 부분만 파서 퍼트 연습을 시켰어요. - 아버지. 신제섭씨

 

다시 돌아가서 하라고 하면 못할 것 같아요 하하 . 아빠에게 섭섭한 부분은 전혀요. 골프 시켜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리고 저를 그렇게 뒷바라지 하고 채찍질 하고 그런 부분들이 다 감사드리죠. - 신지애

 

그리고 10년 후 156센티 작은 체구의 신지애는 스물한 살이라는 나이로 LPGA 대회 3관왕에 오르며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 시켰다.

 

2008년 세계 최고의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브리티시 오픈 최연소 우승 기록 경신.

2009년 세계 최초 4대 투어(LPGA, JLPGA, KLPGA, 유러피언투어)한해 모두 우승

2009년 단일 시즌 LPGA 신인상, 상금왕, 다승왕 3관왕 등극 및 상금 약 20억 원으로 역대 신인 최다 상금 기록

2009년 미국골프기자협회(GWAA) 선정 올해의 여자선수상

2010년 5월 3일 아시아인 최초로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등극

 

▶ 신지애의 버팀목, 가족 이야기

 

2003년, 열여섯 살 신지애는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어머니를 잃었다.

아픔을 추스를 새도 없이 사고 현장에서 간신히 목숨을 건진 두 동 동생들을 간호하며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골프연습장으로 향했다. 세 남매를 혼자 키워야 했던 아버지는 어머니의 조의금으로 들어온 1900만원 중 생활비 200만원을 제외한 전부를 지애에게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제 골프는 가족의 전 재산이었다.

 

독한 사람 맞는 것 같아요. 저는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게 일단 동생들이 너무 아팠잖아요. 병원에 있는 동생들 바라보면 그 생각밖에 없죠. 어떻게 해서든 내가 해내야 되겠다. - 신지애

 

가족의 생계를 위해 이를 악물고 최정상에까지 오른 신지애.

 

뿔뿔이 흩어져 사는 가족이지만 여전히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고 있다. LPGA 데뷔 후 그가 구입한 미국 애틀랜타의 집에는 새어머니와 막내 동생 지훈이 한국에는 서울대 물리천문학부에 재학 중인 여동생 지원과 아버지가 살고 있다. 신지애 못지않게 열정적으로 사는 그의 가족을 만났다.

 

▶ 12년 만의 홀로서기, 아버지로부터의 독립선언.

 

신지애 선수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던 아버지 신제섭씨는 요즘, 29년 만에 전남대 수의학과에 복학해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 아버지의 말이면 무조건 믿고 따르던 신지애, 그런 딸이 아빠에게 홀로서기를 선언했다!

매년 함께 했던 동계훈련에 처음으로 아버지 없이 혼자 떠나기로 한 것. 지난 12년 동안 모든 열정을 딸, 신지애 에게 쏟았던 아버지는 씁쓸하기만 한데.

 

서운하기도 하고 좀 착잡해요. 잘하겠지 하는 마음도 있고 올해 실험적으로 내어 놓는데 만약 못해낼 경우 내년에 다시 아빠 간섭을 받아야 하니까 그것 때문에 열심히 할 것 같아요. - 아버지. 신제섭씨

 

▶ 미국 휴양도시 팜스 프링스, 신지애의 동계 훈련 현장.

 

처음 골프를 시작했을 때 사람들은 말했다. 골프를 하기엔 손이 너무 작고, 선수가 되려면 키가 더 커야 한다고. 그러나 신지애는 조건에 얽매이지 않았다. 그가 매달린 것은 오로지 치열한 노력과 연습뿐.  아침부터 저녁까지 쉴 틈 없는 동계훈련 현장이 공개된다.

 

최고가 된 대부분의 선수들은 아무것도 바꾸지 않으려 해요. 이미 많은 성공을 이뤘으니까 그대로 유지하고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신지애 선수는 겸손하게도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라서 존경해요.

- 코치. 글렌 도어티

 

지금은 올라 온 것을 지켜야 되잖아요. 훨씬 힘든 것 같아요. 힘들 때만 강해질 수 있는 것이 좀 아쉽기는 해요. 지금 이렇게 여유 있을 때도 더 독한 마음먹고 강해져야 하는데 그런 마음 자꾸 잃을까봐 그게 걱정돼요. - 신지애

 

▶ 신지애의 철저한 식단관리와 피트니스 훈련 현장.

 

골프는 예민한 운동이라 몸에 작은 변화가 있어도 차이가 나서 다이어트도 함부로 못한다. 밥 먹을 때 꼭 함께 챙겨 먹을 만큼 좋아했던 콜라도 일 년 전부터 끊었다는 신지애. 동계 훈련 기간 동안 트레이너가 짜준 철저한 식단을 지킨 덕분에 몸이 가뿐해졌다. 골프에 적합한 최상의 몸을 만들기 위한 혹독한 피트니스 훈련 모습도 공개된다.

 

최고의 골퍼 보다 즐거운 삶에 도전하다.

 

▶ 스물넷 여인, 신지애의 일상

 

여가 시간도 없이 훈련하느라 피곤할 법도 한데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그가 먼저 찾는 것은 마스크 팩! 하루 종일 자외선에 노출된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마사지를 하고 핸드크림으로 굳은살로 투박해진 손을 관리 한다. 본격적인 투어를 떠나기 전, 동계 훈련장에서 만난 마을 주민들을 초대하느라 십년 만에 요리에 도전 해본다는 그의 음식 솜씨는 어떨까?

 

▶ ‘10년만 골프 할래요’ 신지애의 꿈

 

아직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은 신지애는 삶을 골프로 채워가며 완성시키는 다른 선수들이 존경스럽긴 하지만 한 분야에 머물기에는 도전하고 싶은 새로운 일들이 많아 딱 10년만 골프를 할 예정이라고 한다.

 

가끔 ‘돈 버는 기계’로 사람들이 바라볼 때 굉장히 속이 많이 상했어요. 그래서 조금 더 인간적인 나의 모습을 보여주면 사람들은 겉 보다는 속을 봐주고 서로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관계들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 신지애

 

세계 정상에 오르고도 목이 마른 그의 꿈은 무엇일까?

 

자신을 둘러싼 역경에 정면으로 도전해 일궈낸 성공, 그런 그는 이제야 사춘기가 찾아 온 것 같다고 고백한다. 한국 여자 골프의 지존이 아닌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신지애의 제 2의 인생은 이제 시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