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 옆에 채마 밭 만들어
철 따라 상치도 심고
가지랑 오이랑 고추도 심어,
당신과 나 우리 밥상에 올려
다정하게 먹으면서 그렇게 살고 싶어.
내가 싸준 상추쌈은
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사랑과 정성이 듬뿍 든 상추쌈일거야
그리고
가까운 거리에 숲이 있으면 좋겠어
새벽잠 없는 나 당신을 간질러깨워
아직 안개 걷히지 않은 아침 길
손잡고 얘기 주고받으면서 산책해야지
삐걱거리는 허리 죽 펴 보이며
내가 당신 “하나, 둘~”체조시킬 거야
햇살이 조금 퍼지기 시작하겠지
우리의 가는 머리카락이 은빛으로 반짝일 때
나는 당신의 이마에 오래 입맞춤하고 싶어
사람들이 봐도 하나도 부끄럽지 않아
아주 부드러운 죽으로
우리의 아침 식사를 준비할 거야
이를테면 쇠고기 꼭꼭 다져 넣고
파릇한 야채 띄워 야채 죽으로 하지
깔깔한 입안이 솜사탕 문 듯 할 거야
이때 나직이 모차르트를 울려 놓아야지
아주 연한 커피 내리고
꽃무늬 박힌 찻잔 두 개에 가득 담아
이제 잉크 냄새나는 신문을 볼 거야
코에 걸린 안경 너머 당신의 눈빛을 읽겠지
눈을 감고 다가가야지
서툴지 않게 당신 코와 맞닿을 수 있어
강아지처럼 비벼 볼 거야 아주 많이
그래 보고 싶어.....
해가 높이 오르고
창 깊숙이 들던 햇빛 물러 설 즈음
당신의 무릎을 베고
오래오래 낮잠도 자야지
아이처럼 자장가도 부탁해 볼까
어쩌면 그 때는
창 밖의 많은 것들
세상의 분주한 것들
우리를 닮아 아주 조용하고
아주 평화로울 거야.......
여름엔
이것 저것 먹을걸이 준비해갖구
바닷가 가야지
배불리 먹고
당신 무릎 베고
밤하늘에 별도 세어 보고싶어
아마 수 많은 별들도 우릴 축복해 줄거야....
가을엔
희끗한 머리 곱게 빗고
커피 보온병에 담아 들고
낙엽 밟으러 가야지
저 벤치에 앉아
사진 한 번 찍을까?
곱게 패널 하여 창가에 걸어두어야지
나 늙으면 당신과 이렇게 살고 싶어
당신의 굽은 등에 기대 울고 싶어
그리고 이제부터는
천상까지도 따라 갈 거라고
당신 놓치고 싶지 않다고......
그리고
다시 말하고 싶어
너무너무 사랑한다고
아주 아주 많이 사랑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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