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잊자… 초혼보다 성대히" 최근 5년 결혼 10쌍中 1쌍이 남녀 모두 再婚인 경우 젊은층 늘고 중년층은 줄어
이혼 경험이 있는 A(여·35) 씨는 지난 9월 서울의 한 고급 호텔에서 '재혼식'을 올렸다. 첫 결혼식이 아니어서 처음에는 지인과 친척만을 초청해 조용히 결혼식을 치르려 했지만, 신랑 측에서 "지난날 힘들고 아쉬웠던 것을 모두 잊을 수 있게 많은 사람의 축복을 받으며 식을 올리고 싶다"며 예식을 초혼보다 성대하게 치르자고 제안한 것. A 씨는 "특급 호텔에서 많은 하객을 초청한 가운데 아주 화려하게 결혼식을 올렸다"며 "오히려 첫 결혼식 때 못해봤던 것들을 더 다양하게 해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 결혼의 계절이 다가오면서 초혼 못지않게 재혼식이 성행하고 있다. 과거 재혼·삼혼의 경우 가족 및 친지들과 식사하며 조촐하게 인사를 나누는 정도였지만, 최근에는 '돌싱'('돌아온 싱글'의 줄임말로, 이혼으로 혼자된 사람을 일컫는 말)들끼리 서로 재혼식을 위한 품앗이를 하거나, 초혼보다 더 성대하게 결혼을 치르는 등 당당한 모습으로 달라졌다.
2년 전 이혼한 B(39) 씨는 2주 뒤 한 재혼식의 사회를 맡기로 했다. 함께 돌싱 카페 활동을 하다 결실을 맺은 커플이 B 씨 결혼식 때 도움을 주겠다며 사회를 부탁한 것. B 씨는 "재혼자 입장에서는 아직 초혼인 친구들을 결혼식에 두 번 초대하는 게 미안한 만큼, 돌싱들끼리 서로 재혼식을 위해 상부상조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재혼식이 성행하는 이유는 재혼하는 커플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최근 전체 혼인한 커플 10쌍 중 1쌍은 두 사람 모두 재혼인 것으로 조사됐다. 8일 통계청의 '부부의 혼인종류별 혼인' 통계를 보면, 지난 5년간 전체 혼인 건수 중 남녀 양쪽이 모두 재혼인 경우는 2010년 11.9%, 2011년 11.4%, 2012년 11.4%, 2013년 11.1%, 2014년 11.6% 등으로 매년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남녀 중 한 쪽만 재혼인 경우까지 포함하면 재혼커플 비중은 더욱 높아진다.
20∼30대 젊은층의 재혼이 늘면서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재혼을 축하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커진 것도 재혼식 성행의 이유로 꼽힌다. 결혼정보회사 듀오의 '결혼경험 유무에 따른 회원 추이'를 봐도 결혼 유경험자가 2009년 12.2%에서 2014년 15%로 3%포인트 가까이 증가했다. 실제 재혼한 회원 1000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30대 젊은층의 비율이 지난해 45.4%에서 올해 48.9%로 늘고, 40대와 50대 비율은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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