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시모음 ▒

아름다운 시작

천하한량 2007. 5. 26. 18:00
    아름다운 시작

      지금에사 안다
      숫자 앞에 정직해진다는 것

      달력을 찢고 나간 나이가
      정확히 제자리로 찾아들고 있음을

      그렇지 시린 발목이 비를 부르는 동안
      하늘을 가만 바라보면

      아직도 별들은 사각대고 풀벌레는
      사지를 뒤틀고부산히 나분되던 하루

      모서리 훑어가며 궁글려 온
      그 삶도 묵은 슬픔이 되어 또아리를 튼다

      뒤늦은 깨우침에 풀기를 세우며
      열병의 덤불 위로 마흔을 던지고

      무릎이 깨어져도 어떻게 사는 게
      아름다운지 끝의 끝으로 달려가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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