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
-신석초-
내가 옛 동산을 거니다니
깊은 못 속에 푸른 이끼 끼어 어리고
붉은 연꽃은 피어나서
아나한 숭어리를 들었세라
붉게 피어난 연꽃이여!
네가 갈 네안이 어디런가
저리 밝고 빛난 꽃섬들이
욕구하는 입술과도 같이
모두 진주의 포말로 젖어 있지 않은가
또 깊은 거울엔 고요가 깃들이고
고요에 잠든 엽주는 저마다
홍보석을 실어서 옛날 왕녀가 버린
황금 첩지를 생각게 하노나
오오.내 뉘야 오렴아 우리
님프가 숨은 이 뜰을 걸어서
연잎 위에 오래고 향기로운
아침의 이슬을 길으리
본명은 응식,
호는 유인(唯仁),석초(石艸).충남 서천 출생.경성제일고보 입학,
일본 법정대학 철학과 졸업. 1932년,유인이라는 이름으로
<문학창작의 고정화에 항(抗)하여>라는 평문을 썼으며, 1933년 이후
카프 회원으로 활약하다가 1933년 박영희와 함께 카프를 탈퇴.
그 후 <자오선>동인으로 활동.
시집으로 <석초시집>(1946),<바라춤>(1959),<폭풍의 노래>(1970),
<처용은 말한다>(1974),<수유동운(水踰洞韻)>(1974) 등과 이외에
그의 저작으로는 <발레리 연구>,<임어당산고>등 에세이 다수와
<석초집>,<자하시집>,<시전> 등의 번역서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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