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을 찾은 70세 이상 심근경색 환자의 첫 번째 질문은 “나는 당뇨도 없고, 금연을 하고 있는데 어째서 이런 병에 걸렸느냐”는 것이다. 이 경우 “연세가 많아서 그렇다”고 웃으며 답하면 환자도 웃고 만다. 그러나 이제 40대 초반인 ㄱ씨는 불안정성 협심증으로 ‘관상동맥 스텐트’ 시술을 받은 후, 이런 병이 발병한 것에 대해 분노를 넘어 우울해하고 있다. 이같이 요즘에는 사회활동을 가장 많이 할 때인 40대 초반에게 협심증과 심근경색, 심지어 뇌경색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얼마 전 정부는 ‘40%였던 성인 흡연인구 비율이 20% 아래로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그렇다면 흡연율은 감소하는데 어떻게 심뇌혈관질환은 증가하는가. 심뇌혈관질환 증가의 주 원인은 인구의 고령화, 젊은 연령층의 비만과 당뇨 환자 증가이다. 특히 젊은 연령대의 상당수는 자신이 당뇨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협심증, 심근경색증을 진단받는다. 물론 이러한 경우에는 이들 질환을 진단받은 후에야 당뇨가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최근 소아비만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소아비만은 조만간 당뇨를 유발하고, 나아가 젊은 연령대에서 심각한 혈관질환 합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운동 부족과 고열량 음식의 섭취는 비만과 고혈당을 부르고, 나아가 고혈압과 이상지혈증이 동반되는 대사성증후군 혹은 당뇨를 앓게 한다. 심근경색과 뇌경색의 공통된, 그리고 주요한 원인은 관상동맥과 뇌동맥에서 발생하는 죽상동맥경화이다. 10대부터 시작된 나쁜 생활습관, 고열량 식사, 그리고 운동 부족으로 동맥벽이 약화되고, 콜레스테롤이 혈관벽에 쌓이면서 혈관 염증이 일어나고 궁극적으로는 농(고름)과 같은 형태로 위험한 죽상동맥경화반이 관상동맥과 뇌동맥 등에 생기게 된다. 죽상동맥경화반은 유전적 소인이 있는 경우 더 잘 발생하므로 가족력을 알아보는 것 역시 중요하다. 관리를 잘하지 않으면 전혀 모르고 있다가 어느 순간에 마치 화산 터지는 것처럼 동맥 안에서 죽상동맥경화반을 싸고 있는 막이 터지면서 혈전이 발생해 심근경색과 뇌경색이 발병하게 된다.
날씨가 쌀쌀해지고 일교차가 벌어지면 뇌혈관이 부풀어 오르는 뇌동맥류가 터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서울성모병원 신용삼 신경외과 교수(심뇌혈관센터장)가 뇌동맥류 환자에게 뇌동맥류 코일 색전술을 하고 있다. 혈관을 통해 백금코일을 동맥류내강에 삽입해 혈관이 터지지 않게 하는 시술이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
얼마 전 미국에서 발표된 논문을 보면, 증상이 전혀 없는 40대 중반을 표본으로 경동맥, 하지동맥, 대동맥, 관상동맥의 죽상동맥경화반 유무를 살펴본 결과 놀랍게도 남자는 71%에서, 여자는 48%에서 1개 이상의 죽상동맥경화반이 관찰되었다.
<장기육 |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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