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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밥

천하한량 2015. 10. 1. 19:41

 

◆눈물밥

 

서울역 출근길.

전철을 기다리는데,

시 한편이 눈에 들어온다.

슬라이딩 도어 창에 붙어있는 시.

 

청춘이 빠져 나가고 나면

찬밥 덩어리가 되지만

밥솥에서 김이 빠져 나가면

따뜻한 밥이 된다

 

시도 때도 없이 밥 먹었냐고 묻는

노모의 끝없는 염려가

어디서부터 왔고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찬밥 되고 나서야 알았다

 

밥은 먹었냐는 소리 들을 때 마다

볼에 와 닿는 어머니의 환한 젖무덤

오장육부에 고이는 눈물

  -(눈물밥/이병룡)-

 

이른 오늘 아침에도 지하철 통로,

찬바닥에는

주린 배로 하루를 시작하는 장삼이사들이

이부자리를 개기고 있다.

 

찬 바닥에는

그들의 흔적을 지우려는 찬 청소물이 뿌려져 있고.

그들에게

이 시는 어떤 의미가 될까.

 

찬밥덩어리 그들에게

이 시가

따뜻한 밥 한 그릇이 될 수는 없지만,

 

시도 때도 없이 밥 먹었냐고 묻던

어머니의

따뜻한 목소리는 귀청을 맴돌게 할 것이다.

 

그러나

쌩쌩거리며 지나는 열차,

그리고

무심한 시선들 속에 묻혀 버릴 것이다.

따뜻한 어미의 밥 한 그릇도

그렇게

그렇게 멀어져가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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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ty twilight

 

◆세 가지 즐거움



문을 닫으면

마음에 드는 책을 읽고


문을 열면

마음에 드는 손님을 맞이하고


문을 나서면

마음에 드는 경치를 찾아가는 것이

인생의 세 가지 즐거움이다.

- 신흠 -


행복은 마음이 즐거운데서 비롯되고
즐거운 마음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할 때 찾아옵니다.
사람마다

처한 상황에 따라 생각이 달라지고
성향에 따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도 달라지게 마련이지만
행복하고 싶은 마음만은 다르지 않습니다.

조선 중기의 학자였던 상촌 신흠 선생이 말한
인생의 세 가지 즐거움은

우리에게 진정한 행복이
마음 먹기에 달려 있음을 일깨워줍니다.

홀로 있을 때 마음에 드는 책을 읽고
마음이 통하는 친구를 만나 함께 어울리고
좋은 경치를 찾아 여행을 하는데
즐겁지 않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겠지요.

중요한 한 것은
자신의 마음에 드는 일을 하되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다른 사람에게도
기쁜 일이면 더 이상 바랄 게 없겠지요.

당신은 어떤 일을 할 때 행복하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