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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안부 / 박복화

천하한량 2008. 1. 17. 16:28

 

 

따뜻한 안부 / 박복화 


지금 그대 춥거던
내 마음을 입으시라
내복 같은 내 마음을 입으시라

추운 기억記憶들은
따뜻한 입김으로 부디 용서하시라
당신과 나의 거리가
차라리 유리창 하나로 막혀
빤히 바라볼 수 있다면 좋으리

차가운 경계를 사이에 두고
언 손 마주대고 있어도 좋으리
성에를 닦아내듯
쉽게 들여다보이는 안팍이면 좋으리

시린 발바닥에
다시 살얼음이 티눈으로 박히는 계절
한 뼘의 고드름을 키우는 바람소리 깊어지면
눈빛 하나로 따스했던 그대만 나는 기억하리...

나조차 낯설어지는 시간,
스스로 기다림의 박제가 되는 저녁
입술이 기억하지 못하는 절실한 그대의 안부
지금 내 마음처럼
그대 춥거던 이 그리움을 입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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