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나우뉴스]
인구 고령화로 치매 환자가 점차 늘고 있다. 치매는 기억력 장애와 혼동,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기능을 잃게 되는 등 여러 증상이 함께 일어날 수 있는 질환이다. 가장 흔한 치매로는 알츠하이머병이 있으며, 이런 신경성 질환은 뇌 건강을 점차 나쁘게 만든다.
치매 위험을 키우는 주된 원인은 바로 나이가 드는 것이다. 만 85세 이상 사람 중에서 치매 환자는 약 30%를 차지한다. 유전적인 영향도 치매 발병에 영향을 주지만, 이런 요인은 조기 알츠하이머병과 같이 보기 드문 치매에서 확인된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나이를 줄이거나 유전자를 바꿀 수는 없지만, 몇 가지 생활 습관을 바꾸면 치매 위험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다음은 호주 전문매체 더 컨버세이션을 인용해 호주 디킨대 신체활동·영양연구소의 헬렌 맥퍼슨 연구원이 밝힌 조언을 순서대로 나열한 것이다. 치매 위험을 줄이기 위해 참고하자.
1. 뇌에 자극이 되는 활동에 참여하라
교육은 치매 위험을 결정하는 중요 인자다. 10년 이하의 정규 교육은 치매 발병률을 높일 수 있다. 즉 중고등학교 교육 과정을 마치지 못한 사람들은 치매 위험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일하면서 일궈낸 성취뿐만 아니라 기사 읽기나 카드 게임을 하기와 같은 여가 활동, 그리고 새로운 언어나 기술을 배우면 나이를 먹어도 뇌 능력을 키울 수 있다. 그 증거로 혼자가 아닌 그룹에서 기억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기 위한 훈련을 거듭하면 장기적으로 인지 기능을 키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렇지만 컴퓨터를 활용한 두뇌 훈련 프로그램이 도움이 되는지는 알 수 없다. 사회적인 환경에서 뇌에 자극이 되는 활동에 참여하는 것 역시 인지 훈련 성공에 기여할 수 있다.
2. 사회적인 접촉을 유지하라
친구들과 만나거나 연락하는 등 사회적인 접촉을 더 자주 하면 치매에 걸릴 위험이 더 낮을 수 있다. 반면 외로움은 그 위험을 키울 수 있다. 그룹이나 커뮤니티 활동에 더 많이 참여하는 것도 치매 위험을 더 낮추는 것과 연관성이 있다. 흥미로운 점은 우정의 크기보다 사람들과의 정기적인 접촉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3. 몸무게와 심장 건강을 관리하라
심장과 뇌의 건강 사이에는 강한 연관성이 있다. 고혈압과 비만은 특히 중년에서 치매 위험을 키운다. 이런 상황이 더하면 치매 발병 사례의 12% 이상을 차지한다. 4만 명이 넘는 사람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은 건강한 사람들보다 치매에 걸릴 확률이 2배나 높았다. 치매 위험을 줄이려면 식이요법과 운동, 그리고 약물을 통해 이런 요인을 관리하거나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4. 운동을 더 많이 하라
신체 활동은 인지력 감퇴를 막는 것으로 알려졌다. 3만3000명이 넘는 사람들에게서 수집한 데이터에 따르면, 신체 활동이 매우 왕성한 사람은 신체 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보다 인지력 감퇴 위험이 38% 더 낮았다. 인지 능력을 유지하려면 정확히 운동을 얼마나 해야 하는지는 여전히 논의 중이다. 그렇지만 최근 적어도 4주 동안 운동한 효과를 조사한 검토 연구에서는 운동 시간이 최소 45분은 유지해야 하고 운동 강도는 중간에서 높게 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숨이 차고 대화를 이어가기가 어려운 수준을 의미한다.
5. 흡연하지 마라
흡연은 심장 건강에 해로우며 담배에 함유된 화학물질은 뇌에 염증과 혈관 변화를 일으킨다. 이런 물질은 또 활성산소로 불리는 화학물질이 우리 세포에 손상을 줄 수 있는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이 치매 발달에 기여할 수 있다. 현재 흡연자들이 과거 흡연자나 비흡연자들보다 치매 위험이 더 높으므로, 이런 점은 금연을 위한 또 하나의 동기를 부여한다.
6. 우울증 치료를 위한 도움을 청하라
주된 우울 장애는 미국에서 약 1480만 명의 성인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 우울증은 뇌에 몇 가지 변화를 일으켜 치매 위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수치가 높으면 기억력에 관여하는 뇌 영역에서 수축이 나타나는 것과 연관성이 있다. 혈관에 손상을 주는 혈관성 질환은 치매는 물론 우울증에서도 나타난다. 연구자들은 오랜 기간 이어진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 역시 두 상태를 악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말한다. 28년간 1만 명이 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치매 위험이 진단을 받기 전에 10년 동안 우울증을 앓았던 사람들에게서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가지 가능성은 노년기 우울증이 치매의 초기 증상을 반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여러 연구에서는 60세 전에 우울증이 있으면 치매 위험이 커 그전에 우울증 치료를 권장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타 고려 사항
치매의 위험 인자를 줄인다고 해서 우리가 절대로 치매에 걸리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그렇지만 이는 통계적으로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모든 치매 환자의 35%까지는 앞서 설명한 위험 인자들 때문에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수치는 청력 손실과도 연관성이 있지만, 증거는 명확하지 않다. 치매 위험에 수면 장애와 식이요법이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점차 드러나고 있으며 이런 근거가 커짐에 따라 더 많은 고려 사항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치매는 나이 든 사람이 걸리는 질병으로 여겨졌을지도 모르지만, 치매가 나타나기 전 몇십 년 동안 뇌에 해로운 영향을 줬을 수도 있다. 이는 지금이야말로 당신이 치매 위험을 줄이기 위해 행동해야 할 가장 좋은 시기임을 뜻한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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