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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왕세자 부부 섹스만평에 벌금형 논란

천하한량 2007. 11. 14. 16:26
스페인 왕세자 부부 섹스만평에 벌금형 논란 [연합]
BBC `유럽서 언론 검열 강화 추세`
"불경죄인가 아니면 단지 웃자고 한 것인가"

스페인의 펠리페 왕세자 부부가 성 관계를 맺는 장면을 묘사한 스페인의 만화가 등이 법원으로부터 3천 유로씩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뒤 표현의 자유에 관한 논란이 일고 있다고 BBC 인터넷판이 13일 보도했다.

BBC는 특히 루마니아, 프랑스, 터키의 예를 들면서 유럽에서 표현의 자유에 대한 검열이 증가 추세에 있다고 우려했다.

문제의 스페인 만평은 지난 7월 풍자 주간지 엘 후에베스에 실린 것으로, 성 관계 장면과 함께 "당신이 임신하면, 이는 내가 평생 해낸 일 중 가장 최근의 것이 된다"는 만평 속 왕세자의 말도 실었다.

만평 속 왕세자의 말은 아이를 낳는 부부들에게 특별 보조금을 주겠다는 스페인 정부의 최근 발표에 관한 언급이다.

담당 판사는 만평을 그린 길레르모 토레스, 글을 쓴 엘 후에베스의 만화 담당 편집자 마넬 폰트데빌라가 가장 까닭 없고, 불필요한 방식으로 왕실을 비방했다고 판결했다.

앞서 문제의 주간지는 발간된 지 수 시간 만에 경찰에 의해 모두 회수됐다. 검찰은 펠리페(39) 왕세자와 레티시아(34) 왕세자비가 명백히 성적인 자세로 묘사됐다고 지적했었다.

관계법에 따라 스페인 왕실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는 최고 2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었다. 판결이 나오자 피고인들은 아무 것도 잘못한 것이 없다고 항변하면서 이전에도 여러 번 만평 속에서 왕실 사람들을 묘사했었다고 주장했다.

기자들을 대변하는 노동조합도 스페인 사법부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비난했다.

BBC는 이번 사태는 지난해 마호메트 만평으로 인해 무슬림 시위가 촉발되고 만화가들이 살해 위협을 받은 사태를 연상시킨다면서, 법적 제한 규정과 언론 소유의 독점 형태로 인해 유럽에서 언론에 대한 검열이 더 많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BBC에 따르면 루마니아의 경우, 뇌물을 받는 정치인의 모습을 비밀리에 찍은 영상을 공개하는 언론인에 최고 7일의 구류 처분을 할 수 있게 규정한 법안을 최근 통과시켰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대선 운동 기간 니콜라 사르코지 후보의 부인 세실리아가 투표하지 않았다는 내용을 게재한 신문 기사가 신문 소유주에 의해 삭제됐었다. 당시 신문 소유주는 사르코지 현 대통령의 측근 인사다.

터키의 경우, 형법 301조에 따라 군대 또는 고위직 인사들을 모욕하는 행위는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터키 관리들은 유사한 법률이 프랑스와 다른 서유럽 국가들에 존재한다고 주장하지만, 한 터키 법률 전문가는 "이 법은 결혼 부부의 구강 섹스를 금지하는 일부 미주 국가들의 법과 비슷하지만 이런 법은 종이 위에나 존재하지 실제 적용되지는 않는다"면서 서구의 관계법과 터키의 것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56개국이 참여하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의 언론 자유 실행 책임자인 미클로스 하라츠티는 언론 탄압법, 협박, 해고 위협 등이 동.서유럽 기자들의 일을 검열하는 무기로 동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