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적 손상설 부정.."소수 건강한 세포가 자라나 손상분 대체"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 무려 40년 동안 줄담배를 피워온 사람도 지금 담배를 끊으면 손상된 폐 기능이 회복될 수 있다는 희소식이 전해졌다.
30일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영국과 일본 연구진 21명은 "일단 금연하기만 하면" 폐가 흡연으로 인한 암유발 유전자 변이를 고칠 수 있는 마법 같은 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내용의 논문 '흡연과 인간 기관지 상피조직 변화'를 과학저널 네이처에 게재했다.
지금까지 폐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세포 변이는 한번 발생하면 영구적이며 금연 이후에도 그대로인 것으로 여겨져 왔기에 이번 연구 결과는 주목을 받는다.
연구진은 흡연에 따른 손상을 피한 소수의 세포들이 폐를 회복시킬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효과는 금연 전 40년 동안 매일 한 갑의 담배를 피운 환자들에게서도 확인됐다.
흡연 시 발생하는 수천 종의 화학성분은 폐 세포의 DNA를 오염시키고 돌연변이로 만들어 서서히 건강한 세포에서 암세포로 변환시킨다
실제로 흡연자의 기도에서 채취한 세포의 압도적 대다수는 담배 때문에 최대 1만 가지 유전적 변화를 포함한 세포들로 변형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참여한 케이트 가워스 영국 런던대 박사는 "이는 일종의 미니 시한폭탄으로, 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다음 타격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수의 세포는 손상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들 세포가 흡연으로 인한 대대적인 유전적 손상을 어떻게 피하는지는 확실히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연구진은 이들 세포가 일종의 핵폭탄 충격을 피할 수 있는 벙커에서 살아가는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어떤 사람이 금연할 경우 바로 이들 세포가 자라나서 폐의 손상된 세포들을 대체한다는 게 이번 연구결과의 골자다.
담배를 끊은 사람들은 최대 40% 정도의 세포가 한 번도 담배를 피우지 않은 사람들의 세포와 똑같아 보였다.
연구에 참여한 영국 생어연구소의 피터 캠벨 박사는 "전혀 기대하지도 못한 발견"이라며 "어떤 세포들의 경우 일종의 마법과도 같이 기도의 내벽을 보충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폐 기능이 금연으로 정확히 얼마나 회복되는지는 더 연구해야 할 과제라고 밝혔다.
영국 연구재단인 'UK 암연구'의 레이철 오리트 박사는 "담배를 끊는 사람의 경우 혜택이 두배라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정말로 금연 동기를 유발한다"고 평가했다.
오리트 박사는 금연 덕분에 흡연과 관련된 추가적인 폐 손상이 예방되고 기존 손상분을 대체하는 더 건강한 세포가 들어차 균형을 잡으면서 폐에 치유 기회가 생기기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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