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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불임 정계정맥류, 샤워하면서 간단히 자가진단 한다

천하한량 2011. 5. 22. 01:10

최근 저출산 문제가 국가 경쟁력에 위협이 될 정도로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추세이다. 높은 사교육비, 맞벌이 부부의 증가, 갈수록 늦어지는 결혼연령 등 주변에서 아이 둘을 가진 부부를 찾기가 쉽지 않은 형편이다. 그래서 정부와 각종 단체에서는 출산을 장려하기 위한 각종 캠페인과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에서 아기를 가지고자 하나 뜻을 이루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부부가 열쌍중 한 쌍에 이른다는 통계가 나와 있다. 예전에 의학이 발달하지 못했던 옛날에는 무조건 여자 쪽에 책임을 물어 소박을 하고 후처까지 들이는 등 엉뚱하게 해결하고자 하는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불임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의학의 발전이 이루어짐에 따라 불임부부의 최소한 절반가량은 남성쪽 문제임이 명백히 밝혀졌다. 하지만 남성들이 여기에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 생각보다 남성불임을 일으키는 원인 중에는 현대의학의 힘을 빌어 해결이 가능한 부분이 매우 많고 치료 성공률 또한 높기 때문이다.

남 성 불임중 가장 많은 원인은 ‘정계정맥류’란 질환이다. 간단히 말해 정계정맥류는 우리 몸의 몸통과 고환을 연결하는 혈관다발이 굵게 툭툭 붉어져 나온 것을 말한다. 심할 경우 고환을 혈관다발이 둘러싸고 있게 되며 고환이 퇴화되어 크기가 작아지기까지 한다. 오래 서있는 사람에게서 많은 하지정맥류가 고환에 생겼다고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된다.

고환은 몸통 밖에 위치해 음낭에 있는데 항상 체온보다 2도 정도 낮게 유지되어야 정자의 생성도 원활히 하고 남성호르몬도 잘 만드는데 따뜻한 혈관다발이 24시간 고환을 데우고 있는 형편이니 제대로 일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우리 몸의 혈관 구조상 좌측에서 대부분 발생한다. 정계정맥류는 정상 성인남자 10명중 2명 정도에서 발생하는 매우 흔한 병이지만 일반인들이 그냥 대수롭지 않게 지내다가 후일 임신이 되지 않아 비뇨기과에 내원하여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샤워 전에 배에 힘을 주고 자신의 고환혈관을 만져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자가 진단이 가능하다. 정계정맥류가 있을 경우 정자의 수, 활동성이 떨어지는데 매우 간단한 현미경수술로 완치가 가능하다. 수술 후에는 정자가 다시 건강을 회복하게 된다. 지금이라도 미혼남성들은 자신의 고환에 혈관이 불거져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좋겠다.

/ 헬스조선 편집팀 hnews@chosun.com
기고자=박현준 부산대병원 비뇨기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