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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융악재 얼마나 심각하길래 전세계가 흔들

천하한량 2007. 7. 28. 19:51

 

 

 

안전자산으로 투자자금 '엑서더스'
미국發악재로 글로벌 증시 동반 폭락… 다우지수 장중 3%이상 폭락
신용경색·주택시장 침체 등 우려… 채권시장 돈 몰려 금리 급락세


뉴욕 증권거래소의 주식 거래인들이 26일 미국 증시가 급락하자 긴장된 얼굴로 다급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날 실망스러운 주택판매 지표가 발표되자 주택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로 다우지수와 스탠더드&푸어스500지수 등 미국 주요 지수가 일제히 급락했다. 뉴욕=AP 연합뉴스

뉴욕증시가 26일 장 중 한 때 3%가 넘는 폭락세를 보인 것은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로 야기된 신용경색 우려가 확산되고, 주택시장 침체가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불안한 시장심리는 최근 에너지값 상승세에 따른 비관적 시각까지 반영하면서 유럽으로도 확산됐다.

반면, 주식이나 고수익채권 등 단기 유가증권 시장의 불확실성에 따라 투자자금이 대거 미 국채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재무부 채권금리가 급락(가격 상승)하는 등 ‘안전자산 회귀’ 흐름이 뚜렷해져 향후 금융시장의 흐름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날 다우지수의 하락세는 일시적으로 패닉이라 할 만큼 아찔했다. 장 중 한 때 2001년 3월 이후 최대 낙폭인 449포인트까지 폭락했을 땐 주요 취약 종목에서 팔자 일변도의 ‘일방배팅’이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긴장감까지 감돌았다.

오후 들어 차차 안정을 회복되면서 1만3,400선에서 추가 하락을 막았지만 그럼에도 이날 낙폭은 2월27일 중국발 악재로 416포인트 밀린 이래 올 들어 두 번째로 큰 것이었다.

뉴욕증시와 함께 이날 런던 FTSE100 지수가 3.15% 급락하는 등 유럽 증시도 대부분 2~3% 밀리며 신용경색 우려가 주요 시장 전체로 확산되는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도 전날 크라이슬러의 차입매수(LBO)를 위한 120억달러의 대출 연기 등 LBO 대출채권 발행ㆍ유통이 잇달아 무산되면서 서브프라임모기지에서 비롯된 자금시장의 경색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게 작용했다.

특히 최근 증시 활황을 이끌어 왔던 기업 인수ㆍ합병(M&A) 붐이 더 이상 지속되기 어렵게 됐다는 인식도 투심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실제로 이 같은 우려의 직격탄을 맞은 금융주의 약세가 두드러져 씨티그룹 주가는 단숨에 4.5%나 폭락했다.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의 원인인 주택시장의 침체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걱정도 부각됐다. 이날 미 상무부가 발표한 6월 신규주택 판매가 전월 대비 6.6%나 줄어, 월스트리트의 예상치 89만채를 훨씬 밑도는 83만여채로 나타난 것이 주택경기 침체 장기화 우려를 부추겼다.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은 이날 “증시는 항상 변동성이 높을 수 있다”며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것은 위험이 재평가 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투자자금이 주식이나 고수익 대출채권 등에서 빠져 미 국채 등 ‘안전자산’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이날 10년 만기 미 재무부 채권 수익률은 전날보다 0.118% 포인트 하락(채권값 상승)한 연 4.78%를 기록, 2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일단 증시의 하락세가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신용경색이 경제 펀더멘털과는 관계없는, 과열된 투자시장을 식히는 건전한 조정과정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