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시모음 ▒

비오는 날

천하한량 2006. 12. 31. 02:52

비오는 날


글/ 천 상 병


아침 깨니
부실 부실 가랑비 내린다.

 

자는 마누라 지갑을 뒤져
1백 50원을 훔쳐
아침 해장으로 나간다.

 

막걸리 한 잔 내 속을 지지면
어찌 이리도 기분이 좋으냐?

 

가방들고 지나는 학생들이
그렇게도 싱싱하게 보이고

나의 늙음은 그저 노인 같다.

 

비오는 아침의 이 新鮮感을
나는  어찌 표현하리오?

 

그저 사는 대로 살다가
깨끗이 눈 감으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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