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시삼백선 ▒

당시(唐詩) 300선

천하한량 2014. 12. 22. 02:19


              


                    <당시(唐詩)>         


 


1. 청나라의 손수(孫洙)가 편찬한 선시집(選詩集)이다 


2. 신운설(神韻說)과 성령설(性靈說) 격률설(格律說)을 융화시킨 관점으로 시를 뽑았다.  


3. 77인의 시와 무명씨의 민가(民歌)를 수록하였다.



<당시300 목차>

卷一

五言古詩 ( 001-035)

001.張九齡:感遇四首之一

002.張九齡:感遇四首之二

003.張九齡:感遇四首之三

004.張九齡:感遇四首之四

005.李白:下終南山

           過斛斯山人宿置酒

006.李白:月下獨酌

007.李白:春思

008.杜甫:望岳

009.杜甫:贈衛八處士

010.杜甫:佳人

011.杜甫:夢李白二首之一

012.杜甫:夢李白二首之二

013.王維:送別

014.王維:送綦毋潛落第還鄕

015.王維:靑溪

016.王維:渭川田家

017.王維:西施詠

018.孟浩然:秋登蘭山寄張五

019.孟浩然:夏日南亭懷辛大

020.孟浩然:宿業師山房待丁大不至

021.王昌齡:同從弟南齋 玩月憶山陰崔少府

022.邱爲:尋西山隱者不遇

023.綦毋潛:春泛若耶溪

024.常建:宿王昌齡隱居

025.岑參:與高適薛據登慈恩寺浮圖

026.元結:賊退示官吏幷序

027.韋應物:郡齋雨中與諸文士燕集

028.韋應物:初發揚子寄元大校書

029.韋應物:寄全椒山中道士

030.韋應物:長安遇馮著

031.韋應物:夕次盱眙縣

032.韋應物:東郊

033.韋應物:送楊氏女

034.柳宗元:晨詣超師院讀禪經

035.柳宗元:溪居

 

樂府( 036-45)

036.王昌齡:塞上曲

037.王昌齡:塞下曲

038.李白:關山月

039.李白:子夜四時歌:春歌

040.李白:子夜四時歌:夏歌

041.李白:子夜四時歌:秋歌

042.李白:子夜四時歌:冬歌

043.李白:長干行

044.孟郊:烈女操

045.孟郊:游子吟

 

卷二

七言古詩( 046-73)

046.陳子昂:登幽州台歌

047.李頎:古意

048.李頎:送陳章甫

049.李頎:琴歌

050.李頎:聽董大彈胡笳聲兼

寄語弄房給事

051.李頎:聽安萬善吹篳篥歌

052.孟浩然:夜歸鹿門山歌

053.李白:廬山謠寄盧侍御虛舟

054.李白:夢游天姥吟留別

055.李白:金陵酒肆留別

056.李白:宣州謝月兆]樓餞別校書叔云

057.岑參:走馬川行奉送封大夫出師西征

058.岑參:輪台歌奉送封大夫出師西征

059.岑參:白雪歌送武判官歸京

060.杜甫:韋諷錄事宅觀曹將軍畫馬圖

061.杜甫:丹靑引贈曹霸將軍

062.杜甫:寄韓諫議

063.杜甫:古柏行

064.杜甫:觀公孫大娘弟子 舞劍器行幷序

065.元結:石魚湖上醉歌幷序

066.韓愈:山石

067.韓愈:八月十五夜贈張功曹

068.韓愈:謁衡岳廟遂宿岳寺

題門樓

069.韓愈:石鼓歌

070.柳宗元:漁翁

071.白居易:長恨歌

072.白居易:琵琶行幷序

073.李商隱:韓碑

 

樂府 (074-89)

074.高適:燕歌行幷序

075.李頎:古從軍行

076.王維:洛陽女兒行

077.王維:老將行

078.王維:桃源行

079.李白:蜀道難

080.李白:長相思二首之一

081.李白:長相思二首之二

082.李白:行路難三首之一

083.李白:行路難三首之二

084.李白:行路難三首之三

085.李白:將進酒

086.杜甫:兵車行

087.杜甫:麗人行


088.杜甫:哀江頭

089.杜甫:哀王孫

 

卷三

五言律詩(090-169)

090.唐玄宗:經鄒魯祭孔子而嘆之

091.張九齡:望月懷遠

092.王勃:送杜少府之任蜀州

093.駱賓王:在獄詠蟬幷序

094.杜審言:和晉陵路丞早春游望

095.沈全期:雜詩

096.宋之問:題大庾嶺北驛

097.王灣:次北固山下

098.常建:題破山寺后禪院

099.岑參:寄左省杜拾遺

100.李白:贈孟浩然

101.李白:渡荊門送別

102.李白:送友人

103.李白:聽蜀僧浚彈琴

104.李白:夜泊牛渚懷古

105.杜甫:月夜

106.杜甫:春望

107.杜甫:春宿左省

108.杜甫:至德二載甫自京金光門出

問道歸鳳翔∘乾元

初從左拾遺移華州掾∘與親

109.杜甫:月夜憶舍弟

110.杜甫:天末懷李白

111.杜甫:奉濟驛重送嚴公四韻

112.杜甫:別房太尉墓

113.杜甫:旅夜書懷

114.杜甫:登岳陽樓

115.王維:輞川閑居贈裴秀才迪

116.王維:山居秋暝

117.王維:歸嵩山作

118.王維:終南山

119.王維:酬張少府

120.王維:過香積寺

121.王維:送梓州李使君

122.王維:漢江臨眺

123.王維:終南別業

124.孟浩然:望洞庭湖贈張丞相

125.孟浩然:與諸子登峴山

126.孟浩然:淸明日宴梅道士房

127.孟浩然:歲暮歸南山

128.孟浩然:過故人庄

129.孟浩然:秦中感秋寄遠上人

130.孟浩然:宿桐廬江寄廣陵舊游

131.孟浩然:留別王侍御維

132.孟浩然:早寒江上有懷

133.劉長卿:秋日登吳公

台上寺遠眺

134.劉常卿:送李中丞歸漢陽別業

135.劉長卿:餞別王十一南游

136.劉長卿:尋南溪常山道人隱居

137.劉長卿:新年作

138.錢起:送僧歸日本

139.錢起:谷口書齋寄楊補闕

140.韋應物:淮上喜會梁川故人

141.韋應物:賦得暮雨送李冑

142.韓□):酬程延秋夜卽事見贈

143.劉脊虛:闕題

144.戴叔倫:江鄕故人偶集客舍

145.盧綸:李端公

146.李益:喜見外弟又言別

147.司空曙:雲陽館與韓紳宿別

148.司空曙:喜外弟盧綸見宿

149.司空曙:賊平后送人北歸

150.劉禹錫:蜀先主廟

151.張籍:沒蕃故人

152.白居易:賦得古原草送別

153.杜牧:旅宿

154.許渾:秋日赴闕題潼關驛樓

155.許渾:早秋

156.李商隱:蟬

157.李商隱:風雨

158.李商隱:落花

159.李商隱:涼思

160.李商隱:北靑蘿

161.溫庭筠:送人東游

162.馬戴:灞上秋居

163.馬戴:楚江懷古

164.張喬:書邊事

165.崔涂:巴山道中除夜有懷

166.崔涂:孤雁

167.杜荀鶴:春宮怨

168.韋庄:章台夜思

169.僧皎然:尋陸鴻漸不遇

卷四

七言律詩(170-222)

170.崔顥:黃鶴樓

171.崔顥:行經華陰

172.祖詠:望薊門

173.李頎:送魏萬之京

174.崔曙:九日登望仙台

呈劉明府

176.高適:送李少府貶峽中

王少府貶長沙

177.岑參:奉和中書舍人賈

至早朝大明宮

178.王維:和賈舍人早朝

大明宮之作

179.王維:奉和聖制從蓬萊向

興慶閣道中

留春雨中春望之作應制

180.王維:積雨輞川庄作

181.王維:酬郭給事

182.杜甫:蜀相

183.杜甫:客至

184.杜甫:野望

185.杜甫:聞官軍收河南河北

186.杜甫:登高

187.杜甫:登樓

188.杜甫:宿府

189.杜甫:閣夜

190.杜甫:詠懷古跡五首之一

191.杜甫:詠懷古跡五首之二

192.杜甫:詠懷古跡五首之三

193.杜甫:詠懷古跡五首之四

194.杜甫:詠懷古跡五首之五

195.劉長卿:江州重別薛六

柳八二員外

196.劉長卿:長沙過賈誼宅

197.劉長卿:自夏口至鸚洲

夕望岳陽寄源中丞

198.錢起:贈闕下裴舍人

199.韋應物:寄李儋元錫

200.韓□:同題仙游觀

201.皇甫冉:春思

202.盧綸:晩次鄂州

203.柳宗元:登柳州城樓寄漳汀

封連四州刺史

204.劉禹錫:西塞山懷古

205.元稹:遣悲懷三首之一

206.元稹:遣悲懷三首之二

207.元稹:遣悲懷三首之三

208.白居易:自河南經亂

209.李商隱:錦瑟

210.李商隱:無題

211.李商隱:隋宮

212.李商隱:無題二首之一

213.李商隱:無題二首之二

214.李商隱:籌筆驛

215.李商隱:無題

216.李商隱:春雨

217.李商隱:無題二首之一

218.李商隱:無題二首之二

219.溫庭筠:利洲南渡

220.溫庭筠:蘇武廟

221.薛逢:宮詞

222.秦韜玉:貧女

 

樂府 (223)

223.沈全期:古意呈補闕喬知之

 

卷五

五言絶句(224-252)

224.王維:鹿柴

225.王維:竹里館

226.王維:送別

227.王維:相思

228.王維:雜詩

229.裴迪:送崔九

230.祖詠:終南望餘雪

231.孟浩然:宿建德江

232.孟浩然:春曉

233.李白:夜思

234.李白:怨情

235.杜甫:八陣圖

236.王之渙:登鸛雀樓

237.劉長卿:送靈澈

238.劉長卿:彈琴

239.劉長卿:送上人

240.韋應物:秋夜寄邱員外

241.李端:聽箏

242.王建:新嫁娘

243.權德輿:玉臺體

244.柳宗元:江雪

245.元稹:行宮

246.白居易:問劉十九

247.張祜:何滿子

248.李商隱:登樂游原

249.賈島:尋隱者不遇

250.李頻:渡漢江

251.金昌緖:春怨

252.西鄙人:哥舒歌

 

樂府(253-260)

253.崔顥:長干行二首之一

254.崔顥:長干行二首之二

255.李白:玉階怨

256.盧綸:塞下曲四首之一

257.盧綸:塞下曲四首之二

258.盧綸:塞下曲四首之三

259.盧綸:塞下曲四首之四

260.李益:江南曲

 

卷六

七言絶句(261-311)

261.賀知章:回鄕偶書

262.張旭:桃花溪

263.王維:九月九日憶山東兄弟

264.王昌齡:芙蓉樓送辛漸

265.王昌齡:閨怨

266.王昌齡:春宮曲

267.王翰:涼州詞

268.李白:送孟浩然之廣陵

269.李白:早發白帝城

270.岑參:逢入京使

271.杜甫:江南逢李龜年

272.韋應物:滁州西澗

273.張繼:楓橋夜泊

274.韓□:寒食

275.劉方平:月夜

276.劉方平:春怨

277.柳中庸:征人怨

278.顧況:宮詞

279.李益:夜上受降城聞笛

280.劉禹錫:烏衣巷

281.劉禹錫:春詞

282.白居易:后宮詞

283.張祜:贈內人

284.張祜:集靈台二首之一

285.張祜:集靈台二首之二

286.張祜:題金陵渡

287.朱慶餘:宮詞

288.朱慶餘:近試上張水部

289.杜牧:將赴吳興登樂游原

290.杜牧:赤壁

291.杜牧:泊秦淮

292.杜牧:寄揚州韓綽判官

293.杜牧:遣懷

294.杜牧:秋夕

295.杜牧:贈別二首之一

296.杜牧:贈別二首之二

297.杜牧:金谷園

298.李商隱:夜雨寄北

299.李商隱:寄令狐郎中

300.李商隱:爲有

301.李商隱:隋宮

302.李商隱:瑤池

303.李商隱:嫦娥

304.李商隱:賈生

305.溫庭筠:瑤瑟怨

306.鄭畋:馬嵬坡

307.韓□:已涼

308.韋庄:金陵圖

309.陳陶:隴西行

310.張泌:寄人

311.無名氏:雜詩

 

樂府(312-320)

312.王維:渭城曲

313.王維:秋夜曲

314.王昌齡:長信怨

315.王昌齡:出塞

316.王之渙:出塞

317.李白:淸平調三首之一

318.李白:淸平調三首之二

319.李白:淸平調三首之三

320.杜秋娘:金縷衣



卷一

五言古詩 ( 001-035)-------------------------------------------------------------





 


     001감우사수지일(感遇四首之一)-장구령(張九齡;673-740)


    감우사수지일(感遇四首之一)-장구령(張九齡;673-740)


    孤鴻海上來(고홍해상내)외로눈 기러기 바다에서 날아와,

    池潢不敢顧(지황부감고)연못은 감히 내려보지 않았소.

    側見雙翠鳥(측견쌍취조)쌍취새 곁눈질해 바라보니 ,

    巢在三珠樹(소재삼주수)동우리는 삼주수 나무에 있네 .

    矯矯珍木巓(교교진목전)높고 높은 진귀한 나무 꼭대기라,

    得無金丸懼(득무금환구)능히 총알의 두려움 없앨 수 있겠는가.

    美服患人指(미복환인지)좋은 옷 남의 손가락질 두렵고,

    高明逼神惡(고명핍신악)높은 벼슬 신의 질투 부른다네 .

    今我游冥冥(금아유명명)나는 지금 넓고 넓은 하늘을 날고 있으니 ,

    弋者何所慕(익자하소모)새 잡는 포수가 어찌 나를 노리겠소 





 


    002감우사수지이(感遇四首之二)-장구령(張九齡;673-740)


    감우사수지이(感遇四首之二)-장구령(張九齡;673-740)


    蘭葉春葳蕤(난엽춘위유)난초잎은 봄에 무성하고,

    桂華秋皎潔(계화추교결)계수나무 꽃은 가을에 교결하구나.

    欣欣此生意(흔흔차생의)흡족하도다 저마다의 삶이니 ,

    自爾爲佳節(자이위가절)저절로 좋은 시절이 되는구나.

    誰知林棲者(수지림서자)누가 알아주랴 숲 속 사는 자의 삶을,

    聞風坐相悅(문풍좌상열)바람 소리 들으며 모여 앉아 즐긴다오.

    草木有本心(초목유본심)초목에도 본 마음 있거늘 ,

    何求美人折(하구미인절)어찌 꼭 미인에게만 꺾이려하리? 




 


     003감우사수지삼(感遇四首之三)-장구령(張九齡;673-740)


    감우사수지삼(感遇四首之三)-장구령(張九齡;673-740)


    幽人歸獨臥(유인귀독와), ;숨어 사는 이 돌아와 홀로 누우니

    滯慮洗孤淸(체려세고청). ;고요한 마음지키어 외로운 마음 다 씻었네

    持此謝高鳥(지차사고조), ;이러함 지킴은 높이 나는 새의 덕택

    因之傳遠情(인지전원정). ;그리하여 멀리 사는 분 긔는내 마음 전하네

    日夕懷空意(일석회공의), ;밤낮 공연한 생각

    人誰感至精(인수감지정)? ;누가 나의 지성을 알아줄까

    飛沈理自隔(비심리자격), ;나는 것과 오르는 것이 논리가 서로 다른데

    何所慰吾誠(하소위오성)? ;내 충심을 위로할 자 그 누구일까




 


 


     004감우사수지사(感遇四首之四)-장구령(張九齡;673-740)


    감우사수지사(感遇四首之四)-장구령(張九齡;673-740)


    江南有丹橘(강남유단귤), ;강남에 단귤나무

    經冬猶綠林(경동유녹림). ;겨울이 지나도 푸른 숲이네

    豈伊地氣暖(개이지기난), ;어찌 그 땅의 기운이 따뜻함이리오

    自有歲寒心(자유세한심). ;스스로 추위 이기는 마음이 있어서지

    可以荐嘉客(가이천가객), ;반가운 손님 돗자리 되어야지

    奈何阻重深(나하조중심)! ;어찌하여 장애가 그리도 깊은가

    運命惟所遇(운명유소우), ;운명이란 우연히 만나는 것

    循環不可尋(순환부가심). ;돌고 돌아 억지로 찾지는 못하리

    徒言樹桃李(도언수도리), ;부질없이 복숭아와 오얏만 심어라 하지 말라

    此木豈無陰(차목개무음)? ;이 나무엔들 어찌 쉴만한 그늘 없으리 




     



 


     005하종남산과곡사산인숙치주(下終南山過斛斯山人宿置酒)-이백(李白;701-762)


    종남산을 내려와 곡사산인의 집 들러....


    暮從碧山下(모종벽산하), ;날 저물어 푸른 산에서 내려오니

    山月隨人歸(산월수인귀), ;산의 달도 나를 따라 오네

    卻顧所來徑(각고소내경), ;문득 지나온 길 돌아보니

    蒼蒼橫翠微(창창횡취미). ;푸르고 푸르구나, 안개 산허리를 둘렀네

    相攜及田家(상휴급전가), ;주인 만나 손잡고 집으로 들어 서니

    童稚開荊扉(동치개형비). ;아이는 사립문을 활짝 열어주네

    綠竹入幽徑(녹죽입유경), ;푸른 대나무 깊숙한 길에 우거지고

    靑蘿拂行衣(청나불항의). ;칡덩굴 길손의 옷을 스친다

    歡言得所憩(환언득소게), ;반가운 이야기에 마음은 편하고

    美酒聊共揮(미주료공휘). ;맛있는 술 있어 서로 잔을 주고 받았소

    長歌吟松風(장가음송풍), ;길게 소리 높여 송풍가를 읊고

    曲盡河星稀(곡진하성희). ;노래가 다함에 은하수 별빛이 스러지네

    我醉君復樂(아취군복낙), ;내가 취하니 그대 또한 즐거워 하고

    陶然共忘機(도연공망기). ;거나하게 취하여 세상 근심 다 잊었소





    006월하독작1(月下獨酌1)-이백(李白;701-762)


    달빛 아래서 혼자 술을 마셨소


    花間一壺酒(화간일호주), ;꽃나무 사이에서, 한 동이 술을

    獨酌無相親(독작무상친). ;친구 없이, 혼자 술을 마신다.

    擧杯邀明月(거배요명월), ;잔 들어 밝은 달을 맞고

    對影成三人(대영성삼인). ;그림자를 마주하니 셋이 친구 되었네

    月旣不解飮(월기부해음), ;달은 술을 아예 마시지 못하니

    影徒隨我身(영도수아신). ;그림자만 부질없이 나를 따라 다니네

    暫伴月將影(잠반월장영), ;잠시 달을 친구하고 그림자 거느리고

    行樂須及春(항낙수급춘). ;즐거움을 누리는 이 일 봄에야 가능하리

    我歌月徘徊(아가월배회), ;내가 노래하면 달도 따라다니고

    我舞影零亂(아무영령난). ;내가 춤추면 그림자도 덩실덩실 춤을 춘다

    醒時同交歡(성시동교환), ;깨어서는 함께 서로 기뻐하고

    醉后各分散(취후각분산). ;취한 뒤에는 각자 나누어 흩어진다.

    永結無情游(영결무정유), ;정에 얽매이지 않는 사귐을 영원히 맺어

    相期邈雲漢(상기막운한). ;저 멀리 은하수에서 만나기를 서로 기약하자. 




      

    007춘사(春思)-이백(李白;701-762)


    어느 봄날 님 생각


    燕草如碧絲(연초여벽사), ;님 계신 연나라의 풀은 푸른 실과 같고

    秦桑低綠枝(진상저녹지). ;이 곳 진나라의 뽕나무는 푸른 가지를 드리웠소

    當君懷歸日(당군회귀일), ;그대가 저에게로 돌아오고 싶은 생각 하실 때가

    是妾斷腸時(시첩단장시). ;곧 당신그 리워 제 창자가 끊어지는 때입니다

    春風不相識(춘풍부상식), ;저와 봄바람은 서로 알지도 못하는데

    何事入羅幃(하사입나위)? ;무슨 일로 저의 비단 장막으로 불어 오나요 




     

    008망악(望岳)-두보(杜甫;712-770)


    대종산을 바라보며


    岱宗夫如何(대종부여하), ;대종산은 어떠한가

    齊魯靑未了(제노청미료). ;제나라와 초나라로 이어져 끝없이 푸르구나

    造化鐘神秀(조화종신수), ;천지에 신령함 여기에 다 모이고

    陰陽割昏曉(음양할혼효). ;음지와 양지로 어둠과 밝음이 갈라지는구나

    湯胸生層雲(탕흉생층운), ;가슴을 씻어내며 층계구름 솟아오르고

    決□入歸鳥(決□입귀조), ;새들은 입 벌리고 둥지로 날아드는구나

    會當凌絶頂(회당능절정), ;언젠가 꼭 정상에 올라

    一覽衆山小(일람중산소). ;뭇 산이 작음을 한눈에 굽어보리라




      

    009증위팔처사(贈衛八處士)-두보(杜甫;712-770)


    위팔처사에게


    人生不相見(인생부상견) : 사람살이 서로 만나지 못함은

    動如參與商(동여삼여상) : 아침저녁에 따로 떠오르는 참성과 상성 같구나

    今夕復何夕(금석복하석) : 오늘 밤은 다시 어떤 밤인가

    共此燈燭光(공차등촉광) : 이 등잔 이 촛불을 함께 하였구나

    少壯能几時(소장능궤시) : 젊고 장성하였을 때는 공부도 같이 하였는데

    鬢發各已蒼(빈발각이창) : 벌써 귀밑머리 허옇게 되었구료

    訪舊半爲鬼(방구반위귀) : 옛 친구 찾으면 반이나 죽었고

    驚呼熱中腸(경호열중장) : 놀라서 이름 불러보니 간장이 다 찢어지네

    焉知二十載(언지이십재) : 어찌 알았으랴, 이십 년 만에

    重上君子堂(중상군자당) : 다시 그대의 집을 찾을 줄을

    昔別君未婚(석별군미혼) : 옛날 이별할 때 결혼도 하지 않았는데

    兒女忽成行(아녀홀성항) : 어느새 자식들이 줄을 이었구나.

    怡然敬父執(이연경부집) : 반가워 친구의 아버지는 나의 손을 잡고

    問我來何方(문아내하방) : 나에게 어디서 왔느냐고 물으신다.

    問答乃未已(문답내미이) : 주고받는 인사가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驅兒羅酒漿(구아나주장) : 아이 시켜 술과 안주 차려오게 하는구나.

    夜雨剪春韭(야우전춘구) : 밤비가 내리는데도 봄 부추 베어오고

    新炊間黃粱(신취간황량) : 새로 지은 밥에는 누른 조를 섞었구나

    主稱會面難(주칭회면난) : 인은 나에게 얼굴 보기 어렵다 하며

    一擧累十觴(일거누십상) : 번 술잔에 수십 잔을 마신다

    十觴亦不醉(십상역부취) : 잔을 마셔도 취하 않으니

    感子故意長(감자고의장) : 대 내 생각이 깊은 줄을 알았도다.

    明日隔山岳(명일격산악) : 내일이면 산 넘어 서로 멀리 떨어지리니

    世事兩茫茫(세사량망망) : 인간사 우리 두 사람에게는 정말 막막하여라




      

    010가인(佳人)-두보(杜甫;712-770) 

      

    絶代有佳人(절대유가인), ;당대엔 더문 아름다운 사람 있어 

    幽居在空谷(유거재공곡). ;빈 산골에 혼자 산다오 

    自云良家子(자운량가자), ;스스로 말하길, 양가의 자식인데 

    零落依草木(령낙의초목). ;집안이 망하여 초근목피에 생계를 의지한다고 

    關中昔喪亂(관중석상난), ;관중에 난리가 나서 

    兄弟遭殺戮(형제조살륙). ;형제자매 다 죽었다네 

    官高何足論(관고하족논), ;벼슬이 높았음을 어찌 따지리오 

    不得收骨肉(부득수골육). ;가족의 골육도 거두지 못했거늘 

    世情惡衰歇(세정악쇠헐), ;세상인심은 몰락은 싫어하고 

    萬事隨轉燭(만사수전촉). ;세상만사 바람 따라 움직이는 촛불 같은 것 

    夫婿輕薄兒(부서경박아), ;남편은 경박하여 

    新人美如玉(신인미여옥). ;새 사람 들여와 옥같이 여긴다오 

    合昏尙知時(합혼상지시), ;합혼꽃도 오히려 때를 알고 

    鴛鴦不獨宿(원앙부독숙). ;원앙새도 혼자는 잠 못 자는데 

    但見新人笑(단견신인소), ;남편은 새 사람의 웃음만 보고 

    那聞舊人哭(나문구인곡)! ;어찌 나의 울음은 듣지도 못 하는가 

    在山泉水淸(재산천수청), ;산에 있는 샘물은 맑지만 

    出山泉水濁(출산천수탁). ;산을 나서면 흐려진다오 

    侍婢賣珠回(시비매주회), ;몸종은 구슬 팔아 돌아와 

    牽蘿補茅屋(견나보모옥). ;덩굴을 끌어다 띠풀집을 고치네 

    摘花不揷發(적화부삽발), ;꽃을 꺽어도  머리에 꽂지 않고 

    采柏動盈掬(채백동영국). ;잣을 땀에도 손에 가득 움켜쥐었소 

    天寒翠袖薄(천한취수박), ;날씨가 차가워져 푸른 소매가 엷어 보여도 

    日暮倚修竹(일모의수죽). ;저물도록 대숲에 기대어 기다립니다 


 


      


      

    011夢李白1(몽이백1)-杜甫(두보)


    꿍 속에 이백을 보다-杜甫(두보)


    死別已吞聲(사별이탄성) : 사별 후의 이별은 소리마저 삼켜버리나

    生別常惻惻(생별상측측) : 생이별 뒤는 항상 슬프기만 하구나

    江南瘴癘地(강남장려지) : 강남은 열병이 많은 땅인데

    逐客無消息(축객무소식) : 귀양 간 그대는 소식 없어라

    故人入我夢(고인입아몽) : 옛 친구 꿈속에 나타나

    明我長相憶(명아장상억) : 나를 반기니 서로가 오랫동안 생각해서라

    君今在羅網(군금재라망) : 그대는 지금 비단 이불 속에 있어야 하거늘

    何以有羽翼(하이유우익) : 무슨 일로 날개가 달려있는가

    恐非平生魂(공비평생혼) : 평상시 그대 모습 아니거니

    路遠不可測(로원불가측) : 길이 멀어 확인 할 수 없어라

    魂來楓林青(혼래풍림청) : 혼백이 올 적엔 단풍나무숲 푸르렀는데

    魂返關塞黑(혼반관새흑) : 혼백이 돌아가니 변방의 관문이 어두워지네

    落月滿屋梁(락월만옥량) : 지는 달빛 집 마루에 가득하여

    猶疑照顏色(유의조안색) : 여전히 그대 얼굴색을 비추고 있다

    水深波浪闊(수심파랑활) : 물은 깊고 물결이 드넓으니

    無使蛟龍得(무사교룡득) : 이무기나 용에게 잡히지 말게나




      

    012夢李白2(몽이백2)-杜甫(두보)


    꿍 속에 이백을 보다-杜甫(두보)


    浮雲終日行(부운종일행) : 뜬 구름 종일토록 하늘을 떠다녀도

    遊子久不至(유자구불지) : 떠난 친구는 오래도록 오지 않네

    三夜頻夢君(삼야빈몽군) : 한밤에 자주 그대를 꿈속에서 보니

    情親見君意(정친견군의) : 우정의 친함으로 그의 마음을 보노라

    告歸常局促(고귀상국촉) : 돌아간다 말할 때 항상 풀 죽어 보이고

    苦道來不易(고도래불역) : 돌아오기 어렵다 괴롭게 말하네

    江湖多風波(강호다풍파) : 강호에 풍파 잦고

    舟楫恐失墜(주즙공실추) : 배 젓는 노 떨어뜨릴까 두려워하네

    出門搔白首(출문소백수) : 문 나서며 흰머리 긁는 것이

    若負平生志(약부평생지) : 평생의 뜻을 저버린 듯 하구네

    冠蓋滿京華(관개만경화) : 높은 벼슬아치들 서울에 가득한데

    斯人獨憔悴(사인독초췌) : 이 사람 내 친구는 홀로 얼굴 수척하다

    孰云網恢恢(숙운망회회) : 누가 말했나, 하늘의 그물이 한없이 넓다고

    將老身反累(장로신반루) : 늙어서 몸이 도리어 법망에 걸려들었네

    千秋萬歲名(천추만세명) : 천추만년에 이름을 남긴다고 해도

    寂寞身後事(적막신후사) : 죽은 뒤의 일은 적막하기만 하다,





      

    013송별(送別)-왕유(王維)


    송별-왕유(王維)


    送君南浦淚如絲(송군남포루여사) : 남포로 그대를 보내려니 눈물이 실처럼 흘러내리고


    君向東州來我悲(군향동주래아비) : 그대가 동주로 향해 가니 나는 스글퍼지는구나


    爲報故人憔悴盡(위보고인초췌진) : 알려주게나, 친구는 지금 초췌하여 기력이 다하여


    如今不似洛陽時(여금불사낙양시) : 지금은 낙양에 있을 때와 같지 않다는 것을 




      

    014송기무잠낙제환향(送綦毋潛落第還鄕)-왕유(王維)


    기무잠이 과거에 떨어져 고향으로 가는 것을 전송하다-왕유(王維)


    聖代無隱者(성대무은자) : 태평한 시대에 은자는 없어

    英靈盡來歸(영령진내귀) : 뛰어난 인재들이 모두 조정에 돌아왔다네

    遂令東山客(수령동산객) : 산동에 귀양살이 하던 나그네도

    不得顧采薇(부득고채미) : 고사리 캐는 생활 할 수 없었던가

    旣至金門遠(기지금문원) : 이미 금마문에 이른지 오래지만

    孰云吾道非(숙운오도비) : 누가 우리들의 이상이 그릇되다 하리오

    江淮度寒食(강회도한식) : 고향 떠나 강회에서 한식을 보내는데

    京洛縫春衣(경낙봉춘의) : 장안가 낙양에서는 봄옷을 만드네

    置酒長安道(치주장안도) : 장안길에 술자리 마련함은

    同心與我違(동심여아위) : 마음 맞는 옛 친구와 이별이라네

    行當浮桂棹(항당부계도) : 그대 떠남에 배를 탈 것이니

    未几拂荊扉(미궤불형비) : 얼마 되지 않아 그대 집 대문에 닿겠지

    遠樹帶行客(원수대항객) : 멀리 보이는 나무 나그네 안고

    孤城當落暉(고성당낙휘) : 외로운 성에는 저녁빛이 깔리겠지

    吾謀適不用(오모적부용) : 우리들의 생각이 마침 나라에 쓰이지 못하지만

    勿謂知音稀(물위지음희) : 참된 친구 드물다고 생각하지 말게나




      

    015청계(靑溪)-왕유(王維;?699-761?)


    푸른 개울물

    言入黃花川(언입황화천), ;황화천에 들어와

    每逐靑溪水(매축청계수). ;푸른 개울물 쫓아간다

    隨山將萬轉(수산장만전), ;물 흐르는 산을 따라, 만 굽이를 돌았으나

    趣途無百里(취도무백리). ;길은 백리도 못갔네

    聲喧亂石中(성훤난석중), ;흩어진 바위 돌에 물소리 요란하고

    色靜深松里(색정심송리). ;깊은 소나무 고을, 경치는 고요하다.

    漾漾泛菱荇(양양범능행), ;마름풀은 둥둥 떠다니고

    澄澄映葭葦(징징영가위). ;물에 비친 갈대는 맑기도 하구나

    我心素已閑(아심소이한), ;내 마음 본래 한가로워

    淸川澹如此(청천담여차). ;맑은 개울물 담박하기 내 마음 같구나

    請留盤石上(청류반석상), ;청컨대 너른 바위에 앉아

    垂釣將已矣(수조장이의). ;낚싯대 드리우고 이렇게 살리라.




 


    016위천전가(渭川田家)-왕유(王維;?699-761?)


    위천 땅의 농가


    斜光照墟落(사광조허낙), ; 지는 해 가난한 촌락 비추고

    窮巷牛羊歸(궁항우양귀). ; 좁은 마을길로 소와 양떼들 돌아온다.

    野老念牧童(야노념목동), ; 촌로는 목동을 걱정하여

    倚杖候荊扉(의장후형비). : 지팡이 집고 사립문에 나와 기다린다.

    雉雊麥苗秀(치구맥묘수), ; 꿩 울음소리에 보리 이삭 패고

    蠶眠桑葉稀(잠면상엽희). : 누에잠에 뽕나무 잎이 줄어든다.

    田夫荷鋤立(전부하서립) : 농부는 괭이 메고 서서

    相見語依依(상견어의의). ; 서로 보며 나누는 이야기 아쉬워한다.

    卽此羨閑逸(즉차선한일), ; 이런 정경에 한가함이 너무 부러워

    悵然吟式微(창연음식미). ; 창연히 시경의 “식미”편을 읊어본다. 




      

    017서시영(西施詠)-왕유(王維;?699-761?)


    艶色天下重(염색천하중), ;여자의 아름다움은 모든 사람 좋아하니

    西施寧久微(서시녕구미). ;미인 서시 어찌 시골에 오래도록 묻혀있겠는가

    朝爲越溪女(조위월계녀), ;아침에 월나라 개울가 처녀

    暮作吳宮妃(모작오궁비). ;저녁에는 궁궐의 왕비가 되었구나

    賤日豈殊衆(천일개수중), ;그녀 미천할 때, 뭇 여자들과 무엇이 달랐던가

    貴來方悟稀(귀내방오희). ;귀해지니 드문 줄 알았네

    邀人傅脂粉(요인부지분), ;화장도 남시켜 하고

    不自著羅衣(부자저나의). ;비단 옷도 자신이 직접 입지 않았소

    君寵益嬌態(군총익교태), ;임금이 총애하면 교태 더욱 늘어나고

    君憐無是非(군련무시비). ;임금이 위해주어 잘잘못도 모른다네

    當時浣紗伴(당시완사반), ;지난 날 빨래하던 동료들

    莫得同車歸(막득동거귀). ;누구도 같이 선택되어 같이 가지 못 했네

    持謝鄰家子(지사린가자), ;이웃 여자에게 사랑받는 법 알려주어도

    效顰安可希(효빈안가희)! ;찡그려도 총애 받는 일 어찌 바랄 수 있으리 




      

    018추등난산기장오(秋登蘭山寄張五)-맹호연(孟浩然;689-740)


    가을 난산에 올라 장오에게 뷰치다-맹호연(孟浩然)


    北山白云里(배산백운리), ;북산 백운리

    隱者自怡悅(은자자이열). ;숨어 사는 이 스스로 즐거워라

    相望始登高(상망시등고), ;그대 보고파 산에 오르니

    心隨雁飛滅(심수안비멸). ;마음은 기러기 따라 한없이 날아간다

    愁因薄暮起(수인박모기), ;수심은 황혼으로 일어나고

    興是淸秋發(흥시청추발). ;흥취는 맑은 가을 날씨로 일어나네

    時見歸村人(시견귀촌인), ;때때로 마을로 돌아가는 사람 보여

    沙行渡頭歇(사항도두헐). ;모래밭 가다가 나룻터에서 쉬고 있네

    天邊樹若薺(천변수야제), ;높이 하늘가의 나무는 질려같이 작고

    江畔洲如月(강반주여월). ;멀리 강가의 모래톱은 작은 달 같구나

    何當載酒來(하당재주내), ;어찌 마땅히 술 싣고 와

    共醉重陽節(공취중양절). ;중양절을 우리 함께 취해보지 않으리




      

    019하일남정회신대(夏日南亭懷辛大)-맹호연(孟浩然;689-740)


    어느 여름 남정에서 신재를 생각하며-맹호연(孟浩然)


    山光忽西落(산광홀서낙), ; 산의 해 홀연히 지고

    池月漸東上(지월점동상). ; 못의 달 점차 동으로 오른다

    散發乘夜涼(산발승야량), ; 머리 풀어헤치니 밤기운 서늘하고

    開軒臥閑敞(개헌와한창). ; 문 여니 한가하고 시원한 기운 방에 드네

    荷風送香氣(하풍송향기), ; 연꽃에 이는 바람, 불어오는 꽃향기

    竹露滴淸響(죽노적청향). ; 대나무에 듣는 이슬, 들려오는 맑은 소리

    欲取鳴琴彈(욕취명금탄), ; 거문고 타고 싶으나

    恨無知音賞(한무지음상). ; 알아줄 친구 없어 한스럽네

    感此懷故人(감차회고인), ; 느꺼워 친구가 생각 나

    中宵勞夢想(중소노몽상). ; 한밤 꿈길도 괴로워라 




      

    020숙업사산방대정대부지(宿業師山房待丁大不至)-맹호연(孟浩然;689-740)


    업사산방에 묵으면서 정대를 기다렸으나 오지 않음-맹호연(孟浩然)


    夕陽度西嶺(석양도서령), ; 저녁 해 고개를 넘으니

    群壑倏已暝(군학숙이명). ; 뭇 골짜기 갑자기 어두워졌네

    松月生夜涼(송월생야량), ; 소나무 사이의 달에 시원한 기운 감돌고

    風泉滿淸聽(풍천만청청). ; 바람 부는 샘물에는 맑은 소리 가득하다

    樵人歸欲盡(초인귀욕진), ; 나무꾼들 다 집으로 돌아가고

    煙鳥棲初定(연조서초정). ; 저녁 안개 속의 새들도 이제 둥지에 드네

    之子期宿來(지자기숙내), ; 그대 찾아 같이 자려 기약하고

    孤琴候蘿徑(고금후나경). ; 담쟁이 좁은 길목에서 거문고 타며 기다린다오




      

    021동종제남재완월억산음최소부(同從弟南齋玩月憶山陰崔少府)-왕창령(王昌齡;698-755?)


    高臥南齋時(고와남재시), ; 남재에 편안히 누운 시간

    開帷月初吐(개유월초토). ; 휘장을 열자 달이 막 떠오르네

    淸輝淡水木(청휘담수목), ; 물과 나무에 모이는 맑은 달빛

    演漾在窗戶(연양재창호). ; 창밖은 일렁이는 물결

    苒苒几盈虛(염염궤영허), ; 빠른 세월, 달은 차고 이지러지고

    澄澄變今古(징징변금고). ; 맑은 달빛, 옛날과 지금은 변하였구나

    美人淸江畔(미인청강반), ; 맑은 강가의 그대

    是夜越吟苦(시야월음고). ; 이 밤 월 땅에서 괴롭게 시를 읊겠지

    千里其如何(천리기여하), ; 천리 먼 곳을 내 어찌 할까

    微風吹蘭杜(미풍취난두). ; 잔잔한 바람 난사로 불어드리라




      

    022심서산은자부우(尋西山隱者不遇)-구위邱爲)


    서산의 은자를 마나지 못함-구위邱爲)


    絶頂一茅茨(절정일모자), ; 가장 높은 곳에 띳집 하나

    直上三十里(직상삼십리). ; 곧바로 삼십 리나 올라갔다오

    扣關無僮仆(구관무동부), ; 문을 두드려도 나와 맞는 아이 하나 없고

    窺室惟案几(규실유안궤). ; 방안을 들여다보니 책상 하나뿐이네

    若非巾柴車(야비건시거), ; 허술한 수레 타고 가지 않았다면

    應是釣秋水(응시조추수). ; 틀림없이 가을 물가에 낚시 갔을 것이네

    差池不相見(차지부상견), ; 길 어긋나 만나지 못하고

    黽勉空仰止(민면공앙지). ; 머뭇거리며 공연히 생각만하네

    草色新雨中(초색신우중), ; 내리는 비속의 풀빛 푸르고

    松聲晩窗裏(송성만창리). ; 저녁 녘 창문에서 들리는 솔바람 소리

    及茲契幽絶(급자계유절), ; 지금의 그윽한 경치 마음에 들어

    自足蕩心耳(자족탕심이). ; 흡족히 내 마음과 귀를 씻어주네

    雖無賓主意(수무빈주의), ; 비록 손님과 주인의 생각 몰라도

    頗得淸淨理(파득청정리). ; 다소간 맑고 깨끗한 이치 얻었네

    興盡方下山(흥진방하산), ; 기분 다하면 산 내려가리니

    何必待之子(하필대지자). ; 어찌 반드시 그대 오기를 기다릴까 




      

    


      

    023춘범약야계(春泛若耶溪)-기모잠(綦母潛)


    봄날 아야계에 배 띄우고-綦母潛(기모잠)


    幽意無斷絶(유의무단절) : 그윽한 마음은 끝없이 이어져


    此去隨所偶(차거수소우) : 이번 뱃놀이는 우연한 것이네


    晩風吹行舟(만풍취행주) : 저녁 바람 떠가는 배에 불어오고


    花路入溪口(화로입계구) : 꽃길 계곡 입구에 까지 뻗혀있네




      

    024숙왕창령은거(宿王昌齡隱居)-상건(常建)


    왕창령의 은거처에 묶으며-常建(상건)


    淸溪深不測(청계심불측) : 개울 물 너무 깊어 깊이를 잴 수 없고


    隱居唯孤雲(은거유고운) : 세상 피한 이곳은 오직 구름 뿐


    松際露微月(송제노미월) : 소나무 높은 끝에 희미한 달빛


    淸光猶爲君(청광유위군) : 그 맑은 빛은 오히려 그대를 위한 것


    茅亭宿花影(모정숙화영) : 정자에는 은은한 꽃 그림자 머물고


    藥院滋苔紋(약원자태문) : 약초밭에는 이끼 자욱 짙어 지네


    余亦謝時去(여역사시거) : 나 또한 다 버리고 떠나와


    西山鸞鶴伴(서산란학반) : 이곳 서산에서 난새와 두루미들 벗하며 살고 싶어라 




      

    025여고적설거동등자은사부도(與高適薛據同登慈恩寺浮圖)-잠참(岑參)


    과적과 설거와 자은사 부도에 오르다-잠참(岑參)


    塔勢如湧出(탑세여용출) : 탑의 형세는 솟아오른 듯하고

    孤高聳天宮(고고용천궁) : 외롭게 높이 하늘로 솟아있다

    登臨出世界(등림출세계) : 올라보니 속세에서 벗어난 듯

    磴道盤虛空(등도반허공) : 돌층계 길 하늘에 솟아있다

    突兀壓神州(돌올압신주) : 돌올한 기운 신주를 누르고

    崢嶸如鬼工(쟁영여귀공) : 높고 높은 모양 귀신의 솜씨라

    四角礙白日(사각애백일) : 사각 모서리엔 햇빛도 들지 않고

    七層摩蒼穹(칠층마창궁) : 칠층 높은 탑은 하늘에 닿아있다.

    連山若波濤(연산약파도) : 연이은 산맥은 파도 같고

    奔走似朝東(분주사조동) : 달려가는 하침의 해 같구나.

    靑松夾馳道(청송협치도) : 푸른 소나무는 길을 끼고 늘어져 있고

    宮觀何玲瓏(궁관하영롱) : 궁권의 경관 어찌 그리도 영롱한가.

    秋色從西來(추색종서래) : 가을빛이 서쪽에서 와

    蒼然滿關中(창연만관중) : 창연히 관중에 가득하다

    五陵北原上(오릉북원상) : 오릉의 북쪽 언덕에는

    萬古靑濛濛(만고청몽몽) : 오랫동안 푸른 나무가 울창하다

    淨理了可悟(정리료가오) : 무상의 진리를 깨달았으니

    勝因夙所宗(승인숙소종) : 해탈의 진리를 내가 일찍부터 높여왔도다

    誓將挂冠去(서장괘관거) : 맹세코 벼슬을 버리고

    覺道資無窮(각도자무궁) : 도를 깨쳐 무궁한 진리를 배우리라




      

    026적퇴시관리병서(賊退示官吏幷序)-元結(원결)


    적이 물러간 뒤 관리에게 보이노라-元結(원결)


    昔歲逢太平(석세봉태평), ; 지난 세월 평화로워

    山林二十年(산림이십년). ; 이십년을 산에서 살았소

    泉源在庭戶(천원재정호), ; 뜰 가에 샘물

    洞壑當門前(동학당문전). ; 문 앞엔 산골짜기

    井稅有常期(정세유상기), ; 세금은 납부기한이 있어도

    日晏猶得眠(일안유득면). ; 늦도록 잠잘 수 있었소

    忽然遭時變(홀연조시변), ; 홀연히 시대의 변고를 맞아

    數歲親戎旃(삭세친융전). ; 몇 년 동안 군대에 있었소

    今來典斯郡(금내전사군), ; 금년에 여기 전사군에 와보니

    山夷又紛然(산이우분연). ; 산적들이 또 시끄럽소

    城小賊不屠(성소적부도), ; 성이 적어 도적들도 양민을 죽이지 아니하니

    人貧傷可憐(인빈상가련). ; 사람들 가난에 상처받아 불쌍히 여기서요

    是以陷鄰境(시이함린경), ; 아 때문에 이웃 고을 짓밟혀도

    此州獨見全(차주독견전). ; 이 고을만 온전하다오

    使臣將王命(사신장왕명), ; 관료들이여, 왕명을 받은 몸이

    豈不如賊焉(개부여적언)! ; 어찌 도적들만도 못한가

    令彼征斂者(령피정렴자), ; 저 세금을 거두어들이는 자들

    迫之如火煎(박지여화전). ; 백성들을 압박하기를 불로 약 다리 듯

    誰能絶人命(수능절인명), ; 누가 능히 남의 생명 끊어서

    以作時世賢(이작시세현). ; 시대의 어진 사람 되려는가

    思欲委符節(사욕위부절), ; 생각하네, 벼슬자리 버리고

    引竿自刺船(인간자자선). ; 낚싯대 들고 직접 배를 고쳐 타고 싶어라

    將家就魚麥(장가취어맥), ; 가족을 데리고 물고기와 곡식 있는 시골로

    歸老江湖邊(귀노강호변). ; 돌아가 강가에서 늙어보리라




      

    027군재우중여제문사연집(郡齋雨中與諸文士燕集)-위응물(韋應物;737-804)


    군재에 비 내리는데 여러 문사들과 잔치하다위응물(韋應物;737-804)


    兵衛森畫戟(병위삼화극), ; 호위병들 창 들고 삼업하게 늘어서고

    宴寢凝淸香(연침응청향). ; 손님방엔 향불 엉키네

    海上風雨至(해상풍우지), ; 바다에 비바람 불어

    逍遙池閣涼(소요지각량). ; 서늘한 연못 누각을 이리저리 거닐면

    煩疴近消散(번아근소산), ; 번민은 곧 흩어지네

    嘉賓復滿堂(가빈복만당). ; 반가운 손님들 다시 방에 가득 모였네

    自慚居處崇(자참거처숭), ; 부끄러워라, 높은 자리 차지하고도

    未睹斯民康(미도사민강). ; 백성들 편안한 것 보지 못 했네

    理會是非遣(리회시비견), ; 사물의 이치 깨달으니 시비는 풍어지고

    性達形跡忘(성달형적망). ; 마음이 통하니 겉모양은 잊어지네

    鮮肥屬時禁(선비속시금), ; 계절이 금하는 생선과 고기들

    蔬果幸見嘗(소과행견상). ; 다행히도 채소와 과일을 맛보았네

    俯飮一杯酒(부음일배주), ; 고개 숙여 한 잔 술을 마시고

    仰聆金玉章(앙령금옥장). ; 쳐다보아 아름다운 문장을 듣는다

    神歡體自輕(신환체자경), ; 정신이 기쁘니 몸은 절로 가벼워

    意欲凌風翔(의욕능풍상). ; 마음속으로 구름 타고 날고 싶어라

    吳中盛文史(오중성문사), ; 소주 땅은 문사가 흥하니

    群彦今汪洋(군언금왕양). ; 뭇 선비들 오늘 다 모였네

    方知大蕃地(방지대번지), ; 비로소 알았네, 큰 도시임을

    豈曰財賦强(개왈재부강). ; 어찌 재부만 만다고 하는가




      

     


      

     028초발양자기원대교서(初發揚子寄元大校書)-위응물(韋應物;737-804)


    양자강을 막 떠나면서 교서 원대에게 부친다-위응물(韋應物;737-804)


    淒淒去親愛(처처거친애), ; 쓸쓸하구나, 친하고 사랑스런 사람과의 이별은

    泛泛入煙霧(범범입연무). ; 물에 떠서 물안개 속으로 들어가네

    歸棹洛陽人(귀도낙양인), ; 낙양으로 노저어 가는 사람

    殘鐘廣陵樹(잔종광능수). ; 광릉의 나무 사이로 들리는 새벽 종소리

    今朝爲此別(금조위차별), ; 오늘 아침 이별하고

    何處還相遇(하처환상우). ; 어느 곳에서 다시 만날까

    世事波上舟(세사파상주), ; 세상일은 물결 위의 배

    沿洄安得住(연회안득주). ; 돌아 흐르는 물살에 어느 곳에 머물까



   


      

    029기전초산중도사(寄全椒山中道士)-위응물(韋應物;737-804)


    전초 산중의 도사에게-위응물(韋應物;737-804)


    今朝郡齋冷(금조군재냉), ; 오늘 아침 군현의 관사가 쌀쌀하여

    忽念山中客(홀념산중객). ; 갑자기 산속의 그대가 그리워지네

    澗底束荊薪(간저속형신), ; 골짝물 아래서 땔나무 묶어

    歸來煮白石(귀내자백석). ; 돌아와 백석을 덥히겠지

    欲持一瓢酒(욕지일표주), ; 한 표주박 술을 가지고

    遠慰風雨夕(원위풍우석). ; 멀리 비바람 몰아치는 밤을 위로하고 싶어라

    落葉滿空山(낙섭만공산), ; 빈 산에 낙엽은 가득한데

    何處尋行跡(하처심항적). ; 어느 곳에서 그대 행적 찾을까




      

    030장안우풍저(長安遇馮著)-위응물(韋應物;737-804)


    장안에서 우연히 풍저를 만나다-위응물(韋應物;737-804)


    客從東方來(객종동방내), ; 손님은 동방에서 왔으리

    衣上灞陵雨(의상파릉우). ; 옷 위에 파릉의 비가 묻었소

    問客何爲來(문객하위내), ; 손님은 무엇 때문에 왔소

    采山因買斧(채산인매부). ; 산을 개간하여 도끼 사러 왔지요

    冥冥花正開(명명화정개), ; 깊숙이 꽃들은 한참 피어나고

    揚揚燕新乳(양양연신유). ; 훨훨 나는 재비는 젖을 먹이네

    昨別今已春(작별금이춘), ; 작년에 이별하고 지금은 벌써 봄인데

    鬢絲生幾縷(빈사생기누). ; 그대 귀밑 흰머리 얼마나 늘었소




      

    0031석차우이현(夕次盱眙縣)-위응물(韋應物;737-804)


    밤에 우이현에서-위응물(韋應物;737-804)


    落帆逗淮鎭(낙범두회진), ; 회수 가에 돛을 내리고

    停舫臨孤驛(정방림고역). ; 외로운 역에, 배를 대었네

    浩浩風起波(호호풍기파), ; 넓고 넓은 바다엔 바람 불어 물결일고

    冥冥日沈夕(명명일심석). ; 해지는 저녁 바다 어둑하여라

    人歸山郭暗(인귀산곽암), ; 산마을 어두워져 사람은 돌아오고

    雁下蘆洲白(안하노주백). ; 기러기는 갈대 핀 흰 모래돕에 내려 앉네

    獨夜憶秦關(독야억진관), ; 외로운 밤, 고향 진관 땅이 그리워

    聽鐘未眠客(청종미면객). ; 잠은 오지 않고 종소리만 들린다




      

    032동교(東郊)-위응물(韋應物;737-804)


    동쪽 교외에서-위응물(韋應物;737-804)


    吏舍局終年(리사국종년), ; 한 해 동안 관사에 매였다가

    出郊曠淸曙(출교광청서). ; 교외로 나오니 맑은 아침 드넓고 훤하네

    楊柳散和風(양류산화풍), ; 버드나무는 따뜻한 봄바람에 흩어지고

    靑山澹吾慮(청산담오려). ; 푸른 산은 내 생각 깨끗이 씻어내네

    依叢適自憩(의총적자게), ; 나무에 기대어 이따금씩 쉬어가며

    緣澗還復去(연간환복거). ; 푸른 골짝 물을 왔다갔다

    微雨靄芳原(미우애방원), ; 보슬비 언덕에 자욱하고

    春鳩鳴何處(춘구명하처)? ; 봄 비둘기는 어느 곳에서 우는가

    樂幽心屢止(낙유심누지), ; 깊숙한 자연을 즐기려는 내 마음 여러 번 꺾이었느니

    遵事跡猶遽(준사적유거). ; 일에 얽매여 삶의 자취 분주했네

    終罷斯結廬(종파사결려), ; 마침내 벼슬을 그만두고 여기 오두막을 지었으니

    慕陶眞可庶(모도진가서). ; 도연명을 사모하나니 내 마음 정말 그분과 같아라




      

    033송양씨녀(送楊氏女)-위응물(韋應物;737-804)


    양씨 집에 딸을 시집보내며-위응물(韋應物;737-804)


    永日方戚戚(영일방척척), ; 길 나날을 근심하며 살다가

    出行復悠悠(출항복유유). ; 출가하여 살자니 다시 아득하여라

    女子今有行(여자금유행), ; 여자로서 이제 멀리 시집가니

    大江溯輕舟(대강소경주). ; 큰 강을 가벼운 배로 거슬러가는구나

    爾輩苦無恃(이배고무시), ; 너희 자매 엄마 없어 고생하여

    撫念益慈柔(무념익자유). ; 생각해 보니 내가 더욱 사랑하고 귀여워했데

    幼爲長所育(유위장소육), ; 어려서 오랫동안 남에게 길러지니

    兩別泣不休(량별읍부휴). ; 두 사람 이별함에 눈물이 그치지 않는구나

    對此結中腸(대차결중장), ; 이 장면을 보니 내 창자가 꼬이네

    義往難復留(의왕난복류)! ; 그러나 가는 것이 마땅하니 다시 머물 수는 없는 것

    自小闕內訓(자소궐내훈), ; 내 어려서는 내훈이 없었거니

    事姑貽我憂(사고이아우). ; 시어머니 섬길 일 나의 근심되네

    賴茲托令門(뢰자탁령문), ; 다행히 좋은 집안에 맡겨져

    仁恤庶無尤(인휼서무우). ; 어질고 인자하여 어전 허물도 없을 것이네

    貧儉誠所尙(빈검성소상), ; 가난과 검소함은 정말로 높일 바네

    資從豈待周(자종개대주)? ; 시집 갈 예물, 재물과 복종을 어찌 두루 갖추랴

    孝恭遵婦道(효공준부도), ; 효도하고 공손하며 여인의 길 지키리라

    容止順其猷(용지순기유). ; 용모와 향동거지 그 법도 따르리라

    別離在今晨(별리재금신), ; 오늘 아침 이별하니

    見爾當何秋(견이당하추). ; 너를 다시 보는 날이 어느 날이 될까

    居閑始自遣(거한시자견), ; 혼자 한가히 살면서 스스로 세월 보내려니

    臨感忽難收(림감홀난수). ; 감상에 잠겨 갑자기 수습하기 어려워라

    歸來視幼女(귀내시유녀), ; 돌아오며 남은 어린 딸을 바라보니

    零淚緣纓流(령누연영류). ; 떨어지는 눈물 갓끈을 따라 흘러내린다




      

    034신예초사원독선경(晨詣超師院讀禪經)-유종원(柳宗元;773-819)


    새벽 초사원에 나아가 경전을 읽다-유종원(柳宗元;773-819)


    汲井漱寒齒(급정수한치), ; 우물물 길러 양치하고

    淸心拂塵服(청심불진복). ; 마음 씻고 옷의 먼지 털어낸다

    閑持貝葉書(한지패섭서), ; 한가로이 불경을 들고

    步出東齋讀(보출동재독). ; 동제로 걸어가 읽는다

    眞源了無取(진원료무취), ; 참된 진리는 찾지 못하고

    妄跡世所逐(망적세소축). ; 세상 사람이 찾는 건 망령된 자취뿐

    遺言冀可冥(유언기가명), ; 부처님 남긴 말씀에 부합되기를 바라나니

    繕性何由熟(선성하유숙)? ; 성정을 닦음에 무엇을 쫓아야 완미해질까

    道人庭宇靜(도인정우정), ; 도인의 뜰은 조용한데

    苔色連深竹(태색련심죽). ; 푸른 이끼는 깊은 대나무 숲까지 이어져 있네

    日出霧露餘(일출무노여), ; 해 뜨니 안개와 이슬이 여기저기 조금 남아있고

    靑松如膏沐(청송여고목). ; 푸른 소나무들, 기름 발라 머리 감은 듯

    澹然離言說(담연리언설), ; 마음이 평안하고 고요해져 말이 필요 없어

    悟悅心自足(오열심자족). ; 깨달음에 기뻐 저절로 만족하네




      

    0035계거(溪居)-유종원(柳宗元;773-819)


    개울가에 살며-유종원(柳宗元;773-819)


    久爲簪組累(구위잠조누), ; 오랫동안 공무에 얽매였다가

    幸此南夷謫(행차남이적). ; 다행히 이 곳 남방으로 귀양왔구나

    閑依農圃鄰(한의농포린), ; 한가히 의지하며 농가의 이웃이 되어

    偶似山林客(우사산림객). ; 우연히 산속의 은자처럼 되었구나

    曉耕翻露草(효경번노초), ; 이른 아침 밭 갈아 이슬 맺힌 풀을 뒤집고

    夜榜響溪石(야방향계석). ; 저녁이면 개울가 돌을 울려 배 저어간다

    來往不逢人(내왕부봉인), ; 올 때도 갈 때도 사람은 만나지 못하고

    長歌楚天碧(장가초천벽). ; 남방의 푸른 하늘에 길게 노래를 불러본다





樂府( 036-45)---------------------------------------------------------------------






    0036 새상곡(塞上曲)-왕창령(王昌齡;698-755?)


    새하곡-왕창령(王昌齡;698-755?)


    蟬鳴空桑林(선명공상림), ; 빈 뽕나무 숲에 매미 울어대고

    八月蕭關道(팔월소관도). ; 팔월 소관도 길을 걸어간다

    出塞復入塞(출새복입새), ; 변방을 나왔다가 다시 변방에 드니

    處處黃蘆草(처처황노초). ; 곳곳에 누런 갈대밭

    從來幽幷客(종내유병객), ; 유정 땅 나그네들

    皆向沙場老(개향사장노). ; 모두 사막에서 늙어가네

    莫學游俠兒(막학유협아), ; 유협한 사람들 배우지 말라

    矜夸紫騮好(긍과자류호). ; 자류의 좋은 말 자랑하는 것을




      

    0037새하곡(塞下曲)-왕창령(王昌齡;698-755?)


    새하곡-왕창령(王昌齡;698-755?)


    飮馬渡秋水(음마도추수), ; 말에게 물 먹이려 가을 강을 건너니

    水寒風似刀(수한풍사도). ; 물은 차갑고 바람은 칼날 같네

    平沙日未沒(평사일미몰), ; 평평한 사막에 아직 해는 지지 않았는데

    黯黯見臨洮(암암견림조). ; 흐릿하게 임조관이 보이네

    昔日長城戰(석일장성전), ; 그 옛날 장성관 싸움에

    咸言意氣高(함언의기고). ; 의기도 높았다고 모두둘 말하네

    黃塵足今古(황진족금고), ; 누런 모래 속에 세월은 가고

    白骨亂蓬蒿(백골난봉호). ; 백골은 어지러이 풀 속에 흩어져 있네





      

    038관산월(關山月)-이백(李白;701-762)


    관산의 달-이백(李白;701-762)


    明月出天山(명월출천산) ; 밝은 달 천산에 솟아

    蒼茫雲海間(창망운해간) ; 아득히 구름 사이에 떠 있네

    長風幾萬里(장풍기만리) ; 긴 바람 몇 만 리를

    吹度玉門關(취도옥문관) ; 불어 옥관정을 지나네

    漢下白登道(한하백등도) ; 한나라는 백등산 길을 내려오고

    胡窺靑海灣(호규청해만) ; 오량캐는 청해만을 노리네

    由來征戰地(유내정전지) ; 이곳은 전쟁터로 알려져

    不見有人還(부견유인환) ; 살아서 돌아온 사람 보지 못했네

    戍客望邊色(수객망변색) ; 수자리 병사들 변방의 풍경 보고

    思歸多苦顔(사귀다고안) ; 살아서 돌아갈 생각에 괴로움 가득한 얼굴들

    高樓當此夜(고누당차야) ; 고향의 가족들도 이 밤 높은 누대에 올라

    嘆息未應閑(탄식미응한) ; 탄식하며 편안하지 못하리







    039자야오가1(子夜吳歌1)-이백(李白)


    자야오가-이백(李白)


    봉의 노래-春歌(춘가)


    秦地羅敷女(진지라부녀) : 진나라 땅 나부라는 여인

    採桑綠水邊(채상록수변) : 푸른 물가에서 뽕잎을 따고 있었네

    素手青條上(소수청조상) : 하얀 손은 푸른 가지 위에 움직이고

    紅妝白日鮮(홍장백일선) : 붉은 화장은 밝은 햇빛에 더욱 선명하네

    蠶飢妾欲去(잠기첩욕거) : 누에가 배고파 저는 빨리가야 해니

    五馬莫留連(오마막류련) : 태수여 나 붙들지 마세요







      

    040자야오가2(子夜吳歌2)-이백(李白)


    자야오가-이백(李白)


    여름의 노래-夏歌(하가)


    鏡湖三百里(경호삼백리) : 거울 같이 맑은 호수 삼백리

    菡萏發荷花(함담발하화) : 연봉오리에서 연꽃이 피는구나

    五月西施採(오월서시채) : 오월에 서시가 연꽃을 캐는데

    人看隘若耶(인간애약야) : 사람들이 약야에 몰려 길이 막혔구나

    回舟不待月(회주불대월) : 달이 채 떠지도 않았는데

    歸去越王家(귀거월왕가) : 월나라 왕궁으로 데려가 버리는구나





      

    041子夜吳歌3(자야오가3)-李白(이백)


    자야오가-李白(이백)


    가을의 노래-秋歌(추가)


    長安一片月(장안일편월) : 장안 한 조각 달


    萬戶搗衣聲(만호도의성) : 집집마다 다듬이 소리


    秋風吹不盡(추풍취불진) : 가을바람 불어불어 그치지 않으니


    總是玉關情(총시옥관정) : 모두 옥관의 임 그리는 마음




      

    042자야오가4(子夜吳歌4)-이백(李白)


    자야오가-이백(李白)


    겨울의 노래-冬歌(동가)


    明朝驛使發(명조역사발) : 내일 아침 역사가 떠나니

    一夜絮征袍(일야서정포) : 온 밤을 서방님 솜옷을 짓는다네

    素手抽針冷(소수추침랭) : 흰 손은 바늘 노려 차갑고

    那堪把剪刀(나감파전도) : 차가운 가위를 어찌 갑을까

    裁縫寄遠道(재봉기원도) : 옷을 지어 먼 길에 부치니

    幾日到臨洮(기일도림조) : 몇 일만에야 임조에 닿을까




      

    043장간행(長干行)-이백(李白;701-762)


    장간행-이백(李白;701-762)


    妾發初覆額(첩발초복액), ; 제 앞머리가 이마를 덮을 정도로 자랐을 때

    折花門前劇(절화문전극). ; 꽃을 꺾어 대문 얖에서 놀았지요

    郎騎竹馬來(낭기죽마내), ; 임은 죽마 타고와

    繞床弄靑梅(요상농청매). ; 우물 난간 맴돌면서 푸른 매화를 희롱했었죠

    同居長干里(동거장간리), ; 우리는 장천리에 같이 살면서

    兩小無嫌猜(량소무혐시). ; 두 어린것 천진난만앴었지요

    十四爲君婦(십사위군부), ; 열네 살에 임의 아내되어

    羞顔未嘗開(수안미상개). ; 부끄러워 얼굴 한번 들지 못했지요

    低頭向暗壁(저두향암벽), ; 고개 숙여 어두운 벽만 향하고

    千喚不一回(천환부일회). ; 천 번을 불러도 한 번도 돌아보지 않으셨죠

    十五始展眉(십오시전미), ; 열 다섯이 되어 비로소 얼굴 들고

    愿同塵與灰(원동진여회). ; 티끌 되고 재가 되도록 함께 하기를 원했었죠

    常存抱柱信(상존포주신), ; 항상 굳은 약속 믿었는데

    豈上望夫台(개상망부태)! ; 어찌 망부대에 오를 줄이야

    十六君遠行(십륙군원항), ; 열여섯 살이 되어 임은 멀리 떠나

    瞿塘灩預堆(구당염예퇴). ; 구당과 염초에 가셨죠

    五月不可觸(오월부가촉), ; 오월엔 암초에 걸리지 않아야 하리

    猿鳴天上哀(원명천상애). ; 원숭이 울음소리 하늘 위로 구슬프다

    門前遲行跡(문전지항적), ; 임의 대문 앞, 사람의 출입은 적고

    一一生綠苔(일일생녹태). ; 날마다 푸른 이끼만 자라요

    苔深不能掃(태심부능소), ; 이끼가 짙어져도 다 걷어내지 못하고

    落葉秋風早(낙섭추풍조). ; 가을바람은 일찍 불어 낙엽은 우수수

    八月蝴蝶來(팔월호접내), ; 팔월에 호랑나비 날아와

    雙飛西園草(쌍비서원초). ; 서쪽들을 쌍쌍히 날아요

    感此傷妾心(감차상첩심), ; 이 정경에 감상에 젖어 저의 마음 아파요

    坐愁紅顔老(좌수홍안노). ; 근심에 겨워 고운 얼굴 늙어간다오

    早晩下三巴(조만하삼파), ; 조만간 삼파에서 돌아오시면

    預將書報家(예장서보가). ; 미리 편지로 알려 주세요

    相迎不道遠(상영부도원), ; 마중 가는 길 멀리도 않아요

    直至長風沙(직지장풍사). ; 곧 바로 장풍사로 달려가겠어요




      

    044열녀조(烈女操)-맹교(孟郊)


    열녀의 노래-맹교(孟郊)


    梧桐相待老(오동상대노), ; 오동나무는 서로 같이 늙기를 기다리고

    鴛鴦會雙死(원앙회쌍사). ; 원앙새는 모여 쌍쌍히 죽는다

    貞婦貴殉夫(정부귀순부), ; 정결한 부인은 남편 따라 죽는 것을 소중히 여기니

    舍生亦如此(사생역여차). ; 목숨을 버리기를 이와 같이 한다

    波瀾誓不起(파란서부기), ; 어떠한 물결도 일으키지 않을 것을 맹서하노니

    妾心井中水(첩심정중수). ; 저의 마음 우물 속의 물과 같아요




      

    045유자음(游子吟)-맹교(孟郊)


    나그네의 노래-맹교(孟郊)


    慈母手中線(자모수중선), ; 인자하신 우리 어머니 손에는 실

    游子身上衣(유자신상의). ; 떠도는 이 몸의 옷을

    臨行密密縫(림항밀밀봉), ; 떠날 때 촘촘히 꿰매어 주시고

    意恐遲遲歸(의공지지귀). ; 더디 돌아올까 두려워하시네

    誰言寸草心(수언촌초심), ; 누가 말했나, 한 치 풀의 마음으로써

    報得三春輝(보득삼춘휘)? ; 석발 봄의 햇빛을 보답하라고




卷二

七言古詩( 046-73)------------------------------------------------------------





      

    046登幽州臺歌(등유주대가)-陳子昻(진자앙)


    유주의 누대에 올라-陳子昻(진자앙)


    前不見古人(전불견고인) : 앞으로는 옛사람 볼 수 없고


    後不見來者(후불견래자) : 뒤로는 올 사람 볼 수 없도다


    念大地之悠悠(염대지지유유) : 천지의 유구함을 생각해보니


    獨愴然而涕下(독창연이체하) : 나 홀로 서글퍼 눈물 흐른다




      

    047고의(古意)-이기(李頎)


    고의-이기(李頎)


    男兒事長征(남아사장정), ; 남자는 원정을 해야하거니

    少小幽燕客(소소유연객). ; 젊어서는 유주와 연주의 나그네

    賭勝馬蹄下(도승마제하), ; 말발굽 아래서 승부를 걸어

    由來輕七尺(유내경칠척). ; 원래 자가 한 몸은 돌아보지 않았다네

    殺人莫敢前(살인막감전), ; 사람을 마구 죽여 아무도 앞에 나서지 못하나니

    鬚如蝟毛磔(수여위모책). ; 고슴도치 털처럼 빳빳한 수염

    黃雲隴底白雪飛(황운롱저백설비), 황사가 날리는 언덕 아래엔 흰 눈이 날리고

    未得報恩不能歸(미득보은부능귀). 나라 은혜 갚지 못해 돌아가지 못하네

    遼東小婦年十五(료동소부년십오), 요동 땅 젊은 부인 나이는 열 다섯

    慣彈琵琶解歌舞(관탄비파해가무). 비파도 잘 타고 노래와 춤도 잘하네

    今爲羌笛出塞聲(금위강적출새성), 아제 강적으로 출새곡 불어주니

    使我三軍淚如雨(사아삼군누여우)! 우리 삼군 모두가 문물이 비 오듯 하네




      

    048송진장보(送陳章甫)-이기(李頎)


    진장보를 보내며-이기(李頎)


    四月南風大麥黃(사월남풍대맥황), 사월 남풍에 보리는 누렇게 익고

    棗花未落桐葉長(조화미낙동섭장). 대추 꽃은 지지 않았는데 오동잎 그늘은 길구나

    靑山朝別暮還見(청산조별모환견), 청산을 아침에 떠나면 저녁에 다시 보리

    嘶馬出門思故鄕(시마출문사고향). 우는 말 문 타고 문을 나서니 고향 그리워라

    陳侯立身何坦蕩(진후립신하탄탕), 진후가 입신하니 어찌 너그럽고 호탕한가

    虯須虎眉仍大顙(규수호미잉대상). 용의 수염, 범의 눈썹 그리고 대인 같은 이마여

    腹中貯書一萬卷(복중저서일만권), 뱃속에 쌍은 책 일만 권이니

    不肯低頭在草莽(부긍저두재초망). 머리 숙이기 싫어 초야에 사는 것이라네

    東門酤酒飮我曹(동문고주음아조), 동문에서 술을 사서 우리에게 먹이고

    心輕萬事皆鴻毛(심경만사개홍모). 마음은 가벼워 만사를 홍모처럼 가벼이 여기네

    醉臥不知白日暮(취와부지백일모), 한번 취해 누우면 낮이 밤이 되는 줄도 모르고

    有時空望孤雲高(유시공망고운고). 때때로 공연히 높이 뜬 외로운 구름 바라본다

    長河浪頭連天黑(장하낭두련천흑), 긴강의 물결은 하늘에 닿아 검고

    津口停舟渡不得(진구정주도부득). 나루터에 정박한 배는 강을 건너지 못하네

    鄭國游人未及家(정국유인미급가), 전나라 나그네는 아직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洛陽行子空嘆息(낙양항자공탄식). 낙양의 길손은 공연히 탄식하네

    聞道故林相識多(문도고림상식다), 듣건대, 고향에는 아는 친구 많은데

    罷官昨日今如何(파관작일금여하)? 어제 벼슬을 그만두었는데 지금은 어떠할




      

    049금가(琴歌)-이기(李頎)


    거문고의 노래-이기(李頎)


    主人有酒歡今夕(주인유주환금석), 주인에게 술 있어 오늘 밤을 즐겨보세

    請奏鳴琴廣陵客(청주명금광능객). 광릉의 나그네 거문고나 타보게나

    月照城頭烏半飛(월조성두오반비), 성 머리에 달 밝고 까마귀는 공중을 나는데

    霜淒萬樹風入衣(상처만수풍입의). 나무마다 서리 내려 쓸쓸하고 바람은 옷 속을 불어드네

    銅爐華燭燭增輝(동노화촉촉증휘), 구리 화로와 촛불은 더욱 빛을 내는데

    初彈淥水后楚妃(초탄록수후초비). 처음에는 녹수곡을 타고 나중에는 초비곡을 타네

    一聲已動物皆靜(일성이동물개정), 한 소리 울려오니 만물이 숨을 죽이고

    四座無言星欲稀(사좌무언성욕희). 사방 앉은 사람 말 없고, 별빛은 사라진다

    淸淮奉使千餘里(청회봉사천여리), 청회에 명받고 온 이 몸, 고향은 천리길

    敢告雲山從此始(감고운산종차시)? 감히 구름과 산에 사직을 알리고 지금부터 시작할 




      

    050청동대탄호가성겸기어농방급사(聽董大彈胡笳聲兼寄語弄房給事)-이기(李頎)


    동대의 호가 타는 소리를 듣고 방급사 말을 부치어 희롱함-이기(李頎)


    蔡女昔造胡笳聲(채녀석조호가성), 채녀는 옛날 호가소리 지어서

    一彈一十有八拍(일탄일십유팔박). 한 번 탐에 팔십 박자였다네

    胡人落淚沾邊草(호인낙누첨변초), 오랑캐 눈물 흘려 변방의 풀 적시고

    漢使斷腸對歸客(한사단장대귀객). 한나라 사신 애간장 끊으며 돌아가는 나그네를 바라보네

    古戍蒼蒼烽火寒(고수창창봉화한), 창창한 옛날 수자리 봉화대는 차갑고

    大荒沈沈飛雪白(대황심심비설백). 넓은 사막 어둑하고 흰 눈은 날리네

    先拂聲商后角羽(선불성현후각우), 앞에서는 상현곡, 뒤에서슨 각우곡

    四郊秋葉驚摵摵(사교추섭경색색). 사방 들판엔 가을 잎도 놀라서 떨어지네

    董夫子通神明(동부자통신명), 동부자는 신명과 통하여

    深山竊聽來妖精(심산절청내요정). 깊은 산골 몰래 와 엿듣는 요정들

    言遲更速皆應手(언지갱속개응수), 느려지고 빨라지져 모두 다 응수하여

    將往復旋如有情(장왕복선여유정). 가려다가 돌아옴은 무슨 정이 있는 듯

    空山百鳥散還合(공산백조산환합), 빈 산의 온갖 새, 흩어졌다 다시 모이고

    萬里浮雲陰且晴(만리부운음차청). 만리 떠도는 구름 흐렸다 또 개이네

    嘶酸雛雁失群夜(시산추안실군야), 울음소리 쓰라리다, 밤에 무리 잃은 기러기 새끼

    斷絶胡兒戀母聲(단절호아련모성). 애끊는 오랑캐 아이 어미 그리워하는 소리

    川爲靜其波(천위정기파), ; 냇물 고요해지고

    鳥亦罷其鳴(조역파기명). ; 새 또한 울음소리 그쳤네

    烏孫部落家鄕遠(오손부낙가향원), 오손의 부락에서 고향은 멀고

    邏娑沙塵哀怨生(나사사진애원생). 나파의 모래먼지 슬픈 원망 일어나듯

    幽音變調忽飄洒(유음변조홀표쇄), 그윽한 음악소리 바뀌어 갑자기 바람 일 듯, 비 쏟아지듯

    長風吹林雨墮瓦(장풍취림우타와). 긴 바람 숲에 불고, 비는 기왓장에 떨어진다

    迸泉颯颯飛木末(병천삽삽비목말), 솟아나는 샘물 쓸쓸하고, 나무 끝을 나는 바람

    野鹿呦呦走堂下(야녹유유주당하). 들판의 사슴은 슬피 울며 집 아래로 달리네

    長安城連東掖垣(장안성련동액원), 장안성은 동액 담에 잇닿고

    鳳凰池對靑瑣門(봉황지대청쇄문). 봉황지는 청쇄문을 마주본다

    高才脫略名與利(고재탈략명여리), 재주 높은 이, 명예와 이익 모두 벗어났느니

    日夕望君抱琴至(일석망군포금지). 그대는 밤낮으로 거문고 안고 찾아오게





      

    051청안만선취필률가(聽安萬善吹篳篥歌)-이기(李頎)


    안만선이 잘 부는필률가를 듣고 -이기(李頎)


    南山截竹爲篳篥(남산절죽위필률), 남산의 대 꺾어 필률을 만드니

    此樂本自龜茲出(차낙본자구자출). 이 악기는 본래 구자에서 왔다네

    流傳漢地曲轉奇(류전한지곡전기), 한나라에 흘러 들어오자 곡조가 더욱 기묘하여

    涼州胡人爲我吹(량주호인위아취). 양주의 호인이 나를 위해 불어주네

    傍鄰聞者多嘆息(방린문자다탄식), 곁에서 듣는 사람 모두들 탄식하고

    遠客思鄕皆淚垂(원객사향개누수). 나그네 고향 생각에 모두 다 눈물 흘린다

    世人解聽不解賞(세인해청부해상), 사람들 들을 줄은 알면서 감상할 줄은 모르니

    長飆風中自來往(장표풍중자내왕). 긴 회오리바람 중에 곡조가 저 혼자 오고가네

    枯桑老柏寒颼飀(고상노백한수류). 마른 뽕나무 늙은 잣나무 바람에 차갑고

    九雛鳴鳳亂啾啾(구추명봉난추추). 아홉 마리 새끼 봉황 어지러이 슬피 우네

    龍吟虎嘯一時發(룡음호소일시발), 용의 울음, 범의 포효 일시에 일어나

    萬籟百泉相與秋(만뢰백천상여추). 일만 자연과 흰 샘물도 모두가 가을이네

    忽然更作漁陽摻(홀연갱작어양섬), 홀연히 다시 어양섬을 지으니

    黃雲蕭條白日暗(황운소조백일암). 누른 구름 쓸쓸하고 대낮이 어두워지네

    變調如聞楊柳春(변조여문양류춘), 곡조가 바뀌니 양류춘을 듣는 듯

    上林繁花照眼新(상림번화조안신). 상림에 활짝 핀 꽃 눈 안에 새롭구나

    歲夜高堂列明燭(세야고당렬명촉), 그믐밤 높은 집에 밝은 촛불 벌려 놓고

    美酒一杯聲一曲(미주일배성일곡). 맛있는 술 한잔에 노래 한 곡 불러본다 




      

    052야귀녹문산가(夜歸鹿門山歌)-맹호연(孟浩然;689-740)


    밤에 녹문산에 돌아와 노래하다-맹호연(孟浩然;689-740)


    山寺鐘鳴晝已昏(산사종명주이혼),산사의 종은 울리고 낮은 이미 저물어

    漁梁渡頭爭渡喧(어량도두쟁도훤).어량 나루에서 다투어 건너고자 시그럽네

    人隨沙路向江村(인수사노향강촌),사람들 모랫길 따라 강촌을 향하고

    余亦乘舟歸鹿門(여역승주귀녹문).나 또한 배를 타고 녹문으로 돌아가네

    鹿門月照開煙樹(녹문월조개연수),녹문의 달은 안개 걷힌 나무를 비추고

    忽到龐公棲隱處(홀도방공서은처).갑자기 다다랐네, 방공이 숨어 살던 은거지에

    岩扉松徑長寂寥(암비송경장적요),바위 문, 소나무 좁은 길이 적료한데

    惟有幽人自來去(유유유인자내거).오직 숨어 사는 사람 있어 저 혼자 오가네




      

    053여산요기노시어허주(廬山謠寄盧侍御虛舟)-이백(李白;701-762)


    여산의 노래를 노시어 허주에게 부침-이백(李白;701-762)


    我本楚狂人(아본초광인), ;나는 본래 초나라 미친 사람

    鳳歌笑孔丘(봉가소공구). ;봉황새 노래로 공자를 비웃었소

    手持綠玉杖(수지녹옥장), ;손에는 녹색 옥 지팡이 집고

    朝別黃鶴樓(조별황학누). ;아침에 황학루를 떠났네

    五岳尋仙不辭遠(오악심선부사원),오악의 신선 찾아 먼 곳도 싫다 않고

    一生好入名山游(일생호입명산유).일생동안 명산에 들어 놀기를 좋아했네

    廬山秀出南斗傍(려산수출남두방),여산은 빼어나 남두성 곁에 나타나고

    屛風九疊雲錦張(병풍구첩운금장).병풍 구첩에는 구름 비단이 펼쳐있네

    影落明湖靑黛光(영낙명호청대광),산 그림자는 맑은 호수에 드리워 짙푸르게 빛나고

    金闕前開二峰長(금궐전개이봉장).금빛 궁궐 앞엔 두 봉우리 길게 열려있네

    銀河倒挂三石梁(은하도괘삼석량),은하수는 돌다리에 거꾸로 걸려있고

    香爐瀑布遙相望(향노폭포요상망).향로봉의 폭포와 멀리 마주보네

    回崖沓障凌蒼蒼(회애답장능창창).둘러싼 낭떠러지 아득히 막혀 푸른 하늘로 치솟고

    翠影紅霞映朝日(취영홍하영조일),푸른 그림자 붉은 놀 아침 햇살 비추고

    鳥飛不到吳天長(조비부도오천장).나는 새도 이르지 못하는 오나라 높은 하늘이여

    登高壯觀天地間(등고장관천지간),높이 올라 보니 천지간의 장관이라

    大江茫茫去不還(대강망망거부환).큰 강은 아득하여 한 번 흘러가 돌아오지 않네

    黃雲萬里動風色(황운만리동풍색),황색 구름 만 리나 뻗혀있어 풍색을 바꾸고

    白波九道流雪山(백파구도류설산).흰 물결 아홉 구비 설산으로 흘러가네

    好爲廬山謠(호위려산요), ;즐겨 한 수 여산의 노래를 짓나니

    興因廬山發(흥인려산발). ;흥취는 여산을 말미암아 일어나네

    閑窺石鏡淸我心(한규석경청아심),한가로이 돌 거울을 들여다보니 내 마음 깨끗해지고

    謝公行處蒼苔沒(사공항처창태몰).엣날 사공이 지나던 곳 지금은 푸른 이끼에 묻혀있네

    早服還丹無世情(조복환단무세정),아침에 선약인 환단을 복용하니 세상정이 멀어지고

    琴心三疊道初成(금심삼첩도초성).따뜻한 마음 삼층이나 쌓여 처음 도를 이루네

    遙見仙人彩雲里(요견선인채운리),아득히 채운리에 신선을 바라보고

    手把芙蓉朝玉京(수파부용조옥경).부용꽃 손에 들고 옥경을 조회하네

    先期汗漫九垓上(선기한만구해상),넓은 하늘 위에 먼저 약속하니

    愿接盧敖游太淸(원접노오유태청).노오를 맞아 태청에서 노닐고 싶어라 




      

    054몽유천모음류별(夢游天姥吟留別)-이백(李白;701-762)


    꿈에 천보산에 놀다가 시를 읊으며 이별하다-이백(李白;701-762)


    海客談瀛洲(해객담영주), 바닷가 나그네 신선 사는 영주를 말하기를

    煙濤微茫信難求(연도미망신난구). 안개 낀 큰 물결에 아득하여 가보기 어렵다고

    越人語天姥(월인어천모), 월나라 사람 천모산에 대하여 말하기를

    雲霓明滅或可睹(운예명멸혹가도). 구름 무지개 나타났다 사라지니 혹 볼 수 있을 거라고

    天姥連天向天橫(천모련천향천횡), 천모산은 하늘과 연결되어 하늘 향해 펼쳐 있고

    勢拔五岳掩赤城(세발오악엄적성). 그 기세는 오악을 뽑고 적성을 가리네

    天臺四萬八千丈(천태사만팔천장), 천대산 사만팔천장 높이도

    對此欲倒東南傾(대차욕도동남경). 천모산과 비교하면 동남쪽으로 기울어 넘어지네

    我欲因之夢吳越(아욕인지몽오월), 나는 이러함으로 오월을 꿈구어

    一夜飛渡鏡湖月(일야비도경호월). 하룻밤에 경호의 달을 건너네

    湖月照我影(호월조아영), ; 호수의 달은 나의 그림자를 비추고

    送我至剡溪(송아지섬계). ; 나를 보내어 섬계에 이르게했네

    謝公宿處今尙在(사공숙처금상재), 사운령이 묵던 곳 지금도 여전히 남아 있고

    淥水蕩漾淸猿啼(록수탕양청원제). 푸른 물 출렁이고 맑은 원숭이 울음소리 들리는 곳이네

    脚著謝公屐(각저사공극), 발에는 사운령의 나막신 신고

    身登靑雲梯(신등청운제). 몸은 푸른 구름 속 사다리 탔네

    半壁見海日(반벽견해일), 절벽 가운데서 바다의 해 보고

    空中聞天雞(공중문천계). 공중에서 하늘 닭 울음소리 듣네

    千岩萬壑路不定(천암만학노부정), 온갖 바위와 골짜기로 길은 일정치 않아

    迷花倚石忽已暝(미화의석홀이명). 꽃 속에서 길 잃고 바위에 기대니 갑자기 날은 어두워

    熊咆龍吟殷岩泉(웅포룡음은암천), 곰의 고함소리, 용의 울음소리, 바위의 샘물소리

    栗深林兮驚層巓(률심림혜경층전. 떨고 있는 깊은 숲이여, 놀라는 산봉우리이여

    雲靑靑兮欲雨(운청청혜욕우), 구름은 짙푸르고 비가 내릴 듯

    水澹澹兮生煙(수담담혜생연). 샘물은 줄줄 물안개 피어나네

    裂缺霹靂(열결벽력), 번개불과 우뢰가 번쩍 찢어지고

    丘巒崩摧(구만붕최). 언덕과 산이 무너지고 꺾이네

    洞天石扇(동천석선), 신선 사는 곳의 돌문이

    訇然中開(굉연중개). 꽝하고 가운데서 열리네

    靑冥浩蕩不見底(청명호탕부견저),푸른 하늘 넓어 밑이 안보이고

    日月照耀金銀臺(일월조요금은태).해와 달은 금은대를 비추네

    霓爲衣兮風爲馬(예위의혜풍위마),무지개는 옷이 되고 바람은 말이 되어

    雲之君兮紛紛而來下(운지군혜분분이내하) 구름의 암금이여, 훨훨 내려오네

    虎鼓瑟兮鸞回車(호고슬혜난회거),범들은 비파 타고, 난새는 수레 끌고

    仙之人兮列如麻(선지인혜렬여마).선계의 사람이여, 삼대같이 늘어섰네

    忽魂悸以魄動(홀혼계이백동), 갑자기 놀람이여 귀백이 움직이고

    恍驚起而長嗟(황경기이장차). 놀라 일어나 탄식 하네

    惟覺時之枕席(유각시지침석), 오직 알았도다, 그때의 잠자리

    失向來之煙霞(실향내지연하). 아까의 그 연하를 잃었도다

    世間行樂亦如此(세간항낙역여차), 세상의 즐거움도 이와 같아서

    古來萬事東流水(고내만사동류수). 고래로 세상만사 동으로 흐르는 물이라네

    別君去兮何時還(별군거혜하시환)? 그대 이별하고 떠나감이여, 어느 때 돌아올까

    且放白鹿靑崖間(차방백녹청애간). 푸른 절벽 사이에서 흰 사슴 방목하여

    須行卽騎訪名山(수항즉기방명산. 모름지기 떠날 때는 타고서 명산을 다니리라

    安能摧眉折腰事權貴(안능최미절요사권귀),어찌 능히 눈썹 꺾고 허리 굽혀 권력과 부귀 섬겨

    使我不得開心顔(사아부득개심안)! 내 마음과 얼굴을 펴지 못하게 하리오





      

    055金陵酒肆留別(금릉주사류별)-李白(이백)


    금릉 주막에서 시를 남겨주고 떠나다-李白(이백)


    風吹柳花滿店香(풍취류화만점향) : 바람이 버들꽃에 불어 주점에 가득한 향기

    吳姬壓酒喚客嘗(오희압주환객상) : 오나라 미인들 술을 걸러 손님 불러 맛보라 한다

    金陵子弟來相送(금릉자제래상송) : 금릉의 젊은이들 나를 전송하려고 와서는

    欲行不行各盡觴(욕행불행각진상) : 가려다 가지 못하고 모두들 술잔을 다 비운다

    請君試問東流水(청군시문동유수) : 청컨대,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한번 물어 보아라

    別意與之誰短長(별의여지수단장) : 이별의 뜻이 흐르는 물과 어느 것이 더 길고 짧은가를




      

    056宣州謝脁樓餞別校書叔雲(선주사조루전별교서숙운)-李白(이백)


    선주의 사조 누에서 교서 숙운을 전별하다-李白(이백)


    棄我去者(기아거자) : 날버리고 가는 사람

    昨日之日不可留(작일지일불가류) : 어제는 말리지 못하고

    亂我心者(란아심자) : 내 마음을 어지럽게 하는 사람

    今日之日多煩憂(금일지일다번우) : 오늘은 근심이 많아라

    長風萬里送秋雁(장풍만리송추안) : 만리 긴 바람에 가을 기러기 보내나니

    對此可以酣高樓(대차가이감고루) : 이러한 때 높은 누각에서 술취하기 좋아라

    蓬萊文章建安骨(봉래문장건안골) : 봉래의 문장과 건안의 풍골

    中間小謝又清發(중간소사우청발) : 중간에는 소사가 있어 또 맑아진다

    俱懷逸興壯思飛(구회일흥장사비) : 뛰어난 흥취 함께 품고 굳센 생각 일어나

    欲上青天攬日月(욕상청천람일월) : 푸른 하늘에 올라 해와 달을 잡으리라

    抽刀斷水水更流(추도단수수경류) : 칼을 뽑아 물을 끊어도 물은 다시 흐르고

    舉杯消愁愁更愁(거배소수수경수) : 술잔 들어 근심을 씻어도 수심은 더욱 수심이 된다

    人生在世不稱意(인생재세불칭의) : 사람이 이 세상 살면서 세상과 뜻 맞지 않으니

    明朝散髮弄扁舟(명조산발롱편주) : 내일은 산발한 머리로 일엽편주 타고서 놀아보리라 




      

    057주마천항봉송봉대부출사서정(走馬川行奉送封大夫出師西征)-잠삼(岑參;715-770)


    주마천에서 봉대부가 군사를 내어 서정하는 것을 받들어 보냄-잠삼(岑參;715-770)


    君不見走馬川行雪海邊(군부견주마천항설해변), 그대는 보지 못 했는가, 군대가 설해운까지 감을

    平沙莽莽黃入天(평사망망황입천). 평평한 모래벌은 끝이 없고 황사가 하늘에 닿는다

    輪臺九月風夜吼(륜태구월풍야후), 윤대의 구월 바람은 밤에 포효하고

    一川碎石大如斗(일천쇄석대여두). 하천에 부서진 돌은 한 말 크기로 크고

    隨風滿地石亂走(수풍만지석난주), 바람 따라 온 땅에 가득하고 돌은 어지러이 돌아다니네

    匈奴草黃馬正肥(흉노초황마정비). 흉노의 풀은 누렇고 말은 한참 살찌고

    金山西見煙塵飛(금산서견연진비), 금산의 서쪽에서 전쟁이 일어났네

    漢家大將西出師(한가대장서출사). 한나라 대장군들 서쪽으로 출정하네

    將軍金甲夜不脫(장군금갑야부탈), 장군의 쇠 갑옷 밤에도 벗지 못하고

    半夜軍行戈相撥(반야군항과상발). 한밤중 군대행열 창들은 서로 부딪히고

    風頭如刀面如割(풍두여도면여할), 바람 끝이 칼 같아 얼굴을 베어내듯 차갑네

    馬毛帶雪汗氣蒸(마모대설한기증). 말의 철에 눈이 쌓이나 땀이 다 증발시키고

    五花連錢旋作冰(오화련전선작빙), 오화, 연적마에 두루 고드름 달렸네

    幕中草檄硯水凝(막중초격연수응). 군막에서 글을 쓰매 벼룻물이 다 얼어버렸고

    虜騎聞之應膽懾(노기문지응담섭), 오랑캐가 소식 듣고 간담이 서늘하여

    料知短兵不敢接(료지단병부감접). 약한 병기로 감히 접전하지 못할 것을 짐작하고

    車師西門佇獻捷(거사서문저헌첩)! 거사국 서문에서 전리품 바치기를 가다린다네




      

    058輪臺歌奉送封大夫出師西征(윤대가봉송봉대부출사서정)-岑參(잠참)


    봉대부가 군사를 내어 서정하는 것을 봉대에서 노래하며 전송함-岑參(잠참)


    輪臺城頭夜吹角(윤대성두야취각) : 윤대성에서 밤중에 호각을 부니

    輪臺城北旄頭落(윤대성북모두락) : 윤대성 북쪽에서 별이 떨어진다

    羽書昨夜過渠黎(우서작야과거려) : 위급한 공문 어젯밤 거려 땅을 지나고

    單于已在金山西(단우이재금산서) : 오랑캐 장군 선우는 이미 금산 서쪽에 있다네.

    戍樓西望煙塵黑(수루서망연진흑) : 수루에 올라 서쪽 바라보니 연기와 먼지로 컴컴하고

    漢兵屯在輪臺北(한병둔재윤대북) : 한나라 군대는 윤대의 북쪽에 두둔하고 있다.

    上將擁旄西出征(상장옹모서출정) : 상장군 깃발 앞세우고 서쪽으로 출정하니

    平明吹笛大軍行(평명취적대군행) : 날은 밝아 피리 불며 대군이 지나간다

    四邊伐鼓雪海湧(사변벌고설해용) : 사방 변방에서 북을 치니 눈 바다가 용솟음치고

    三軍大呼陰山動(삼군대호음산동) : 삼군이 크게 소리치니 음산이 진동한다

    虜塞兵氣連雲屯(로새병기연운둔) : 변방 오랑캐 땅에서 병사들 사기는 구름까지 이어있고

    戰場白骨纏草根(전장백골전초근) : 전장에는 백골은 걷는 이 없어 풀뿌리와 얽혀있다

    劍河風急雲片闊(검하풍급운편활) : 검하의 바람은 차고 눈 조각은 광활하게 흩어진다

    沙口石凍馬蹄脫(사구석동마제탈) : 모랫벌의 돌이 얼어 말발굽이 떨어지고

    亞相勤王甘辛苦(아상근왕감신고) : 아상 봉대부는 왕을 위하여 고생도 감수하며

    誓將報主靜邊塵(서장보주정변진) : 장차 왕에게 보답하려 변방의 난을 평정하리라 맹세하네.

    古來靑史誰不見(고래청사수불견) : 옛부터 청사에 남은 인물 그 누가 보지 않았을까만

    今見功名勝古人(금견공명승고인) : 지금 보면 그대의 공명 옛사람보다 낫도다 




      

    059백설가송무판관귀경(白雪歌送武判官歸京)-잠삼(岑參;715-770)


    흰 눈이 내리는 날 무판관의 귀경을 환송하며 노래하다-잠삼(岑參;715-770)


    北風卷地白草折(배풍권지백초절), 북풍이 흙 몰아 부니 백초가 꺾이고

    胡天八月卽飛雪(호천팔월즉비설). 오랑캐 땅의 팔월에 눈이 날린다

    忽如一夜春風來(홀여일야춘풍내), 갑자기 밤에 봄바람 불어

    千樹萬樹梨花開(천수만수리화개). 온갖 나무들 사이에 눈꽃이 피었네

    散入珠帘濕羅幕(산입주렴습나막), 주점에 불어들어 비단 휘장 적시니

    狐裘不暖錦衾薄(호구부난금금박). 갓 옷도 따뜻하지 않고 비단 옷도 얇구나

    將軍角弓不得控(장군각궁부득공), 장군의 각궁도 당길 수 없고

    都護鐵衣冷猶著(도호철의냉유저). 도호의 철갑 옷 차가워도 입었네

    瀚海闌干百丈冰(한해란간백장빙), 넓은 바다 백 길 얼음에 막히고

    愁雲黲淡萬里凝(수운참담만리응). 근심스런 구름은 어둑어둑 만 리 길에 끼었네

    中軍置酒飮歸客(중군치주음귀객), 중군은 술을 차려 돌아가는 나그네 대접하고

    胡琴琵琶與羌笛(호금비파여강적). 호금과 비파와 오랑캐 피리 울리네

    紛紛暮雪下轅門(분분모설하원문), 훨훨 날리는 저문 녘, 눈발이 원문에 내리고

    風掣紅旗凍不翻(풍체홍기동부번). 바람이 붉은 깃발 날려도 얼어서 펄럭이지 못하고

    輪臺東門送君去(륜태동문송군거), 윤대 동문에서 그대를 보내니

    去時雪滿天山路(거시설만천산노). 떠날 때 오던 눈이 천산 길에 가득하네

    山回路轉不見君(산회노전부견군), 산 돌고 길 굽어 그대는 보이지 않고

    雪上空留馬行處(설상공류마항처). 눈 위에 헛되니 말 다닌 자취만 남아있네




      

    060위풍록사택관조장군화마화인(韋諷錄事宅觀曹將軍畵馬畵引)-두보(杜甫)


    위풍록사의 집에서 조장군이 그린 말 그림을 보고-두보(杜甫)


    國初已來畵鞍馬(국초이래화안마) : 당나라 초기 이후에 안장 놓은 말 그림 중에서

    神妙獨數江都王(신묘독수강도왕) : 신묘함에 있어 오직 강도왕을 꼽았는데

    將軍得名三十載(장군득명삼십재) : 조장군이 명성을 얻어 삼십년이 되자

    人間又見眞乘黃(인간우견진승황) : 인간 세상에 또 명마인 승황을 정말로 보게 되었네

    曾貌先帝照夜白(증모선제조야백) : 일찍이 선제 현종의 명마인 조야백을 그렸는데

    龍池十日飛霹靂(용지십일비벽력) : 용지에서 열흘 동안 심한 우뢰와 번개 날았다네

    內府殷紅馬腦盤(내부은홍마뇌반) : 궁중 창고의 검붉은 마뇌 쟁반 있는데

    婕妤傳詔才人索(첩여전조재인색) : 천자가 첩여에게 영을 전하여 재인에게 찾아오게 하여

    盤賜將軍拜舞歸(반사장군배무귀) : 그 쟁반 조장군에게 건네지자 장군은 재배 추무듯이 돌아갔네

    輕紈細綺相追飛(경환세기상추비) : 가벼운 흰 비단 고운 비단도 달아서 나는 듯이 급히 하사되었네

    貴戚權門得筆跡(귀척권문득필적) : 귀족들과 권세가들도 그의 필적을 얻고서

    始覺屛障生光輝(시각병장생광휘) : 비로소 병풍들도 빛을 발함을 알게 되었다네

    昔日太宗拳毛騧(석일태종권모왜) : 옛날 태종의 권모왜와

    近時郭家師子花(근시곽가사자화) : 근래 곽자의 장군 집안의 사자화

    今之新圖有二馬(금지신도유이마) : 지금의 새로운 그림에 이 두 마리 말 그려져 있어

    復令識者久歎嗟(복령식자구탄차) : 그것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다시 오래도록 감탄하게 하였으니

    此皆騎戰一敵萬(차개기전일적만) : 이것들 모두 기병에 일기가 만기 대적한 것이어서

    縞素漠漠開風沙(호소막막개풍사) : 흰 비단에 자욱이 모래 바람 일고있는 듯하다네

    其餘七匹亦殊絶(기여칠필역수절) : 그 밖의 그려진 일곱 필 말도 역시 매우 뛰어나서

    逈若寒空動煙雪(형약한공동연설) : 멀리 찬 하늘에 연기나 눈이 나부끼는 것 같았다네

    霜蹄蹴踏長湫間(상제축답장추간) : 서리 위 달리는 발굽은 긴 노나무 사이를 밟고 차고 있어

    馬官厮養森成列(마관시양삼성열) : 말 관원과 말 먹이는 사람들이 줄서서 보고 있다네

    可憐九馬爭神駿(가련구마쟁신준) : 멋진 아홉 필 말이 매우 뛰어남을 다투는데

    顧視淸高氣深穩(고시청고기심온) : 돌아보는 눈길 맑고 높고 기운은 침착하고 안정되어 있다네

    借問苦心愛者誰(차문고심애자수) : 묻노니, 고심하며 사랑하는 사람 누구인가

    後有韋諷前支遁(후유위풍전지둔) : 후세에는 위풍이 있고 전세에는 진나라 지둔이 있었네

    億昔巡幸新豊宮(억석순행신풍궁) : 생각건대, 옛날 현종이 신풍궁에 행차하실 때는

    翠華拂天來向東(취화불천래향동) : 비취빛 깃으로 장식한 깃발이 하늘에 펄럭이며 동쪽으로 왔었지

    騰驤磊落三萬匹(등양뢰락삼만필) : 그때 뛰며 달리던 말이 수없이 많아 삼만 필이나 되었었는데

    皆與此圖筋骨同(개여차도근골동) : 모두가 이 그림의 말과 근육이나 골격이 같았다네

    自從獻寶朝河宗(자종헌보조하종) : 옛날 주 목왕이 보물을 바치고 하백에게 조공하듯 현종이 피난 간 뒤로

    無復射咬江水中(무복사교강수중) : 다시는 한 무제가 장강에서 교룡을 쏘아 잡던 길 없었다네

    君不見金栗堆前松栢裏(군불견금율퇴전송백리) :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현종의 무덤인 금속퇴 앞 소나무와 측백나무 숲에

    龍媒去盡鳥呼風(용매거진조호풍) : 준마는 모두 가버리고 부는 바람 속에 새만 울고 있는 것을




      

    061단청인증조패장군(丹靑引贈曹霸將軍)-두보(杜甫;712-770)


    조패 장군에게 단청인을 그리며-두보(杜甫;712-770)


    將軍魏武之子孫(장군위무지자손), 장군은 위나라 무재의 자손인데

    于今爲庶爲靑門(우금위서위청문). 지금은 서민이 되어 한미한 집안이 되었다

    英雄割據雖已矣(영웅할거수이의), 영웅할거의 시대는 이미 다지나갔지만

    文采風流今尙存(문채풍류금상존). 문체와 풍류는 아직도 남아있네

    學書初學衛夫人(학서초학위부인), 글씨를 배우기는 처음 위부인에게서 배웠는데

    但恨無過王右軍(단한무과왕우군). 왕 우군을 넘지 못한 것이 한이되었다

    丹靑不知老將至(단청부지노장지), 단청에 자신이 늙는 줄도 모르고

    富貴于我如浮雲(부귀우아여부운). 부귀는 나에게 뜬구름 같다고 했다

    開元之中常引見(개원지중상인견), 개원의 날에는 항상 불리어가

    承恩數上南熏殿(승은삭상남훈전). 임금의 은혜를 입어 몇 번이나 남훈전에 올랐다네

    凌煙功臣少顔色(능연공신소안색), 능연각의 공신들의 얼굴이 낡았는데

    將軍下筆開生面(장군하필개생면). 장군이 한번 붓질하니 얼굴이 생동했네

    良相頭上進賢冠(량상두상진현관), 훌률한 재상의 머리에는 진현관이요

    猛將腰間大羽箭(맹장요간대우전). 용맹한 장군의 허리에는 대우전이네

    褒公鄂公毛發動(포공악공모발동), 포공과 악공의 머리털은 일어나고

    英姿颯爽猶酣戰(영자삽상유감전). 영민한 자태와 힘찬 모습은 오히려 전쟁을 즐기는 듯

    先帝天馬玉花驄(선제천마옥화총), 현종 황제가 타시던 천마와 혹화총을

    畫工如山貌不同(화공여산모부동). 화공들이 산 같이 많아도 모습이 같지 않았네

    是日牽來赤墀下(시일견내적지하), 이 날에 끌어내려 붉은 섬돌 위 뜰에 놓으니

    逈立閶闔生長風(형립창합생장풍). 멀리 창합에 서니 긴 바람 일어난다

    詔謂將軍拂絹素(조위장군불견소), 조칙으로 장군에게 흰 비단 펼치니

    意匠慘淡經營中(의장참담경영중). 마음속으로 깇숙히 그림을 구상하시네

    斯須九重眞龍出(사수구중진룡출), 이 잠깐 사이에 궁궐에서 참 용이 나타나니

    一洗萬古凡馬空(일세만고범마공). 만고의 평범한 말 한번에 씻어 없애네

    玉花卻在御榻上(옥화각재어탑상), 혹화 총 한 마리 도리어 어탑 위에 있어

    榻上庭前屹相向(탑상정전흘상향). 뜰 앞의 어탑위에 옥화총과 서로 마주 대하였네

    至尊含笑催賜金(지존함소최사금), 임금은 미소를 머금고 금을 주라 재촉하고

    圉人太仆皆惆悵(어인태부개추창). 어인과 태복은 모두 실망하고있네

    弟子韓干早入室(제자한간조입실), 제자 한간이 일찍부터 배웠으나

    亦能畫馬窮殊相(역능화마궁수상). 말은 그려도 끝내 조금도 닮지 못하고

    干惟畫肉不畫骨(간유화육부화골), 말의 살을 그려도 벼는 못 그리네

    忍使驊騮氣凋喪(인사화류기조상). 그림의 명마인 화류들이 기가 다 죽어있네

    將軍畫善蓋有神(장군화선개유신), 장군은 그림도 좋고 정신이 살아있너

    偶逢佳士亦寫眞(우봉가사역사진). 우연히 만난 명사들도 실물처럼 그렸네

    卽今漂泊干戈際(즉금표박간과제), 전쟁중인 요즈음은 떠돌면서

    屢貌尋常行路人(누모심상항노인). 보통의 길가는 사람들을 자주 사생하네

    涂窮反遭俗眼白(도궁반조속안백), 지극히 가난한데다가 사람들이 백안시하여

    世上未有如公貧(세상미유여공빈). 세상엔 조공처럼 가난한 사람 아직 없다네

    但看古來盛名下(단간고내성명하), 다만 보나니, 옛날부터 천하에 이름 이룬 사람

    終日坎壈纏其身(종일감람전기신). 죽도록 불우함이 그 몸을 얽매는 것을




      

    062기한간의(寄韓諫議)-두보(杜甫;712-770)


    한간의에게 부치다-두보(杜甫;712-770)


    今我不樂思岳陽(금아부낙사악양), 악양의 그대를 생각하니 내 마음 즐겁지 않아

    身欲奮飛病在床(신욕분비병재상). 몸은 떨쳐 날고 싶으나 병으로 누워있노라

    美人娟娟隔秋水(미인연연격추수), 아름다운 당신은 물 건너 있으면서

    濯足洞庭望八荒(탁족동정망팔황). 동정호에 발을 씻고 먼 곳 팔황을 바라보겠지

    鴻飛冥冥日月白(홍비명명일월백), 기러기는 푸른 하늘을 날아가고 해와 달은 저리도 밝고

    靑楓葉赤天雨霜(청풍섭적천우상). 푸른 단풍 붉게 물들고 하늘엔 비와 서리 내리네

    玉京群帝集北斗(옥경군제집배두), 옥경의 여러 왕들 북두성을 받들어 모여들고

    或騎麒麟翳鳳凰(혹기기린예봉황). 혹자는 기린 타고, 혹자는 봉황수레 탔네

    芙蓉旌旗煙霧落(부용정기연무낙), 부용깃발 안개 속에 내리고

    影動倒景搖瀟湘(영동도경요소상). 그림자는 거꾸로 움직여 소상강물 흔든다

    星宮之君醉瓊漿(성궁지군취경장), 성관의 왕들은 옥장에 취하고

    羽人稀少不在旁(우인희소부재방). 신선은 더물어 곁에 있지 아니 하네

    似聞昨者赤松子(사문작자적송자), 어제 얼핏 들은 것이 선인 벅송자가

    恐是漢代韓張良(공시한대한장량). 곧 한시대의 한의 장량일지 모른다네

    昔隨劉氏定長安(석수류씨정장안), 옛적 유방 따라 장안을 평정하고

    帷幄未改神慘傷(유악미개신참상). 군대의 장막 안에서는 아직 바뀌지 않아 마음이 상하고

    國家成敗吾豈敢(국가성패오개감), 국가의 성패를 내가 감히 어쩌랴

    色難腥腐餐楓香(색난성부찬풍향). 비린 것과 썩은 것이 싫다면 단풍나무 향기를 반찬하고

    周南留滯古所惜(주남류체고소석), 주남에 머무름은 옛날부터 애석한 일이었네

    南極老人應壽昌(남극노인응수창). 남극 노인 응당히 오래살고 번창하리

    美人胡爲隔秋水(미인호위격추수), 미인은 어찌하여 가을 물을 건너 있나

    焉得置之貢玉堂(언득치지공옥당)? 어찌 그대를 붙잡아 옥당에 드릴까 




      

    063고백행(古柏行)-두보(杜甫)


    오래된 측백나무를 노래함-두보(杜甫)

    孔明廟前有老柏(공명묘전유로백) : 제갈공명의 사당 앞에 오래된 측백나무

    柯如靑銅根如石(가여청동근여석) : 가시는 청동같고 뿌리는 돌같구나

    霜皮溜雨四十圍(상피류우사십위) : 서리 견딘 껍질에 흘러내린 물방울, 둘레는사십 아름이라

    黛色參天二千尺(대색참천이천척) : 검푸른 잎새는 하늘로 이천 척이나 솟아있구나

    君臣已與時際會(군신이여시제회) : 군신이 이미 시국에 따라 함께 모였으니

    樹木猶爲人愛惜(수목유위인애석) : 사당 앞의 나무도 사람의 아낌을 받고 있구나

    雲來氣椄巫峽長(운래기접무협장) : 구름 몰려오면 그 기운 길게 무협으로 이어지고

    月出寒通雪山白(월출한통설산백) : 달 떠오르면 그 찬기운 설산의 흰 눈과 통하는구나

    億昨路繞錦亭東(억작로요금정동) : 지난 날을 생각하노라, 길 따라 금정 동쪽을 도니

    先主武侯同閟宮(선주무후동비궁) : 선주 유비와 무후 제갈공명이 같은 사당에 모셔있었다

    崔嵬枝幹郊原古(최외지간교원고) : 나무 줄기는 크고 높았고 교외의 들판도 오래되어

    窈窕丹靑戶牖空(요조단청호유공) : 단청은 으슥했으나 창문 안은 아무것도 없이 비어있었다

    落落盤踞雖得地(락락반거수득지) : 측백나무는 가지 늘어뜨리고 서리어 땅을 얻고 있으나

    冥冥孤高多烈風(명명고고다열풍) : 어둑하도록 높이 자라 사나운 바람 많이 받는구나

    扶持自是神明力(부지자시신명력) : 자신을 부지한 것은 곧 신명의 힘이요

    正直元因造化功(정직원인조화공) : 바르고 곧게 자란 것은 조물주의 공덕일 것이다

    大廈如傾要梁棟(대하여경요량동) : 만약 큰 집이 기울어져 대들보나 기둥감이 필요하여도

    萬牛回首丘山重(만우회수구산중) : 나무가 산처럼 무거워 만 마리 소도 고개 돌려 외면할 것이다

    不露文章世已驚(불로문장세이경) : 아름다운 무늬가 드러나지 않아도 세상사람들 이미 놀라

    未辭剪伐誰能送(미사전벌수능송) : 베기를 거절하지 않아는다 해도 누가 능히 운반해 갈 수 있으리

    苦心未免容螻蟻(고심미면용루의) : 개미에게 당하는 마음 속 괴로움 면하지 못하고

    香葉終經宿鸞鳳(향엽종경숙란봉) : 향기로운 나무 잎새는 난새나 봉황새의 잠자리도 되었을 것이다

    志士幽人莫怨嗟(지사유인막원차) : 뜻 있는 선비나 숨어사는 사람들은 원망하고 한탄하지 말아라

    古來材大難爲用(고래재대난위용) : 예부터 인재가 크면 쓰이기가 어려웠노라 




      

    064관공손대낭제자무검기항병서(觀公孫大娘弟子舞劍器行幷序)-두보(杜甫;712-770)


    공손대낭의 제자가 검기무 추는 것을 보고-두보(杜甫;712-770)


    昔有佳人公孫氏(석유가인공손씨),옛날 가인이 있었는데 공손씨라네

    一舞劍器動四方(일무검기동사방).검기 춤 한번 추면 사방이 동요하네

    觀者如山色沮喪(관자여산색저상),산처럼 모여든 구경꾼 얼굴색을 잃고

    天地爲之久低昂(천지위지구저앙).천지는 이 때문에 오랫동안 오르내리네

    㸌如羿射九日落(곽여예사구일낙),번쩍이기는 예가 한번 쏘아 아홉 해를 떨어뜨리듯

    矯如群帝驂龍翔(교여군제참룡상).되돌려 바로잡기는 뭇 신선이 말을 타고 날아가듯 하네

    來如雷霆收震怒(내여뇌정수진노),돌아옴은 우뢰와 천등이 진노를 거두는 듯

    罷如江海凝淸光(파여강해응청광).마침은 강과 바다에 밝은 빛이 모이듯 하네

    絳唇珠袖兩寂寞(강진주수량적막),붉은 입술 구슬 소매 모두가 적막하고

    晩有弟子傳芬芳(만유제자전분방).늦게 둔 제자가 춤의 향기를 전하네

    臨潁美人在白帝(임영미인재백제),임영 미인은 백재에 있어

    妙舞此曲神揚揚(묘무차곡신양양).묘한 춤, 이 곡조에 신명이 절로난다

    與余問答旣有以(여여문답기유이),나와 함께 문답함은 까닭이 있어

    感時撫事增惋傷(감시무사증완상).시와 일에 느껴 일찍이 아픔만 더하네

    先帝侍女八千人(선제시녀팔천인),현종 시녀 팔천 인 중

    公孫劍器初第一(공손검기초제일).공손 검기 춤이 제일이네

    五十年間似反掌(오십년간사반장),십오 년 세월이 여반장이라

    風塵澒洞昏王室(풍진홍동혼왕실).전쟁은 심해져 왕실이 혼미하네

    梨園子弟散如煙(리원자제산여연),이원의 자제들 연기처럼 흩어지고

    女樂餘姿映寒日(녀낙여자영한일).여자 약사들의 남은 자태 차가운 햇살에 비치네

    金粟堆前木已拱(금속퇴전목이공),금속산 무덤 앞엔 나무가 이미 크게 자라고

    瞿塘石城草蕭瑟(구당석성초소슬).구당 돌 성엔 풀들만 쓸쓸하네

    玳筵急管曲復終(대연급관곡복종),좋은 잔치 빠른 피리 악곡은 다시 끝나고

    樂極哀來月東出(낙극애내월동출).즐거움 다하니 슬픔이 오고 동쪽에서 달 떠오네

    老夫不知其所往(노부부지기소왕),늙은 사내 갈 바를 모르는데

    足繭荒山轉愁疾(족견황산전수질).거친 산, 발에는 굳은 살 생기고 수심과 질병만 생긴다




      

    065석어호상취가병서(石魚湖上醉歌幷序)-원결(元結;723-772)


    석어 호수가에서 취하여 노래하다-원결(元結;723-772)


    石魚湖(석어호) : 성어호는

    似洞庭(사동정) : 동정호와 같아라

    夏水欲滿君山靑(하수욕만군산청) : 여름에는 호수에 물이 가득 차려하고 군산은 푸르다

    山爲樽(산위준) : 산을 술단지로 삼고

    水爲沼(수위소) : 물을 술못으로 삼아

    酒徒歷歷坐洲島(주도력력좌주도) : 술꾼들은 분명히 섬에 앉아있으리

    長風連日作大浪(장풍련일작대낭) : 긴 바람 몇 날을 계속하여 큰 물결 일으켜도

    不能廢人運酒舫(부능폐인운주방) : 폐인이 술 실은 배를 옮기는 것 막지 못하였네

    我持長瓢坐巴丘(아지장표좌파구) : 나는 큰 바가지 들고 파구에 앉아

    酌飮四座以散愁(작음사좌이산수) : 사방에서 술 따라 마시며 근심을 날려버렸네




      

    066산석(山石)-한유(韓愈;768-824)


    산의 돌-한유(韓愈;768-824)


    山石犖確行徑微(산석락확항경미), 산의 돌은 험하고 가는 길은 좁은데

    黃昏到寺蝙蝠飛(황혼도사편복비). 황혼에 절에 이르니 박쥐들만 날아다니네

    升堂坐階新雨足(승당좌계신우족), 법당에 올라 섬돌에 앉으니 단비가 듬뿍 내려

    芭蕉葉大梔子肥(파초섭대치자비). 파초 잎은 커지고 치자는 두터워졌네

    僧言古壁佛畫好(승언고벽불화호), 오래된 벽의 불화가 좋다고 스님이 말하기에

    以火來照所見稀(이화내조소견희). 등불 들고 와 비춰보니 드물게 보는 것이네

    鋪床拂席置羹飯(포상불석치갱반), 방석 털고 식탁보 깔고 국과 밥을 차리니

    疏糲亦足飽我飢(소려역족포아기). 거친 현미밥 넉넉하여 주린 배를 채웠네

    夜深靜臥百虫絶(야심정와백충절), 밤 깊어 조용히 자리에 드니 벌레소리 안 들리고

    淸月出嶺光入扉(청월출령광입비). 밝은 달 고개 위에 솟아 사립문에 비춰든다

    天明獨去無道路(천명독거무도노), 새벽 일찍 혼자 떠나니 길을 찾지 못하여

    出入高下窮煙霏(출입고하궁연비). 높고 낮은 언덕길 오르내리다가 안개에 길이 막히네

    山紅澗碧紛爛漫(산홍간벽분난만), 햇빛에 만물이 난만히 드러나니 산은 붉고 물은 푸른데

    時見松櫪皆十圍(시견송력개십위). 때때로 보이는 소나무와 상수리나무 열 아름이나 되네

    當流赤足蹋澗石(당류적족답간석), 맨발을 흐르는 물에 담구고 개울돌을 밟으니

    水聲激激風吹衣(수성격격풍취의). 물소리는 콸콸, 옷은 바람에 나부낀다

    人生如此自可樂(인생여차자가낙), 인생이 이만하면 즐길 만하니

    豈必局束爲人鞿(개필국속위인기)! 어찌 반드시 속박되어 남의 굴레에 얽매일까

    嗟哉吾黨二三子(차재오당이삼자), 애닲구나! 우리 친구들이여

    安得至老不更歸(안득지노부갱귀)! 어찌 다 늙도록 물러나지 못 하는가!




      

    067팔월십오야증장공조(八月十五夜贈張功曹)-한유(韓愈)


    팔월 오일 밤에 장공조에게 주다-한유(韓愈)


    纖雲四捲天無河(섬운사권천무하) : 가는 구름 사방에 걷혀있으나 하늘에 운하수가 안 보여

    清風吹空月舒波(청풍취공월서파) : 맑은 바람 빈 하늘에 불어오고 달은 빛을 펴는구나

    沙平水息聲影絕(사평수식성영절) : 모래톱 평평하고 물은 잔잔하여 소리와 그림자도 끊어져

    一杯相屬君當歌(일배상속군당가) : 한 잔 들어 서로 권하니 그대는 노래를 불러야 하리라

    君歌聲酸辭且苦(군가성산사차고) : 그대의 노래가락 쓰리고 노랫말 또한 괴로워

    不能聽終淚如雨(불능청종루여우) : 끝까지 듣지 못하고 눈물 비같이 흘러내린다

    洞庭連天九疑高(동정련천구의고) : 동정호 물은 하늘에 닿고 구의산은 높기도 하고

    蛟龍出沒猩鼯號(교룡출몰성오호) : 교룡은 출몰하고 성성이와 박쥐는 울부짖는다

    十生九死到官所(십생구사도관소) : 구사일생 침주 관소에 이르니

    幽居默默如藏逃(유거묵묵여장도) : 그윽한 거처는 조용하여 깊숙이 도망쳐 숨은 듯 하구나

    下床畏蛇食畏藥(하상외사식외약) : 침상에서 내려가려니 뱀이 겁나며 먹은 것에는 독이 있을까 두려웠고

    海氣濕蟄熏腥臊(해기습칩훈성조) : 호수 기운 습하고 더운데 비린 냄새 후끈거리는구나

    昨者州前槌大鼓(작자주전퇴대고) : 지난 번에 주청사 앞에서 큰 북 쳐서 알렸는데

    嗣皇繼聖登夔皋(사황계성등기고) : 새황제 자리 이어시고 기와 고요같은 신하 충시들 등용하셨다네

    赦書一日行萬里(사서일일행만리) : 특사하는 글 하루에도 천리나 달렸려서

    罪從大辟皆除死(죄종대벽개제사) : 죄로 사형을 받았던 자들 모두 죽음이 면제되었다네

    遷者追迴流者還(천자추회류자환) : 좌천되었던 자들 다시 올라가고 유배되었던 자 돌아 왔다네

    滌瑕蕩垢清朝班(척하탕구청조반) : 잘못은 벗겨지고 때는 씻겨져 맑은 관리로서 조회에 나갔다네

    州家申名使家抑(주가신명사가억) : 고을에서는 나의 이름 올렸으나 관찰사가 억눌렀고

    坎軻祇得移荊蠻(감가기득이형만) : 불행하게도 다만 얻은 것은 형주 땅 오랑캐 고을로 전근발령이었다네

    判司卑官不堪說(판사비관불감설) : 우리들 맡은 일 모두다 낮은 관직이라 설명하기도 어렵다네

    未免捶楚塵埃間(미면추초진애간) : 티끌 속에 매달려서 회초리로 얻어 맞는 신세 면하디 못하고

    同時輩流多上道(동시배류다상도) : 동시에 유배되었던 친구들 많아 조정으로 급히 불리어 갔다네

    天路幽險難追攀(천로유험난추반) : 길은 아득하고 험하여서 따라가 잡기가 힘들었네

    君歌且休聽我歌(군가차휴청아가) : 그대 노래 잠시 그치고 내 노래를 들어 보게나

    我歌今與君殊科(아가금여군수과) : 내 노래는 지금 그대의 노래와 종류가 다르니

    一年明月今宵多(일년명월금소다) : 일년 동안에 밝은 달이 오늘 밤이 가장 밝다네

    人生由命非由他(인생유명비유타) : 인생살이 운영에 달렸지 결코 다른 데 달려있지 않으니

    有酒不飲奈明何(유주불음내명하) : 술이 있는데도 마시지 않는다면 저 밝은 달 무엇하리오 




      

    068알형악묘수숙악사제문누(謁衡岳廟遂宿岳寺題門樓)-한유(韓愈;768-824)


    형악묘를 배알하고 악사에 묵으며 문루에 시를 짓다-한유(韓愈;768-824)


    五岳祭秩皆三公(오악제질개삼공),오악의 제사의 제관들 모두가 삼공이고

    四方環鎭嵩當中(사방환진숭당중).사방을 사악이 둘러쌓고 숭산이 가운데 우꾹하네

    火維地荒足妖怪(화유지황족요괴),불의 형산은 땅이 거칠어 요괴는 많으며

    天假神柄專其雄(천가신병전기웅).하늘은 산악의 신에게 권력을 주어 그 웅자함을 오로지하였다

    噴雲泄霧藏半腹(분운설무장반복),뿜어 오르는 구름 쏟아지는 안개 산허리에 감초고

    雖有絶頂誰能窮(수유절정수능궁)?비록 절정이 있지만 누가 능히 끝까지 오를 수 있으랴

    我來正逢秋雨節(아내정봉추우절),내 가 오르니 한창 가을 비 내리는 때라

    陰氣晦昧無淸風(음기회매무청풍).음기는 어둑하고 맑은 바람은 불기 않네

    潛心黙禱若有應(잠심묵도야유응),마음을 가라앉히고 기도하노니 신의 감응이 있는 듯

    豈非正直能感通(개비정직능감통)!어찌 정직하년 신명과 감통할 수 없겠는가

    須臾靜掃衆峰出(수유정소중봉출),잠깐 고요히 쓸어내니 여러 산봉우리들 나타나

    仰見突兀撑靑空(앙견돌올탱청공).쳐다보니 돌올한 봉우리 푸른 하늘을 지탱하고 있네

    紫蓋連延接天柱(자개련연접천주),자개봉은 연이너 늘어져 하늘 기둥과 접하고

    石廩騰擲堆祝融(석름등척퇴축융).석름봉은 날아던지어져 축융봉에 쌓이네

    森然魄動下馬拜(삼연백동하마배),삼업하여 혼백이 요동하여 말에서 내려 절하고

    松柏一逕趨靈宮(송백일경추령궁).송백 사이의 작은 길로 영궁이 달려오듯 나타나네

    紛牆丹柱動光彩(분장단주동광채),분칠한 담장 붉은 칠한 기둥 광채를 발하는 듯

    鬼物圖畫塡靑紅(귀물도화전청홍).불상과 그림도 청홍으로 뒤덮였네

    升階傴僂荐脯酒(승계구루천포주),계단에 올라 몸을 구부리고 고기와 술을 바치고

    欲以菲薄明其衷(욕이비박명기충).조촐히 그 마음을 밝히려 한다

    廟內老人識神意(묘내노인식신의),묘 단의 노인들 신의 뜻을 아는 듯

    睢盱偵伺能鞠躬(휴우정사능국궁).눈을 크게 뜨고 국궁을 한다

    手持杯珓導我擲(수지배교도아척),손에는 배교를 잡고 나를 이끌어 던지게 한 후

    云此最吉餘難同(운차최길여난동).이 것이 가장 놓은 더할 수 없이 길하다고 하네

    竄逐蠻荒幸不死(찬축만황행부사),오랑캐의 황량한 곳으로 쫓겨와 다행히도 죽지 않고

    衣食才足甘長終(의식재족감장종).의식도 그런대로 족하고 오래 사는 것도 다행하네

    侯王將相望久絶(후왕장상망구절),왕후장상 되는 소망 오래 전에 없어지고

    神縱欲福難爲功(신종욕복난위공)!신이 비록 복주어도 공을 이루기 어렵다네

    夜投佛寺上高閣(야투불사상고각),밤에 불사에 묵으며 높은 누각에 오르니

    星月掩映雲曈曨(성월엄영운동롱).별도 달도 빛이 가려지고 구름 끼어 희미하다

    猿鳴鐘動不知曙(원명종동부지서),원숭이 울고 종소리 울려도 날 새는 것도 모르는데

    杲杲寒日生于東(고고한일생우동).환하게 동산 위로 차가운 해가 떠오른다 


題門樓





      

    069석고가(石鼓歌)-한유(韓愈;768-824)


    석고의 노래-한유(韓愈;768-824)


    張生手持石鼓文(장생수지석고문),장생이 손으로 석고문을 가져와

    勸我試作石鼓歌(권아식작석고가).나에게 권하여 석고문을 지어보라하네

    少陵無人謫仙死(소능무인적선사),두보도 없고 이백도 죽었는데

    才薄將奈石鼓何(재박장나석고하)!재주 없는 내가 서고문을 어찌 하겠는가

    周綱凌遲四海沸(주강능지사해비),주나라의 기강이 허물어져 세상이 들끓어

    宣王憤起揮天戈(선왕분기휘천과).선왕이 분기하여 하늘 창을 휘둘렀네

    大開明堂受朝賀(대개명당수조하),명당을 크게 열고 조하를 받으시니

    諸侯劍佩鳴相磨(제후검패명상마).제후들 다투어 와 칼과 패옥 부딪혀 소리나네

    搜于岐陽騁雄俊(수우기양빙웅준),기양에 가을 사냥 웅장하고 씩씩하게 달리고

    萬里禽獸皆遮羅(만리금수개차나).만리의 금수들 모두가 거물에 걸려드네

    鐫功勒成告萬世(전공늑성고만세),공을 새기고 만고에 알리려

    鑿石作鼓隳嵯峨(착석작고휴차아).돌을 뚫고 석고문 만들어 우뚝우뚝 무너지네

    從臣才藝咸第一(종신재예함제일),신하의 재주는 모두들 천하제일이지만

    揀選撰刻留山阿(간선찬각류산아).그 주에 가려 모아 산언덕에 두었구나

    雨淋日炙野火燎(우림일자야화료),비에 젖고 해빛에 지져지고 들불에 굽혀도

    鬼物守護煩撝呵(귀물수호번위가).귀신이 수호하여 번잡함 없앴네

    公從何處得紙本(공종하처득지본)?공은 어디서 탁본을 얻었는가

    毫發盡備無差訛(호발진비무차와).조금도 빠짐이 없고 차이와 틀림이 없네

    辭嚴義密讀難曉(사엄의밀독난효),말은 엄하고 뜻은 조밀하여 읽어도 어렵고

    字體不類隷與蝌(자체부류례여과).자체는 해서도 과두문자도 아니네

    年深豈免有缺畫(년심개면유결화),세월이 흘러도 어찌 획 하나빠지지 않고

    快劍砍斷生蛟鼉(쾌검감단생교타).날카로운 칼날에 짤리어도 교룡처럼 살았을까

    鸞翔鳳翥衆仙下(난상봉저중선하),난새가 말고 봉황이 춤추고 뭇 신선 내려오듯

    珊瑚碧樹交枝柯(산호벽수교지가).산호와 푸른 나뭇가지 끝에서 서로 만나네

    金繩鐵索鎖鈕壯(금승철삭쇄뉴장),금 새끼에 철 노끈, 그리고 무쇠 손잡이

    古鼎躍水龍騰梭(고정약수룡등사).옛 솥이 물에 뛰듯 베틀 북이 용처럼 뛰어오르네

    陋儒編詩不收入(누유편시부수입),고루한 선비 시경 편찬하여 이를 싣지 못하고

    二雅褊迫無委蛇(이아편박무위사).소아 대아 좀게 편찬 자세하지 못하네

    孔子西行不到秦(공자서항부도진),공자님 서행할 때 진나라에 못가서

    掎摭星宿遺羲娥(기척성숙유희아).별자리 모아오고 해와 달은 버렸도다

    嗟予好古生苦晩(차여호고생고만),애닯아라, 내 본래 옛 것을 좋아하는데 늦게 태어났으니

    對此涕淚雙滂沱(대차체누쌍방타).이 상황에 이르러 눈물이 두 줄기로 흘러내리네

    憶昔初蒙博士征(억석초몽박사정),지난 날 생각하니 처음 박사로 불려와

    其年始改稱元和(기년시개칭원화).그 해에 연호가 바뀌어 원화로 불리었네

    故人從軍在右輔(고인종군재우보),친구는 종군하여 우보에 있으면서

    爲我度量掘臼科(위아도량굴구과).나를 위해 생각하여 북 묻힌 곳 발굴했네

    濯冠沐浴告祭酒(탁관목욕고제주),관을 씻고 목욕하고 쇄주에게 아뢰노니

    如此至寶存豈多(여차지보존개다)!이와 같은 지극한 보배 어찌 그리 많으리오

    氈包席裹可立致(전포석과가립치),모존자리 감싸 세워서 보낸다면

    十鼓只載數駱駝(십고지재삭낙타).열 개 북을 낙타 몇 마리에 다 실으리라

    荐諸太廟比郜鼎(천제태묘비고정),태묘에 이 북을 바치면

    光價豈止百倍過(광가개지백배과)!그 빛난 값어치 어찌 백배 이상 나가지 않으리오

    聖恩若許留太學(성은야허류태학),성은에 힘입어 태학에 남기를 허락 받는다면

    諸生講解得切磋(제생강해득절차).여러 선비 일고 풀어 철차탁마 얻어리라

    觀經鴻都尙塡咽(관경홍도상전열),홍도문의 경전을 보려 여전히 길거리를 메우고

    坐見擧國來奔波(좌견거국내분파).앉아 보려고 온 나라 사람이 밀려오는 파도 같이 모여들었네

    剜苔剔蘚露節角(완태척선노절각),이끼를 깎고 긁어내어 마디 각을 드러내어

    安置妥帖平不頗(안치타첩평불파).평탄한 글 첩에 두어 조금도 기울어지게 하지 않게 하리

    大廈深檐與蓋覆(대하심첨여개복),대하의 깊은 처마, 지붕으로 덮어놓으면

    經歷久遠期無佗(경력구원기무타).오랜 시간이 지나도 변함이 없어리나

    中朝大官老于事(중조대관노우사),조정의 대관들은 일마다 능숙하여

    詎肯感激徒媕婀(거긍감격도암아).어찌 기꺼이 감격하지 않고 머뭇거리는가

    牧童敲火牛礪角(목동고화우려각),목동이 불을 놓고 소들이 뿔을 갈면

    誰復著手爲摩挲(수복저수위마사)?누가 다시 손을 대어 어루만져 사랑할까

    日銷月鑠就埋沒(일소월삭취매몰),날이 가고 달이 가면 매몰될 것인데

    六年西顧空吟哦(륙년서고공음아).육년을 서쪽을 돌아보며 공연히 옳다고 소리쳤네

    羲之俗書趁姿媚(희지속서진자미),왕희지의 속된 글씨 예쁘기는 하나

    數紙尙可博白鵝(삭지상가박백아).여러 장 종이 써도 흰 거위만 많아지네

    繼周八代爭戰罷(계주팔대쟁전파),주나라를 이어 팔대동안 이어온 전쟁 끝났는데

    無人收拾理則那(무인수습리칙나).아무도 거두지 않으니 도리상 어찌할까

    方今太平日無事(방금태평일무사),이제 천하가 태평하고 날마다 별일 없어

    柄任儒術崇丘軻(병임유출숭구가).유술을 받들고 공맹을 숭상하니

    安能以此上論列(안능이차상논렬),어찌 능히 이것을 의론에 부쳐

    愿借辯口如懸河(원차변구여현하).조심스레 말을 빌려 현하지변에 맡겨보리

    石鼓之歌止于此(석고지가지우차),석고의 노래는 이에서 그치나

    嗚呼吾意其蹉跎(오호오의기차타)!아, 내 뜻은 그렇게도 어그러지려나




      

    070어옹(漁翁)-유종원(柳宗元;773-819)


    늙은 어부-유종원(柳宗元;773-819)


    漁翁夜傍西岩宿(어옹야방서암숙),어옹은 밤에 서쪽 바위에 자고

    曉汲淸湘燃楚燭(효급청상연초촉).새벽에 맑은 상수의 물 길어 대나무로 불 지핀다

    煙銷日出不見人(연소일출부견인),안개 사라지고 해가 떠오르는데 사람은 보이지 않고

    欸乃一聲山水綠(애내일성산수녹).배 젓는 소리, 산과 물은 푸르기만 하다

    回看天際下中流(회간천제하중류),머리 돌려 하늘 끝 바라보며 강 중간을 내려가니

    岩上無心雲相逐(암상무심운상축).바위 위엔 무성한 구름만 서로 쫓아가네




      

    071장한가(長恨歌)-백거이(白居易;772-846)


    장한가-백거이(白居易;772-846)


    漢皇重色思傾國(한황중색사경국),한나라 황제 비인을 좋아하여 경국지색을 생각했으나

    御宇多年求不得(어우다년구부득).천하를 다스린 지 몇 년이 지나도록 얻지 못 했다네

    楊家有女初長成(양가유녀초장성),양씨 집안에 딸이 있어 이제 막 장성하나

    養在深閨人未識(양재심규인미식).깊은 규방에 있어 사람들은 몰랐다네

    天生麗質難自棄(천생려질난자기),하늘이 낳은 아름다움 스스로 버리기 어려워

    一朝選在君王側(일조선재군왕측).하루아침에 뽑히어 임금 곁에 왔다네

    回眸一笑百媚生(회모일소백미생),눈동자 굴리며 한번 웃음에 온갖 교태 생겨나

    六宮粉黛無顔色(육궁분대무안색).육궁의 화장한 미녀들 안색이 무안하네

    春寒賜浴華淸池(춘한사욕화청지),봄날이 쌀쌀하면 화청지에서 목욕하고

    溫泉水滑洗凝脂(온천수골세응지).온천물 매끄러워 기름 낀 살을 씻어주네

    侍兒扶起嬌無力(시아부기교무력),신녀들이 부축하여 일으키니 귀엽고 연약하여 힘이 없는 듯

    始是新承恩澤時(시시신승은택시).이 때가 비로소 새로 임금님 은택을 받을 때라

    雲鬢花顔金步搖(운빈화안금보요),구름 모양 머리에 꽃 같은 얼굴, 금장식 걸을 때에 흔들흔들

    芙蓉帳暖度春宵(부용장난도춘소).부용휘장 따뜻한데 봄밤을 보낸다네

    春宵苦短日高起(춘소고단일고기),봄밤은 너무 짧고 해는 높이 솟아오르고

    從此君王不早朝(종차군왕부조조).이 때부터 임금님은 일찍 조회도 하지 않고

    承歡侍宴無閑暇(승환시연무한가),기쁜 잔치에 한가한 때 없고

    春從春游夜專夜(춘종춘유야전야).봄이면 봄 따라 놀고 밤이면 밤새도록 놀았네

    后宮佳麗三千人(후궁가려삼천인),후궁의 미녀들 삼천 명이나 되나

    三千寵愛在一身(삼천총애재일신).삼천 미녀의 총애가 한 몸에 있네

    金屋妝成嬌侍夜(금옥장성교시야),금옥에서 화장하고 교태로 모시는 밤

    玉樓宴罷醉和春(옥누연파취화춘).옥루의 연회가 끝나니 취하여 봄날 같이 따뜻하다

    姊妹弟兄皆列士(자매제형개렬사),형제자매가 모두 벼슬을 하니

    可憐光彩生門戶(가련광채생문호).어여쁜 광채가 집안에 돈다

    遂令天下父母心(수령천하부모심),드디어는 세상의 부모들 마음이

    不重生男重生女(부중생남중생녀).아들 낳는 것보다 딸 낳는 것을 귀하게 여기게 되었네

    驪宮高處入靑雲(려궁고처입청운),여궁 높은 곳으로 푸른 구름 들고

    仙樂風飄處處聞(선낙풍표처처문).신선의 음악소리 바람 타고 곳곳에서 울리네

    緩歌慢舞凝絲竹(완가만무응사죽),느린 노래에 느린 춤이 현악기에 어울려

    盡日君王看不足(진일군왕간부족).종일토록 임금은 아무리 보아도 다시 보고 싶네

    漁陽鼙鼓動地來(어양비고동지내),어양 땅에서 반란군의 북소리 땅을 울리며 들려오니

    驚破霓裳羽衣曲(경파예상우의곡).예상우의곡도 놀라서 끊어지네

    九重城闕煙塵生(구중성궐연진생),구궁 궁궐에서 연기와 먼지 일어나니

    千乘萬騎西南行(천승만기서남항).천승만기 수레와 말 서남쪽으로 피난하네

    翠華搖搖行復止(취화요요항복지),화려한 깃발 흔들흔들 가다가 다시 서고

    西出都門百餘里(서출도문백여리).서쪽으로 도문을 나와 백여리쯤에

    六軍不發無奈何(육군부발무나하),전 군대가 임금의 말에 움직이지 아니 하니 어찌하나

    宛轉蛾眉馬前死(완전아미마전사).아름다운 양귀비도 말 앞에 찢겨죽는 것을

    花鈿委地無人收(화전위지무인수),꽃비녀를 던져도 줍는 사람 아무도 없고

    翠翹金雀玉搔頭(취교금작옥소두).취교와 금작과 옥소두 같은 비녀마저도 마찬가지네

    君王掩面救不得(군왕엄면구부득),임금이 낯을 가리고 구해보려 해도 어쩔 수 없어

    回看血淚相和流(회간혈누상화류).돌아보자 피눈물 흘러내리네

    黃埃散漫風蕭索(황애산만풍소삭),누런 흙먼지 흩어져 자욱하고 바람은 스산한데

    雲棧縈紆登劍閣(운잔영우등검각).사다리길 구불구불 지나서 등검각에 오른다

    峨嵋山下少人行(아미산하소인항),아미산 아래엔 인적도 드물고

    旌旗無光日色薄(정기무광일색박).깃발들은 빛을 잃고 햇빛도 엷어지네

    蜀江水碧蜀山靑(촉강수벽촉산청),촉 땅의 강물 파랗고 산 푸름은

    聖主朝朝暮暮情(성주조조모모정).거룩하신 임금의 아침마다 밤마다의 정이라네

    行宮見月傷心色(항궁견월상심색),임금이 행궁에서 보는 달은 상처받은 얼굴색이요

    夜雨聞鈴腸斷聲(야우문령장단성).밤비에 들리는 방울소리는 애간장 끊는 소리라네

    天旋地轉回龍馭(천선지전회룡어),하늘이 돌고 땅이 바뀌어 임금님 수레 되돌아

    到此躊躇不能去(도차주저부능거).여기에 이르러서는 머뭇머뭇 차마 떠나지 못하네

    馬嵬坡下泥土中(마외파하니토중),마외역 언덕 아래 진흙 땅 속에

    不見玉顔空死處(부견옥안공사처).양귀비의 옥 같은 얼굴은 보이지 않고 죽은 곳 쓸쓸하다

    君臣相顧盡沾衣(군신상고진첨의),임금과 신하 서로 돌아보며 모두 눈물이 옷을 적시고

    東望都門信馬歸(동망도문신마귀).동쪽으로 도문을 바라보며 말을 따라 돌아가네

    歸來池苑皆依舊(귀내지원개의구),돌아와 보니 연못과 동산 모두가 그대로고

    太液芙蓉未央柳(태액부용미앙류).태액의 부용과 미앙궁의 버드나무도 모두 그대로구나

    芙蓉如面柳如眉(부용여면류여미),부용을 보니 양귀비 얼굴, 버들을 보니 양귀비 눈썹

    對此如何不淚垂(대차여하부누수)!이를 보고 어찌 눈물 아니 흘리리오

    春風桃李花開日(춘풍도리화개일),봄바람에 복숭아꽃, 오얏꽃 피는 날

    秋雨梧桐葉落時(추우오동섭낙시).가을비에 오동나무 잎 떨어지는 때라

    西宮南內多秋草(서궁남내다추초),서궁과 남내에 가을 풀이 무성하고

    落葉滿階紅不掃(낙섭만계홍부소).낙엽은 계단에 가득 쌓여 붉어도 쓸지 않네

    梨園子弟白發新(이원자제백발신),이원의 자제들도 늙어 백발이 새롭고

    椒房阿監靑娥老(초방아감청아노).초방의 태감도 젊은 궁녀도 이제 다 늙었구나

    夕殿螢飛思悄然(석전형비사초연),저녁 궁궐에 반딧불 날아다니니 양귀비 생각에 처량하고

    孤燈挑盡未成眠(고등도진미성면).외로운 등불에 심지 돋워 다 타도 잡은 오지 않네

    遲遲鐘鼓初長夜(지지종고초장야),느리고 느린 종소리 긴 밤에 처음 들려오고

    耿耿星河欲曙天(경경성하욕서천).밝고 밝은 별들에 날이 새려하는구나

    鴛鴦瓦冷霜華重(원앙와냉상화중),원앙기와 차가운 곳에 서리꽃은 더욱 짙어지고

    翡翠衾寒誰與共(비취금한수여공)?비취 미불 차가운 곳을 누구와 같이하나

    悠悠生死別經年(유유생사별경년),아득한 생사의 이별, 해를 넘겨도

    魂魄不曾來入夢(혼백부증내입몽).혼백은 아직도 돌아와 꿈에도 들지 않네

    臨邛道士鴻都客(임공도사홍도객),서울 나그네 임공의 도사가

    能以精誠致魂魄(능이정성치혼백).정성으로 혼백을 불러들일 수 있다네

    爲感君王輾轉思(위감군왕전전사),임금의 잠 못 드는 잠이 느꺼워

    遂敎方士殷勤覓(수교방사은근멱).마침내 방사를 시켜서 은근히 찾아보게 하였네

    排空馭氣奔如電(배공어기분여전),구름에 올라 공기를 타니 빠르기가 번개같고

    升天入地求之遍(승천입지구지편).하늘에 오르고 땅에 들며 두루두루 찾아보네

    上窮碧落下黃泉(상궁벽낙하황천),위로는 하늘 끝까지 아래로는 황천까지

    兩處茫茫皆不見(양처망망개부견).두 곳 모두 망망하여 보이지 않네

    忽聞海上有仙山(홀문해상유선산),홀연히 소리 들려오네, 바다 위에는 신선의 산이 있고

    山在虛無縹緲間(산재허무표묘간).그 산은 보이지 않는 표묘한 간에 있다네

    樓閣玲瓏五雲起(누각령롱오운기),누각은 영롱하여 오색구름 일어

    其中綽約多仙子(기중작약다선자).그 속은 아름다워 신선이 많이 살고

    中有一人字太眞(중유일인자태진),그 중에 한 사람 있으니 자는 태진인데

    雪膚花貌參差是(설부화모삼차시).눈 같이 흰 피부, 꽃 같은 고운 얼굴

    金闕西廂叩玉扃(금궐서상고옥경),대궐 서쪽 행랑에서 옥문을 두드려

    轉敎小玉報雙成(전교소옥보쌍성).여종인 소옥과 양성에게 알리니

    聞道漢家天子使(문도한가천자사),한나라 천자의 사신이라 말하는 것을 듣고

    九華帳里夢魂驚(구화장리몽혼경).구화 장막 속 깊은 곳에서 잠자던 혼이 놀라며

    攬衣推枕起徘徊(남의추침기배회),옷을 잡고 베개 밀어제치고 일어나 허둥지둥

    珠箔銀屛迤邐開(주박은병이리개).주렴 발과 은 병풍이 스르르 열리고

    雲鬢半偏新睡覺(운빈반편신수각),검은머리 반쯤 기울어 이제 막 잠이 깬 채로

    花冠不整下堂來(화관부정하당내).화관도 정제하지 못한 채로 방에서 내려오네

    風吹仙袂飄飄擧(풍취선몌표표거),바람 불어 신선의 소매 자락 나풀거려

    猶似霓裳羽衣舞(유사예상우의무).예상우의 곡으로 춤추는 듯 하네

    玉容寂寞淚闌干(옥용적막누란간),옥 같은 얼굴 고독이 깃들고 눈물 그치지 않네

    梨花一枝春帶雨(이화일지춘대우).배꽃 가지엔 봄비가 배어있어

    含情凝睇謝君王(함정응제사군왕),정을 품고 눈물을 머금어 임금께 감사하네

    一別音容兩渺茫(일별음용량묘망).한번 이별 후 이제는 아련한 임금의 음성과 얼굴

    昭陽殿里恩愛絶(소양전리은애절),소양궁 안은 임금의 은혜 끊겼지만

    蓬萊宮中日月長(봉래궁중일월장).봉래궁 안은 일월이 장구합니다

    回頭下望人寰處(회두하망인환처),고개 돌려 아래로 인간 세상을 내려보니

    不見長安見塵霧(부견장안견진무).장안은 보이지 않고 티끌과 안개만 보입니다

    唯將舊物表深情(유장구물표심정),오직 옛 정물을 가지고 깊은 정 표현하려

    鈿合金釵寄將去(전합금채기장거).전합과 금차를 부쳐 보내옵니다

    釵留一股合一扇(채류일고합일선),금차 하나 금합 하나 남기어

    釵擘黃金合分鈿(채벽황금합분전).금차는 황금을 쪼개고 금합은 뚜껑을 나누었습니다

    但敎心似金鈿堅(단교심사금전견),다만 우리의 마음 금차와 금합처럼 굳게 가녀

    天上人間會相見(천상인간회상견).천상이나 세상에서 만나게 하소서

    臨別殷勤重寄詞(림별은근중기사),떠나려 함에 은근히 거듭 말을 부치니

    詞中有誓兩心知(사중유서량심지).말 가운에 서약이 있어 두 사람은 알 것이네

    七月七日長生殿(칠월칠일장생전),어느 칠월 칠석 날 장생전에서

    夜半無人私語時(야반무인사어시).어느 한 밤에 사람은 아무도 없어 사사로이 하던 말

    在天愿作比翼鳥(재천원작비익조),하늘에선 비익조가 되고

    在地愿爲連理枝(재지원위련리지).땅에선 연리지가 되었으면 하였네

    天長地久有時盡(천장지구유시진),천장지구하여도 다할 때가 있으련만

    此恨綿綿無絶期(차한면면무절기)!이들의 한은 면면하여 끊어질 때 결코 없어리




      

    072비파행(琵琶行)-백거이(白居易)


    비파행-백거이(白居易)


    潯陽江頭夜送客(심양강두야송객) : 심양강 어구에서 손을 보내는 밤

    楓葉荻花秋瑟瑟(풍엽적화추슬슬) : 단풍잎 갈대꽃에 가을이 쓸쓸하다.

    主人下馬客在船(주인하마객재선) : 주인은 말에서 내리고 손은 배 안에 있어

    擧酒欲飮無管絃(거주욕음무관현) : 술잔을 들어 마시려니 비파가 없구나.

    酒不成歡慘將別(주불성환참장별) : 술이 취하지 않았는데 서글피 이별하려하네

    別時茫茫江浸月(별시망망강침월) : 이별의 시간, 망망한 강에 달빛이 젖어든다

    忽聞水上琵琶聲(홀문수상비파성) : 문득 강 위로 들리는 비파소리

    主人忘歸客不發(주인망귀객불발) : 주인도 돌아갈 생각 잊고 손은 떠나지 못 한다

    尋聲暗問彈者誰(심성암문탄자수) : 소리를 찾아 비파 타는 사람을 물어보니

    琵琶聲停欲語遲(비파성정욕어지) : 비파소리 멎었는데 대답이 늦다

    移船相近邀相見(이선상근요상견) : 배를 옮겨 타고 다가가 서로를 마주보며

    添酒回燈重開宴(첨주회등중개연) : 술을 더하고 등불을 밝혀 다시 술자리를 열었소

    千呼萬喚始出來(천호만환시출래) : 천만 번을 불러야 비로소 나오더니

    猶抱琵琶半遮面(유포비파반차면) : 비파를 안고 반쯤 얼굴을 가린다

    轉軸撥絃三兩聲(전축발현삼량성) : 줄을 고르고 두세 번 퉁기는 소리

    未成曲調先有情(미성곡조선유정) : 곡조도 타지 않아서 정이생기네.

    絃絃掩抑聲聲思(현현엄억성성사) : 줄줄이 타는 솜씨 소리마다 마음이 서려

    似訴平生不得志(사소평생부득지) : 평생 이루지 못한 뜻을 하소연하듯 하구나

    低眉信手續續彈(저미신수속속탄) : 머리 숙이고 손 뼏혀 속속히 퉁기니

    說盡心中無限事(설진심중무한사) : 마음에 서린 끝없는 한을 다 말해버린다.

    輕攏慢撚撥不挑(경롱만연발부도) : 살짝 눌렀다가 지그시 퉁기며

    初爲霓裳後六絃(초위예상후육현) : 먼저 예상곡을 타고나서 육오곡을 탄다

    大絃嘈嘈如急雨(대현조조여급우) : 큰 줄이 소나기처럼 요란하고

    小絃切切如私語(소현절절여사어) : 작은 곡은 속삭이듯 절절하다

    嘈嘈切切錯雜彈(조조절절착잡탄) : 급하게 간절하게 여러 가지로 타는 가락은

    大珠小珠落玉盤(대주소주락옥반) : 큰 구슬 작은 구슬이 옥쟁반에 구르는 소리

    閑關鶯語花底滑(한관앵어화저활) : 다정하게 꾀꼬리 소리 꽃 속에서 구르고

    幽咽泉流水下灘(유열천류수하탄) : 흐느끼듯 샘물이 흘러 여울로 떨어진다

    水星冷澁絃凝絶(수성냉삽현응절) : 물 고인 샘이 차갑게 얼 듯 거문고 줄 엉킨 듯

    凝絶不通聲暫歇(응절불통성잠헐) : 엉겨 통하지 않아 소리도 잠시 들리질 않는다

    別有幽愁暗恨生(별유유수암한생) : 따로 깊은 슬픔이 있어 그윽한 한이 생기고

    此時無聲勝有聲(차시무성승유성) : 이러한 때는 소리 없는 것이 소리 있는 것보다 좋다.

    銀甁乍破水漿迸(은병사파수장병) : 은병이 깨어져 물 쏟아지고

    鐵騎突出刀鎗鳴(철기돌출도쟁명) : 철기가 돌출하여 칼과 창이 부딪는 소리가 난다

    曲終抽撥當心畫(곡종추발당심화) : 곡이 끝나자 발목을 빼고 가슴에 안고타니

    四絃一聲如裂帛(사현일성여열백) : 네 현에서 울려나는 소리 마치 비단을 찢는 듯하다

    東船西舫悄無言(동선서방초무언) : 동쪽 서쪽 배에서는 사람들 서글퍼져 할 말도 잊고

    唯見江心秋月白(유견강심추월백) : 오직 강 가운데 밝은 가을 달을 바라본다.

    沈吟收撥揷絃中(침음수발삽현중) : 속으로 흥얼거리다가 발목을 줄 사이에 꽂고

    整頓衣裳起劍容(정돈의상기검용) : 옷을 여미고 일어나 얼굴을 가다듬는다.

    自言本是京城女(자언본시경성녀) : 스스로 말하기를 나는 본래 서울여자인데

    家在蝦蟇陵下住(가재하마릉하주) : 집은 하막릉 아래에 있어, 그곳에서 살았는데

    十三學得琵琶成(십삼학득비파성) : 열세 살에 비파를 배워내어

    名屬敎坊第一部(명속교방제일부) : 이름이 교방의 제 1부에 속해 있었습니다.

    曲罷常敎善才服(곡파상교선재복) : 곡이 끝나면 항상 재주 있는 사람들도 감탄하였고

    粧成每被秋娘妬(장성매피추낭투) : 몸단장하면 항상 추랑의 질투도 받았습니다.

    五陵年少爭纏頭(오릉년소쟁전두) : 오릉의 소년들이 다투어 선물을 주어

    一曲紅綃不知數(일곡홍초부지수) : 한 곡이 끝나면 받은 비단 헤아릴 수 없었지요.

    鈿頭銀蓖擊節粹(전두은비격절수) : 머리에 꽂은 은비녀로 장단 맞추고

    血色羅裙飜酒汚(혈색나군번주오) : 붉은 색 비단 치마도 술에 얼룩져 있었지요.

    今年觀笑復明年(금년관소부명년) : 금년도 기뻐 웃으며 다시 내년에도 그렇게 지낼거예요

    秋月春風等閒度(추월춘풍등한도) : 가을 달, 봄바람에 한가히 지내왔어요.

    弟走從軍阿姨死(제주종군아이사) : 동생은 싸움터로 가고 양모는 죽고

    暮去朝來顔色故(모거조래안색고) : 저녁 가고 아침 가고 얼굴빛도 늙어갔지요

    門前冷落鞍馬稀(문전냉락안마희) : 문 앞은 찾는 이 하나 없어 쓸쓸하고

    老大嫁作商人婦(노대가작상인부) : 늙어서 시집가 장사치의 아내가 되었지요.

    商人重利輕別離(상인중리경별리) : 상인은 이속에 밝아 이별은 가볍게 여겨

    前月浮梁買茶去(전월부량매다거) : 전 달에 부량 땅으로 차 사러 갔지요.

    去來江口守空船(거래강구수공선) : 강 어구를 오가며 빈 배를 지키고 있노라면

    遶船明月江水寒(요선명월강수한) : 뱃전에 달은 밝고 강물은 차갑기만 하였습니다.

    夜深忽夢少年事(야심홀몽소년사) : 깊은 밤에 문득 젊은 시절 생각하고

    夢啼粧淚紅闌干(몽제장루홍난간) : 꿈에 울고 나면 화장한 얼굴에 눈물이 흘렀지요.

    我聞琵琶已歎息(아문비파이탄식) : 내가 비파소리를 듣고 이미 탄식하는데

    又聞此語重喞喞(우문차어중즐즐) : 또 이 말 들으니 더욱 슬퍼진다.

    同是天涯淪落人(동시천애륜락인) : 같은 하늘가에 떠도는 몸으로

    相逢何必曾相識(상봉하필증상식) : 서로 만나는데 어찌 서로 미리 알아야만 하는가

    我從去年辭帝京(아종거년사제경) : 나도 지난 해 서울을 떠나

    謫居臥病瀋陽城(적거와병심양성) : 귀양와 심양에 살고 있도다.

    瀋陽地僻無音樂(심양지벽무음악) : 심양은 궁벽해서 풍류도 없어

    終歲不聞絲竹聲(종세불문사죽성) : 일 년이 다 가도록 음악소리 한 번 듣지 못했소.

    住近湓江地低濕(주근분강지저습) : 사는 곳이 분강 땅이라 땅이 낮고 습하여

    黃蘆苦竹遶宅生(황로고죽요택생) : 갈대와 대나무만이 집 둘레에 우거져 있소.

    其間旦暮聞何物(기간단모문하물) : 이러한 속에서 아침저녁으로 무엇을 듣겠는가.

    杜鵑啼血猿哀鳴(두견제혈원애명) : 두견새 울음 피를 토하고 원숭이 슬프게 울어댄다.

    春江花朝秋月夜(춘강화조추월야) : 봄날 강가 꽃피는 아침 가을 달밤에

    往往取酒還獨傾(왕왕취주환독경) : 때때로 술가지고 혼자 술잔을 기울인다

    豈無山歌與村笛(기무산가여촌적) : 어찌 산 노래와 목동의 피리소리 없겠는가마는

    嘔啞啁嘶難爲聽(구아조시난위청) : 가락이 맞지 않아 들을 수가 없었소.

    今夜聞君琵琶語(금야문군비파어) : 오늘 밤 그대의 비파소리 들으니

    如聽仙樂耳暫明(여청선악이잠명) : 신선의 가락을 듣는 것 같아 잠시 내 귀가 맑아졌소.

    莫辭更坐彈一曲(막사갱좌탄일곡) : 사양 말고 다시 않아 한 곡조 더 타시게

    爲君飜作琵琶行(위군번작비파행) : 그대 위하여 비파행을 짓겠소.

    感我此語良久立(감아차어양구립) : 나의 이 말에 감복되어 한참 서 있더니

    却坐促絃絃轉急(각좌촉현현전급) : 문득 앉아 줄을 고르고 급히 비파를 탄다

    凄凄不似向前聲(처처불사향전성) : 처철함이 전 번 소리와 달라

    滿座聞之皆掩泣(만좌문지개엄읍) : 좌중 사람들이 듣고서 다 눈을 가리고 운다

    就中泣下誰最多(취중읍하수최다) : 그중에 눈물 흘린 것이 누가 가장 많았던가.

    江州司馬靑衫濕(강주사마청삼습) : 강주 사마인 내 청삼이 다 젖어있었소.




      

    073한비(韓碑)-이상은(李商隱;812-858)


    한비-이상은(李商隱;812-858)


    元和天子神武姿,(원화천자신무자),원화 천자의 신무한 자태여

    彼何人哉軒與羲.(피하인재헌여희).그분은 어떤 분인가! 헌원씨와 복희씨라

    誓將上雪列聖恥,(서장상설렬성치),맹세하여 장차 여러 대의 성군의 부끄러움을 씻고자

    坐法宮中朝四夷.(좌법궁중조사이).법궁의 중앙에 앉으니 사방 오랑캐가 조회를 하네

    淮西有賊五十載,(회서유적오십재),서진에 도적이 있어 이제 오십 년인데

    封狼生貙貙生羆.(봉낭생추추생비).이리가 너구리를 낳고 너구리가 곰을 낳았도다

    不據山河據平地,(부거산하거평지),산도 물도 아닌 평지에 웅거하여

    長戈利矛日可麾.(장과리모일가휘).긴 창 과 날카로운 창을 갖고 날마다 도둑을 모은다

    帝得聖相相曰度,(제득성상상왈도),황제님 어진 재상 얻었으니 재상은 배도라고 하네

    賊斫不死神扶持.(적작부사신부지).도적이 찍어도 죽지 않으니 신이 돕는다네

    腰懸相印作都統,(요현상인작도통),허리엔 상인 차고 도통이 되어

    陰風慘澹天王旗.(음풍참담천왕기).음풍이 참담한데 천왕의 깃발 드높인다

    愬武古通作牙爪,(소무고통작아조).네 무장인 이삭, 한공무, 이도고, 이문통을 선봉으로 삼고

    儀曹外郎載筆隨.(의조외낭재필수).의조랑과 원외랑은 붓을 들고 따라간다

    行軍司馬智且勇,(항군사마지차용),행군사마는 지혜롭고 용감하고

    十四萬衆猶虎貔.(십사만중유호비).십 사만 군사들은 더욱 호랑이와 비휴같이 용맹하다

    入蔡縛賊獻太廟,(입채박적헌태묘),채 땅에 들어가 도적을 포박하여 태묘에 바치오니

    功無與讓恩不訾.(공무여양은부자).공이 없거나 사양한 사람도 황제님 은혜 한량없다

    帝曰汝度功第一,(제왈여도공제일),황제는 “너 배도의 공이 제일이니

    汝從事愈宜爲辭.(여종사유의위사).너의 종사관 한유가 글을 지어야한다“고 하신다

    愈拜稽首蹈且舞,(유배계수도차무),한유는 절하고 머리를 조아리며 뛰고 춤추며

    金石刻畫臣能爲.(금석각화신능위).금석에 새길 글을 신이 능히 하리라하네

    古者世稱大手筆,(고자세칭대수필),옛날에는 “대수필”이라 하는데

    此事不系于職司.(차사부계우직사).이 일은 직위에도 얽매이지 않는다네

    當仁自古有不讓,(당인자고유부양),인에 이르러는 예부터 양보함이 없다하니

    言訖屢頷天子頤.(언흘누함천자이).말이 끝나자 황제님은 몇 번이나 끄덕끄덕 하시었네

    公退齋戒坐小閣,(공퇴재계좌소각),한공이 물러나 목욕재계 하신 후 작은 전각에 자리 잡고

    濡染大筆何淋漓!(유염대필하림리)!큰 붓에 덤뿍 적시니 어찌 그리 힘이 넘치는지

    點竄堯典舜典字,(점찬요전순전자),요전 순전의 글자도 하나하나 고쳐야하고

    涂改淸廟生民詩.(도개청묘생민시).청묘생민 시도 고쳐야하네

    文成破體書在紙,(문성파체서재지),문장은 남 다른 문체로 종이에 적어야 하는데

    淸晨再拜鋪丹墀.(청신재배포단지).맑은 새벽 두 번 절하고 섬돌 위에 붉은 종이 펼쳐놓는다

    表曰臣愈昧死上,(표왈신유매사상),표하여 이르기를, “신 한유는 우매하여 죽어 마땅하나

    詠神聖功書之碑.(영신성공서지비).신의 성스런 공을 입어 이를 비에 새기려합니다“ 하네

    碑高三丈字如斗,(비고삼장자여두),비의 높이는 삼 장이며 글자의 크기는 북두 같아

    負以靈鰲蟠以螭.(부이령오반이리).신령스런 거북에 업히어서 용으로 서리었다

    句奇語重喩者少,(구기어중유자소),비문의 구절은 기굴하고 말은 심오하여 깨닫는 다 적어

    讒之天子言其私.(참지천자언기사).이를 천자께 사사롭다고 참소하니

    長繩百尺拽碑倒,(장승백척예비도),백 척 긴 밧줄로 비를 당겨 넘어뜨리고

    粗沙大石相磨治.(조사대석상마치).거침 모래 큰 돌로써 갈아버렸네

    公之斯文若元氣,(공지사문야원기),그러나 한공의 이 문장이 원기가 있는 듯

    先時已入人肝脾.(선시이입인간비).먼저 사람의 몸에 들어갔네

    湯盤孔鼎有述作,(탕반공정유술작),성당왕의 반과 공씨의 정에 새긴 글이 있어

    今無其器存其辭.(금무기기존기사).이제 그 그릇은 없어져도 그 글은 남아있다네

    嗚呼聖皇及聖相,(오호성황급성상),아! 옛 성스런 황제와 어진 재상들

    相與烜赫流淳熙.(상여훤혁류순희).서로 더불어 그 밝음이 흘러 후세를 밝히네

    公之斯文不示后,(공지사문부시후),한공의 이 문장을 후세에 보이지 못한다면

    曷與三五相攀追.(갈여삼오상반추).어찌 세 다섯 재상들과 나란히 쫓을 수 있겠는가

    愿書萬本誦萬過,(원서만본송만과),원하노니, 일만 번을 베껴 쓰고 일만 번을 암송하여

    口角流沫右手胝.(구각류말우수지).입에 흘러 마르고 ,오른손에 굳은 살 져도 좋습니다

    傳之七十有二代,(전지칠십유이대),이 글을 전하기 칠십 이대

    以爲封禪玉檢明堂基.(이위봉선옥검명당기).왕 봉선시와 옥검 명당기의 글이 되게 하소서




樂府 (074-89)---------------------------------------------------------------------------





      

    074연가행(燕歌行)-고적(高適;707-765)


    연가행-고적(高適;707-765)


    漢家煙塵在東北,(한가연진재동배),한나라에 전쟁이 일어나니 동북쪽이라

    漢將辭家破殘賊.(한장사가파잔적).한나라 장군들 집을 떠나 적을 쳐부순다

    男兒本自重橫行,(남아본자중횡항),남아는 본래 거리낌 없는 행동을 귀히 여기니

    天子非常賜顔色.(천자비상사안색).천자는 특별히 기쁜 표정 보이시네

    摐金伐鼓下楡關,(창금벌고하유관),징을 치고 북을 치며 유관으로 내려가니

    旌旆逶迤碣石間.(정패위이갈석간).깃발은 구불구불 갈석산에 가득하다

    校尉羽書飛瀚海,(교위우서비한해),사막 위의 우서는 사막으로 날아들고

    單于獵火照狼山.(선우렵화조낭산).선우의 사냥 불은 낭산에서 비친다

    山川蕭條極邊土,(산천소조극변토),변방의 끝이라 산천은 쓸쓸하고

    胡騎憑陵雜風雨.(호기빙능잡풍우).오랑캐 사나운 말이 언덕에 의지하여 비바람과 섞여있네

    戰士軍前半死生,(전사군전반사생),전사는 군대에서 죽고 살기 반반인데

    美人帳下猶歌舞.(미인장하유가무).미인은 휘장 안에서 노래하며 춤을 추네

    大漠窮秋塞草衰,(대막궁추새초쇠),거대한 사막 저무는 가을에 변방의 풀은 시드는데

    孤城落日斗兵稀.(고성낙일두병희).외로운 성 지는 해에 싸울 병사는 드물다

    身當恩遇常輕敵,(신당은우상경적),몸은 응당 은혜 입어 적을 항상 만만히 보았으나

    力盡關山未解圍.(력진관산미해위).힘이 다한 관산에서 포위망을 풀지 못하네

    鐵衣遠戍辛勤久,(철의원수신근구),머나먼 원정길 무거운 철갑옷에 고생이 오래되니

    玉筋應啼別離后.(옥근응제별리후).아내는 이별 후, 옥 젓가락 같은 눈물 흘리며 울고 있으리

    少婦城南欲斷腸,(소부성남욕단장),젊은 아내 성남 땅에서 그리워 애간장을 다 끊고

    征人薊北空回首.(정인계배공회수).군인 간 남편은 계배 땅에서 부질없이 고향 땅 돌아본다

    邊庭飄搖那可度,(변정표요나가도),변방의 뜰에 바람 빨라도 어찌 그냥 지나리

    絶域蒼茫更何有!(절역창망갱하유)!성 너머 창망하니 다시 무엇이 더 있겠는가

    殺氣三時作陣雲,(살기삼시작진운),아침, 점심, 저녁 종일토록 살기가 구름되고

    寒聲一夜傳刁斗.(한성일야전조두).온밤 차가운 소리 경계 소리로 전해지네

    相看白刃血紛紛,(상간백인혈분분),보아라, 흰 칼날에 피가 분분한 것을

    死節從來豈顧勛?(사절종내개고훈)?옛날부터 절개에 죽어야지 어찌 공훈을 돌아보랴

    君不見沙場征戰苦,(군부견사장정전고),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사막에 원정해 전쟁하는 고통을

    至今猶憶李將軍!(지금유억리장군)!지금에야 이 장군을 생각한다네




      

    075고종군행(古從軍行)-이기(李頎)


    옛 군인의 노래-이기(李頎)


    白日登山望烽火,(백일등산망봉화),대낮에 산에 올라 봉홧불 바라보고

    黃昏飮馬傍交河.(황혼음마방교하).해지는 저녁에는 교화강가에서 말에게 물을 먹인다

    行人刁斗風沙暗,(항인조두풍사암),행인의 경계소리, 사막은 바람불어 어둡고

    公主琵琶幽怨多.(공주비파유원다).공주의 비파소리, 숨겨진 원망도 많다네

    野雲萬里無城郭,(야운만리무성곽),성곽은 없는데 들녘 구름 만리나 이어지고

    雨雪紛紛連大漠.(우설분분련대막).비 섞인 눈은 펄펄 날려 거대한 사막으로 이어진다

    胡雁哀鳴夜夜飛,(호안애명야야비),오랑캐 땅 기러기 슬피 울며 밤마다 날고

    胡兒眼淚雙雙落.(호아안누쌍쌍낙).오랑캐 눈에 흐르는 눈물 쌍쌍이 떨어진다

    聞道玉門猶被遮,(문도옥문유피차),소식 듣건데, 옥문이 아직도 막혔다니

    應將性命逐輕車.(응장성명축경거).응당히 목숨 걸고 빠른 전차를 따르리

    年年戰骨埋荒外,(년년전골매황외),해마다 전쟁에 죽은 뼈 황야에 묻히는데

    空見葡萄入漢家.(공견포도입한가).부질없이 보노니, 포도 과일이 한나라 왕실에로 들어가는 것을 


 낙양녀아항(洛陽女兒行)-왕유(王維)


낙양의 여인의 노래-왕유(王維)


洛陽女兒對門居(낙양녀아대문거) : 대문 맞은 편에 낙양의 처녀가 사는데

纔可顔容十五餘(재가안용십오여) : 겨우 열다섯 살에 용모가 아름답다.

良人玉勒乘驄馬(량인옥늑승총마) : 낭군은 옥장 장식 준마 타고

侍女金盤膾鯉魚(시녀금반회리어) : 시녀는 금쟁반에 잉어회를 바친다.

畫閣朱樓盡相望(화각주누진상망) : 화려한 집 붉은 누대에 진종일 마주보며

紅桃綠柳垂簷向(홍도녹류수첨향) : 붉은 복숭아 푸른 버들 처마 향해 늘어졌다.

羅帷送上七香車(나유송상칠향거) : 비단 휘장에 칠향거에 태워져 오르고

寶扇迎歸九華帳(보선영귀구화장) : 귀한 부채로 맞아들여 구화장 침실로 든다.

狂夫富貴在靑春(광부부귀재청춘) : 호탕한 지아비들 부귀는 어릴 적부터 있었고

意氣驕奢劇季倫(의기교사극계륜) : 의기는 방탕하고 차치함이 계륜보다 심하도다.

自憐碧玉親敎舞(자련벽옥친교무) : 스스로 미인들을 좋아하여 직접 춤을 가르치고

不惜珊瑚持與人(부석산호지여인) : 산호 보석 남에게 주는 것도 아끼지 않았도다.

春窓曙滅九微火(춘창서멸구미화) : 봄날 창가에 날이 밝아야 화려한 구미등불 끄고

九微片片飛花璅(구미편편비화소) : 구미 등잔에 불꽃이 편편히 꽃가루처럼 날린다.

戲罷曾無理曲時(희파증무리곡시) : 놀이가 끝남에 음악 익일 시간이 없어

妝成祗是薰香坐(장성지시훈향좌) : 화장이나 하고서는 향기만 풍기며 앉아있도다.

城中相識盡繁華(성중상식진번화) : 성안에서 알고 지내는 사람들 모두가 부호들이요

日夜經過趙李家(일야경과조리가) : 밤낮으로 조비연과 이평 같은 귀부인들이도다.

誰憐越女顔如玉(수련월녀안여옥) : 누가 어여삐 여길까, 여인의 얼굴이 옥 같아도

貧賤江頭自浣紗(빈천강두자완사) : 가난하고 천해서 강 가에서 빨래나 하는 것을.



 노장항(老將行)-왕유(王維;?699-761?)


늙은 장군의 노래-왕유(王維;?699-761?)


少年十五二十時,(소년십오이십시),소년 나이 열다섯에서 스무 살 적에는

步行奪得胡馬騎.(보항탈득호마기).걸으며 호마를 뺏어 올라탔었다

射殺山中白額虎,(사살산중백액호),산속의 백액호를 활을 쏘아 죽여

肯數鄴下黃鬚兒!(긍삭업하황수아)!업하의 황수아 조조의 아들 조창이라 했다

一身轉戰三千里,(일신전전삼천리),한 몸으로 싸움터로 삼천리를 돌아다니며

一劍曾當百萬師.(일검증당백만사).한 칼로 백만 군사를 감당했었지

漢兵奮迅如霹靂,(한병분신여벽력),한나라 군사 빠르기 벽력과 같았고

虜騎崩騰畏蒺藜.(노기붕등외질려).오랑캐 기병 무너져 날아나기 한려풀 같이 스러졌다

衛靑不敗由天幸,(위청부패유천행),위청이 패배하지 않음은 하늘의 행운이요

李廣無功緣數奇.(리광무공연삭기).이광이 공을 세우지 못함은 운수 탓이라오

自從棄置便衰朽,(자종기치변쇠후),버림받은 후에는 바로 쇠하고 허물어지니

世事蹉跎成白首.(세사차타성백수).세상사 잘못되면 바로 백발이 된다네

昔時飛箭無全目,(석시비전무전목),옛날에는 쏜 화살에 성한 눈이 없었는데

今日垂楊生左肘.(금일수양생좌주).지금은 수양버들이 왼팔꿈치에 돋아나듯 아무것도 아니다

路旁時賣故侯瓜,(노방시매고후과),가난하여 길가에서 때때로 동릉의 오이도 팔고

門前學種先生柳.(문전학종선생류).문전에서 오류선생 버들 심는 것도 배웠다

蒼茫古木連窮巷,(창망고목련궁항),청망히 고목은 가난한 마을로 이어지고

寥落寒山對虛牖.(요낙한산대허유).요락한 한산은 빈 창문으로 들어온다

誓令疏勒出飛泉,(서령소륵출비천),맹세하노니, 소륵에서 샘물 솟게하고

不似穎川空使酒.(부사영천공사주).영천에서 헛되이 술주정은 않겠소

賀蘭山下陣如雲,(하난산하진여운),하난산 아래에서 구름처럼 진치고

羽檄交馳日夕聞.(우격교치일석문).전쟁이 일어나 우격이 오고가는 소리 아침저녁 들려온다

節使三河募年少,(절사삼하모년소),절도사는 삼하에서 소년병을 모집하고

詔書五道出將軍.(조서오도출장군).임금의 조서는 오도에서 장군을 출정시킨다

試拂鐵衣如雪色,(시불철의여설색),철갑옷 먼지 터니 눈같이 부옇고

聊持寶劍動星文.(료지보검동성문).보검을 손에 잡으니 별무늬 움직인다

愿得燕弓射大將,(원득연궁사대장),원하노라, 연궁으로 적의 대장을 쏘아

恥令越甲鳴吾君.(치령월갑명오군).월나라 갑병으로 하여 우리 임금 울린 것을 부끄럽게 하고싶어

莫嫌舊日雲中守,(막혐구일운중수),지난날 설중을 지킨 일 부끄러워 말라

猶堪一戰取功勛!(유감일전취공훈)!오히려 한번 싸워 공훈을 얻겠노라




 도원행(桃源行)-왕유(王維)


도원의 노래-왕유(王維)


漁舟逐水愛山春(어주축수애산춘) : 고깃배로 물 딸라 산속 봄을 즐겨보니

兩岸桃花夾去津(양안도화협거진) : 양쪽 언덕 복숭아꽃 지나는 나루터를 끼고 있다.

坐看紅樹不知遠(좌간홍수부지원) : 꽃과 나무 앉아 구경하느라 먼 줄도 모르고

行盡靑溪不見人(항진청계부견인) : 푸른 개울까지 걸어가도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山口潛行始隈隩(산구잠항시외오) : 산굴로 몰래 걸어가니 처음엔 후미지고 으슥한데

山開曠望旋平陸(산개광망선평륙) : 산이 넓은 전망이 열려 곧 평원으로 되었다.

遙看一處攢雲樹(요간일처찬운수) : 멀리 한 곳을 살펴보니 구름과 산이 모여 있어

近入千家散花竹(근입천가산화죽) : 가까이 들어가니 집집이 꽃과 대나무가 흩어져있다.

樵客初傳漢姓名(초객초전한성명) : 나무꾼이 처음에는 한나라 성명을 전하고

居人未改秦衣服(거인미개진의복) : 그곳 사는 사람들은 아직 진나라 시대 옷을 바꾸지 않았다.

居人共住武陵源(거인공주무능원) : 주민들은 무릉의 도화원에 함께 살며

還從物外起田園(환종물외기전원) : 세상에서 돌아와 전원을 일으켰도다.

月明松下房櫳靜(월명송하방롱정) : 달은 소나무 아래에 밝아 창문가로 조용하고

日出雲中雞犬喧(일출운중계견훤) : 해는 구름 속에서 뜨고 닭과 개소리 시끄럽다.

驚聞俗客爭來集(경문속객쟁내집) : 세상 손님 찾아왔다는 소문 놀라 듣고서

競引還家問都邑(경인환가문도읍) : 다투어 집으로 데려가 고향 마을 소식을 묻는다.

平明閭巷掃花開(평명려항소화개) : 날이 밝자 마을 골목길을 꽃을 쓸어 열고

薄暮漁樵乘水入(박모어초승수입) : 해질 녘에 어부와 나무꾼은 배를 타고 들어온다.

初因避地去人間(초인피지거인간) : 처음에는 난리를 피하여 인간세상 떠났으나

更聞成仙遂不還(경문성선수부환) : 다시 선경을 이루고는 마침내 돌아가지 않았다.

峽裏誰知有人事(협리수지유인사) : 협곡 속에서 인간의 삶이 있을 줄을 누가 알까

世中遙望空雲山(세중요망공운산) : 세상에서 아득히 보면 쓸쓸한 구름 덮인 산이로다.

不疑靈境難聞見(부의령경난문견) : 신령한 경지를 찾아보기 어려움을 생각도 못하고

塵心未盡思鄕縣(진심미진사향현) : 세상 마음 다하지 못하고 고향 고을 그리워한다.

出洞無論隔山水(출동무논격산수) : 동굴을 나와서는 산과 물 건너는 것 가리지 않고

辭家終擬長游衍(사가종의장유연) : 집 떠나 끝내는 길이 도화원에 놀고 싶어 하였다.

自謂經過舊不迷(자위경과구부미) : 스스로 지나가 본 옛 길은 잃지 않으리라 생각했지만

安知峯壑今來變(안지봉학금내변) : 봉우리와 골짜기가 지금은 변해진 것을 어찌 알았으랴.

當時只記入山深(당시지기입산심) : 당시에 단지 기억나는 노니, 산 깊은 곳으로 들어가니

靑溪幾度到雲林(청계기도도운림) : 푸른 계곡물을 몇 번이나 건너 구름 긴 숲에 이렀던가.

春來徧是桃花水(춘내편시도화수) : 봄이 되니 온통 복숭아꽃 떠 흐르는 물이라

不辨仙源何處尋(부변선원하처심) : 선경의 도화원을 어느 곳에서 찾을지 분간하지 못하겠다. 



 촉도난(蜀道難)-이백(李白;701-762)


촉도의 어려움-이백(李白;701-762)


噫吁戱,(희우희),아

危乎高哉!(위호고재)!험하고도 높구나

蜀道之難難于上靑天!(촉도지난난우상청천)!촉도의 여려움이 푸른 하늘 오르는 것보다 어렵구나

蠶叢及魚鳧,(잠총급어부),잠총과 어양 같은 촉나라 왕들이

開國何茫然!(개국하망연)!나라를 연 것이 어찌 그리 아득한가

爾來四萬八千歲,(이내사만팔천세),개국이래로 사만팔천년에

始與秦塞通人煙.(시여진새통인연).비로소 잔나라 변방과 인가가 통하였다네

西當太白有鳥道,(서당태백유조도),서쪽으로 태백산과 통하여 험한 좁은 조도가 있어

可以橫絶峨眉巓.(가이횡절아미전).아미산 꼭대기를 가로 자른다

地崩山摧壯士死,(지붕산최장사사),땅이 무너지고 산이 꺾기고 장사가 죽어서야

然后天梯石棧方鉤連.(연후천제석잔방구련).구름다리와 돌길이 바로소 놓였다네

上有六龍回日之高標,(상유륙룡회일지고표),산 위에는 육룡이 해를 둘러싸는 정상을 알리는 표시가 있고

下有沖波逆折之回川.(하유충파역절지회천).밑에는 물결을 찌르고 거슬러 껶어지는 돌아가는 냇물이 있다

黃鶴之飛尙不得,(황학지비상부득),황학이 날아도 이르지 못하고

猿猱欲度愁攀援.(원노욕도수반원).원숭이가 건너려 해도 근심스러워 나뭇가지를 휘잡는다

靑泥何盤盤,(청니하반반),청니령 고개는 어찌 그렇게 돌아가나

百步九折縈岩巒.(백보구절영암만).백 걸음에 아홉 번을 꺾어 바위 봉우리를 감쌌네

捫參歷井仰脅息,(문삼력정앙협식),참을 만지고 정을 지나 우러러 숨죽여

以手撫膺坐長嘆.(이수무응좌장탄).손으로 가슴 만지며 앉아서 길게 탄식하나니

問君西游何時還?(문군서유하시환)?그대에게 묻노니, 서방으로 떠나면 언제 돌아오나

畏途巉岩不可攀!(외도참암부가반)!두려워라, 길이 험한 바위라 잡고 오르지 못하겠구나

但見悲鳥號古木,(단견비조호고목),다만 슬픈 새 고목에 앉아 슬피 울고

雄飛雌從繞林間.(웅비자종요림간).수컷 날면 암컷 따라다니며 숲 속을 돌아다닌다

又聞子規啼,(우문자규제),또 자규새 울고

夜月愁空山.(야월수공산).밤에 뜬 달은 빈산을 슬퍼한다

蜀道之難難于上靑天!(촉도지난난우상청천)!촉도의 어려움은 푸른 하늘을 오르기보다 어렵구나

使人聽此凋朱顔.(사인청차조주안).사람이 이를 들으면 붉던 얼굴 창백해진다

連峰去天不盈尺,(련봉거천부영척),연이은 봉우리들 하늘에서 떨어진 거리 한 자도 못되고

枯松倒挂倚絶壁.(고송도괘의절벽).마른 소나무 거꾸로 걸리어 절벽에 의지해있네

飛湍瀑流爭喧豗,(비단폭류쟁훤회),나는 듯한 여울, 사납게 흐르는 물결 다투어 소란하고

冰崖轉石萬壑雷.(빙애전석만학뇌).얼음 언 언덕에서 굴러 떨어지는 돌, 온 골짜기에 우뢰 소리

其險也如此!(기험야여차)!그 험함이 이와 같도다

嗟爾遠道之人,(차이원도지인),아, 당신 길 떠나는 사람이여

胡爲乎來哉?(호위호내재)? 어떻게 오시려오

劍閣崢嶸而崔嵬.(검각쟁영이최외).검각산은 가파르고도 높아라

一夫當關,(일부당관),한 남자가 관을 지키면

萬夫莫開.(만부막개).만 남자들도 열지 못하리

所守或匪親,(소수혹비친),지키는 곳이 익숙하지 못하면

化爲狼與豺.(화위낭여시).변하여 이리나 승낭이 되리라

朝避猛虎,(조피맹호),아침에는 사나운 호랑이 피하고

夕避長蛇.(석피장사).저녁에는 긴 뱀을 피하네

磨牙吮血,(마아연혈),이를 갈고 피를 빨아

殺人如麻.(살인여마).사람 죽인 것이 삼대같이 많다네

錦城雖雲樂,(금성수운낙),금성이 비록 즐거우나

不如早還家.(부여조환가).일찍 집에 올아옴만 못하도다

蜀道之難難于上靑天!(촉도지난난우상청천)!촉도난이여 푸른 하늘로 올으는 것보다 어렵도다

側身西望常咨嗟!(측신서망상자차)!몸 돌려 서쪽 바라보며 늘 탄식 하네




080 촉도난(蜀道難)-이백(李白;701-762)


촉도의 어려움-이백(李白;701-762)


噫吁戱,(희우희),아

危乎高哉!(위호고재)!험하고도 높구나

蜀道之難難于上靑天!(촉도지난난우상청천)!촉도의 여려움이 푸른 하늘 오르는 것보다 어렵구나

蠶叢及魚鳧,(잠총급어부),잠총과 어양 같은 촉나라 왕들이

開國何茫然!(개국하망연)!나라를 연 것이 어찌 그리 아득한가

爾來四萬八千歲,(이내사만팔천세),개국이래로 사만팔천년에

始與秦塞通人煙.(시여진새통인연).비로소 잔나라 변방과 인가가 통하였다네

西當太白有鳥道,(서당태백유조도),서쪽으로 태백산과 통하여 험한 좁은 조도가 있어

可以橫絶峨眉巓.(가이횡절아미전).아미산 꼭대기를 가로 자른다

地崩山摧壯士死,(지붕산최장사사),땅이 무너지고 산이 꺾기고 장사가 죽어서야

然后天梯石棧方鉤連.(연후천제석잔방구련).구름다리와 돌길이 바로소 놓였다네

上有六龍回日之高標,(상유륙룡회일지고표),산 위에는 육룡이 해를 둘러싸는 정상을 알리는 표시가 있고

下有沖波逆折之回川.(하유충파역절지회천).밑에는 물결을 찌르고 거슬러 껶어지는 돌아가는 냇물이 있다

黃鶴之飛尙不得,(황학지비상부득),황학이 날아도 이르지 못하고

猿猱欲度愁攀援.(원노욕도수반원).원숭이가 건너려 해도 근심스러워 나뭇가지를 휘잡는다

靑泥何盤盤,(청니하반반),청니령 고개는 어찌 그렇게 돌아가나

百步九折縈岩巒.(백보구절영암만).백 걸음에 아홉 번을 꺾어 바위 봉우리를 감쌌네

捫參歷井仰脅息,(문삼력정앙협식),참을 만지고 정을 지나 우러러 숨죽여

以手撫膺坐長嘆.(이수무응좌장탄).손으로 가슴 만지며 앉아서 길게 탄식하나니

問君西游何時還?(문군서유하시환)?그대에게 묻노니, 서방으로 떠나면 언제 돌아오나

畏途巉岩不可攀!(외도참암부가반)!두려워라, 길이 험한 바위라 잡고 오르지 못하겠구나

但見悲鳥號古木,(단견비조호고목),다만 슬픈 새 고목에 앉아 슬피 울고

雄飛雌從繞林間.(웅비자종요림간).수컷 날면 암컷 따라다니며 숲 속을 돌아다닌다

又聞子規啼,(우문자규제),또 자규새 울고

夜月愁空山.(야월수공산).밤에 뜬 달은 빈산을 슬퍼한다

蜀道之難難于上靑天!(촉도지난난우상청천)!촉도의 어려움은 푸른 하늘을 오르기보다 어렵구나

使人聽此凋朱顔.(사인청차조주안).사람이 이를 들으면 붉던 얼굴 창백해진다

連峰去天不盈尺,(련봉거천부영척),연이은 봉우리들 하늘에서 떨어진 거리 한 자도 못되고

枯松倒挂倚絶壁.(고송도괘의절벽).마른 소나무 거꾸로 걸리어 절벽에 의지해있네

飛湍瀑流爭喧豗,(비단폭류쟁훤회),나는 듯한 여울, 사납게 흐르는 물결 다투어 소란하고

冰崖轉石萬壑雷.(빙애전석만학뇌).얼음 언 언덕에서 굴러 떨어지는 돌, 온 골짜기에 우뢰 소리

其險也如此!(기험야여차)!그 험함이 이와 같도다

嗟爾遠道之人,(차이원도지인),아, 당신 길 떠나는 사람이여

胡爲乎來哉?(호위호내재)? 어떻게 오시려오

劍閣崢嶸而崔嵬.(검각쟁영이최외).검각산은 가파르고도 높아라

一夫當關,(일부당관),한 남자가 관을 지키면

萬夫莫開.(만부막개).만 남자들도 열지 못하리

所守或匪親,(소수혹비친),지키는 곳이 익숙하지 못하면

化爲狼與豺.(화위낭여시).변하여 이리나 승낭이 되리라

朝避猛虎,(조피맹호),아침에는 사나운 호랑이 피하고

夕避長蛇.(석피장사).저녁에는 긴 뱀을 피하네

磨牙吮血,(마아연혈),이를 갈고 피를 빨아

殺人如麻.(살인여마).사람 죽인 것이 삼대같이 많다네

錦城雖雲樂,(금성수운낙),금성이 비록 즐거우나

不如早還家.(부여조환가).일찍 집에 올아옴만 못하도다

蜀道之難難于上靑天!(촉도지난난우상청천)!촉도난이여 푸른 하늘로 올으는 것보다 어렵도다

側身西望常咨嗟!(측신서망상자차)!몸 돌려 서쪽 바라보며 늘 탄식 하네




081 장상사이수지이(長相思二首之二)-이백(李白;701-762)


끝없는 그리움-이백(李白;701-762)


日色已盡花含煙,(일색이진화함연),해는 이미 넘어가고 꽃은 안개 머금고

月明欲素愁不眠.(월명욕소수부면).달은 밝아 더욱 흰데 저는 근심으로 잠이 오지 않아요

趙瑟初停鳳凰柱,(조슬초정봉황주),조슬은 잠깐 봉황주에 멈춰두고

蜀琴欲奏鴛鴦弦.(촉금욕주원앙현).촉금으로 원앙현을 타려해요

此曲有意無人傳,(차곡유의무인전),이 노래 담은 뜻을 전할 사람 없어

愿隨春風寄燕然.(원수춘풍기연연).바람에 부쳐 당신 계신 연연 땅으로 보내고 싶소

憶君迢迢隔靑天.(억군초초격청천).당신을 생각하니, 푸른 하늘 너머 멀고먼 곳

昔日橫波目,(석일횡파목),옛날의 고운 눈매가

今成流淚泉.(금성류누천).지금은 눈물의 샘이 되었소

不信妾腸斷,(부신첩장단),저의 애끊는 마음 못 믿기시면

歸來看取明鏡前.(귀내간취명경전).돌아 오셔서 거울 앞 내 모습 보시옵소서




082 행로난삼수지일(行路難三首之一)-이백(李白;701-762)


세상살이 어려워라-이백(李白;701-762)


金樽淸酒斗十千,(금준청주두십천),금항아리 맑은 술, 한 말 값이 만량이요

玉盤珍羞値萬錢.(옥반진수치만전).옥쟁반 좋은 안주 일만 냥의 값이어라

停杯投箸不能食,(정배투저부능식),술잔을 멈추고 젓가락 내던져 먹지 못하고

拔劍四顧心茫然.(발검사고심망연).칼 뽑아 사방을 둘러보니 마음이 답답하다

欲渡黃河冰塞川,(욕도황하빙새천),황하를 건너려니 얼음이 물길 막고

將登太行雪滿山.(장등태항설만산).태행산에 오르려니 눈이 산에 가득하다

閑來垂釣碧溪上,(한내수조벽계상),한가히 돌아와 푸른 개울에 낚싯대 드리우다

忽復乘舟夢日邊.(홀복승주몽일변).홀연히 다시 배에 올라 서울을 꿈꾼다

行路難,行路難!(행로난,항노난)!세상살이 어려워, 세상살이 어렵구나

多歧路,今安在?(다기노,금안재)?갈림길 많은데, 난 지금 어디 있는가

長風破浪會有時,(장풍파낭회유시),장풍파랑의 큰 뜻, 때맞춰 나타나리

直挂雲帆濟滄海.(직괘운범제창해).그러면 바로 구름 같이 높은 돛 달고 창해를 건너리 



083 행로난삼수지이(行路難三首之二)-이백(李白;701-762)


세상살이 어려워라-이백(李白;701-762)


大道如靑天,(대도여청천),큰 길은 푸른 하늘과 같은데

我獨不得出.(아독부득출).나만이 나갈 수가 없구나

羞逐長安社中兒,(수축장안사중아),부끄러워라, 장안의 귀족 자제들 쫓아

赤雞白狗賭梨栗.(적계백구도리률).닭싸움과 흰 개 달리기 놀이로 배와 밤 내기한 것이여

彈劍作歌奏苦聲,(탄검작가주고성),칼을 휘두르며 노래 불러 괴로움을 알리고

曳裾王門不稱情.(예거왕문부칭정).왕실에 옷자락 끌며 가는 것은 마 속 마음 아니라네

淮陰市井笑韓信,(회음시정소한신),회음의 시정배들 한신 장군을 비웃고

漢朝公卿忌賈生.(한조공경기가생).한조의 공경들은 가생을 기피하네

君不見,(군부견),그대는 보지 못 했는가

昔時燕家重郭隗,(석시연가중곽외),옛날 연나라가 곽외를 존중하여

擁彗折節無嫌猜.(옹혜절절무혐시).왕이 비 들고 허리 굽혀도 꺼리고 시기하지 않은 것을

劇辛樂毅感恩分,(극신낙의감은분),극신과 낙의가 은혜에 감복하여

輸肝剖膽效英才.(수간부담효영재).간 내고 쓸개 쪼개 충성을 다하여 재주를 다 받쳤네

昭王白骨縈蔓草,(소왕백골영만초),소왕의 백골도 덩굴과 잡초에 묻혔거니

誰人更掃黃金臺?(수인갱소황금태)?어떤 사람이 다시 소왕의 부름 받아 황금대를 쓸 것인가

行路難,(항노난),세상살이 어려워라

歸去來!(귀거내)!차라리 돌아가련다




084 행로난삼수지삼(行路難三首之三)-이백(李白;701-762)


세상살이 어려워라-이백(李白;701-762)


有耳莫洗穎川水,(유이막세영천수), 귀가 있어도 영천의 물에 씻지 말고

有口莫食首陽蕨.(유구막식수양궐). 입이 있어도 수양산의 고사리 먹지를 말아라

含光混世貴無名,(함광혼세귀무명), 빛을 감추고 세상에 섞이어 이름을 드러내지 않음이 귀하거니

何用孤高比雲月?(하용고고비운월)? 어찌 고고한 듯 구름과 달에 비기는가

吾觀自古賢達人,(오관자고현달인), 나는 보았소, 옛날부터 어질고 출세한 사람

功成不退皆殞身.(공성부퇴개운신). 공을 이루고도 물러서지 않아 모두가 죽임을 당한 것을

子胥旣棄吳江上,(자서기기오강상), 오자서는 오강에 내버려지고

屈原終投湘水濱.(굴원종투상수빈). 굴원은 상수물가에 몸을 던졌소

陸機雄才豈自保?(륙기웅재개자보)? 육기의 큰 재주가 어찌 자신 한 몸을 보존하였던가

李斯稅駕苦不早.(리사세가고부조). 재상 이사의 휴식은 아쉽게도 때가 늦었다네

華亭鶴唳詎可聞,(화정학려거가문), 화정에 학의 울음 어찌 다시 들을 수 있겠는가

上蔡蒼鷹何足道!(상채창응하족도)! 상채의 푸른 송골매를 어찌 말하랴

君不見,(군부견), 그대는 보지 못 했는가

吳中張翰稱達生,(오중장한칭달생), 오나라 사람 장한은 통달한 사람이라

秋風忽憶江東行.(추풍홀억강동항). 불어오는 가을바람에 홀연히 강동으로 돌아갈 생각했다네

且樂生前一杯酒,(차낙생전일배주), 살아서 한 잔 술을 즐기려네

何須身后千載名!(하수신후천재명)! 이 한 몸 죽은 뒤에 천년 이름을 어디에 쓸 건가




085 장진주(將進酒)-이백


술을 올리려네-이백


君不見,(군부견)그대는 보지 못 했는가

黃河之水天上來(황하지수천상내) : 황하의 물 하늘에서 내려

奔流到海不復回(분류도해부복회) : 힘차게 흘러 바다에 이르러 다시 오지 못 하는 것을

君不見,(군부견) : 그대는 보지 못 했는가

高堂明鏡悲白髮(고당명경비백발) : 높은 집 거울 앞에 흰 머리 슬퍼하고

朝如靑絲暮成雪(조여청사모성설) : 아침에 검푸른 머리 저녁에 눈같이 희어진 것을

人生得意須盡歡(인생득의수진환) : 인생이 잘 풀릴 때 즐거움 다 누리고

莫使金樽空對月(막사금준공대월) : 금 술잔 헛되이 달과 마주보게 하지 말라

天生我材必有用(천생아재필유용) : 하늘이 나에게 내린 재능 반드시 쓰일 것이니

千金散盡還復來(천금산진환복내) : 천금을 다 쓰도 다시 생겨나리라

烹羊宰牛且爲樂(팽양재우차위낙) : 양고기 삶고 소 잡아 즐기려하나니

會須一飮三百杯(회수일음삼백배) : 모름지기 한 번 술 마시면 삼백 잔은 마셔야지

岑夫子,丹丘生(잠부자,단구생) : 잠부자, 단구생이여

將進酒,君莫停(장진주,군막정) : 술을 올리니, 그대는 거절하지 말게나

與君歌一曲(여군가일곡) : 그대에게 한 곡조 노래를 불러주려네

請君爲我側耳聽(청군위아측이청) : 그대 나 위해 귀 좀 기울이게나

鐘鼓饌玉不足貴(종고찬옥부족귀) : 음악과 안주 아끼지 말고

但愿長醉不愿醒(단원장취부원성) : 오래 취하여 깨지나 말았으면 좋겠네

古來聖賢皆寂寞(고내성현개적막) : 옛날의 성현군자 다 잊혀지고

惟有飮者留其名(유유음자류기명) : 술꾼만 이름을 남겼다네

陳王昔時宴平樂(진왕석시연평낙) : 진왕은 그 옛날 평락에서 잔치 열어

斗酒十千恣歡謔(두주십천자환학) : 한 말에 만량이나 하는 술 마음대로 즐겼다네

主人何爲言少錢(주인하위언소전) : 주인은 어찌 돈이 적다 말하는가

徑須沽取對君酌(경수고취대군작) : 모름지기 빨리 사오게나, 그대와 대작하리라

五花馬,(오화마) : 오화마

千金裘,(천금구) : 천금구를

呼兒將出換美酒(호아장출환미주) : 아이 불러 맛있는 술로 바꿔오게나

與爾同消萬古愁(여이동소만고수) : 자네와 술 마시며 만고 시름 삭여보세




086 병거행(兵車行)-두보(杜甫;712-770)


병거의 노래-두보(杜甫;712-770)


車轔轔,(거린린),수레소리 덜덜거리고

馬蕭蕭,(마소소),말 우는 소리 쓸쓸하구나

行人弓箭各在腰.(항인궁전각재요).출정하는 군인들 모두 허리에 활과 화살을 차고

耶娘妻子走相送,(야낭처자주상송),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처자들이 달려와 송별하니

塵埃不見咸陽橋.(진애부견함양교).흙먼지 티끌에 함양교가 가리어 보이지 않아

牽衣頓足攔道哭,(견의돈족란도곡),옷을 붙들고 넘어지며 길을 막고 우니

哭聲直上干雲霄!(곡성직상간운소)!그 울음소리 바로 구름 낀 하늘까지 오르네

道旁過者問行人,(도방과자문항인),길 지나는 사람 군인에게 물으니

行人但雲點行頻.(항인단운점항빈).군인은 징집이 너무 빈번하다 하네

或從十五北防河,(혹종십오배방하),열다섯 살부터 북방으로 황하를 지다가

便至四十西營田.(변지사십서영전).나이 마흔이 되어서야 서쪽으로 군전을 개간한다네

去時里正與裹頭,(거시리정여과두),떠나 올 땐 고을 이장이 머리수건 주었는데

歸來頭白還戍邊!(귀내두백환수변)!돌아오니 머리가 백발인데 도리어 수자리라오

邊亭流血成海水,(변정류혈성해수),변방에는 피가 흘러 바닷물 이루는데

武皇開邊意未已.(무황개변의미이).무력을 좋아하는 황제는 뜻을 그치지 않네

君不聞,(군부문),그대는 듣지 못 했던가

漢家山東二百州,(한가산동이백주),한나라 산동 이백 주가

千村萬落生荊杞!(천촌만낙생형기)!고을마다 가시나무 밭이 다 된 것을

縱有健婦把鋤ꝃ,(종유건부파서리),비록 건장한 부인 있어 호미 잡고 김매어도

禾生隴畝無東西.(화생롱무무동서).이랑에 벼들은 들쭉날쭉 경계도 없소

況復秦兵耐苦戰,(황복진병내고전),하물며 다시 병사되어 전쟁 고통 견디면서

被驅不異犬與雞.(피구부리견여계).쫓겨는 것이 개나 닭 같은 신세라오

長者雖有問,(장자수유문),상관이 혹 물어봐도

役夫敢申恨?(역부감신한)?졸병이 어찌 감히 원한을 말 하리오

且如今年冬,(차여금년동),또 금년 같은 겨울에는

未休關西卒.(미휴관서졸).관서의 병졸들은 아직 쉬지도 못 했지요

縣官急索租,(현관급삭조),지방의 관리들은 급히 세금을 독촉하나

租稅從何出?(조세종하출)?세금이 어디서 나오곘는가

信知生男惡,(신지생남악),정말로 알겠노라, 남자 낳기는 싫어하고

反是生女好.(반시생녀호).도리어 여자 낳기 좋아하는 것을

生女猶得嫁比鄰,(생녀유득가비린),딸을 낳으면 이웃집에 시집보낼 수 있지만

生男埋沒隨百草!(생남매몰수백초)!아들 낳으면 잡초 속에 묻히기 때문이라네

君不見,(군부견),그대는 보지 못 했는가

靑海頭,(청해두),청해 바닷가에

古來白骨無人收.(고내백골무인수).옛날부터 백골을 거두거주는 사람 아무도 없고

新鬼煩冤舊鬼哭,(신귀번원구귀곡),새 귀신은 번민하고 원망하며, 구 귀신은 통곡하여

天陰雨濕聲啾啾!(천음우습성추추)!날이 흐리고 비 젖으면 귀신 우는 처량한 소리를 



087 여인행(麗人行)-두보(杜甫;712-770)


미인들을 노래함-두보(杜甫;712-770)


三月三日天氣新,(삼월삼일천기신),삼월 삼짇날 날씨도 맑아

長安水邊多麗人.(장안수변다려인).장안 물가에는 미인도 많다

態濃意遠淑且眞,(태농의원숙차진),자태는 농염하고 뜻은 멀고 마음은 맑고 진실한데

肌理細膩骨肉勻.(기리세니골육균).피부 결은 섬세하고 기름지며 뼈와 살이 적당하다

繡羅衣裳照暮春,(수나의상조모춘),수 놓은 비단 옷 저문 봄 빛 비치면

蹙金孔雀銀麒麟.(축금공작은기린).금시로 공작새를, 은실로 기린을 수놓았네

頭上何所有?(두상하소유)? 머리에는 무엇이 있는가

翠微盍葉垂鬢唇.(취미합섭수빈진).비취색 머리 장식 귀밑까지 드리웠네

背后何所見?(배후하소견)? 등에는 무엇이 보이는가

珠壓腰衱穩稱身.(주압요겁온칭신).진주 박힌 허리띠에 온몸이 어울린다

就中雲幕椒房親,(취중운막초방친),궁중 휘장 안 황후의 친척에 나아가면

賜名大國虢與秦.(사명대국괵여진).대국 괵부인, 진부인의 명칭 내렸네

紫駝之峰出翠釜,(자타지봉출취부),자타지봉 팔진미 요리는 푸른 솥에서 나오고

水精之盤行素鱗.(수정지반항소린).수정 쟁반에는 흰 물고기 기어 다니네

犀箸饜飫久未下,(서저염어구미하),무소 젓가락 음식에 물려 오래도록 내리지 못하고

鸞刀縷切空紛綸.(난도누절공분륜).부엌칼은 잘게 자르는 데에 공연히 바쁘다

黃門飛鞚不動塵,(황문비공부동진),태감은 먼지도 일으키지 않고 황문에서 날듯이 달려가고

御廚絡繹送八珍.(어주락역송팔진).임금님 주방에선 끝없이 팔진미를 보내오네

簫鼓哀吟感鬼神,(소고애음감귀신),퉁소소리, 북소리 애달프게 울리면 귀신도 감동하고

賓從雜沓實要津.(빈종잡답실요진).손님이 많이 와도 실로 귀한 손님이라

后來鞍馬何逡巡,(후내안마하준순),황후가 타고 오는 말은 어찌 그리 느릿느릿

當軒下馬入錦茵.(당헌하마입금인).집에 당도하여 말에서 내려 비단 요에 든다

楊花雪落覆白蘋,(양화설낙복백빈),버들꽃 눈같이 떨어져 흰 부평초에 덮이고

靑鳥飛去銜紅巾.(청조비거함홍건).소식 전하는 푸른 새, 붉은 수건 물고 날아간다

炙手可熱勢絶倫,(자수가열세절륜),자수가열 권세가 대단하니

愼莫近前丞相嗔!(신막근전승상진)!조심하여 가까이 말라, 승상께서 화내실라




088 애강두(哀江頭)-두보(杜甫;712-770)


강가에서 슬퍼하다-두보(杜甫;712-770)


少陵野老呑聲哭,(소능야노탄성곡), 소릉의 촌로는 울음을 삼키고 통곡하며

春日潛行曲江曲.(춘일잠항곡강곡). 어느 봄날 몰래 곡강으로 나갔다

江頭宮殿鎖千門,(강두궁전쇄천문), 강가 궁궐은 문마다 잠겨있는데

細柳新蒲爲誰綠?(세류신포위수녹)? 가는 버들잎, 새 부들은 누굴 위해 푸른가

憶昔霓旌下南苑,(억석예정하남원), 지난 일을 기억하노니, 무지개 깃발들 남원으로 내려가니

苑中景物生顔色.(원중경물생안색). 남원 속의 경물들 다 생기를 띠었소

昭陽殿里第一人,(소양전리제일인), 소양전 안 양귀비가

同輦隨君侍君側.(동련수군시군측). 임금의 수레를 같이 타고 따르니 측근이 모시었다

輦前才人帶弓箭,(련전재인대궁전), 임금 수레 앞 재인들 활을 차고

白馬嚼嚙黃金勒.(백마작교황금늑). 백마에겐 황금 굴레를 물리었다

翻身向天仰射雲,(번신향천앙사운), 여관이 몸을 제처 하늘 향해 구름으로 쏘아 올리면

一箭正墜雙飛翼.(일전정추쌍비익). 한 활살에 두 마리 비익조가 정확히 떨어졌다

明眸皓齒今何在?(명모호치금하재)? 맑은 눈동자 하얀 이의 양귀비 지금은 어디에 있나

血汚游魂歸不得!(혈오유혼귀부득)! 피 묻어 헤매는 넋 돌아오지 못 하는구나

淸渭東流劍閣深,(청위동류검각심), 맑은 위수는 동으로 흐르고 검각은 깊숙한데

去住彼此無消息.(거주피차무소식). 죽은 사람과 살아있는 사람, 서로 소식도 전혀 없다

人生有情淚沾臆,(인생유정누첨억), 인생은 유정하여 눈물은 가슴을 적시는데

江水江花豈終極?(강수강화개종극)? 저 강물, 저 강 꽃은 어찌 다하겠는가

黃昏胡騎塵滿城,(황혼호기진만성), 황혼에 오랑캐 말들이 성안에 먼지 가득 일으키니

欲往城南望城北.(욕왕성남망성배). 성남으로 가고 싶어 성북을 아득히 바라본다




089 애왕손(哀王孫)-두보(杜甫;712-770)


왕손을 슬퍼하다-두보(杜甫;712-770)


長安城頭頭白烏,(장안성두두백오), 장안성 머리에 머리 흰 새

夜飛延秋門上呼.(야비연추문상호). 밤에 연추문 위를 날며 소리쳐 운다

又向人家啄大屋,(우향인가탁대옥), 또 인가로 날아가 큰 집을 쪼으니

屋底達官走避胡.(옥저달관주피호). 큰 집안의 고관들 오랑캐를 피하여 달아난다

金鞭斷折九馬死,(금편단절구마사), 황금 채찍 끊어지고 아홉 마리 말도 죽어

骨肉不待同馳驅.(골육부대동치구). 골육들도 기다리지 않고 도두 말달려 달아난다

腰下寶玦靑珊瑚,(요하보결청산호), 허리엔 보석 구슬과 산호초 차고 있는데

可憐王孫泣路隅!(가련왕손읍노우)! 가련하구나! 왕손이 길모퉁이에서 눈물 흘리네

問之不肯道姓名,(문지부긍도성명), 물어도 성명을 말하려 하지 않고

但道困苦乞爲奴.(단도곤고걸위노). 다만 곤고하니 종으로 삼아달라고 한다

已經百日竄荊棘,(이경백일찬형극), 이미 백 날을 가시덩굴에 숨어 다녀

身上無有完肌膚.(신상무유완기부). 몸에는 성한 살이라곤 하나도 없다

高帝子孫盡隆准,(고제자손진륭준), 고종 황제 자손들 모두 코가 오뚝하여

龍種自與常人殊.(룡종자여상인수). 왕족은 자연스레 평민과는 다르다네

豺狼在邑龍在野,(시낭재읍룡재야), 짐승 같은 도적은 장안 도읍에 있고 황제는 촉나라 시골에 있으니

王孫善保千金軀.(왕손선보천금구). 왕손은 천금같은 귀한 몸을 잘 보존하소서

不敢長語臨交衢,(부감장어림교구), 교차로에 있는지라 길게는 말 못하고

且爲王孫立斯須.(차위왕손립사수). 왕손을 위해 잠시 서 있소

昨夜東風吹血腥,(작야동풍취혈성), 어제 밤 동풍 불어 피비린내 불어와

東來橐駝滿舊都.(동내탁타만구도). 동쪽에서 온 낙차로 엣 도읍에 가득하다

朔方健兒好身手,(삭방건아호신수), 북방의 건아들의 좋은 몸집과 재주

昔何勇銳今何愚!(석하용예금하우)! 엣 날엔 그리도 용감하고 날랬는데 지금은 어찌 그리도 어리석나

竊聞天子已傳位,(절문천자이전위), 가만히 들으니, 천자가 이미 선위하니

聖德北服南單于.(성덕배복남단우). 새 천자의 성덕은 북으로 남단우를 복종시켰네

花門剺面請雪恥,(화문리면청설치), 화문에서도 낯을 베어 우리 위해 설욕을 원하니

愼勿出口他人狙!(신물출구타인저)! 삼가 입 조심하시오, 남의 저격 두려우니

哀哉王孫愼勿疏,(애재왕손신물소), 슬프다! 왕손여 삼가 소홀히 하지마소

五陵佳氣無時無.(오능가기무시무). 오릉의 상서로운 기운 없을 때가 없다오



卷三

五言律詩(090-169) -------------------------------------------------------------------


090 경추노제공자이탄지(經鄒魯祭孔子而嘆之)-당현종(唐玄宗)


추노를 지나며 공자를 제사하고 탄식하다-당현종(唐玄宗)


夫子何爲者,(부자하위자), 공자는 무엇 하는 분이기에

棲棲一代中.(서서일대중). 일생 동안 바쁘게만 살았나

地猶鄹氏邑,(지유추씨읍), 땅은 여전히 추씨 고을인데

宅卽魯王宮.(댁즉노왕궁). 집은 노나라 궁궐이 되었구나

嘆鳳嗟身否?(탄봉차신부)? 봉황을 탄식하고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였는가

傷麟怨道窮.(상린원도궁). 기린의 죽음에 상처받고 도가 다함을 원망하였네

今看兩楹奠,(금간량영전), 이제 두 기둥 사이에서 제사지내니

當與夢時同.(당여몽시동). 꿈꾸던 그 때와 같아야하리




091 망월회원(望月懷遠)-장구령(張九齡;673-740)


달을 바라보며 옛님을 생각하다-장구령(張九齡;673-740)


海上生明月,(해상생명월), 바닷가에 밝은 달 떠오르니

天涯共此時.(천애공차시). 저 하늘 끝에서도 이 시간을 함께 하리

情人怨遙夜,(정인원요야), 정든 임은 긴 밤이 원망스러워

竟夕起相思!(경석기상사)! 저녁내 일어나 나를 생각하시리

滅燭憐光滿,(멸촉련광만), 초불을 끄면 달빛 가득하여 좋은 것을

披衣覺露滋.(피의각노자). 옷 걷어붙이고 나가니 뜰의 이슬에 젖었구나

不堪盈手贈,(부감영수증), 달빛 손에 가득 보내드리지 못하니

還寢夢佳期.(환침몽가기). 아름다운 약속을 꿈꾸며 밤 자리로 돌아간다 



092 송두소부지임촉주(送杜少府之任蜀州)-왕발(王勃)


두소부가 촉주로 부임하는 것을 전송함-왕발(王勃)


城闕輔三秦,(성궐보삼진),성안의 궁궐 삼진이 에워쌓고

風煙望五津.(풍연망오진).풍경은 장강 다섯 나루가 바라보인다

與君離別意,(여군리별의),그대와 이별하는 내 마음

同是宦游人.(동시환유인).이 모두 객지에서 벼슬하는 사람의 마음

海內存知己,(해내존지기),그래도 나라 안에 친구로 있으니

天涯若比鄰.(천애야비린).하늘 끝 어디라도 이웃이라

無爲在歧路,(무위재기노),이별의 갈림길에서

兒女共沾巾.(아녀공첨건).소녀처럼 눈물로 수건을 적시지 마세



093


재옥영선병서(在獄詠蟬幷序)-낙빈왕(駱賓王)



옥에 갇혀서 매미를 노래하다-낙빈왕(駱賓王)



西路蟬聲唱(서노선성창) : 가을에 매미가 우니


南冠客思侵(남관객사침) : 죄인의 몸 향수에 젖는다


那堪玄鬢影(나감현빈영) : 어찌 견디랴, 검은 머릿결이


來對白頭吟(내대백두음) : 백발의 노래 부르게 된 것을


露重飛難進(노중비난진) : 이슬이 무거우 날아가지 어렵고


風多響易沉(풍다향역침) : 바람이 심하여 소리가 쉬이 잠긴다


無人信高潔(무인신고결) : 고결한 마음 믿어줄 사람 없으니


誰爲表予心(수위표여심) : 누가 나의 속마음 드러내 줄까



*幷序(병서)


余禁所禁垣西(여금소금원서) : 내가 갇힌 감옥의 담 하나를 두고 서쪽이


是法廳事也(시법청사야) : 곧 사법관의 가운데 뜰이다


有古槐數株焉(유고괴삭주언) : 늙은 괴나무 몇 그루가 있는데


雖生意可知(수생의가지) : 비록 살려는 뜻은 알만하나


同殷仲文之古樹(동은중문지고수) : 은중문의 늙은 당나무와 같고


而聽訟斯在(이청송사재) : 송사여기서 들으니


卽周召伯之甘棠(즉주소백지감당) : 곧 주 소백의 감당나무이다


每至夕照低陰(매지석조저음) : 매번 황혼이 되면 나지막히 그늘이 지는데


秋蟬疏引(추선소인) : 가을 매미가 노래를 한다


發聲幽息(발성유식) : 그 소리 그윽하여


有切嘗聞(유절상문) : 절절함이 묻어온다


豈人心異於曩時(개인심리어낭시) : 어찌 사람의 마음이 예전과 달라


將虫響悲於前聽(장충향비어전청) : 벌레 소리마저도 더 슬프게 들리는가


嗟乎(차호) : 아


聲以動容(성이동용) : 소리로 사람의 용모를 움직이고


德以象賢(덕이상현) : 덕으로 사람의 어짐을 닮아


故潔其身也(고결기신야) : 자신의 몸을 깨끗이 한다


稟君子(품군자) : 군자의 행실을 바탕삼아


達人之高行(달인지고항) : 사람의 높은 행실에 이르게 되어


蛻其皮也(태기피야) : 그 껍질을 벗는다


有仙都羽化之靈姿(유선도우화지령자) : 신선이 날게되는 신령스러움이 생기는구나


候時而來(후시이내) : 때를 기다려 그 때가 와서야


順陰陽之數(순음양지삭) : 음양의 술수에 따르고


應節爲變(응절위변) : 절기의 변화에 응하여


審藏用之機(심장용지기) : 은퇴하고 등용되는 기미를 살핀다


有目斯開(유목사개) : 눈을 떠고


不以道昏而昧其視(부이도혼이매기시) : 도가 혼미하다 하여 그 시선을 흐리게 하지 않고


有翼自薄(유익자박) : 날개가 있어도 스스로 엷게 하며


不以俗厚而易其眞(부이속후이역기진) : 세속이 후하게 대접해도 그 진실을 바꾸지 않는다


吟喬樹之微風(음교수지미풍) : 높은 나무의 미풍을  읊으니


韻資天縱(운자천종) : 그 자질이 자연스럽고


飮高秋之墜露(음고추지추노) : 높은 가을하늘의 떨어지는 이슬을 마시니


淸畏人知(청외인지) : 맑음을 남들이 알까를 두려워 한다


仆失路艱虞(부실노간우) : 길을 잃어 고생하고


遭時徽纆(조시휘묵) : 죄수가 되는 불행한 때를 만났도다


不哀傷而自怨(부애상이자원) : 마음이 슬프고 아프지는 않아도 스스로 원망스러운데


未搖落而先衰(미요낙이선쇠) : 흔듥려 떨어지지 않아도 먼저 쇠락해지는구나


聞蟪蛄之流聲(문혜고지류성) : 쓰르라미의 울려퍼지는 소리 듣고


悟平反之已奏(오평반지이주) : 상소가 이미 올려졌음을 깨닫는다


見螳螂之抱影(견당랑지포영) : 당랑이 살기를 가졌음을 보고


怯危機之未安(겁위기지미안) : 위가가 편안하지 못할 것이 두려워진다


感而綴詩(감이철시) : 시절에 느끼어 시를 지어


貽諸知己(이제지기) : 여러 친구들에게 준다


庶情沿物應(서정연물응) : 바라노니, 정이 경물에 따라 응하여


哀弱羽之飄零(애약우지표령) : 연약한 날개의 흔들려 떨어짐을 슬퍼하고


道寄人知(도기인지) : 남이 알게 알리어 전해주어


憫餘聲之寂寞(민여성지적막) : 남은 소리의 적막함을 불쌍히 여겨주었으면 한다


非謂文墨(비위문묵) : 이 것은 단순히 문장일 뿐 아니라


取代幽憂云爾(취대유우운이) : 나의 그윽한 근심을 취하여 대신하고 있을 뿐이노라


 



094


화진능노승조춘유망(和晉陵路丞早春游望)-두심언(杜審言)



진릉 육승상의‘조춘유망’시에 화답하여-두심언(杜審言)



獨有宦游人(독유환유인) : 홀로 타관에서 벼슬하는 사람


偏驚物候新(편경물후신) : 경물과 기후에 특별히 놀라노라


雲霞出海曙(운하출해서) : 구름과 노을이 바다에서 피어나는 아침


梅柳渡江春(매류도강춘) : 매화와 버들꽃잎 강 건너는 봄이로구나


淑氣催黃鳥(숙기최황조) : 맑은 봄기운 꾀고리 재촉하고


晴光轉綠蘋(청광전녹빈) : 개인 햇볕은 푸른 개구리밥으로 옮아간다


忽聞歌古調(홀문가고조) : 홀연히 들리는 노래는 옛노래


歸思欲沾巾(귀사욕첨건) : 고향가고 싶은 마음에 눈물이 수건을 적신다


 

095 잡시(雜詩)-심전기(沈全期)


잡시-심전기(沈全期)


聞道黃龍戍,(문도황룡수), 소문 들으니, 황룡 땅에 수자리

頻年不解兵.(빈년부해병). 해 넘겨도 병사들 제대 못 한다네

可憐閨裏月,(가련규리월), 가련하다, 규방 속 저 달

長在漢家營.(장재한가영). 한나라 군사의 병영에도 오랫동안 있으리니

少婦今春意,(소부금춘의), 젊은 아내는 지금 봄날의 그리움에 젖고

良人昨夜情.(량인작야정). 낭군은 저제 밤 아내를 그리는 마음에 젖어있다네

誰能將旗鼓,(수능장기고), 누가 능히 군사들 거느리고

一爲取龍城?(일위취룡성)? 단번에 용성을 빼앗을 수 있을까




096 제대유령북역(題大庾嶺北驛)-송지문(宋之問)


대유령 북역에서 시를 짓다-송지문(宋之問)


陽月南飛雁,(양월남비안), 시월에 남으로 날아가는 기러기

傳聞至此回.(전문지차회). 들으니, 여기에 와서는 돌아간다고 말하네

我行殊未已,(아항수미이), 내 가는 길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何日復歸來?(하일복귀내)? 어느 날 다시 돌아가나

江靜潮初落,(강정조초낙), 강은 고요한데 조수는 막 떨어지고

林昏瘴不開.(림혼장부개). 숲은 어둑하여 장기는 아직 열리지 않아

明朝望鄕處,(명조망향처), 다음날 아침 고향 있는 곳을 바라보면

應見隴頭梅.(응견롱두매). 응당 고갯마루의 매화꽃을 보리라




097 차북고산하(次北固山下)-왕만(王灣)


북고산 아래에서-왕만(王灣)


客路靑山外,(객노청산외), 나그네 가는 길은 청산 밖이요

行舟綠水前.(항주녹수전). 떠나는 배의 길은 푸른 물결 앞이라네

潮平兩岸闊,(조평량안활), 호수는 잔잔하고 양 언덕은 넓고

風正一帆懸.(풍정일범현). 바람은 순조로워 돋을 단다

海日生殘夜,(해일생잔야), 바다의 해, 간 밤에 떠오르고

江春入舊年.(강춘입구년). 강가의 봄, 지나간 해에서 묻어든다

鄕書何處達?(향서하처달)? 고향으로 띠운 편지 어느 곳에 이를까

歸雁洛陽邊.(귀안낙양변). 돌아가는 기러기 낙양으로 향하네



098 제파산사후선원(題破山寺后禪院)-상건(常建)


파산사 뒤의 선원에서-상건(常建)


淸晨入古寺,(청신입고사), 맑은 새벽 옛 절을 찾아드니

初日照高林.(초일조고림). 떠오르는 해 높은 숲을 비춘다

曲徑通幽處,(곡경통유처), 구불한 길은 깊숙한 곳으로 통하고

禪房花木深.(선방화목심). 선방엔 꽃과 나무들 무성하다

山光悅鳥性,(산광열조성), 산빛을 새는 기뻐하고

潭影空人心.(담영공인심). 못에 비친 그림자 사람의 마음을 비워준다

萬籟此俱寂,(만뢰차구적), 삼라만상이 다 고요한 지금

惟餘鐘磬音.(유여종경음). 오직 풍경소리만 남아 들려온다 



099 기좌생두습유(寄左省杜拾遺)-잠삼(岑參;715-770)


좌성의 두섭유에게 보내다-잠삼(岑參;715-770)


聯步趨丹陛,(련보추단폐),그대와 나란히 조정에 나아가

分曹限紫微.(분조한자미).관아를 달리하니 자미성에서 갈라지네

曉隨天仗入,(효수천장입),아침에는 의장대 따라 들어가고

暮惹御香歸.(모야어향귀).저녁엔 궁궐의 향기 풍기며 돌아온다

白髮悲花落,(백발비화낙),백발의 나, 꽃처럼 떨어짐을 슬퍼하고

靑雲羨鳥飛.(청운선조비).청운의 그대, 새처럼 날아감을 부러워한다

聖朝無闕事,(성조무궐사),성스런 조정 무엇 하나 부족한 일 없으니

自覺諫書稀.(자각간서희).간언하는 상소는 드문 것을 나는 알겠다




100 증맹호연(贈孟浩然)-이백(李白;701-762)


맹호연에게 드립니다-이백(李白;701-762)


吾愛孟夫子,(오애맹부자),나는 맹 선생님을 좋아하지요

風流天下聞.(풍류천하문).그의 풍류는 세상이 다 알지요

紅顔棄軒冕,(홍안기헌면),젊어서 벼슬 버리고

白首臥松雲.(백수와송운).늙어서는 소나무와 구름 사이에 노니시네

醉月頻中聖,(취월빈중성),달에 취하여 자주 술 취하고

迷花不事君.(미화부사군).꽃에 미쳐서 나라님도 섬기지 못하셨네

高山安可仰,(고산안가앙),그 높은 산을 어찌 가히 쳐다볼 수 있을까요

徒此挹淸芬.(도차읍청분).다만 이렇게 맑은 향기를 떠 올 뿐이랍니다 



101 도형문송별(渡荊門送別)-이백(李白;701-762)


형문을 건너 송별하다-이백(李白;701-762)


渡遠荊門外,(도원형문외), 먼 형문 밖 건너와

來從楚國游.(내종초국유). 초나라에 노닌다

山隨平野盡,(산수평야진), 산은 넓은 들판을 따라 펼쳐지고

江入大荒流.(강입대황류). 강은 큰 땅을 따라 흘러간다

月下飛天鏡,(월하비천경), 달은 내려와 하늘 날아다니는 거울이 되고

雲生結海樓.(운생결해누). 구름은 생겨나 바다를 잇는 누각이 되었네

仍憐故鄕水,(잉련고향수), 고향 산천 아름다워라

萬里送行舟.(만리송항주). 만 리 먼 곳, 고향으로 배를 보낸다



102 송우인(送友人)-이백(李白;701-762)


친구를 보내며-이백(李白;701-762)


靑山橫北郭,(청산횡배곽),푸른 산들은 북쪽 성곽 위로 가로 솟고

白水繞東城.(백수요동성).희고 밝은 물은 동쪽 성을 감싸며 흘러간다

此地一爲別,(차지일위별),이곳에서 우리 한번 이별하면

孤蓬萬里征.(고봉만리정).외로운 쑥처럼 만리타향을 떠돌겠네

浮雲游子意,(부운유자의),떠다니는 구름은 떠나는 나그네 마음

落日故人情.(낙일고인정).지는 해는 떠나보내는 친구의 심정

揮手自茲去,(휘수자자거),손을 흔들며 이제 떠나가니

蕭蕭班馬鳴.(소소반마명).쓸쓸하구나, 떠나는 말의 울음 소리마저도



103 청촉승준탄금(聽蜀僧浚彈琴)-이백(李白;701-762)


촉의 스님 준의 거문고 타는 소리를 듣고-이백(李白;701-762)


蜀僧抱綠綺,(촉승포녹기),촉의 스님이 녹기라는 거문고를 안고

西下峨眉峰.(서하아미봉).서쪽으로 아미산 봉우리로 내려왔다

爲我一揮手,(위아일휘수),나를 위해 한번 손을 들어 거문고 타니

如聽萬壑松.(여청만학송).온 골짜기 소나무 소리를 듣는 듯

客心洗流水,(객심세류수),그 소리 나그네 마음 흐르는 물처럼 씻어주고

餘響入霜鐘.(여향입상종).남은 소리는 절의 종소리에 빨려든다

不覺碧山暮,(부각벽산모),청산이 저무는 줄도 몰랐거니

秋雲暗幾重.(추운암궤중).가을날은 어두운데, 구름은 몇 겹이나 끼었나




104 야박우저회고(夜泊牛渚懷古)-이백(李白;701-762)


밤에 우저에 정박하며 옛일을 회고함


牛渚西江夜,(우저서강야),우저산 서편 장강의 밤

靑天無片雲.(청천무편운).푸른 하늘엔 조각구름 하나 없구나

登舟望秋月,(등주망추월),배에 올라 가을 달을 보니

空憶謝將軍.(공억사장군).부질없이 여기 놀던 사 장군이 생각난다

余亦能高詠,(여역능고영),나 역시 시를 잘 읊지만

斯人不可聞.(사인부가문).이런 분을 찾을 수 없구나

明朝挂帆席,(명조괘범석),내일 아침 돛을 달고 떠나면

楓葉落紛紛.(풍섭낙분분).단풍잎 어지러이 떨어져내리리라




105 월야(月夜)-두보(杜甫;712-770)


달밤-두보(杜甫;712-770)


今夜鄜州月,(금야부주월),오늘 밤 부주 하늘의 달을

閨中只獨看.(규중지독간).아내 홀로 바라보리

遙憐小兒女,(요련소아녀),멀리서 어린 딸을 가여워하나니

未解憶長安.(미해억장안).장안의 나를 그리는 어미의 마음을 모르는 것을

香霧雲鬟濕,(향무운환습),자욱한 안개구름에 머리카락 젖고

淸輝玉臂寒.(청휘옥비한).맑은 달빛에 옥 같은 팔 차겠소

何時倚虛幌,(하시의허황),그 어느 때라야 엷은 휘장에 기대어

雙照淚痕干?(쌍조누흔간)?서로 얼굴 비춰보며 눈물 자국 막아볼까



106 春望(춘망)-杜甫(두보)


봄의 소망-杜甫(두보)


國破山河在(국파산하재) : 조정은 망했어도 산하는 그대로요


城春草木深(성춘초목심) : 성안은 봄이 되어 초목이 무성하네


感時花淺淚(감시화천루) : 시대를 슬퍼하여 꽃도 눈물 흘리고


恨別鳥驚心(한별조경심) : 한 맺힌 이별에 나는 새도 놀라는구나


烽火連三月(봉화연삼월) : 봉화불은 석 달이나 계속 오르고


家書抵萬金(가서저만금) : 집에서 온 편지 너무나 소중하여라


白頭搔更短(백두소갱단) : 흰 머리를 긁으니 자꾸 짧아져


渾欲不勝簪(혼욕불승잠) : 이제는 아무리 애써도 비녀도 못 꼽겠네




107 춘숙좌성(春宿左省)-두보(杜甫;712-770)


봄에 좌성에서 묶으며-두보(杜甫;712-770)


花隱掖垣暮,(화은액원모), 꽃 숨어드는 대궐담장의 저녁

啾啾棲鳥過.(추추서조과). 잘 새도 찍찍 지저귀며 날아간다

星臨萬戶動,(성림만호동), 별이 떠니 궁궐 문이 보이고

月傍九霄多.(월방구소다). 달 가에는 하늘도 넓어진다

不寢聽金鑰,(부침청금약), 궁궐문의 빗장소리에 잠이 오지 않고

因風想玉珂.(인풍상옥가). 바람소리 풍경소리로 생각했네

明朝有封事,(명조유봉사), 내일 아침이면 아뢸 말씀 있나니

數問夜如何?(삭문야여하)? 밤이 얼마나 되었는지 자주 묻는다




108 至德二載甫自京金光門出問道歸鳳翔乾元初從左拾遺移華州掾與親故別因出此門有悲往事(지덕이재보자경금광문출문도귀봉상건원초종좌습유이화주연여친고별인출차문유비왕사)-두보(杜甫;712-770)


지난 일을 슬퍼하다-두보(杜甫;712-770)


此道昔歸順,(차도석귀순), 이 길은 지난 날 오랑캐 귀순 길

西郊胡正繁.(서교호정번). 서교에는 오량캐들 번성했었다

至今殘破膽,(지금잔파담), 지금은 남은 무리 간담이 부서져

應有未招魂.(응유미초혼). 혼백도 불러가지 못하리라

近得歸京邑,(근득귀경읍), 최근에야 서울에 돌아왔는데

移官豈至尊?(이관개지존)? 관직이 좌천되니 어찌 임금의 탓이랴

無才日衰老,(무재일쇠노), 재주도 없고 날마다 노쇠하니

駐馬望千門.(주마망천문). 말을 세우고 천문만호 궁궐을 바라본다




問道歸鳳翔∘乾元

初從左拾遺移華州掾∘與親




109 月夜憶舍弟(월야억사제)-杜甫(두보)


달밤에 아우를 생각하다-杜甫(두보)


戍鼓斷人行(수고단인행) : 수루의 북소리에 발길 끊어지고

邊秋一雁聲(변추일안성) : 변방의 가을에 한 마리 기러기 소리

露從今夜白(로종금야백) : 이슬은 오늘밤부터 얼어 희어지고

月是故鄉明(월시고향명) : 이 달은 고향에서도 밝으리라

有弟皆分散(유제개분산) : 형제가 있으나 모두 흩어져

無家問死生(무가문사생) : 생사를 물어볼 집마저 없도다

寄書長不達(기서장불달) : 편지를 부쳐도 오랫동안 가지 못하나니

況乃未休兵(황내미휴병) : 하물며 전쟁이 끝나지도 않았음에야




110 천말회리백(天末懷李白)-두보(杜甫;712-770)


하늘 끝에서 이백을 그리워하다-두보(杜甫;712-770)


涼風起天末,(량풍기천말), 서늘한 바람 하늘 끝에서 이는데

君子意如何?(군자의여하)? 그대의 마음은 어떠한지

鴻雁幾時到,(홍안기시도), 기러기는 어느 때에 오는지

江湖秋水多.(강호추수다). 강과 호수엔 가을 물결 출렁인다

文章憎命達,(문장증명달), 문장은 출세가 가장 방해가 되고

魑魅喜人過.(리매희인과). 귀신은 사람이 지나다니는 것을 기뻐한다

應共冤魂語,(응공원혼어), 당연히 원귀 된 영혼과 이야기를 하였거니

投詩贈汨羅.(투시증골나). 시 지어 멱라수에 던져 바치리라



111 봉제역중송엄공사운(奉濟驛重送嚴公四韻)-두보(杜甫;712-770)


봉제역에서 엄공을 다시 보내며-두보(杜甫;712-770)


遠送從此別,(원송종차별), 먼 길 보내려 여기서 이별하려니

靑山空復情.(청산공복정). 청산은 부질없이 다시 또 정을 준다

幾時杯重把,(기시배중파), 언제나 다시 술을 마시나

昨夜月同行.(작야월동항). 어제 밤 달빛 아래서 함께 걸었는데

列郡謳歌惜,(렬군구가석), 여러 고을 노래 불러 서별을 나누어도

三朝出入榮.(삼조출입영). 삼대의 조정을 섬기며 영화도 누리세요

江村獨歸處,(강촌독귀처), 강촌으로 나 홀로 돌아가는 그 곳

寂寞養殘生.(적막양잔생). 조용하여 여생을 보람되게 가꾸리라



112 별방태위묘(別房太尉墓)-두보(杜甫)


방대위 묘를 지나며-두보(杜甫)


他鄕復行役(타향부행역) : 다른 고을로 다시 길을 떠나며

駐馬別孤墳(주마별고분) : 말을 멈추고 외로운 무덤과 이별하네

近淚無乾土(근루무건토) : 근처에는 눈물에 마른 흙 하나 없고

低空有斷雲(저공유단운) : 나직한 하늘 가엔 뜯어진 구름만 떠있네

對碁陪謝傅(대기배사부) : 바둑판을 대해서는 사안을 태부로 모신 듯

把劒覓徐君(파검멱서군) : 칼을 잡으니 임금 찾은 계찰 같았네

唯見林花落(유견림화락) : 보이는 것은 떨어지는 숲속의 꽃이고

鶯啼送客聞(앵제송객문) : 앵무새 울음소리 떠나는 나그네에게 들리네





113 여야서회(旅夜書懷)-두보(杜甫;712-770)


나그네가 밤에 회포를 적다-두보(杜甫;712-770)


細草微風岸,(세초미풍안), 고운 풀에, 미풍 불어오는 언덕

危檣獨夜舟.(위장독야주). 높은 돛 달고 홀로 뜬 밤 배

星垂平野闊,(성수평야활), 하늘엔 별 늘어지고 평야는 광활한데

月涌大江流.(월용대강류). 달은 솟아오르고 큰 강물은 흘러만간다

名豈文章著?(명개문장저)? 문장으로 어떻게 이름을 날릴까

官應老病休.(관응노병휴). 늙고 병들어 벼슬길도 쉬어야하는데

飄飄何所似,(표표하소사), 떠도는 이 몸 무엇과 같다할까

天地一沙鷗.(천지일사구). 천지간 한 마리 모래톱 물새라네




114 등악양루(登岳陽樓)-두보(杜甫;712-770)


악양루에 올라-두보(杜甫;712-770)


昔聞洞庭水,(석문동정수), 지난 날 동정호에 대해 듣다가

今上岳陽樓.(금상악양누). 오늘에야 악양루에 올랐다

吳楚東南坼,(오초동남탁), 오나라와 촉나라가 동남으로 나눠 있고

乾坤日夜浮.(건곤일야부). 하늘과 땅이 밤낮으로 동정호수에 떠있구나

親朋無一字,(친붕무일자), 친한 친구로부터는 한 글자 소식도 없고

老病有孤舟.(노병유고주). 늙고 병들은 나는 외로운 배에 남아있네

戎馬關山北,(융마관산북), 관산의 북쪽 중원 땅에는 아직도 전쟁이라

憑軒涕泗流.(빙헌체사류). 난간에 기대서니 눈물이 흘러내린다




115 망천한거증배수재적(輞川閑居贈裴秀才迪)-왕유(王維;?699-761?)


망천에서 한가하게 살면서 배수재에게 드립니다-왕유(王維;?699-761?)


寒山轉蒼翠,(한산전창취),차가운 가을 산이 검푸르게 변하고

秋水日潺湲.(추수일잔원),가을 물은 날마다 졸졸 흐른다

倚杖柴門外,(의장시문외),지팡이 짚고 사립문 밖에 나아가

臨風聽暮蟬.(림풍청모선).바람 쏘이며 저문 매미소리를 듣는다

渡頭餘落日,(도두여낙일),나룻머리에 지는 햇살은 남아있고

墟里上孤煙.(허리상고연).작은 마을에는 외로운 연기만 피어오른다

復値接輿醉,(복치접여취),다시 접여처럼 술이 취하여

狂歌五柳前.(광가오류전).오류선생 집 앞에서 미친 듯 노래부른다




116 산거추명(山居秋暝)-왕유(王維)


산채에 가을이 어두워지네-왕유(王維)


空山新雨後(공산신우후) : 빈 산에 갓 비 내린 뒤

天氣晩來秋(천기만래추) : 날씨는 저녁 무렵의 가을이로다

明月松間照(명월송간조) : 밝은 달은 소나무 사이를 비추고

淸泉石上流(청천석상류) : 맑은 샘물은 바위 위를 흐른다

竹喧歸浣女(죽훤귀완녀) : 대숲 소란더니 빨래하는 여인들 돌아가고

蓮動下漁舟(연동하어주) : 연잎이 흔들리니 고깃배 지나간다

隨意春芳歇(수의춘방헐) : 마음에 맞는 봄꽃이 없다해도

王孫自可留(왕손자가류) : 왕손은 혼자서 산중에 머무를 만 하도다 



117 귀숭산작(歸嵩山作)-왕유(王維;?699-761?)


숭산에 돌아가며 시를 짓다-왕유(王維;?699-761?)


淸川帶長薄,(청천대장박), 맑은 개울 긴 숲 끼고

車馬去閑閑.(거마거한한). 수레 타고 한가히 간다

流水如有意,(류수여유의), 흐르는 물은 무슨 마음 있는 듯 하고

暮禽相與還.(모금상여환). 나는 저녁 새와 함께 돌아온다

荒城臨古渡,(황성림고도), 황폐한 성은 옛 나루에 접해있고

落日滿秋山.(낙일만추산). 지는 햇빛 가을 산에 가득하다

迢遞嵩高下,(초체숭고하), 멀리 숭산 아래로 찾아들어

歸來且閉關.(귀내차폐관). 내짐에 돌아와 문을 닫는다




118 종남산(終南山)-왕유(王維;?699-761?)


종남산-왕유(王維;?699-761?)


太乙近天都,(태을근천도), 태을산은 왕도에 가까워

連山接海隅.(련산접해우). 산이 연이어 바닷가에 닿는다

白雲回望合,(백운회망합), 고개 돌려보니 흰 구름 모여들고

靑靄入看無.(청애입간무). 푸른 안개 모였다가 사라진다

分野中峰變,(분야중봉변), 들의 경계는 가운데 봉우리에 따라 변하고

陰晴衆壑殊.(음청중학수). 흐리고 개임은 골짜기에 따라 달라진다

欲投人處宿,(욕투인처숙), 인가에 투숙하고파

隔水問樵夫.(격수문초부). 물 건너 나무꾼에게 물어본다




119 수장소부(酬張少府)-왕유(王維)


장소부에게 지어 응답하다-왕유(王維)


晩年唯好靜(만년유호정) : 늙으니 고요함이 좋아져서

萬事不關心(만사부관심) : 일마다 마음이 가지 않는다.

自顧無長策(자고무장책) : 스스로 돌아봐도 좋은 대책 없어

空知返舊林(공지반구림) : 옛 고향 숲으로 돌아가야 함을 알았다.

松風吹解帶(송풍취해대) : 솔바람 불어와 허리띠를 풀어헤치고

山月照彈琴(산월조탄금) : 산에 뜬 달은 거문고 치는 이를 비춘다.

君問窮通理(군문궁통리) : 궁하고 통하는 이치를 묻노니

漁歌入浦深(어가입포심) : 어부의 노래가 포구 깊은 곳으로 들린다.




120 과향적사(過香積寺)-왕유(王維)


향적사를 지나며-왕유(王維)


不知香積寺(부지향적사) : 향적사가 어디 있는지를 알지 못하고

數里入雲峰(수이입운봉) : 멸 리를 걸어서 구름 낀 봉우리에 들어왔다.

古木無人逕(고목무인경) : 고목이 울창한데 사람 다니는 길도 없고

深山何處鐘(심산하처종) : 깊은 산 어느 곳에선가 종소리 들려온다.

泉聲咽危石(천성열위석) : 샘물은 흐르는 소리 높은 바위에 부딪히고

日色冷靑松(일색냉청송) : 햇빛은 푸른 소나무에 차가워라.

薄暮空潭曲(박모공담곡) : 저문 저녁 못은 조용한데

安禪制靑龍(안선제청룡) : 편히 앉아 좌선하며 내 마음의 청룡을 제압한다 



121 송재주리사군(送梓州李使君)-왕유(王維;?699-761?)


재주로 이 사군을 보내며-왕유(王維;?699-761?)


萬壑樹參天,(만학수삼천),골짜기마다 나무들은 하늘을 찌르고

千山響杜鵑.(천산향두견).산마다 두견새 울음소리

山中一夜雨,(산중일야우),산중에 내리는 밤비에

樹杪百重泉.(수초백중천).나무 끝은 온통 작은 샘이 되었네

漢女輸橦布,(한녀수동포),한나라 여자들은 동포를 나르는데

巴人訟芋田.(파인송우전).파촉의 남자들은 토란밭을 다툰다

文翁翻敎授,(문옹번교수),문옹은 교육정책을 바꾸었으니

不敢倚先賢.(부감의선현).감히 선현에 의지하는 말게나 



122 한강림조(漢江臨眺)-왕유(王維;?699-761?)


한강에 배를 띄워-왕유(王維;?699-761?)


楚塞三湘接,(초새삼상접),초나라 국경은 삼상에 닿아 있고

荊門九派通.(형문구파통).형문산엔 구파의 물이 모여든다

江流天地外,(강류천지외),강물은 하늘 밖으로 흘러가는데

山色有無中.(산색유무중).산빛은 강 가운데에 있는 듯 없는 듯 하다

郡邑浮前浦,(군읍부전포),도읍은 눈앞의 포구에 떠 있고

波瀾動遠空.(파란동원공).물결은 먼 공중에서 출령인다

襄陽好風日,(양양호풍일),양양 땅의 좋은 바람과 날씨에

留醉與山翁.(류취여산옹).머물러 산골 늙은이와 취하여 볼꺼나 



123 종남별업(終南別業)-왕유(王維;?699-761?)


종남산 별장에서-왕유(王維;?699-761?)


中歲頗好道,(중세파호도),중년의 나이에 자못 도를 좋아하여

晩家南山陲.(만가남산수).만년에 종남산 기슭에 집을 지었소

興來美獨往,(흥내미독왕),흥이 나면 좋아서 혼자 다녀와

勝事空自知.(승사공자지).그 중의 좋은 일은 조용히 나만이 안다네

行到水窮處,(항도수궁처),걷다가 물 다하는 곳에 이르러

坐看雲起時.(좌간운기시).조용히 앉아 구름 피어오르는 것을 바라본다

偶然値林叟,(우연치림수),우녕히 숲 속 늙은이를 만나

談笑無還期.(담소무환기).웃으며 이야기하다 돌아갈 줄은 모른다네




124 망동정호증장승상(望洞庭湖贈張丞相)-맹호연(孟浩然;689-740)


동정호를 바라보며 장승상에게 부친다-맹호연(孟浩然;689-740)


八月湖水平,(팔월호수평),팔월의 호수, 물은 잔잔한데

涵虛混太淸.(함허혼태청).허공을 담아 하늘인 듯 보이네

氣蒸雲夢澤,(기증운몽택),기운은 운몽택 못물을 찌고

波撼岳陽城.(파감악양성).물결은 악양성을 뒤흔든다

欲濟無舟楫,(욕제무주즙),이 물을 건너가려니 건너갈 배와 노가 없나니

端居恥聖明.(단거치성명).한가히 살아 임금의 은혜에 부끄럽소

坐觀垂釣者,(좌관수조자),가만히 앉아서 낚시꾼을 바라보자니

空有羨魚情.(공유선어정).부질없이 고기가 부러운 마음이 생긴다오



125 여제자등현산(與諸子登峴山)-맹호연(孟浩然;689-740)


여러 사람들과 현산에 올라-맹호연(孟浩然;689-740)


人事有代謝,(인사유대사),사람의 일이란 흥망이 바뀌는 법

往來成古今.(왕내성고금).지난 일과 오는 일이 역사를 만든다

江山留勝跡,(강산류승적),강산은 좋은 형적, 형산을 만들었나니

我輩復登臨.(아배복등림).우리들 다시 올라왔다네

水落魚梁淺,(수낙어량천),물 빠지니 어량은 바닥 드러나고

天寒夢澤深.(천한몽택심).날 추워지니 몽택은 깊어진다

羊公碑字在,(양공비자재),양공의 비문의 글자 그대로 인데

讀罷淚沾襟.(독파누첨금).읽고 나니 눈물이 옷깃을 적신다 



126 청명일연매도사방(淸明日宴梅道士房)-맹호연(孟浩然;689-740)


청명날에매도사 방에서 잔치하며-맹호연(孟浩然;689-740)


林臥愁春盡,(림와수춘진), 숲에 누워 봄이 다 감을 근심하고


開軒覽物華.(개헌람물화). 창을 열고 풍광을 살려본다


忽逢靑鳥使,(홀봉청조사), 홀연히 반가운 심부름꾼을 만나


邀入赤松家.(요입적송가). 나를 맞아 적송자의 집으로 들인다


丹竈初開火,(단조초개화), 화로에 막 불을 지피고


仙桃正發花.(선도정발화). 복숭아나무는 꽃이 활짝 피었다


童顔若可駐,(동안야가주), 젊음을 머무르게 할 수 있다면


何惜醉流霞!(하석취류하)! 유하주에 취해본들 어찌 아까와 하리




127 세모귀남산(歲暮歸南山)-맹호(孟浩)


한해가 다가는 때 남산으로 돌아가다-맹호(孟浩)


北闕休上書,(배궐휴상서),조정에 글 올일 일 없어


南山歸敝廬.(남산귀폐려).남산으로 오두막 나의 집에 돌아왔소


不才明主棄,(부재명주기),재주 없어 임금님에 버림받고


多病故人疏.(다병고인소).병 많은 몸이라 친구도 멀리하네


白發催年老,(백발최년노),흰 머리는 나이를 재촉하고


靑陽逼歲除.(청양핍세제).따뜻한 몸은 세밑에 다가온다


永懷愁不寐,(영회수부매),끊없는 시름으로 잠 못이루는데


松月夜窗墟.(송월야창허).이 밤 창에 소나무 사이로 달만 보인다 



128.孟浩然:過故人庄



129 진중감추기원상인(秦中感秋寄遠上人)-맹호연(孟浩然;689-740)


진중에서 가을 느껴 원 스님에게 보낸다-맹호연(孟浩然;689-740)


一丘嘗欲臥,(일구상욕와), 한 언덕에 같이 놀고 싶었으나


三徑苦無資.(삼경고무자). 세 길을 만들려도 돈 없어 괴로웠소


北土非吾愿,(배토비오원), 이곳 북쪽 땅은 내 원하는 곳 아니고


東林懷我師.(동림회아사). 동림사 그 곳, 내 스승 그리워라


黃金燃桂盡,(황금연계진), 돈은 생활 생활에 다 쓰이고


壯志逐年衰.(장지축년쇠). 장부의 큰 뜻 해마다 약해진다


日夕涼風至,(일석량풍지), 아침저녁 서늘한 바람 불어오는데


聞蟬但益悲.(문선단익비). 매미 소리 들으니 마음만 더욱 서글퍼진다




130 숙동려강기광능구유(宿桐廬江寄廣陵舊游)-맹호연(孟浩然;689-740)


동려강에 묶으며 광릉의 지난날의 놀이에 부쳐-맹호연(孟浩然;689-740)


山暝聽猿愁,(산명청원수),산은 어둑하고 원숭이 시름소리 들려온다


滄江急夜流.(창강급야류).푸른 강물은 밤에도 흐르는 물살 빠르기도하구나


風鳴兩岸葉,(풍명량안섭),바람은 양 언덕 나뭇잎을 울리고


月照一孤舟.(월조일고주).달은 한 척 외로운 배를 비춘다


建德非吾土,(건덕비오토),건덕 지방은 내 살던 땅 아니니


維揚憶舊游.(유양억구유).유양 땅에서 옛 놀던 일 그리워라


還將兩行淚,(환장량항누),도리어 두 줄기 흐르는 눈물을


遙寄海西頭.(요기해서두).멀리 바다 서쪽으로 보내고 싶어라




131 유별왕시어유(留別王侍御維)-맹호연(孟浩然;689-740)


시어 왕유를 두고 이별하다-맹호연(孟浩然;689-740)


寂寂竟何待,(적적경하대),적적한 나날 무엇을 더 기다리랴


朝朝空自歸.(조조공자귀).아침마다 허전하게 혼자서 돌아온다


欲尋芳草去,(욕심방초거),꽃다운 풀 찾아 떠나려하니


惜與故人違.(석여고인위).친구와 헤어짐이 너무 아쉬워라


當路誰相假,(당노수상가),권세 잡은 사람 누가 힘을 빌려줄까


知音世所稀.(지음세소희).진정한 친구는 세상에 드물다네


只應守寂寞,(지응수적막),다만 응당 적적함을 지켜


還掩故園扉.(환엄고원비).고향집 돌아가 사립문 닫으리라



132 조한강상유회(早寒江上有懷)-맹호연(孟浩然;689-740)


추운 날 강가에서-맹호연(孟浩然;689-740)


木落雁南渡,(목낙안남도),나뭇잎은 떨어지고 기러기 남으로 날아가고


北風江上寒.(배풍강상한).강가에는 북풍이 차다


我家襄水曲,(아가양수곡),내 집은 양수의 강 언덕


遙隔楚雲端.(요격초운단).멀리 초나라, 저 구름 끝에 떨어져 있다네


鄕淚客中盡,(향누객중진),고향 그리는 눈물 마음속에서 다하고


孤帆天際看.(고범천제간).외로운 배 하늘 저 먼 곳에 보인다


迷津欲有問,(미진욕유문),배타는 나루를 몰라 묻고자 하는데


平海夕漫漫.(평해석만만).잔잔한 바다에 석양아 가득하다




133 추일등오공태상사원조(秋日登吳公臺上寺遠眺)-류장경(劉長卿;725?-781?)


어느 가을날 오공대 위의 절에 올라 멀리를 조망하다-류장경(劉長卿;725?-781?)


古臺搖落後,(고대요낙후),오래된 누대에 나뭇잎 떨어진 뒤


秋日望鄕心.(추일망향심).어느 가을날 고향 그리운 내 마음


野寺人來少,(야사인내소),들녘의 절간에는 사람 드물고


雲峰水隔深.(운봉수격심).구름 낀 산봉우리 물 건너 멀기만 하다


夕陽依舊壘,(석양의구누),석양은 옛 성채에 걸려있고


寒磬滿空林.(한경만공림).차가운 경쇠소리 숲에 가득하다


惆悵南朝事,(추창남조사),슬프다, 남조의 일들이여


長江獨至今.(장강독지금).긴 강물만 홀로 지금까지 흐르네




台上寺遠眺



134 송이중승귀한양별업(送李中丞歸漢陽別業)-유장경(劉長卿)


이중승이 한양 별업으로 돌아감을 전송하며-유장경(劉長卿)


流落征南將,(유낙정남장),타향을 떠도는 남방을 평정한 장군이여


曾驅十萬師.(증구십만사).일찌기 십 만 군사 지휘했다네


罷歸無舊業,(파귀무구업),벼슬을 마치고 돌아오니 가업은 없고


老去戀明時.(노거련명시).늙어감에 밝은 임금 다스리던 그 때를 그리워한다


獨立三邊靜,(독립삼변정),홀로 우뚝 나서니 세 변방이 조용해지고


輕生一劍知.(경생일검지).자신의 목숨 가볍게 여김을 한 자루 칼이 알고 있다네


茫茫江漢上,(망망강한상),한수와 양자강은 아득하기만 하고


日暮復何之.(일모부하지).해 저무는 이 때 다시 어지로 가려는가



135 전별왕십일남유(餞別王十一南游)-유장(劉長)


왕 십일을 남방으로 떠나보내며-유장(劉長)


望君煙水闊,(망군연수활),그대 바라보니, 안개 자욱한 강물 광활하고

揮手淚沾巾.(휘수누첨건).손 흔드니 눈물이 수건을 적신다

飛鳥沒何處,(비조몰하처),날아가는 새들은 어느 곳으로 사라졌는가

靑山空向人.(청산공향인).청산만 부질없이 사람 나를 향하네

長江一帆遠,(장강일범원),긴 강에 한 척의 배는 멀리 떠나고

落日五湖春.(낙일오호춘).오호에는 봄빛이 가득하다

誰見汀洲上,(수견정주상),그 누가 알아줄까, 물가 모래톱에서

相思愁白蘋?(상사수백빈)?그리운 생각에 부평초에 수심겨워함을




136 심남계상산도인은거(尋南溪常山道人隱居)-유장경(劉長卿;725?-781?)


남계 상산도인의 은거처를 찾아서유장경(劉長卿;725?-781?)


一路經行處,(일노경항처), 한 가닥 길, 사람 지나다니는 곳


莓苔見履痕.(매태견리흔). 이끼 위에 발자국이 보인다


白雲依靜渚,(백운의정저), 흰 구름은 고요한 물가에 어려있고


春草閉閑門.(춘초폐한문). 봄풀에 한적한 문이 닫혀있다


過雨看松色,(과우간송색), 비 지나간 뒤 소나무 빛 바라보며


隨山到水源.(수산도수원). 산을 따라 수원지에 다다른다


溪花與禪意,(계화여선의), 개울가의 꽃과 선정에 든 마음


相對亦忘言.(상대역망언). 마주대해도 또한 할 말을 잊어버린다 



137 新年作(신년작)-劉長卿(유장경)


새해에 짓다-劉長卿(유장경)


鄕心新歲切(향심신세절) : 새해에는 고향 더욱 그리워

天畔獨潸然(천반독산연) : 먼 하늘가에서 홀로 눈물 흘린다

老至居人下(노지거인하) : 늙도록 남의 아래서 일하느라

春歸在客先(춘귀재객선) : 봄이 되어도 나그네 처지이네

嶺猿同旦暮(령원동단모) : 고개의 원숭이와 아침과 저녁을 같이 하고

江柳共風煙(강류공풍연) : 강가의 버들과 바람과 연기를 함께 했다

已似長沙傅(이사장사부) : 이미 장사왕의 태부 처지가 되었으니

從今又幾年(종금우기년) : 지금부터 다시 몇 년이 지나야 돌아가나 



138 송승귀일본(送僧歸日本)-전기(錢起)


스님이 일본으로 돌아감을 전송하며-전기(錢起)


上國隨緣住,(상국수연주), 상국인 중국에 인연 따라 와 살다가


來途若夢行.(내도야몽항). 오는 길은 꿈길 았았다네


浮天滄海遠,(부천창해원), 하늘에 뜬 듯 푸른 바다 아득히 멀지만


去世法舟輕.(거세법주경). 세상 떠나는 스님 탄 배는 빠르다


水月通禪寂,(수월통선적), 물에 비친 달은 선의 경지에 통하고


魚龍聽梵聲.(어룡청범성). 고기와 용들도 염불소리 듣고있네


惟憐一燈影,(유련일등영), 오직 어여쁜 것은 하나의 등불 그림자여


萬里眼中明.(만리안중명). 만 리 먼 곳 사람들 안중에도 밝으리 



139 곡구서재기양보궐(谷口書齋寄楊補闕)-錢起(전기)


곡구서재에서 양보궐에게 드리다-錢起(전기)


泉壑帶茅茨,(천학대모자), 샘물과 골짜기 옆에 띠 풀로 엮은 집


雲霞生薜帷.(운하생벽유). 구름과 노을 벽려풀로 둘러쌓인 휘장에서 피어난다


竹憐新雨后,(죽련신우후), 대나무는 비 내린 뒤 새롭고


山愛夕陽時.(산애석양시). 산은 해질 때 더욱 좋다


閑鷺棲常早,(한노서상조), 한가한 애오라비 물새는 항상 일찍 깃들고


秋花落更遲.(추화낙갱지). 가을꽃은 떨어짐이 더욱 늦어진다


家童掃蘿徑,(가동소나경), 아이는 여라 덩굴 무성한 길을 쓸고


昨與故人期.(작여고인기). 어제 친구와 약속이 있어서니라 



140 회상희회량천고인(淮上喜會梁川故人)-위응물(韋應物;737-804)


회수가에서 양천의 친구를 기쁘게 만나다-위응물(韋應物;737-804)


江漢曾爲客,(강한증위객),강한에서 나그네 되어


相逢每醉還.(상봉매취환).서로 만나면 매번 취하여 돌아왔지


浮雲一別後,(부운일별후),뜬구름처럼 한번 이별한 뒤


流水十年間.(류수십년간).흐르는 물처럼 십 년 세월이 지났구나


歡笑情如舊,(환소정여구),기뻐하며 웃는 정은 옛날 같은데


蕭疏鬢已斑.(소소빈이반).쓸쓸하다, 귀밑머리 이미 희끗희끗


何因北歸去,(하인배귀거),그대는 무슨 연고로 북으로 돌아가나


淮上對秋山.(회상대추산).이곳 회상에서 나는 가을산만 바라본다




141 부득모우송리주(賦得暮雨送李冑)-위응물(韋應物;737-804)


비 내리는 저녁에 이주을 보내며 시를 짓다-위응물(韋應物;737-804)


楚江微雨裏,(초강미우리),초강에 내리는 가랑비 속


建業暮鐘時.(건업모종시).건업엔 저녁 종 우리는 시간


漠漠帆來重,(막막범내중),아득하여 돛단배 돌아옴이 무겁고


冥冥鳥去遲.(명명조거지).어둑하여 새들 날아감이 느리다


海門深不見,(해문심부견),바다 입구는 깊어 보이지 않고


浦樹遠含滋.(포수원함자).포구의 나무는 멀리 빗 기운 머금었다


相送情無限,(상송정무한),서로 떠나보냄에 정이 깊어


沾襟比散絲.(첨금비산사).눈물이 옷깃을 적셔 흩어진 실인 듯하여라



142 酬程延秋夜卽事見贈(수정연추야즉사견증)-韓翃(한굉)


정연의 “추야즉사”받아보고 화답하다-韓翃(한굉)


長簟迎風早,(장점영풍조), 긴 대나무 일찍 바람을 맞고


空城澹月華.(공성담월화). 텅 빈 성에는 달빛만 가득하다


星河秋一雁,(성하추일안), 가을하늘 은하수에 한 마리 기러기


砧杵夜千家.(침저야천가). 한밤에 다듬질 소리 집집마다 들려온다


節候看應晩,(절후간응만), 절후는 응당 가을이 늦은데


心期臥亦賖.(심기와역사). 마음 약속에 잠도 오지 않는다


向來吟秀句,(향내음수구), 밤 내내 그대의 빼어난 시 읊다가


不覺已鳴鴉.(부각이명아). 어느새 갈가마귀 우는 소리 듣는다 



143 궐제(闕題)-유신허(劉眘虛)


무제-劉眘虛(유신허)


道由白雲盡(도유백운진) : 길은 흰 구름 속으로 멀어지고


春興淸溪長(춘흥청계장) : 봄날은 흥겹고 맑은 개울 길기도 하네


時有洛花至(시유낙화지) : 가끔씩 떨어진 꽃잎이 날아와


遠隨流水香(원수유수향) : 멀리 물 따라 흘러 향기로워라


閒門向山路(한문향산로) : 조용한 대문은 산길을 향하여 나있고


深柳讀書堂(심류독서당) : 깊숙한 버드나무 속에는 독서당 보이네


幽映每白日(유영매백일) : 그윽한 곳 비추는 언제나 밝은 햇볕


淸輝照衣裳(청휘조의상) : 그 맑은 빛이 나의 옷을 비추어 주네




144 강향고인우집객사(江鄕故人偶集客舍)-대숙륜(戴叔倫)


객사에서 친구들과 우연히 모이다-대숙륜(戴叔倫)


天秋月又滿,(천추월우만), 때는 가을, 달은 또 보름달

城闕夜千重.(성궐야천중). 성의 높은 궁궐에 밤이 깊다

還作江南會,(환작강남회), 강남에서 모이게 되다니

翻疑夢里逢.(번의몽리봉). 생각하면 꿈속에서 만난 것 같아

風枝驚暗鵲,(풍지경암작), 어둠 속 까마귀는 나뭇가지의 바람에 놀라고

露草覆寒蛩.(노초복한공). 가을 귀뚜라미 소리는 이슬 맺힌 풀에 가리었다

羈旅長堪醉,(기려장감취), 우리는 나그네 신세, 오늘 한껏 취해보세

相留畏曉鐘.(상류외효종). 같이 있자니 새벽 종소리 두려워라




145 이단공(李端公)-노륜(盧綸)


이공 단에게-노륜(盧綸)


故關衰草遍,(고관쇠초편), 고향 관문에 시든 풀 널리 널려있고


離別正堪悲!(리별정감비)! 이별을 하자니 너무 슬퍼구나


路出寒雲外,(노출한운외), 차가운 구름 밖 먼 길을


人歸暮雪時.(인귀모설시). 그대는 눈 내리는 저녁에 돌아간다네


少孤爲客早,(소고위객조), 어려서 고아 되어 일찍 떠돌아


多難識君遲.(다난식군지). 어려운 일 많아서 그대를 늦게야 알았소


掩淚空相向,(엄누공상향), 문물을 감추고 그대를 바라보니


風塵何處期?(풍진하처기)? 이 풍진 세상, 어디서 그대를 다시 만나리 



146 희견외제우언별(喜見外弟又言別)-이익(李益;749-829)


기쁘게 외사촌 동생을 만났는데 또 이별의 말을 하다-이익(李益;749-829)


十年離亂後,(십년리난후), 십 년 아별 후


長大一相逢.(장대일상봉). 어른이 되어 이제야 만나네


問姓驚初見,(문성경초견), 성을 물어보고 처음 만난 것에 놀라며


稱名憶舊容.(칭명억구용). 이름을 불러보고 옛 얼굴 떠올린다


別來滄海事,(별내창해사), 이별 뒤 변한 세상일


語罷暮天鐘.(어파모천종). 이야기 끝나자 저문 하늘에 울리는 종소리


明日巴陵道,(명일파능도), 내일 아침 다시 떠나는 파릉길


秋山又幾重.(추산우궤중). 가을산은 또 몇 구비나 먼 길일까




147 운양관여한신숙별(雲陽館與韓紳宿別)-사공서(司空曙;740-790?)


운양관에서 한신과 함께 투숙하고 이별하다-사공서(司空曙;740-790?)


故人江海別,(고인강해별), 강해에서 친구와 이별하고

幾度隔山川.(궤도격산천). 몇 번이나 산천이 가로막혔던가

乍見翻疑夢,(사견번의몽), 잠간의 만남 꿈을 꾸는 듯

相悲各問年.(상비각문년). 서로 슬퍼하며 각자 나이를 물어본다

孤燈寒照雨,(고등한조우), 외로운 등불은 내리는 비를 비추고

深竹暗浮煙.(심죽암부연). 깊은 대나무 숲에 자욱한 안개 어둑하다

更有明朝恨,(갱유명조한), 내일 아침이면 다시 한스런 이별 있으리니

離杯惜共傳.(리배석공전). 이 한잔 술로 아쉬운 마음 함께 전하세




148 희외제노륜견숙(喜外弟盧綸見宿)-사공서(司空曙;740-790?)


외사촌 동생 노륜과 같이 자게 됨을 기뻐하면서-사공서(司空曙;740-790?)


靜夜四無鄰,(정야사무린), 고요한 밤, 사방에 이웃고 없고


荒居舊業貧.(황거구업빈). 황폐한 거처에 가업도 없어 빈궁하기만 하다


雨中黃葉樹,(우중황섭수), 비속에 잎이 누렇게 물든 나무


燈下白頭人.(등하백두인). 등잔 아래 앉은 흰 머리 사람


以我獨沉久,(이아독침구), 나 홀로 몰락한지 오래되어도


愧君相訪頻.(괴군상방빈). 자주 날 찾아주니 부끄럽다, 자네


平生自有分,(평생자유분), 우린 한평생 연분이 있지


況是蔡家親!(황시채가친)! 하물며 내외종 동기간임에야




149 적평후송인배귀(賊平后送人北歸)-사공서(司空曙;740-790?)


적이 평정된 뒤 사람을 전송하여 북으로 돌려보내다-사공서(司空曙;740-790?)


世亂同南去,(세난동남거), 세상이 어지러워 남으로 떠났다가


時淸獨北還.(시청독배환). 평화로워져 홀로 북으로 되돌아가네


他鄕生白髮,(타향생백발), 타향에서 백발이 다 되었으나


舊國見靑山.(구국견청산). 고향에 가면 청산을 보리


曉月過殘壘,(효월과잔누), 새벽달빛 아래 무너진 성채를 지나


繁星宿故關.(번성숙고관). 총총한 별빛 아래 고향관문에서 숙박하리라


寒禽與衰草,(한금여쇠초), 추위에 뜨는 새와 시든 풀이


處處伴愁顔.(처처반수안). 곳곳에서 근심스런 얼굴의 너를 짝하리라




150 촉선주묘(蜀先主廟)-유우석(劉禹錫;772-842)


촉 나라 선왕의 사당-유우석(劉禹錫;772-842)


天地英雄氣,(천지영웅기), 천지 영웅의 기개여


千秋尙凜然!(천추상늠연)! 천년이 지나도 여전히 두렵도다


勢分三足鼎,(세분삼족정), 형세는 삼국으로 갈라졌으나


業復五銖錢.(업복오수전). 공업은 한나라 오수전을 회복하였다


得相能開國,(득상능개국), 훌륭한 재상 얻어 나라를 열었으나


生兒不象賢.(생아부상현). 낳은 자식 성현을 닮지 못했다네


淒涼蜀故妓,(처량촉고기), 처량하다, 촉나라 옛 기녀들이여


來舞魏宮前.(내무위궁전). 위나라 궁전 앞에서 춤을 추다니



151 몰번고인(沒蕃故人)-장적(張籍)


번에서 죽은 친구여-장적(張籍)


前年伐月支,(전년벌월지), 지난 해 월지국을 치다가


城下沒全師.(성하몰전사). 성 아래에서 전 군사가 전멸당했소


蕃漢斷消息,(번한단소식), 번과 중국과는 소식 끊어지고


死生長別離.(사생장별리). 죽은 사람과 산 사람 긴 이별 하였다네


無人收廢帳,(무인수폐장), 부서진 휘막 거두는 이 아무도 없고


歸馬識殘旗.(귀마식잔기). 돌아온 말만이 남아 있는 깃발의 주인 안다네


欲祭疑君在,(욕제의군재), 제사를 지내고 싶어도 그대 살아있는 것 같아


天涯哭此時.(천애곡차시). 이 시간 하는 먼 곳을 향하여 통곡하노라 



152 부득고원초송별(賦得高原草送別)-백거이(白居易;772-846)


고원초을 보고 시를 지어 송별하다-백거이(白居易)


離離原上草(이리원상초) : 무성한 언덕 위의 풀

一歲一枯榮(일세일고영) : 한 해에 한 번씩 났다가 시든다..

野火燒不盡(야화소부진) : 들불에 타도 없어지지 않고

春風吹又生(춘풍취우생) : 봄바람이 불면 또 자라난다.

遠芳侵古道(원방침고도) : 멀리 뻗혀 있는 들풀은 오래된 길을 덮고

晴翠接荒城(청취접황성) : 밝은 풀빛 거칠은 옛 성터에 어린다.

又送王孫去(우송왕손거) : 또 다시 그대를 전송하여 보내니

萋萋滿別情(처처만별정) : 우거진 풀처럼 이별의 정이 가득하다 



153 여숙(旅宿)-두목(杜牧;803-853)


여관에 투숙하며-두목(杜牧;803-853)


旅館無良伴,(려관무량반), 여관엔 좋은 친구 없어

凝情自悄然.(응정자초연). 생각에 잠겨 저절로 외로워라

寒燈思舊事,(한등사구사), 차가운 등잔 아래 지난 일 생각하는데

斷雁警愁眠.(단안경수면). 외로운 기러기 소리에 놀라 잠을 깬다

遠夢歸侵曉,(원몽귀침효), 먼 꿈에서 새벽에야 돌아오고

家書到隔年.(가서도격년). 집의 편지는 해를 넙긴다

滄江好煙月,(창강호연월), 푸른 강 안개속 달이 이렇게도 좋고

門繫釣魚船.(문계조어선). 문 앞에는 고기 잡는 배가 매여 있다



154 추일부궐제동관역누(秋日赴闕題潼關驛樓)-허혼(許渾)


어느 가을날 대궐로 가다가 동관역루에서 짓다


紅葉晩蕭蕭,(홍섭만소소), 붉은 단풍잎, 저녁 되니 쓸쓸하여

長亭酒一瓢.(장정주일표). 높은 정자에서 술 한 잔을 마신다

殘雲歸太華,(잔운귀태화), 하늘에 남은 구름은 태화로 떠돌고

疏雨過中條.(소우과중조). 성긴 비는 중조를 지나간다

樹色隨山逈,(수색수산형), 나무의 빛 산 따라 멀어지고

河聲入海遙.(하성입해요). 냇물 소리는 바다로 흘러 아득하다

帝鄕明日到,(제향명일도), 서울엔 내일이면 가는데

猶自夢漁樵.(유자몽어초). 여전히 스스로는 어부 되고 나무꾼을 꿈꾼다



155 조추(早秋)-허혼(許渾)


이른 가을-허혼(許渾)


遙夜泛淸瑟, (요야범청슬),긴 밤 맑은 비파 소리로 가득하고


西風生翠蘿. (서풍생취나).푸른 담쟁이덩굴에 서풍이 인다


殘螢棲玉露, (잔형서옥노),남은 반딧불은 이슬에 깃들고


早雁拂銀河. (조안불은하).이른 기러기 은하수를 스치듯 날아간다


高樹曉還密, (고수효환밀),높은 나무는 새벽에 도리어 빽빽하고


遠山晴更多. (원산청갱다).먼 산은 개이면 더욱 많이 보인다다


淮南一葉下, (회남일섭하),회남땅에 나뭇잎 하나 떨어지니


自覺老煙波. (자각노연파).자연 속에서 내가 늙어짐을 깨닫는다



156 선(蟬)-이상은(李商隱;812-858)


매미-이상은(李商隱;812-858)


本以高難飽,(본이고난포), 본래 청고하여 배부르기 어려운데도

徒勞恨費聲.(도노한비성). 헛되이 수고하여 한스럽게 소리만 허비한다

五更疏欲斷,(오경소욕단), 오경에는 드문 소리 끊어질 듯 이어지지만

一樹碧無情.(일수벽무정). 나무는 무정하여 푸르기만 하다

薄宦梗猶泛,(박환경유범), 낮은 벼슬아치 대개 떠도나니

故園蕪已平.(고원무이평). 돌아오니 고향의 동산은 이미 황폐하다

煩君最相警,(번군최상경), 번거롭게도 그대 나를 깨우쳐주지만

我亦擧家淸.(아역거가청). 나 또한 온 집안이 청고하다오




157 풍우(風雨)-이상은(李商隱;812-858)


비바람-이상은(李商隱;812-858)


淒涼寶劍篇,(처량보검편),처량하다, 곽진의 보검편 같은 내 처지여

羈泊欲窮年.(기박욕궁년).떠돌다가 또 한해가 지나간다

黃葉仍風雨,(황섭잉풍우),낙엽 진 나무에는 비바람 치고

靑樓自管弦.(청누자관현).화려한 누대엔 절로 음악소리 넘쳐난다

新知遭薄俗,(신지조박속),새 사람 알수록 각박한 풍속 만나고

舊好隔良緣.(구호격양연).엣 친구 좋은데 인연이 멀어진다

心斷新豊酒,(심단신풍주),고향 술인 신풍주를 보니 창자 끊어질 듯

銷愁斗幾千.(소수두궤천).나의 근심 삭히려면 몇 천 말의 술을 마셔야 하나



158 낙화(落花)-이상은(李商隱)


떨어지는 꽃잎-이상(李商)


高閣客竟去,(고각객경거),높은 누각엔 객은 이미 더나고

小園花亂飛.(소원화난비).작은 동산에는 꽃이 어지러이 난다

參差連曲陌,(삼차련곡맥),들쭉날쭉 날려가 굽은 길은 이어지고

迢遞送斜暉.(초체송사휘).멀리 지는 햇빛을 전송한다

腸斷未忍掃,(장단미인소),마음이 아파 차마 다 쓸지 못하고

眼穿仍欲歸.(안천잉욕귀).뚫어지게 바라보며 떨어진 꽃잎이 가지로 다시 돌아갔으면

芳心向春盡,(방심향춘진),꽃다운 내 마음 봄을 향해 다하여도

所得是沾衣.(소득시첨의).얻는 것은 눈물이 옷을 적시는 것뿐




159 양사(涼思)-이상은(李商隱;812-858)


쓸쓸한 마음-이상은(李商隱;812-858)


客去波平檻,(객거파평함), 객은 떠났는데 파도는 잔잔하고

蟬休露滿枝.(선휴노만지). 매미 소리 그치고 이슬은 나뭇가지에 가득 내렸다

永懷當此節,(영회당차절), 이 계절에 오랫동안 그대를 생각하며

倚立自移時.(의립자이시). 난간에 기대니 절로 시간이 흘러가네

北斗兼春遠,(배두겸춘원), 북두성은 봄과 같이 멀어지고

南陵寓使遲.(남능우사지). 남릉 땅은 너무 멀어 심부름꾼도 늦게 오는구나

天涯占夢數,(천애점몽삭), 하늘 저 먼 곳 일, 꿈을 자주 점쳐보며

疑誤有新知.(의오유신지). 새 친구 생겨서라고 의심하고 오해도 해본다




160 북청라(北靑蘿)-이상은(李商隱;812-858)


북청라-이상은(李商隱;812-858)


殘陽西入崦,(잔양서입엄), 지는 해 서쪽으로 넘어가고

茅屋訪孤僧.(모옥방고승). 띠 집으로 스님을 찾아왔다

落葉人何在?(낙엽인하재)? 낙엽은 지는데 사람은 어디 있는지

寒雲路幾層?(한운노궤층)? 찬 구름 떠가는데 길은 몇 층이나 되나

獨敲初夜磬,(독고초야경), 혼자 초저녁 경쇠를 치고

閑倚一枝藤.(한의일지등). 한가히 등나무 가지에 몸을 기대고 있네

世界微塵里,(세계미진리), 세상은 작은 티끌 동네이거니

吾寧愛與憎.(오녕애여증). 나 어찌 사랑하고 미워하리




161 송인동유(送人東游


사람을 동유에 보내다-온정균(溫庭筠;812?-870)


荒戍落黃葉,(황수낙황섭), 황폐한 수자리에 누렇게 낙엽지고

浩然離故關.(호연리고관). 결연히 그대는 고향을 떠나는구려

高風漢陽渡,(고풍한양도), 높은 바람 한양 나루에 불어오고

初日郢門山.(초일영문산). 영문산에는 해가 떠오른다

江上幾人在?(강상궤인재)? 강가에는 사람이 몇이나 있는가

天涯孤棹還.(천애고도환). 하늘 끝 저 멀리서 외로운 배 노 저어온다

何當重相見,(하당중상견), 어찌 반드시 다시 만나

樽酒慰離顔?(준주위리안)? 이별하는 그대 얼굴 한 동이 술로 위로하리




162 파상추거(灞上秋居)-마대(馬戴)


파수 가에서 가을을 보내며-마대(馬戴)


灞原風雨定,(파원풍우정), 파수 언덕에 비바람 잔잔하고

晩見雁行頻.(만견안항빈). 저녁엔 기러기 떼 자주 본다

落葉他鄕樹,(낙섭타향수), 나뭇잎 떨어지는 나무는 타향의 나무

寒燈獨夜人.(한등독야인). 싸늘한 등잔 아랜 홀로 잠 못 자는 나

空園白露滴,(공원백노적), 빈 정원엔 흰 이슬 맺히고

孤壁野僧鄰.(고벽야승린). 외로운 벽에는 시골 스님이 이웃해 산다네

寄臥郊扉久,(기와교비구), 들녘 사립문에 은거한지 오래되어

何門致此身?(하문치차신)? 어느 집 대문간에 이 몸을 맡겨볼까



163 초강회고(楚江懷古)-마대(馬戴)


초강에서 지난 날을 회고함-마대(馬戴)


露氣寒光集,(노기한광집), 이슬 기운에 찬 빛 모이고

微陽下楚丘.(미양하초구). 지는 햇볕 초강 언덕으로 내려온다

猿啼洞庭樹,(원제동정수), 원숭이 동정호 나무숲에서 울고

人在木蘭舟.(인재목난주). 나는 목한주 배에 있다

廣澤生明月,(광택생명월), 넓은 못에는 밝은 달 떠오르고

蒼山夾亂流.(창산협난류). 푸른 산 사이로 물이 어지러이 흐른다

雲中君不見,(운중군부견), 구름 속에서 그대는 보지 못 하는가

竟夕自悲秋.(경석자비추). 저녁이 다하도록 마냥 가을이 서글프다



164 서변사(書邊事)-장교(張喬)


변방의 일을 적다-장교(張喬)


調角斷淸秋,(조각단청추), 군중의 호각소리 맑은 가을에 끊어지고

征人倚戍樓.(정인의수누). 변방의 군사들 수루에 기대어 있다

春風對靑塚,(춘풍대청총), 봄바람은 푸른 무덤에 불어오고

白日落梁州.(백일낙량주). 대낮의 해는 변방 양주 고을에 진다

大漠無兵阻,(대막무병조), 큰 사막에 적을 막을 병사는 하나 없고

窮邊有客遊.(궁변유객유). 변방에는 객들도 놀러 다닌다

蕃情似此水,(번정사차수), 변방의 정이란 이러한 물과 같아서

長愿向南流.(장원향남류). 남으로 향하여 흐르기만 늘 원한다



165 파산도중제야유회(巴山道中除夜有懷)-최도(崔塗)


파산을 가는 도중 섣달그믐밤의 회포-최도(崔涂)


迢遞三巴路,(초체삼파노), 멀리 삼파의 길을 갈마든다

羈危萬里身.(기위만리신). 위태한 나그네, 만 리 밖 몸이라네

亂山殘雪夜,(난산잔설야), 구불구불 험한 산, 눈 내린 밤

孤獨異鄕春.(고독리향춘). 이것이 고독한 이의 타향의 봄이라오

漸與骨肉遠,(점여골육원), 점점 가족과는 멀어지고

轉於僮僕親.(전어동복친). 도리어 종들과 친해진다오

那堪正飄泊,(나감정표박), 어찌 감당하랴, 바로 이 떠돌이 생활

明日歲華新.(명일세화신). 내일이면 한 해가 또 새로워지는 것을



166 고안(孤雁)-최도(崔塗)


외로운 비둘기-최도(崔塗)


幾行歸塞盡,(궤항귀새진), 몇 행렬 다 날아 갔는데


片影獨何之?(편영독하지)? 홀로 떨어진 그림자 어디로 가려나


暮雨相呼失,(모우상호실), 저녁 비에 서로 부르다 잃어버리고


寒塘欲下遲.(한당욕하지). 차가운 못에 내려오려다 늦었구나


渚雲低暗渡,(저운저암도), 물가의 구름 나직이 어둠 속을 건너고


關月冷相隨.(관월냉상수). 변방의 달은 차가워 서로 따른다


未必逢矰?,(미필봉증?), 반드시 화살을 만나지 아니 하는가


孤飛自可疑.(고비자가의). 외로이 날면서 스스로 조심할지니 



167 춘궁원(春宮怨)-두순학(杜荀鶴)


봄날 궁내의 원망-두순학(杜荀鶴)


早被嬋娟誤,(조피선연오),어린 나이에 고운 자태로 일생을 그르쳐

欲妝臨鏡慵.(욕장림경용).화장 하려 거울 앞에 앉으니 내 모습 너무 게으르다

承恩不在貌,(승은부재모),은총을 입는 것이 모양에 있지 아니한데

敎妾若爲容.(교첩야위용).어째서 내가 얼굴 꾸미게 했나

風暖鳥聲碎,(풍난조성쇄),바람 따뜻해지니 새소리 지지러지고

日高花影重.(일고화영중).해 높아지니 꽃 그림자 더욱 짙어간다

年年越溪女,(년년월계녀),해마다 고향 처녀들

相憶采芙蓉.(상억채부용).연꽃 따던 일이 그리워라



168 장태야사(章臺夜思)-위장(韋庄)


장대에서 밤 그리움-위장(韋庄)


淸瑟怨遙夜,(청슬원요야),맑은 비파소리 긴 밤을 원망하고

繞弦風雨哀.(요현풍우애).감긴 비파줄 비바람에 애달프다

孤燈聞楚角,(고등문초각),외로운 등불, 초나라 피리소리 들려오고

殘月下章臺.(잔월하장태).새벽달은 장재로 내려온다

芳草已雲暮,(방초이운모),향기로운 가을 풀, 이미 구름 저무는데

故人殊未來.(고인수미내).엣 친구는 아직 돌아오지 않는다

鄕書不可寄,(향서부가기),고향으로 편지 부칠 수가 없는데

秋雁又南回.(추안우남회).가을 기러기는 또 남으로 돌아가네 



169 심륙홍점부우(尋陸鴻漸不遇)-승교연(僧皎然)


육홍점을 찾아 만나지 못하다-승교연(僧皎然)


移家雖帶郭,(이가수대곽),옮겨간 집 비록 성곽을 둘렀으나

野徑入桑麻.(야경입상마).들길은 뽕나무, 삼나무 밭을 지난다

近種籬邊菊,(근종리변국),울타리 옆에 국화를 심었으나

秋來未著花.(추내미저화).가을이 되어도 아직 꽃은 피지 않는다

扣門無犬吠,(구문무견폐),대문을 두드려도 짓는 개 한 마리 없어

欲去問西家.(욕거문서가).돌아가려다 이웃집에 물어보았다

報到山中去,(보도산중거),대답하기를, 산속에 갔는데

歸來每日斜.(귀내매일사).돌아오실 때는 해가 저문다하네



卷四

七言律詩(170-222)---------------------------------------------------


170 鶴樓(황학루)-崔顥(최호)


황학루에서-崔顥(최호)


昔人已乘黃鶴去(석인이승황학거) 옛 사람 이미 황학을 타고 떠나고


此地空餘黃鶴樓(차지공여황학루) 이곳엔 쓸쓸히 황학루만 남았네


黃鶴一去不復返(황학일거불부반) 황학은 한번 떠나 돌아오지 않고


白雲千載空悠悠(백운천재공유유) 빈 하늘엔 흰구름만 유유히 떠도는구나.


晴川歷歷漢陽樹(청천역력한양수) 맑은 냇물 사이로 한양의 나무만 무성하고


芳草처처鸚鵡州(芳草처처앵무주) 앵무주에는 향기로운 봄풀만 우거졌구나


日暮鄕關何處是(일모향관하처시) 날은 저무는데 내 고향 어귀는 어디쯤인가


煙波江下使人愁(연파강하사인수) 강 아래 안개는 나를 수심에 잠기게 하네 



171 항경화음(行經華陰)-최호(崔顥)


화음지방을 지나며-최호(崔顥)


岧嶢太華俯咸京,(초요태화부함경), 높고 높은 태화산에서 함경을 내려다보니

天外三峰削不成.(천외삼봉삭부성). 하늘 밖 높은 세 봉우리 깎아서도 못 만드리

武帝祠前雲欲散,(무제사전운욕산), 무제 사당 앞에는 구름이 흩어질 듯

仙人掌上雨初晴.(선인장상우초청). 선인당 봉우리엔 이제 비 개인다

河山北枕秦關險,(하산배침진관험), 함곡관 험난한데 강산은 북으로 베개인 듯 누워있고

驛樹西連漢畤平.(역수서련한치평). 한치는 평탄하여 역 나무들 서쪽으로 이어져있다

借問路傍名利客,(차문노방명리객), 길을 오가는 명리 찾는 나그네에게 묻거니

無如此處學長生.(무여차처학장생). 이곳에서 장생을 배우는 것만 하겠는가



172 망계문(望薊門)-조영(祖詠)


계문을 바라보며-조영(祖詠)


燕臺一去客心驚,(연태일거객심경), 연나라 누대에 한번 가보니 정말 놀라워

簫鼓喧喧漢將營.(소고훤훤한장영). 퉁소소리와 북소리 시끄러운 한나라 병영이라

萬里寒光生積雪,(만리한광생적설), 만 리 먼 차가운 빛, 쌓인 눈에 감돌고

三邊曙色動危旌.(삼변서색동위정). 변방의 새벽빛, 높은 깃발에 번쩍인다

沙場烽火侵胡月,(사장봉화침호월), 모래벌판 봉홧불은 오랑캐 땅의 달까지 피어오르고

海畔雲山擁薊城.(해반운산옹계성). 바닷가 눈 덮인 성은 계성을 에워쌌다

少小雖非投筆吏,(소소수비투필리), 젊어서 붓을 던진 관리는 못되어도

論功還欲請長纓.(논공환욕청장영). 논공엔 도리어 긴 갓끈을 청하려네 



173 송위만지경(送魏萬之京)-이기(李頎)


위만이 서울로 가는 것을 환송하다-이기(李頎)


朝聞遊子唱離歌(조문유자창이가) : 아침에 그대가 부르는 이별가를 듣고

昨夜微霜初渡河(작야미상초도하) : 어제 밤 서리를 맞으며 나는 처음으로 강 건너왔다네.

鴻雁不堪愁裏聽(홍안불감수이청) : 기러기 소리 근심스러워 차마 들을 수 없는데

雪山況是客中過(설산황시객중과) : 하물며 설산을 걷고 있는 나그네에게 있어서야

關城曙色催寒近(관성서색최한근) : 관산의 새벽빛 추위를 재촉하고

御苑砧聲向晩多(어원침성향만다) : 서울의 다듬이 소리 저녁이면 요란하리라.

莫是長安行樂處(막시장안행락처) : 장안 행락처에서

空令歲月易蹉跌(공영세월역차질) : 공연히 세월 보내며 때를 잃지 말아라



174 구일등망선태정류명부(九日登望仙臺呈劉明府)-최서(崔曙)


구월 구일 망선대에 올라 명부 유용에게 드리다-최서(崔曙)


漢文皇帝有高臺,(한문황제유고태), 한나라 문황이 세운 당선대를

此日登臨曙色開.(차일등림서색개). 오늘 올라보니 새벽이 밝아온다

三晉雲山皆北向,(삼진운산개배향), 삼진의 구름 낀 산들은 다 북쪽으로 향하고

二陵風雨自東來.(이능풍우자동내). 이릉의 비바람 동쪽에서 불어온다

關門令尹誰能識?(관문령윤수능식)? 관문수령 윤회를 누가 능히 알아보랴

河上仙翁去不回.(하상선옹거부회). 선옹 하상공도 떠나가곤 오지 않는다

且欲竟尋彭澤宰,(차욕경심팽택재), 반드시 팽택수령 도연명을 찾아

陶然共醉菊花杯.(도연공취국화배). 국화술잔 기울이며 함께 취해보리라 



175


176 송리소부폄협중왕소부폄장사(送李少府貶峽中王少府貶長沙)-고적(高適;707-765)


이소부가 협중으로, 왕소부가 장사로 귀양 가는 것을 전송하며-고적(高適;707-765)


嗟君此別意何如?(차군차별의하여)? 아, 그대는 이번 헤어짐을 어찌 생각하는지

駐馬銜杯問謫居.(주마함배문적거). 말을 멈추고 잔 들며 귀양지를 묻는다

巫峽啼猿數行淚,(무협제원삭항누), 무협의 울음 우는 원숭이, 몇 줄기의 눈물

衡陽歸雁幾封書.(형양귀안궤봉서). 형양 땅 돌아가는 기러기 떼에 부친 편지 몇 통이나 되나

靑楓江上秋帆遠,(청풍강상추범원), 청풍강 위로 가을 배는 멀어지고

白帝城邊古木疏.(백제성변고목소). 백제성 주변에는 고목이 드문드문

聖代卽今多雨露,(성대즉금다우노), 이제는 태평성대 은혜의 비바람 많으니

暫時分手莫躊躇.(잠시분수막주저). 잠간만 시간 내어 주저하지 말게나





177  봉화중서사인가지조조대명궁(奉和中書舍人賈至早朝大明宮)-잠삼(岑參;715-770)


중서사인 가지의 “조조대명관”을 화답함-잠삼(岑參;715-770)


雞鳴紫陌曙光寒,(계명자맥서광한), 닭 우는 궁궐 거리 아침 햇빛 차갑고

鶯囀皇州春色闌.(앵전황주춘색란). 앵무새 지저귀는 서울에는 봄이 진다

金闕曉鐘開萬戶,(금궐효종개만호), 대궐에 새벽종 울리면 온 나라 잠이 깨고

玉階仙仗擁千官.(옥계선장옹천관). 품계 의식에 모든 관리 임금을 옹위한다

花迎劍佩星初落,(화영검패성초낙), 꽃은 칼 찬 이 맞는데, 별 빛은 이제 막 사라지고

柳拂旌旗露未干.(류불정기노미간). 버들은 깃발에 날리는데, 이슬은 채 마르지 않았네

獨有鳳凰池上客,(독유봉황지상객), 홀로 봉황지에 나그네 있어

陽春一曲和皆難.(양춘일곡화개난). 양춘곡 한 곡조에 화답하기 어렵구나








178 화가지사인조조대명궁지작(和賈至舍人早朝大明宮之作)-왕유(王維;?699-761?)


사인 가지가 “조조대명관”을 지은 것에 화답하여-왕유(王維;?699-761?)


絳幘雞人送曉籌,(강책계인송효주), 붉은 모자 쓴 계인이 새벽 시간 알리니

尙衣方進翠雲裘.(상의방진취운구). 상의에서는 귀한 갓옷을 임금께 올린다

九天閶闔開宮殿,(구천창합개궁전), 구중궁궐 대문 열리고

萬國衣冠拜冕旒.(만국의관배면류). 만국의 벼슬아치 임금께 절을 올린다

日色纔臨仙掌動,(일색재림선장동), 햇빛이 막 솟아오르니 이슬 받는 선인장 접시 움직이고

香煙欲傍袞龍浮.(향연욕방곤룡부). 향기로운 연기 피어올라 곤룡포를 피어오른다

朝罷須裁五色詔,(조파수재오색조), 조회를 마친 후 종이를 잘라 오색조서를 만들어

佩聲歸向鳳池頭.(패성귀향봉지두). 패옥소리 울리며 돌아서서 봉황지로 향한다



179 봉화성제종봉래향흥경각도중류춘우중춘망지작응제(奉和聖制從蓬萊向興慶閣道中留春雨中春望之作應制)-왕유(王維;?699-761?)


임금이 지으신 작품에 화답하여 응제하다-왕유(王維;?699-761?)


渭水自縈秦塞曲,(위수자영진새곡), 위수는 자연스레 진나라의 변새를 둘러쌓고

黃山舊繞漢宮斜.(황산구요한궁사). 황산궁은 한나라 궁궐을 둘러 비껴있다

鑾輿逈出千門柳,(란여형출천문류), 임금의 수레는 멀리 천문의 버들로 나아가고

閣道回看上苑花.(각도회간상원화). 누각의 길을 돌아 상원의 꽃들을 바라본다

雲里帝城雙鳳闕,(운리제성쌍봉궐), 구름 속 서울에는 쌍봉성 궁궐이 있고

雨中春樹萬人家.(우중춘수만인가). 빗속의 봄 나무엔 만백성의 집들이 있다

爲乘陽氣行時令,(위승양기항시령), 봄기운 타고 시절 행사를 행함이요

不是宸游玩物華.(부시신유완물화). 임금의 놀이 행차는 결코 아니라네




180 적우망천장작(積雨輞川庄作)-왕유(王維;?699-761?)


비 내리는 망천장에서-왕유(王維;?699-761?)


積雨空林煙火遲,(적우공림연화지), 장마 속 텅 빈 숲, 밥 짓기 어려운데

蒸藜炊黍餉東치(증려취서향동치) . 비름 반찬, 기장밥을 동쪽 밭으로 보낸다

漠漠水田飛白鷺,(막막수전비백노), 넓은 논에는 백로 날아다니고

陰陰夏木囀黃鸝.(음음하목전황리). 그늘진 나무에 꾀꼬리 지저귄다

山中習靜觀朝槿,(산중습정관조근), 산중에서 고요함 익혀 아침 무궁화를 보고

松下淸齋折露葵.(송하청재절노규). 소나무 아래서 깨끗이 가다듬고 이슬 맞은 아욱을 껶는다

野老與人爭席罷,(야노여인쟁석파), 나 시골 늙은이는 남들과 자리다툼 그쳤는데

海鷗何事更相疑.(해구하사갱상의). 갈매기는 어쩌자고 다시 나를 의심하나




181 수곽급사(酬郭給事)-왕유(王維)


곽급사와 수작하다-왕유(王維)


洞門高閣靄餘暉(동문고각애여휘) : 동문과 고각에 석양빛 어리우고

桃李陰陰柳絮飛(도리음음류서비) : 복숭아와 자두나무에 그늘지고 버들개지 날린다.

禁裏疎鐘官舍晩(금리소종관사만) : 궁주의 드문 종소리 관사는 저무는데

省中啼鳥吏人稀(생중제조리인희) : 문하성 안에 지저귀는 새소리 관리들은 드물다.

晨搖玉佩趨金殿(신요옥패추금전) : 새벽이 되니 패옥을 흔들며 대궐로 달려가고

夕奉天書拜瑣闈(석봉천서배쇄위) : 저녁에 임금님 조서 받들어 궁문에 절하고 나온다.

强欲從君無那老(강욕종군무나노) : 억지로 임금님 따르려하나 늙은 몸을 어찌할까

將因臥病解朝衣(장인와병해조의) : 병으로 인하여 장차 조복을 벗을까 하노라 


182 蜀相(촉상)-杜甫(두보)


촉나라 승상-杜甫(두보)


丞相祠堂何處尋(승상사당하처심) : 승상의 사당을 어디에서 찾을까

錦官城外柏森森(금관성외백삼삼) : 금관성 밖 잣나무 우거진 곳이라네

映階碧草自春色(영계벽초자춘색) : 섬돌에 비친 푸른 풀 절로 봄빛이요

隔葉黃鸝空好音(격엽황리공호음) : 나뭇잎 사이의 꾀꼬리 무심히 즐겨 노래한다

三顧頻煩天下計(삼고빈번천하계) : 세 번이나 찾아 빈번히 천하의 일 논하고

兩朝開濟老臣心(량조개제로신심) : 두 대의 임금 섬겨 노신의 충성심 보여주셨네

出師未捷身先死(출사미첩신선사) : 군사를 내었으나 쳐부수기도 전에 몸이 먼저 죽으니

長使英雄淚滿襟(장사영웅루만금) : 길이 후대의 영웅들 옷깃에 눈물 채우게 하네 



183 객지(客至)-두보(杜甫;712-770)


손님 오시다-두보(杜甫;712-770)


舍南舍北皆春水,(사남사배개춘수), 집의 남북, 온 천지가 다 봄물인데

但見群鷗日日來.(단견군구일일내). 날마다 떼 지어 날아오는 갈매기만 봅니다

花徑不曾緣客掃,(화경부증연객소), 꽃길은 지금껏 손님 오신다고 쓸어보지 않았고

蓬門今始爲君開.(봉문금시위군개). 사립문도 오늘 처음 열어둔다오

盤飧市遠無兼味,(반손시원무겸미), 반찬은 시장이 멀어 맛있는 것 전혀 없고요

樽酒家貧只舊醅.(준주가빈지구배). 독에 가득한 술도 막걸리지요

肯與鄰翁相對飮,(긍여린옹상대음), 그래도 이웃 노인과 같이 마시고 싶으시면

隔籬呼取盡餘杯!(격리호취진여배)! 울타리 너머 불러오셔서 남은 술잔 다 비우시지요




184 야망(野望)-두보(杜甫;712-770)


들에서 바라보다-두보(杜甫;712-770)


西山白雪三城戍,(서산백설삼성수), 서산 흰 눈 덮인 곳, 삼성의 수자리

南浦淸江萬里橋.(남포청강만리교). 남포 맑은 강물에는 만리교 놓여있다

海內風塵諸弟隔,(해내풍진제제격), 온 나라 전쟁 중리라 형제들 떨어져

天涯涕淚一身遙.(천애체누일신요). 하늘 끝에서 눈물지며 이 한 몸 멀리있소

唯將遲暮供多病,(유장지모공다병), 오직 노년에 많은 병마저 생기니

未有涓埃答聖朝.(미유연애답성조). 나라에 한 방울의 물, 한 줌의 흙만큼도 갚지 못했네

跨馬出郊時極目,(과마출교시극목), 말 타고 교외로 나가 때때로 눈 치뜨고 바라보니

不堪人事日蕭條!(부감인사일소조)! 사람의 일 나날이 쓸쓸해짐을 견질 수가 없다 



185 문관군수하남하배(聞官軍收河南河北)-두보(杜甫)


관군이 하남하북을 수복한 소식을 듣고-두보(杜甫)


劍外忽傳收薊北(검외홀전수계배) : 검각산 밖에서 하남하북 수복 소식

初聞涕淚滿衣裳(초문체누만의상) : 처음 듣고는 눈물이 옷에 가득하여라

卻看妻子愁何在(각간처자수하재) : 돌아가 처자를 만나면 무슨 걱정일까

漫卷詩書喜欲狂(만권시서희욕광) : 아무렇게나 책 덮고 기뻐서 미칠 것 같아라

白首放歌須縱酒(백수방가수종주) : 흰머리로 노래하며 미친 듯 술을 마시며

靑春作伴好還鄕(청춘작반호환향) : 한창의 봄을 벗삼아 기분좋게 고향에 돌아가리라

卽從巴峽穿巫峽(즉종파협천무협) : 곧장 파협을 다라 무협을 뚫고 지나

便下襄陽向洛陽(편하양양향낙양) : 바로 양양으로 내려가 낙양을 향하리로다 



186 등고(登高)-두보(杜甫;712-770)


높은 곳에 올라-두보(杜甫;712-770)


風急天高猿嘯哀,(풍급천고원소애), 바람은 빠르고 하늘은 높아 원숭이 휘파람 소리 애닲아

渚淸沙白鳥飛蛔.(저청사백조비회). 물가는 맑고 모래는 깨끗한데 새는 날아 돌아돈다

無邊落木蕭蕭下,(무변낙목소소하), 끝없이 펼쳐진 낙목에선 나뭇잎 떨어지고

不盡長江滾滾來.(부진장강곤곤내). 다함이 없이 흐르는 장강은 도도히 흘러간다

萬里悲秋常作客,(만리비추상작객), 만 리 먼 곳 서글픈 가을에 항상 나그네 되어

百年多病獨登臺.(백년다병독등태). 한평생 병 많은 몸, 홀로 누대에 오른다

艱難苦恨繁霜鬢,(간난고한번상빈), 어려움과 고통에 귀밑머리 다 희어지고

潦倒新停濁酒杯.(요도신정탁주배). 늙고 쇠약한 몸이라 새로이 탁주마저 끊어야한다네




187 등루(登樓)-두보(杜甫;712-770)


누대에 올라서-두보(杜甫;712-770)


花近高樓傷客心,(화근고누상객심), 꽃 핀 높은 누대에 서니 나그네 마음 아프고

萬方多難此登臨.(만방다난차등림). 만방에 어려움 많아 이곳에 올라본다

錦江春色來天地,(금강춘색내천지), 금강의 봄빛은 천지에 내려오고

玉壘浮雲變古今.(옥누부운변고금). 옥루산 뜬구름 고금으로 변하는구나

北極朝庭終不改,(배극조정종부개), 북극성처럼 영원한 우리나라 끝내 망하지 않으니

西山寇盜莫相侵!(서산구도막상침)! 서산 토번족 도둑들은 결코 침략하지 말라

可憐后主還祠廟,(가련후주환사묘), 가련한 후주도 종묘사직을 지켰나니

日暮聊爲梁父吟.(일모료위량부음). 해 저무는 이 때, 애오라지 양보곡을 읆어본다



188 숙부(宿府)-두보(杜甫;712-770)


장군의 막부에서 묵으며-두보(杜甫;712-770)


淸秋幕府井梧寒,(청추막부정오한), 맑은 가을날 막부의 우물가 오동나무는 차가운데

獨宿江城蠟炬殘.(독숙강성납거잔). 강성에 홀로 자려니 촛불은 가물가물

永夜角聲悲自語,(영야각성비자어), 긴 밤 호각소리, 슬픔을 스스로 말하는 듯

中天月色好誰看?(중천월색호수간)? 중천의 달빛, 그 좋은 것을 누가 보고 있을까

風塵荏苒音書絶,(풍진임염음서절), 지루한 전쟁에 고향 소식도 끊어지고

關塞蕭條行陸難.(관새소조행륙난). 쓸쓸한 변방은 육로 통행도 어려워라

已忍伶俜十年事,(이인령빙십년사), 이미 영락하여 견뎌온 쓸쓸한 세월 십년

强移棲息一枝安.(강이서식일지안). 억지로 사는 곳 옮겨, 작은 한 가지를 차지하고 있다




189 각야(閣夜)-두보(杜甫;712-770)


누각에서의 밤-두보(杜甫;712-770)


歲暮陰陽催短景,(세모음양최단경), 한 해는 저물고 낮은 짧아지고

天涯霜雪제寒霄.(천애상설제한소). 하늘 먼 곳 눈과 서리 그친 차가운 밤이구나

五更鼓角聲悲壯,(오갱고각성비장), 한밤의 북과 피리, 그 소리 비장하고

三峽星河影動搖.(삼협성하영동요). 삼협의 별과 은하, 그 그늘 요동친다

野哭千家聞戰伐,(야곡천가문전벌), 들판의 곡하는 소리, 집집마다 전쟁소식 들리고

夷歌數處起漁樵.(이가수처기어초). 여기 저기 오랑캐 노래 소리는 어부와 나무꾼에게서 들려온다

臥龍躍馬終黃土,(와룡약마종황토), 와룡 제갈량과 약마 공손술도 끝내 한 줌 흙이 되었거늘

人事音書漫寂寥.(인사음서만적료). 사람의 일과 편지도 공연히 적막하고 쓸쓸하기만 하다



190 영회고적오수지일(詠懷古跡五首之一)-두보(杜甫;712-770)


고적에서 회포를 읊다-두보(杜甫;712-770)


支離東北風塵際,(지리동배풍진제), 동북의 전진 속을 유리타가

漂泊西南天地間.(표박서남천지간). 서남의 천지를 떠돈다

三峽樓臺淹日月,(삼협누태엄일월), 삼협의 누대는 해와 달이 잠기어 있고

五溪衣服共雲山.(오계의복공운산). 다섯 계곡에 오랑캐 옷이 구름산과 함께 비춰든다

羯胡事主終無賴,(갈호사주종무뢰), 오랑캐가 임금을 섬기나 끝내 믿을 수 없어

詞客哀時且未還.(사객애시차미환). 시인은 때를 슬퍼해 아직 돌아오지 않는다

庾信平生最蕭瑟,(유신평생최소슬), 유신의 평생이 가장 쓸쓸하였으니

暮年詩賦動江關.(모년시부동강관). 말년의 시와 노래가 강관을 감동시키다



191 영회고적오수지이(詠懷古跡五首之二)-두보(杜甫;712-770)


고적에서 회포를 읊다-두보(杜甫;712-770)


搖落深知宋玉悲,(요낙심지송옥비), 흔들려 떨어지는 가을 낙엽, 송옥의 슬픔을 진정 알아

風流儒雅亦吾師.(풍류유아역오사). 풍류스런 선비의 멋, 또한 내 스승이라

悵望千秋一洒淚,(창망천추일쇄누), 추창히 천년을 바라보니 눈물이 흐르고

蕭條異代不同時.(소조리대부동시). 쓸쓸히 시대를 달리하니 동시대는 아니구나

江山故宅空文藻,(강산고댁공문조), 강과 산 그리고 옛집에는 남긴 글 공허하거늘

雲雨荒臺豈夢思!(운우황태개몽사)! 운우황대를 어찌 꿈꾸어 생각하랴

最是楚宮俱泯滅,(최시초궁구민멸), 이곳도 곧 초나라 궁궐과 함께 다 사라졌으니

舟人指點到今疑.(주인지점도금의). 뱃사람 손짓해 가리키며 지금까지 의심한다




192 영회고적오수지삼(詠懷古跡五首之三)-두보(杜甫;712-770)


고적에서 회포를 읊다-두보(杜甫;712-770)


群山萬壑赴荊門,(군산만학부형문), 여러 산, 온 골짜기 지나 형문에 이르니

生長明妃尙有村.(생장명비상유촌). 명기가 생장한 고을 아직도 있어라

一去紫臺連朔漠,(일거자태련삭막), 한 번 궁궐을 떠나니 길은 북방의 사막을 잇고

獨留靑塚向黃昏.(독류청총향황혼). 오직 명기의 푸른 무덤만이 남아 지는 해를 향한다

畫圖省識春風面,(화도생식춘풍면), 봄바람 같이 부드러운 얼굴 화도성의 화공이 잘못 그려

環佩空歸月下魂.(환패공귀월하혼). 달빛 아래의 혼백 되어 패옥차고 부질없이 온다네

千載琵琶作胡語,(천재비파작호어), 천년동안 비파는 오랑캐 노래 연주하니

分明怨恨曲中論.(분명원한곡중논). 분명히 그 원한 노래 속에 말 하리라 



193 영회고적오수지사(詠懷古跡五首之四)-두보(杜甫;712-770)


고적에서 회포를 읊다-두보(杜甫;712-770)


蜀主征吳幸三峽,(촉주정오행삼협), 촉나라 임금 오나라 치려고 친히 삼협에 왔다가

崩年亦在永安宮.(붕년역재영안궁). 붕어한 해에도 영안궁에 있었네

翠華想像空山里,(취화상상공산리), 빈 산속, 그 때의 화려한 임금 행차 생각하니

玉殿虛無野寺中.(옥전허무야사중). 궁궐은 허무하게 들판의 절고

古廟杉松巢水鶴,(고묘삼송소수학), 임금의 옛 무덤, 삼나무와 소나무에 학들이 둥지 틀고

歲時伏臘走村翁.(세시복납주촌옹). 해마다 여름과 겨울의 제사에 촌로들이 달려가 제사하네

武侯祠屋常鄰近,(무후사옥상린근), 무후 제갈량의 사당도 항상 같이 있어

一體君臣祭祀同.(일체군신제사동). 군신이 한 몸 되어 제사도 합께 받는구나



194 영회고적오수지오(詠懷古跡五首之五)-두보(杜甫;712-770)


고적에서 회포를 읊다-두보(杜甫;712-770)


諸葛大名垂宇宙,(제갈대명수우주), 제갈량의 큰 이름 우주에 드리우고

宗臣遺像肅淸高.(종신유상숙청고). 큰 신하의 초상화 청고하고 엄숙하다

三分割據紆籌策,(삼분할거우주책), 삼분할거의 큰 포부 펴지 못했으나

萬古雲霄一羽毛.(만고운소일우모). 하늘에 낀 구름, 오랜 세월 깃털 같구나

伯仲之間見伊呂,(백중지간견이려), 백중의 사이로 여궁이 보이고

指揮若定失蕭曹.(지휘야정실소조). 지휘와 안정에는 소조도 못 따랐다

運移漢祚終難復,(운이한조종난복), 시운이 떠나 한나라의 복조를 끝내 회복하지 못하니

志決身殲軍務勞.(지결신섬군무노). 군무에 시달려 큰 뜻 결판나고 몸마저 죽었구나 



195 강주중별설륙류팔이원외(江州重別薛六柳八二員外)-유장(劉長)


강주에서 설륙과 유팔 두 원외랑과 거듭 이별하다-유장경(劉長卿)


生涯豈料承優詔?(생애개료승우조)? 평생에 어찌 은혜로운 조서 받는 것 생각이나 했을까

世事空知學醉歌.(세사공지학취가). 세상살이, 다만 취하고 노래 부르기만 배웠다네

江上月明胡雁過,(강상월명호안과), 강 위에 밝은 달 기러기는 날아가고

淮南木落楚山多.(회남목낙초산다). 회남 땅 나무들, 낙엽 져 초산에 가득 쌓이네

寄身且喜滄洲近,(기신차희창주근), 타향에 맡긴 몸 창주에 가까우니 이내 마음 기쁜데

顧影無如白發何!(고영무여백발하)! 그림자 돌아보니 이 백발을 어찌하나

今日龍鐘人共老,(금일룡종인공노), 오늘의 낙백한 이 몸, 남들은 늙은이 대접하는데

愧君猶遣愼風波.(괴군유견신풍파). 부끄럽게도 그대 오히려 나에게 풍파 조심하라 하시네



196 장사과가의댁(長沙過賈誼宅)-유장경(劉長卿;725?-781?)


장사에서 가의의 집을 지나며-유장경(劉長卿;725?-781?)


三年謫宦此棲遲,(삼년적환차서지), 귀양살이 삼년을 이 곳에서 지내다니

萬古惟留楚客悲.(만고유류초객비). 만고 동안 오직 굴원의 슬픔 서린 곳이라

秋草獨尋人去后,(추초독심인거후), 가을 풀밭에서 홀로 찾노라, 그 사람 떠난 뒤에

寒林空見日斜時.(한림공견일사시). 차가운 숲속 해지는 때를 쓸쓸히 바라보노라

漢文有道恩猶薄,(한문유도은유박), 한나라 황제 문제는 도를 지녔으나 오히려 야박했으니

湘水無情吊豈知?(상수무정적개지)? 상수는 무정한데 조상한들 어찌 알랴

寂寂江山搖落處,(적적강산요낙처), 적막한 강과 산에 나뭇잎 흔들려 떨어지는데

憐君何事到天涯!(련군하사도천애)! 가련하다, 그대는 무슨 일로 하늘 끝 이곳으로 왔던가




197 자하구지앵주석망악양기원중승(自夏口至鸚洲夕望岳陽寄源中丞)-류장경(劉長卿;725?-781?)


하구에서 앵무주에 이르러 저녁에 악양성을 바라보며 원중승에게 부치다-류장경(劉長卿;725?-781?)


江洲無浪復無煙,(강주무낭복무연), 강 모래톱에 물결 없고 또 안개도 없는데

楚客相思益渺然.(초객상사익묘연). 나 초나라 나그네, 그대 생각에 더욱 아득하여라

漢口夕陽斜渡鳥,(한구석양사도조), 한구의 석양을 새는 비껴 날아가고

洞庭秋水遠連天.(동정추수원련천). 동정호수 가을 물은 멀리 하늘과 이어져있다

孤城背嶺寒吹角,(고성배령한취각), 외로운 성, 뒤 고개에 피리소리 차갑게 들리는데

獨戍臨江夜泊船.(독수림강야박선). 홀로 있는 수자리는 강에 닿아 밤에는 배 정박한다

賈誼上書憂漢室,(가의상서우한실), 한나라 가의는 임금에게 글 올려 조정을 근심하다

長沙謫去古今憐.(장사적거고금련). 장사에 귀양 가니 고금의 사람들 그를 불쌍히 여기네 



198 증궐하배사인(贈闕下裴舍人)-전기(錢起)


관하의 배 사인에게-전기(錢起)


二月黃鸝飛上林,(이월황리비상림), 이월의 상림원에 꾀고리 날고

春城紫禁曉陰陰.(춘성자금효음음). 봄날 새벽, 황궁은 어둑하다

長樂鐘聲花外盡,(장낙종성화외진), 장락궁의 종소리 꽃 밖으로 사라지고

龍池柳色雨中深.(룡지류색우중심). 용지 연못 버들색은 빗속에 짙어진다

陽和不散窮途恨,(양화부산궁도한), 따뜻한 햇살도 궁핍한 나의 한을 흩지 못하는데

霄漢長懷捧日心.(소한장회봉일심). 하늘의 은하수는 내 충성심을 길이 품는다

獻賦十年猶未遇,(헌부십년유미우), 내가 부를 지어 올린 지 십년, 아직 예우를 얻지 못하였으니

羞將白髮對華簪.(수장백발대화잠). 백발로 그대 같은 귀인을 대하니 부끄럽구나



199 기이담원석(寄李儋元錫)-위응물(韋應物;737-804)


원석 이담에게-위응물(韋應物;737-804)


去年花裏逢君別,(거년화리봉군별), 지난해 꽃 핀 속에서 그대와 이별하고

今日花開又一年.(금일화개우일년). 오늘 꽃이 피니 또 일 년이 되었구나

世事茫茫難自料,(세사망망난자료), 세상일 아득하여 헤아리기 어렵고

春愁黯黯獨成眠.(춘수암암독성면). 봄시름에 서글퍼져 혼자서 잠을 자네

身多疾病思田里,(신다질병사전리), 몸에는 병 많아 고향 생각 간절하고

邑有流亡愧俸錢.(읍유류망괴봉전). 고을에는 유망민, 봉급 받기 부끄럽소

聞道欲來相問訊,(문도욕내상문신), 그대 와서 나와 서로 이야기 하자는데

西樓望月幾回圓?(서누망월궤회원)? 서루에서 바라보는 저 달이 몇 번이나 둥글어야 하나



200 동제선유관(同題仙游觀)-한악


선유관을 같이 제하다-한악


仙臺初見五城樓,(선태초견오성누), 선대에 올라 오성루 처음 바라보니

風物淒淒宿雨收.(풍물처처숙우수). 풍물이 쓸쓸하니 어제 밤비가 내렸구나

山色遙連秦樹晩,(산색요련진수만), 산빛은 멀리 진나라 나무에 이어져 저물고

砧聲近報漢宮秋.(침성근보한궁추). 다듬이질 소리는 한나라 궁궐의 가을을 전하네

疏松影落空壇靜,(소송영낙공단정), 성긴 소나무, 그 그림자 빈 법단에 떨어져 고요하다

細草香閑小洞幽.(세초향한소동유). 가는 풀, 향기 고요하여 작은 골짜기에 가득하다

何用別尋方外去,(하용별심방외거), 무엇을 하려 따로 세상 밖을 찾아 떠나려하나

人間亦自有丹丘!(인간역자유단구)! 세상에도 신선 동네 단구가 있는 것을



201 춘사(春思)-황보염(皇甫冉)


봄날의 그리움-황보염(皇甫冉)


鶯啼燕語報新年,(앵제연어보신년), 앵무새 울고 제비는 지저귀며 새봄을 알리는데

馬邑龍堆路幾千.(마읍룡퇴노궤천). 마음과 용퇴로 가는 길은 몇 천리나 되느가요

家住層城鄰漢苑,(가주층성린한원), 집은 층성에 살아 한원에 이웃하고

心隨明月到胡天.(심수명월도호천). 마음은 밝은 달 따라 오랑캐 땅 하늘로 갑니다

機中錦字論長恨,(기중금자논장한), 베틀 위, 비단에 쓰인 글자 긴 한을 논하고

樓上花枝笑獨眠.(누상화지소독면). 누대 위, 꽃가지는 독수공방 비웃어요

爲問元戎竇車騎,(위문원융두거기), 묻습니다, 거기장군 두헌이시여

何時返旆勒燕然?(하시반패늑연연)? 어느 때에 이기고 돌아와 연연산에 승전비 세우시려요



202 만차악주(晩次鄂州)-노륜(盧綸)


저녁에 악주에 머무르다-노륜(盧綸)


雲開遠見漢陽城,(운개원견한양성), 구름이 걷히자 멀리 한양성이 눈앞에 보이는데

猶是孤帆一日程.(유시고범일일정). 길은 오히려 돗단배의 하룻길이어라

估客晝眠知浪靜,(고객주면지낭정), 장사꾼들 낮잠에 물결 고요함을 알겠고

舟人夜語覺潮生.(주인야어각조생). 뱃사공들 밤에 떠드는 말소리로 파도 높아짐을 알겠다

三湘愁鬢逢秋色,(삼상수빈봉추색), 근심스런 흰 귀밑머리 삼상에서 가을 맞고

萬里歸心對月明.(만리귀심대월명). 만리 밖에서 고향 가는 마음으로 밝은 달 바라본다

舊業已隨征戰盡,(구업이수정전진), 지난날 농사일은 이미 전쟁으로 없어졌는데

更堪江上鼓鼙聲.(갱감강상고비성). 또다시 강 위로 들려오는 군대의 북소리를 들어야하나




203 등류주성누기장정봉연사주자사(登柳州城樓寄漳汀封連四州刺史)-유종원(柳宗元;773-819)


유주성루에 올라 장 정 봉 연의 사주 자사에게-유종원(柳宗元;773-819)


城上高樓接大荒,(성상고누접대황), 성위의 높은 누대 넓은 들에 이어지고

海天愁思正茫茫.(해천수사정망망). 바다 같은 하늘엔 근심스런 생각 아득하여라

驚風亂?芙蓉水,(경풍난?부용수), 놀란 바람 어지러이 부용꽃 호수에 불어오고

密雨斜侵薜荔牆.(밀우사침벽려장). 굵은 비는 벽려풀 담장에 비스듬이 불어온다

嶺樹重遮千里目,(령수중차천리목), 고개 마루 나무는 거듭 천리 먼 시야를 가리고

江流曲似九回腸.(강류곡사구회장). 강의 물굽이 구절간장 되어 흘러간다

共來百越文身地,(공내백월문신지), 오랑캐 땅 백월, 문신하는 이곳까지 함께 오니

猶自音書滯一鄕.(유자음서체일향). 편지마저 막히는 고을이어라




204 서새산회고(西塞山懷古)-유우석(劉禹錫;772-842)


서새산에서 회고하다-유우석(劉禹錫;772-842)


王浚樓船下益州,(왕준누선하익주), 왕준의 배가 익주로 내려가니

金陵王氣黯然收.(금능왕기암연수). 금릉의 왕기는 암연히 수습되었다

千尋鐵鎖沈江底,(천심철쇄심강저), 오나라의 천길 쇠사슬 강 속에 잠기고

一片降幡出石頭.(일편강번출석두). 한 조각 항복의 깃발이 석두성에 내걸렸다

人世幾回傷往事?(인세궤회상왕사)? 인간사 가슴 아픈 일 그 몇 번이던가

山形依舊枕寒流.(산형의구침한류). 산 모양은 옛날처럼 차가운 강을 베고 누웠구나

從今四海爲家日,(종금사해위가일), 이제 온 세상, 한 집안으로 되었으니

故壘蕭蕭蘆荻秋.(고누소소노적추). 옛 보루, 이제 쓸쓸한 갈대꽃 핀 가을이 깃들었네




205 견비회삼수지일(遣悲懷三首之一)-원진(元稹;779-831)


슬픈 회포를 풀다-원진


謝公最小偏憐女,(사공최소편련녀), 사공의 가장 어리고 너무 귀여운 딸

自嫁黔婁百事乖.(자가검루백사괴). 스스로 금루에게로 시집와 모든 일이 다 어그러졌다

顧我無衣搜藎篋,(고아무의수신협), 나 돌아보고 옷이 없자 옷상자를 들추고

泥他沽酒拔金釵.(니타고주발금채). 위로하며 술 사오라 금비녀 뽑아주었네

野蔬充膳甘長藿,(야소충선감장곽), 들판의 채소로 배 채우고 콩잎도 달게 먹으며

落葉添薪仰古槐.(낙섭첨신앙고괴). 낙엽을 땔감하려 묵은 느티나무 쳐다보았지요

今日俸錢過十萬,(금일봉전과십만), 오늘 받은 봉록이 십만 전이 넘어요

與君營奠復營齋.(여군영전복영재). 그대에게 상 차리어 제사 드리겠소




206 견비회삼수지이(遣悲懷三首之二)-원진(元稹;779-831)


슬픈 회포를 풀다-元稹(元稹;779-831)


昔日戱言身后事,(석일희언신후사), 지난 어느 날 죽은 뒤 세상을 농담으로 했더니

今朝都到眼前來.(금조도도안전내). 오늘 아침 모두가 눈앞의 현실이 되었구료

衣裳已施行看盡,(의상이시항간진), 옷들은 이미 남에게 주고 보이는 대로 다 주었으나

針線猶存未忍開.(침선유존미인개). 그대가 바느질한 옷 아직 있느니 차마 열지도 못했소

尙想舊情憐婢仆,(상상구정련비부), 옛 정을 생각하여 그때 종들을 불쌍히 여기고

也曾因夢送錢財.(야증인몽송전재). 또한 그대를 꿈에 본 일로 돈을 불살라 보냅니다

誠知此恨人人有,(성지차한인인유), 진실로 이런 한은 사람마다 다 있는 줄 알지만

貧賤夫妻百事哀.(빈천부처백사애). 가난하고 천한 부부에게는 온갖 일이 다 서러운 일리라오




207 견비회삼수지삼(遣悲懷三首之三)-원진(元稹;779-831)


슬픈 회포를 풀다-원진


閑坐悲君亦自悲,(한좌비군역자비), 한가로이 앉아 그대를 슬퍼하고 또 나를 슬퍼하며

百年都是幾多時?(백년도시궤다시)? 인생 백년이 모두 얼마나 된다더냐

鄧攸無子尋知命,(등유무자심지명), 등유는 자식이 없었으나 운명으로 알았고

潘岳悼亡猶費詞.(반악도망유비사). 반악도 아내 잃고 애도시를 지었으나 말만 허비하였구나

同穴□冥何所望,(동혈묘명하소망), 죽어서 한 자리에 묻히는 일 어찌 바라며

他生緣會更難期.(타생연회갱난기). 딴 세상에 인연으로 만나기는 더욱 바라기 어려워라

惟將終夜長開眼,(유장종야장개안), 오직 이 밤이 다하도록 길이 눈 뜨고서

報答平生未展眉.(보답평생미전미). 그대 평생 펴지 못한 미간에 보답하리라




208


자하남경난(自河南經亂)-백거이(白居易)



하남으로부터 난을 만나 관내가 주리니 형제들이 흩어져 각각 따로 있게 되었다


이에 달을 보고 그낌이 있어서 소회를 써서


부량대형과 어잠칠형과 오강 십오형에게 올려드리고


아울러 부리와 하규제매에게 보인다-백거이(白居易)



*원제: 自河南經亂 關內阻飢 兄弟離散各在一處 因望月有感


聊書所懷 寄上浮梁大兄於潛七兄烏江十五兄 兼示符離及下邽弟妹


白居易


 


時難年荒世業空(시난년황세업공) : 어려운 시절에 흉년은 들어 직업도 없고


弟兄羇旅各西東(제형기려각서동) : 형제들은 나그네 되어 이리저리 떠돌며 산다


田園寥落干戈後(전원요낙간과후) : 전쟁 직후라 농촌은 황폐하고


骨肉流離道路中(골육류리도노중) : 가족은 흩어어져 거리에 헤맨다


弔影分爲千里雁(조영분위천리안) : 불쌍한 우리 모습 천리를 나는 기러기 신세


辭根散作九秋蓬(사근산작구추봉) : 뿌리 떠나 흩어진 구월의 가을쑥이라


共看明月應垂淚(공간명월응수누) : 다같이 밝은 달 바라보며 눈물 흘릴 것이니


一夜鄕心五處同(일야향심오처동) : 온밤을 고향 그리는 마음 다섯 곳이 같으리라


 




209


금슬(錦瑟)-이상은(李商隱)

 

아름다운 거문고-이상은


錦瑟無端五十弦(금슬무단오십현) : 아름다운 비파줄 까닭없이 오십 줄인가

一弦一柱思華年(일현일주사화년) : 현 하나 발 하나에 꽃다운 시절 생각한다.

莊生曉夢迷蝴蝶(장생효몽미호접) : 장주는 아침 꿈에서 호랑나비 미혹했고

望帝春心托杜鵑(망제춘심탁두견) : 초나라 망제는 애달픈 춘심을 두견에 부치었다.

滄海月明珠有淚(창해월명주유루) : 푸른 바다에 달빛 밝으니 흘리는 눈물 진주 되고

藍田日暖玉生煙(람전일난옥생연) : 남전 땅 날 더우면 옥돌에서 연기 피어올랐다.

此情可待成追憶(차정가대성추억) : 이러한 마음들 세월 기다려 추억이 될 수 있었지만

只是當時已惘然(지시당시이망연) : 다만 당시에는 이것들로 너무 마음 아팠었다




210 무제(無題)-이상은(李商隱;812-858)


무제-이상은(李商隱;812-858)


昨夜星辰昨夜風,(작야성신작야풍), 어제밤의 별, 어제밤의 바람

畵樓西畔桂堂東.(화누서반계당동). 화려한 누각의 서쪽 둔덕, 계당의 동쪽

身無彩鳳雙飛翼,(신무채봉쌍비익), 내 몸엔 고운 새, 채봉의 쌍 날개 없으나

心有靈犀一點通.(심유령서일점통). 마음에는 신령스런 동물, 영서의 한 점 통함이 있다

隔座送鉤春酒暖,(격좌송구춘주난), 떨어져 앉아 송구놀이, 봄날의 술은 따뜻하고

分曹射覆蠟燈紅.(분조사복납등홍). 편을 나누어 사복놀이 촛불은 붉어라

嗟余聽鼓應官去,(차여청고응관거), 아! 새벽 종소리, 나는 관아에 가야한다네

走馬蘭臺類斷蓬.(주마난태류단봉). 난대로 말 달려가니 흡사 떨어진 쑥과 같아라 



211 수궁(隋宮)-이상은(李商隱;812-858)


수나라 궁전-이상은(李商隱;812-858)


紫泉宮殿鎖煙霞,(자천궁전쇄연하), 자색 샘에 둘러쌓인 궁전은 안개에 잠겨

欲取蕪城作帝家.(욕취무성작제가). 무성을 빼앗아 서울을 만들려 했다네

玉璽不緣歸日角,(옥새부연귀일각), 옥새가 인연 따라 당 고조에게 가지 않았다면

錦帆應是到天涯.(금범응시도천애). 비단배는 응당 하늘 끝까지 닿았으리

於今腐草無螢火,(어금부초무형화), 지금은 썩은 풀에 반딧불 없었을 것을

終古垂楊有暮鴉.(종고수양유모아). 끝내 옛 수양버들에 갈가마귀 날아드네

地下若逢陳后主,(지하야봉진후주), 죽어 지하에서 진나라 후주를 만난다면

豈宜重問后庭花?(개의중문후정화)? 어찌 마땅히 후정화 다시 물을 수 있으리 



212 무제(無題)-이상은(李商隱)


무제-이상은(李商隱)


來是空言去絶蹤(내시공언거절종) : 온다던 말 거짓이요 떠난 뒤엔 종적 없고

月斜樓上五更鐘(월사루상오경종) : 달빛 어린 누각 위에 새벽 종소리 울려온다

夢爲遠別啼難喚(몽위원별제난환) : 꿈 속에서 먼 이별하니 소리쳐 울어도 부르기 어렵고

書被催成墨未農(서피최성묵미농) : 편지를 쓸려니 서둘러도 먹이 갈아지지 않는구나

蠟照半籠金翡翠(납조반롱금비취) : 촛불은 금비취 등갓을 반쯤 비춰들고

麝熏微度繡芙蓉(사훈미도수부용) : 연꽃 수 놓은 휘장에 사향 연기 스며든다

劉郞已恨蓬山遠(유랑이한봉산원) : 한무제는 이미 봉래산이 먼 것을 한스러워했지만

更隔蓬山一萬重(갱격봉산일만중) : 내 님 계산 봉래산은 일만 배도 더 멀어졌다오 



213 무제(無題)-이상은(李商隱)


제목 없이-이상은(李商隱)


颯颯東風細雨來(삽삽동풍세우래) : 살랑살랑 봄바람에 가랑비 내리고

芙蓉塘外有輕雷(부용당외유경뢰) : 연못가 연꽃 밖에 가벼운 우뢰소리

金蟾齧鏁燒香入(금섬설쇄소향입) : 황금 뚜꺼비 자물쇠 물고 향을 태우고

玉虎牽絲汲井回(옥호견사급정회) : 백옥 호랑이는 비단실 끌며 물 긷는다

賈氏窺簾韓掾少(가씨규렴한연소) : 가씨가 발을 엿보니 한연은 젊었었고

宓妃留枕魏王才(복비류침위왕재) : 복비가 베개를 남겼으니 위왕의 재주로다

春心莫共花爭發(춘심막공화쟁발) : 춘심에 덩달라 다투어 꽃피는 다투지 말라

一寸相思一寸灰(일촌상사일촌회) : 그리워하는 마음마다 재가 되리라




214 주필역(籌筆驛)-이상은(李商隱;812-858)


주필역에서-이상은(李商隱;812-858)


猿鳥猶疑畏簡書,(원조유의외간서), 원숭이와 새들은 아직도 장군의 군령을 두려워하고

風雲常爲護儲胥.(풍운상위호저서). 바람과 비는 언제나 전위부대가 된다

徒令上將揮神筆,(도령상장휘신필), 상장군 제갈량으로 좋은 계책을 쓰게 하였으니

終見降王走傳車.(종견강왕주전거). 끝내 후주의 항복하려 달려가는 역마를 보는구나

管樂有才原不忝,(관락유재원부첨), 관중과 악의가 가진 재주 원래 욕되지 않았는데

關張無命欲何如.(관장무명욕하여). 관우와 장비가 무명하니 어찌해야 하는가

他年錦裏經祠廟,(타년금리경사묘), 어느 다른 해에 금관성의 제강사당 지나면

梁父吟成恨有餘.(량보음성한유여). 양보음을 다시 불러 남은 한을 풀어보리라




215 무제(無題)-이상은(李相隱)


무제-이상은(李相隱)


相見時難別亦難(상견시난별역난) : 어렵게 만나 이별하도 어려워

東風無力百花殘(동풍무력백화잔) : 봄바람 무력하니 온갖 꽃 다 시든다.

春蚕到死絲方盡(춘천도사사방진) : 봄 누에 죽어서야 실뽑기 다하고

蜡炬成灰淚始干(사거성회누시간) : 밀초는 재가 되어야 눈물이 마른다.

曉鏡但愁雲鬢改(효경단수운빈개) : 아침 거울에 다만 수심에 백발 되어

夜吟應覺月光寒(야음응각월광한) : 저녁에 시를 읊어도 달빛이 차가우리라.

蓬山此去無多路(봉산차거무다노) : 봉래산 여기서 멀지 않으니

靑鳥殷勤爲探看(청조은근위탐간) : 파랑새야 은근히 달아가 살펴주어라.




216


춘우(春雨)-이상은(李商隱;812-858)



봄비-이상은(李商隱;812-858)



悵臥新春白袷衣(창와신춘백겁의) : 새 봄에 흰 내의 입고 쓸쓸히 누워


白門寥落意多違(백문요낙의다위) : 백문의 쓸쓸한 일 생각하니 마음마다 어긋난다


紅樓隔雨相望冷(홍누격우상망냉) : 홍루 너머 비 내리는데 바라보니 날은 차가워


珠箔飄燈獨自歸(주박표등독자귀) : 주렴에는 흔들리는 등불 나 혼자 돌아온다


遠路應悲春睕晩(원노응비춘완만) : 먼 길, 이 봄날 저녁에도 그대는 슬퍼하리


殘宵猶得夢依稀(잔소유득몽의희) : 새벽잠에 오히려 꿈이라도 그대와 같았으면


玉瑭緘札何由達(옥당함찰하유달) : 구슬 귀고리와 나의 편지 어떻게 보낼까


萬里雲羅一雁飛(만리운나일안비) : 만리 아득한 비단 구름에 기러기 한 마리 날아간다


 




217 무제이수지일(無題二首之一)-이상은(李商隱;812-858)


무제-이상은(李商隱;812-858)


鳳尾香羅薄幾重,(봉미향나박궤중), 봉황새 꼬리 모양 휘장, 엷은 비단 몇 겹이며

碧文圓頂夜深縫.(벽문원정야심봉). 휘장의 푸르고 둥근 부분을 밤 깊도록 바느질한다

扇裁月魄羞難掩,(선재월백수난엄), 선재월혼 둥근 부채로도 부끄러워 감추지 못하고

車走雷聲語未通.(거주뇌성어미통). 우뢰 같은 수레소리에 말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曾是寂寥金燼暗,(증시적요금신암), 지금은 적막하고 촛불은 다 타버려 어둑하고

斷無消息石榴紅.(단무소식석류홍). 소식은 끊어져 석류꽃만 붉구나

斑騅只系垂楊岸,(반추지계수양안), 얼룩무늬 말은 수양버들 언덕에 매여 있고

何處西南任好風?(하처서남임호풍)? 어느 곳에서 좋은 바람맞아 어를 찾아갈까나




218 무제이수지이(無題二首之二)-이상은(李商隱;812-858)


무제-이상은(李商隱;812-858)


重帷深下莫愁堂,(중유심하막수당), 두터운 휘장 깊이 드리워진 그대 집 막수당

臥後淸宵細細長.(와후청소세세장). 돌아와 혼자 누우니 가을밤은 적막하고 길기만하다

神女生涯原是夢,(신녀생애원시몽), 무산 신녀의 생애는 원래 꿈일 뿐

小姑居處本無郎.(소고거처본무낭). 소고 사는 곳에 본래 낭군은 없었소

風波不信菱枝弱,(풍파부신능지약), 풍파는 마름나무 연약함 알지도 못하고

月露誰敎桂葉香?(월노수교계섭향)? 달빛 아래 이슬에게 계수나무 향기를 누가 알게하였는가

直道相思了無益,(직도상사료무익), 그리움을 말하여도 아무소용 없으니

未妨惆愴是淸狂.(미방추창시청광). 마음대로 슬퍼하며 미친 듯 살아간다 



219 이주남도(利洲南渡)-온정균(溫庭筠;812?-870)


이주에서 남쪽으로 건너며-온정균(溫庭筠;812?-870)


澹然空水對斜暉,(담연공수대사휘), 맑고 텅 빈 물에 석양 비치고

曲島蒼茫接翠微.(곡도창망접취미). 둘러선 섬들 아득히 이내에 접해있다

波上馬嘶看棹去,(파상마시간도거), 물가엔 말울음 소리, 노 저어 떠나는 모습 보이고

柳邊人歇待船歸.(류변인헐대선귀). 버드나무 가에는 사람들 쉬며, 배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數叢沙草群鷗散,(삭총사초군구산), 몇 떨기 모래 위 풀에 갈매기 떼 지어 흩어지고

萬頃江田一鷺飛.(만경강전일노비). 넓은 강변 밭 위, 한 마리 해오라비 날아간다

誰解乘舟尋范蠡,(수해승주심범려), 그 누가 알건가, 범려 찾아 배를 찾아

五湖煙水獨忘機?(오호연수독망기)? 오호 안개 낀 물 위에서 홀로 기심을 잊으려함을 



220


소무묘(蘇武廟)-온정균(溫庭筠;812?-870)



소무의 사당-온정균(溫庭筠;812?-870)



蘇武魂銷漢使前,(소무혼소한사전), 소무 목숨을 이미 버렸다네, 사신 가지 전


古祠高樹兩茫然.(고사고수량망연). 옛 사당과 높은 나무 바라보니 모두가 망연하다


雲邊雁斷胡天月,(운변안단호천월), 구름 가에 기러기 떼는 오랑캐 하늘 아래 끊어지고


隴上羊歸塞草煙.(롱상양귀새초연). 언덕 위 양떼들 변방 풀밭 연기 나는 곳으로 돌아간다


迴日樓臺非甲帳,(회일누태비갑장), 돌아온 날 누대에는 갑장 휘장 아니었고


去時冠劍是丁年.(거시관검시정년). 떠날 때의 갓과 칼, 스무 살 정년이었소


茂陵不見封侯印,(무능부견봉후인), 무릉에 봉후인은 보이지 않으니


空向秋波哭逝川.(공향추파곡서천). 부질없이 가을 강물 향하며 흘러가는 물 통곡한다


 




221


궁사(宮詞)-설봉(薛逢)


궁사-설봉(薛逢)


十二樓中盡曉妝,(십이누중진효장), 열두 누대 안에서 새벽 단장 마치고

望仙樓上望君王.(망선누상망군왕). 망선루 위로 임금을 바라본다

鎖銜金獸連環冷,(쇄함금수련환냉), 자물쇠는 쇠처럼 말이 없고 둥근 문고리는 차갑고

水滴銅龍晝漏長.(수적동룡주누장). 구리 물시계에 떨어지는 물방울 낮에는 더디기도 하다

雲계罷梳還對鏡,(운계파소환대경), 검은머리 빗질하고 다시 또 거울 보며

羅衣欲換更添香.(나의욕환갱첨향). 비단옷 바꿔 입고 향수도 뿌려본다

遙窺正殿殿開處,(요규정전렴개처), 멀리 임금 계신 정전, 문 열린 곳 살펴보니

袍袴宮人掃御床.(포고궁인소어상). 짧은 옷 걸친 궁인들이 임금 침대 쓸고 있네




222


빈녀(貧女)-진도옥(秦韜玉)


가난한 처녀-진도옥(秦韜玉)


蓬門未識綺羅香,(봉문미식기나향), 가난한 집에서 비단옷 좋음도 알지 못하고

擬托良媒益自傷.(의탁량매익자상). 중매 부탁하려니 더욱 마음만 상한다

誰愛風流高格調?(수애풍류고격조)? 누가 풍류의 높은 격조를 알까

共憐時世儉梳妝.(공련시세검소장). 시대를 함께 걱정하여 검소하게 몸단장하네

敢將十指誇針巧,(감장십지과침교), 감히 열 손가락 쓴 바느질 고운 것 자랑하지만

不把雙眉斗斲長.(부파쌍미두화장). 두 눈썹 치켜세운 화장을 자랑하지 않는다오

苦恨年年壓金線,(고한년년압금선), 마음 아프고 한스러워라, 해마다 바느질한 것

爲他人作嫁衣裳.(위타인작가의상). 다른 사람 위한 혼수 옷이 되었다오 



樂府



223


고의정보궐교지지(古意呈補闕喬知之)-심전기(沈全期)


고의로 보궐 교지지에게 보이다-심전기(沈全期)


盧家少婦鬱金香,(노가소부울금향), 노씨네 젊은 부인 울금향 규방에서

海燕雙棲玳瑁梁.(해연쌍서대모량). 색색깔 대모 기둥 위에 한쌍의 바다제비처럼 살았었다

九月寒砧催木葉,(구월한침최목섭), 구월 차가운 다듬이질 소리 낙엽을 재촉하고

十年征戍憶遼陽.(십년정수억료양). 십년 군대 생활에 요양 땅 생각한다

白狼河北音書斷,(백낭하배음서단), 백랑하 북쪽에서는 편지도 끊어지고

丹鳳城南秋夜長.(단봉성남추야장). 단봉성 남쪽엔 가을밤이 길기도하다

誰爲含愁獨不見,(수위함수독부견), 누가 근심 때문에 혼자 못 본다고 했나

更敎明月照流黃?(갱교명월조류황)? 더욱이 밝은 달에게 유황을 비추게 하나




卷五

五言絶句(224-252)--------------------------------------------------------



224


녹채(鹿柴)-왕유(王維;?699-761?)



녹채-왕유(王維;?699-761?)



空山不見人(공산불견인) : 고요한 빈산에 사람은 보이지 않고



但聞人語響(단문인어향) : 말소리만 들린다



返景入深林(반경입심림) : 저녁 햇빛 깊은 숲에 들어



復照靑苔上(부조청태상) : 다시 푸른 이끼를 비춘다


 



225 죽리관(竹里館)-왕유(王維;?699-761?)


죽리관-왕유(王維;?699-761?)


獨坐幽篁裏,(독좌유황리), 나 홀로 그윽한 대숲에 앉아


彈琴復長嘯.(탄금복장소). 거문고를 타다가 다시 길게 휘파람을 불어본다


深林人不知,(심림인부지), 숲이 깊어 사람들은 알지 못하지만


明月來相照.(명월내상조). 밝은 달이 찾아와 서로를 비춘다 



226 송별(送別)-왕유(王維)


송별하며-왕유(王維)


送君南浦淚如絲(송군남포루여사) : 남포에서 그대 보내니 눈물 실처럼 흐르는데


君向東州使我悲(군향동주사아비) : 동쪽 고을로 간다니 내 마음 스글퍼지는구나


爲報故人顦顇盡(위보고인초췌진) : 알려주게나, 친구가 초췌해져


如今不似洛陽時(여금불사낙양시) : 지금은 낙양 시절만 못하다는 것을




227

 상사(相思)-왕유(王維;?699-761?)


그리워라-왕유(王維;?699-761?)


紅豆生南國,(홍두생남국), 홍두나무 남쪽 지방에서 자라


春來發幾枝?(춘내발궤지)? 봄이 오니 몇 가지나 피었을까


愿君多采힐?,(원군다채힐), 원하노니, 그대여 많이 따두소서


此物最相思.(차물최상사). 이것이 가장 그리운 것이라오




228 잡시삼수2(雜詩三首2)-왕유(王維)


잡시-왕유(王維)


君自故鄕來,(군자고향내), 그대 고향에서 왔으니


應知故鄕事.(응지고향사). 응당 고향의 일 아리라


來日綺窗前,(내일기창전), 오던 날 깁 창 앞


寒梅著花未?(한매저화미)? 차가운 매화나무 꽃을 피웠는가 




229 송최구(送崔九)-배적(裴迪)


최구를 보내며-배적(裴迪)


歸山深淺去,(귀산심천거), 돌아가는 산 깊거나 얕거나 가서


須盡丘壑美.(수진구학미). 반드시 산수의 아름다움 다 누리게


莫學武陵人,(막학무능인), 무릉 사람 이야기는 배우지도 말게나


暫游桃源里.(잠유도원리). 잠시 복숭아 동산에서 놀다 온 것 뿐




230 종남망여설(終南望餘雪)-조영(祖詠)


종남산에 남은 눈-祖詠(조영)


終南陰嶺秀(종남음영수) : 밋밋하게 보이는 종남산 봉우리


積雪浮雲端(적설부운단) : 쌓인 눈이 구름 끝에 더욱 빛난다


林表明霽色(임표명제색) : 숲 너머 개인 날이 밝기도 하여라


城中增暮寒(성중증모한) : 해가 지자 성 안은 추워만지네 



231 숙건덕강(宿建德江)-맹호연(孟浩然)


건덕강에 묵으며-맹호연(孟浩然)


移州泊煙渚(이주박연저) : 배를 옮겨 안개 낀 물가에 배를 대니


日暮客愁新(일모객수신) : 날이 저물어지니 나그네 수심이 새로워라.


野廣天低樹(야광천저수) : 넓은 들판에 하늘은 나무까지 내려오는데


江淸月近人(강청월근인) : 강은 맑아 떠오른 달이 사람 가까이 다가온다 



232 춘효(春曉)-맹호연(孟浩然;689-740)


어느 봄날 아침에-맹호연(孟浩然;689-740)


春眠不覺曉,(춘면불각효),노곤한 봄잠에 날 새는 줄 몰랐더니


處處聞啼鳥.(처처문제조). 여기저기 새우는 소리로고


夜來風雨聲,(야내풍우성), 간밤의 비바람 소리에


花落知多少?(화낙지다소)? 꽃잎 떨어짐이 그 얼마이리오




233 야사(夜思)-이백(李白;701-762)


잠에 생각나다-이백(李白;701-762)


床前明月光,(상전명월광), 침상 앞에 밝은 달빛 비쳐들어


疑是地上霜.(의시지상상). 땅에 내린 서리인가 했네


擧頭望明月,(거두망명월), 머리 들고 밝은 달 바라보고


低頭思故鄕.(저두사고향). 머리 숙여 고향 생각한다




234 원정(怨情)-이백(李白;701-762)


원망하는 마음-이백(李白;701-762)


美人卷珠簾,(미인권주렴), 미인이 주렴을 걷고


深坐蹙蛾眉.(심좌축아미). 방 깊숙이 앉아 눈썹을 찡그린다


但見淚痕濕,(단견누흔습), 다만 눈물에 젖은 흔적


不知心恨誰?(부지심한수)? 마음속으로 누구를 원망하는 걸까 



235 팔진도(八陣圖)-두보(杜甫;712-770)


팔진도-두보(杜甫;712-770)


功蓋三分國,(공개삼분국), 공은 나누어진 삼국을 뒤덮고


名成八陣圖.(명성팔진도). 명성은 팔진도로 이루었다


江流石不轉,(강류석부전), 강물은 흘러도 돌은 굴러가지 않아


遺恨失呑吳.(유한실탄오). 남은 한은 오나라를 삼키지 못한 것이네




236 등관작루(登鸛雀樓)-왕지환(王之渙)


관작루에 올라-왕지환(王之渙)


白日依山盡,(백일의산진), 빍은 해는 산에 의지하여 넘어가고


黃河入海流.(황하입해류). 황하는 바다로 들어 흘러간다


欲窮千里目,(욕궁천리목), 천리 먼 곳을 다 바라보고파


更上一層樓.(갱상일층누). 다시 한 층 더 올라본다




237 송령철(送靈澈)-유장경(劉長卿)


영철 스님을 보내며-유장경(劉長卿)


蒼蒼竹林寺,(창창죽림사), 푸르고 푸른 죽림사


杳杳鐘聲晩.(묘묘종성만). 아득히 울리는 저녁 종소리


荷笠帶斜陽,(하립대사양), 삿갓 짊어지고 저녁 햇살 받으며


靑山獨歸遠.(청산독귀원). 청산을 스님 홀로 멀리 길을 간다 



238 탄금(彈琴)-유장경(劉長卿)


거문고를 타며-劉長卿


冷冷七絃上(냉냉칠현상) 거문고 고요한 소리 일곱 줄을 오가는데


靜聽松風寒(정청송풍한) 멀리 들려 우는 솔바람 소리 추워라


古調雖自愛(고조수자애) 옛 곡조 내 비록 사랑하지만


今人多不彈(금인다불탄) 지금은 타는 사람 드물어 한이로다 




239 송상인(送上人)-유장경(劉長卿)


스님을 보내며-유장경(劉長卿)


孤雲將野鶴,(고운장야학), 외로운 구름 들 학을 보내나니


豈向人間住!(개향인간주)! 어찌 인간 세상에 머물랴!


莫買沃洲山,(막매옥주산), 그러나 옥주산은 절대 사지 말아요


時人已知處.(시인이지처). 사람들 이미 그 곳을 알고 있지요 



240 추야기구원외(秋夜寄邱員外)-위응물(韋應物;737-804)


가을밤에 구원외에게 부치다-위응물(韋應物;737-804)


懷君屬秋夜,(회군속추야), 그대를 생각하며 가을밤을 맞아


散步詠涼天.(산보영량천). 산보하며 서늘한 날씨에 시를 읊어본다


空山松子落,(공산송자낙), 쓸쓸한 산에 솔방울 떨어지고


幽人應未眠.(유인응미면). 그윽히 사는 그대 응당 잠 못이루리라 



241 청쟁(聽箏)-이단(李端)


쟁소리 듣고서-이단(李端)


鳴箏金粟柱,(명쟁금속주), 계수나무 장식한 기둥의 쟁을 울리며


素手玉房前.(소수옥방전). 섬섬옥수 옥 방석 앞에 가지런히 두고


欲得周郎顧,(욕득주낭고), 주랑의 보살핌을 얻고자


時時誤拂弦.(시시오불현). 가끔씩 잘못 현을 퉁겨본다




242 신가낭(新嫁娘)-왕건(王建)


새색시-왕건(王建)


三日入廚下(삼일입주하) : 시집온지 사흘만에 부엌으로 들어가


洗手作羹湯(세수작갱탕) : 손 씨소 죽을 끓인다


未諳姑食性(미암고식성) : 시어머니 식성을 아직 알지 못해


先遣小姑嘗(선견소고상) : 먼저 시누이더러 먼저 맛보게 한다 



243 옥대체(玉臺體)-권덕여(權德輿)


사랑의 편지-권덕여


昨夜裙帶解,(작야군대해)어제밤 차마띠가 절로 풀리고,


今朝선子飛.(금조선자비)오늘 아침에는 선자가 날아다녀요.


鉛華不可棄,(연화부가기)화장을 그만두지 못하고,


莫是藁砧歸.(막시고침귀)혹 그이가 올 것 같아요 



244 강설(江雪)-유종원(柳宗元;773-819)


강에 내리는 눈-유종원(柳宗元;773-819)


千山鳥飛絶,(천산조비절), 온 산에 새는 날지 않고


萬徑人蹤滅.(만경인종멸). 모든 길엔 사람 발길 끊어졌다


孤舟蓑笠翁,(고주사립옹), 외로운 배에 삿갓 쓴 노인


獨釣寒江雪.(독조한강설). 눈 내려 차가운 강에 홀로 낚시질 한다 



245 행궁(行宮)-원진(元稹)


행궁에서-원진(元稹)


寥落古行宮(요락고행궁) : 쓸쓸한 옛 행궁


宮花寂寞紅(궁화적막홍) : 행궁의 꽃, 붉은 꽃잎 적막도하다


白頭宮女在(백두궁녀재) : 흰 머리의 궁녀 남아


閑坐說玄宗(한좌설현종) : 한가히 앉아서 현종 시절 이야기한다




246 문류십구(問劉十九)-백거이(白居易;772-846)


유십구에게 물어본다-백거이(白居易;772-846)


綠蟻新배酒,(녹의신배주), 거품 부글부글 이는 술


紅泥小火爐.(홍니소화노). 작은 화로에 붉게 단 뚝배기


晩來天欲雪,(만내천욕설), 저녁이 되어 눈 내리려는데


能飮一杯無?(능음일배무)? 능히 술 한 잔 나눌 이 없는가




247 하만자(何滿子)-장호(張祜)


하만자-장호(張祜)


故國三千里,(고국삼천리), 고향은 삼천리 먼 곳


深宮二十年.(심궁이십년). 구중궁궐 살이 이십년이라


一聲何滿子,(일성하만자), 하만자 한 곡조에


雙淚落君前.(쌍누낙군전). 두 눈에 눈물 그대 앞에 떨어진다



248 등낙유원(登樂游原)-이상은(李商隱;812-858)


낙루원에 올라서-이상은(李商隱;812-858)


向晩意不適,(향만의부적), 저녁 쯤 마음이 울적하여


驅車登古原.(구거등고원). 수레를 몰아 고원에 올랐다


夕陽無限好,(석양무한호), 석양은 한없이 좋기만 한데


只是近黃昏.(지시근황혼). 다만 황혼이 가까워지는 것이네



249 심은자불우(尋隱者不遇)-가도(賈島;779-843)


은자를 찾았으나 만나지 못하고-가도(賈島;779-843)


松下問童子,(송하문동자), 소나무 아래에 동자에게 물으니


言師采藥去.(언사채약거). 선사님은 약초 캐러 떠나서


只在此山中,(지재차산중), 이 산 속에 있지만


雲深不知處.(운심부지처). 구름 깊어 있는 곳을 모른다 하네




250 도한강(渡漢江)-이빈(李頻)


한강을 건너며-이빈(李頻)


嶺外音書絶,(령외음서절), 고개 밖 광동에 소식 끊겨


經冬復立春.(경동복립춘). 겨울 가고 또 봄이 되었다


近鄕情更怯,(근향정갱겁), 고향 가까우니 마음 더욱 두려워


不敢問來人.(부감문내인). 고향에서 오는 사람에게 감히 묻지도 못하겠네



251 춘원(春怨)-김창서(金昌緖)


봄날의 원망-김창서(金昌緖)


打起黃鶯兒,(타기황앵아) ; 노란 꾀꼬리 쳐서 날려서


莫敎枝上啼.(막교지상제) ; 나무 가지에서 울음 울지 못하게 하오


啼時驚妾夢,(제시경첩몽) ; 꾀꼬리 울 때면, 내 꿈도 깨어


不得到遼西.(부득도료서) ; 요서 지방에 갈 수 없게 한다오



252 가서가(哥舒歌)-서비인(西鄙人)


가서한을 노래함-서비인(西鄙人)


北斗七星高,(배두칠성고), 북두칠성은 높은 하늘에 있고


哥舒夜帶刀.(가서야대도). 가서한은 밤에도 칼을 두르고 있다


至今窺牧馬,(지금규목마), 지금껏 말 기르기를 엿보고는


不敢過臨조.(부감과림조). 감히 임조를 지나지 못한다




樂府(253-260)




253 장간항이수지일(長干行二首之一)-최호(崔顥)


장간행-최호(崔顥)


君家何處住,(군가하처주), 그대의 집은 어느 곳입니까


妾住在橫塘.(첩주재횡당). 저의 사는 곳은 횡당 땅이랍니다


停船暫借問,(정선잠차문), 배를 멈추고 잠시 여쭈어봅니다


或恐是同鄕.(혹공시동향). 혹시 고향사람인가 해서요




254 장간항이수지이(長干行二首之二)-최호(崔顥)


장간행-최호(崔顥)


家臨九江水,(가림구강수), 내 집은 구강의 강물 가까이 있어


來去九江側.(내거구강측). 구강 가를 넘나들지요


同是長干人,(동시장간인), 저도 장간 사람인데


生小不相識.(생소부상식). 우리가 너무 어려 알아보지 못했지요




255 옥계원(玉階怨)-이백(李白;701-762)


옥 계단에서 원망하다-이백(李白;701-762)


玉階生白露,(옥계생백노), 옥 계단에 흰 이슬 내려


夜久侵羅襪.(야구침나말). 밤 깊어 비단 버선을 적셔온다


却下水晶簾,(각하수정렴), 돌아와 수정 발 내리고


玲瓏望秋月.(령롱망추월). 영롱히 가을 달을 바라본다




256 새하곡사수지일(塞下曲四首之一)-노륜(盧綸)


변방의 노래-노륜(盧綸)


鷲翎金僕姑,(취령금복고), 독수리 깃털 장식의 금복고 화살과


燕尾繡 ?弧.(연미수모호). 제비꼬리 장식의 대장 깃발이여


獨立揚新令,(독립양신령), 홀로 우뚝 서서 새로운 명령을 드날리니


千營共一呼.(천영공일호). 일천 여 군사 진영이 한꺼번에 호응하도다




257 새하곡사수지이(塞下曲四首之二)-노륜(盧綸)


변방의 노래-노륜(盧綸)


林暗草驚風,(림암초경풍), 숲이 어두워 바람에 풀이 놀라 움직이니


將軍夜引弓.(장군야인궁). 장군은 밤에 활을 당겨 힘껏 쏘았다네


平明尋白羽,(평명심백우), 다음날 흰 깃털 화살 찾아보니


沒在石稜中.(몰재석릉중). 화살이 돌덩이를 뚫어 돌에 박혀있었다네




258 새하곡사수지삼(塞下曲四首之三)-노륜(盧綸)


변방의 노래-노륜(盧綸)


月黑雁飛高,(월흑안비고), 달빛 어둑한데 기러기는 높이 날고


單于夜遁逃.(단우야둔도). 적장 선우는 밤이 되니 달아난다


欲將輕騎逐,(욕장경기축), 빠른 기마병 이끌고 쫓아가니


大雪滿弓刀.(대설만궁도). 큰 눈이 활과 칼에 가득 쌓인다




259 새하곡사수지사(塞下曲四首之四)-노륜(盧綸)


변방의 노래-노륜(盧綸)


野幕蔽瓊筵,(야막폐경연), 들판 막사엔 아름다운 잔치로 뒤덮이고


羌戎賀勞旋.(강융하노선). 서녘 오랑캐들도 승리하고 돌아옴을 축하한다


醉和金甲舞,(취화금갑무), 취하여 금갑무로 춤추며 잔치하니


雷鼓動山川.(뇌고동산천). 우뢰 같은 북소리 산천을 울린다




260 강남곡(江南曲)-이익(李益)


강남곡-이익(李益)


嫁得瞿塘賈(가득구당가) : 구당의 장사꾼에게 시집 왔더니


朝朝誤妾期(조조오첩기) : 저와의 약속을 날마다 어기네요.


早知潮有信(조지조유신) : 조수에 신의 있음을 알았더라면


嫁與弄潮兒(가여농조아) : 파도 타는 사내에게나 시집 갈 걸 



 

卷六

七言絶句(261-311)-------------------------------------------------------------------------



261 회향우서(回鄕偶書)-하지장(賀知章;659-744)


고향에 돌아와서 우연히 적다-하지장(賀知章;659-744)


少小離家老大回,(소소리가노대회), 어려서 집을 떠나 늙어서 돌아오니


鄕音無改鬢毛衰.(향음무개빈모쇠). 고향 사투리 그대론데 귀밑머리만 희어졌구나


兒童相見不相識,(아동상견부상식), 아이들은 보고도 알아보지 못하고


笑問客從何處來?(소문객종하처내)? 웃으며 손님은 어디서 오셨냐고 묻네



262 도화계(桃花溪)-장욱(張旭)


복숭아꽃 개울-장욱


隱隱飛橋隔野煙(은은비교격야연) : 저 멀리 안개 속, 숨은 듯 다리 하나 걸려있는데


石磯西畔問漁船(석기서반문어선) : 개울가 서쪽 바위에서 고깃배의 어부에게 묻어본다


桃花盡日隨流去(도화진일수유거) : 복사꽃 온 종일 물 따라 흘러가는데


洞在淸溪何處邊(동재청계하처변) : 사람 사는 고을은 맑은 시내 어디에 있느냐고



263 구월구일억산중형제(九月九日憶山東兄弟)-왕유(王維)


구월구일 산동의 형제를 생각하면서-왕유


獨在異鄕爲異客(독재이향위이객) : 홀로 타향에 나그네 되어


每逢佳節倍思親(매봉가절배사친) : 명절을 만나면 고향 생각 간절하다


遙知兄弟登高處(요지형제등고처) : 형제들이 높은 곳에 올라


遍揷茶萸少一人(편삽다유소일인) : 산수유 꽂으며 놀 적에 한 사람 적음을 알겠지 



264 부용누송신점(芙蓉樓送辛漸)-왕창령(王昌齡;698-755?)


부용루에서 신점을 보내며-왕창령(王昌齡;698-755?)


寒雨連江夜入吳,(한우련강야입오), 차가운 비 내리는 밤, 강 따라 오나라 땅에 들어


平明送客楚山孤.(평명송객초산고). 새벽에 손님을 보내니 초산도 외로워라


洛陽親友如相問,(낙양친우여상문), 낙양 친구들 만약 내 안부 물어보면


一片冰心在玉壺.(일편빙심재옥호). 한 조각 깨끗한 마음 옥병 속에 있다고 전해주게나




265 규원(閨怨)-왕창령(王昌齡)


규방의 원성-왕창령(王昌齡)


閨中少婦不曾愁(규중소부부증수) : 규중의 젊은 아낙 시름한 적 없었는데


春日凝粧上翠樓(춘일응장상취루) : 봄날에 화장하고 푸른 누각에 올랐도다.


忽見陌頭楊柳色(홀견맥두양류색) : 문득 거리의 버들 빛을 보고는


悔敎夫壻覓封侯(회교부서멱봉후) : 서방님 벼슬 찾으러 가게 한 것 후회한다. 



266 춘궁곡(春宮曲)-왕창령(王昌齡;698-755?)


춘궁곡-왕창령(王昌齡;698-755?)


昨夜風開露井桃,(작야풍개노정도), 어젯밤 바람에 우물가 복사꽃 피고


未央前殿月輪高.(미앙전전월륜고). 미앙궁 앞 궁전엔 달이 높이 떠 있네


平陽歌舞新承寵,(평양가무신승총), 평양에 춤추고 노래하던 새로 임금 은총 입고


簾外春寒賜錦袍.(염외춘한사금포). 주렴 밖 봄 날씨 차가워 비단 옷을 내리시네




267 양주사(涼州詞)-왕한(王翰)


양주사-왕한(王翰)


葡萄美酒夜光杯,(포도미주야광배), 야광배 술잔에 맛 나는 포도주


欲飮琵琶馬上催.(욕음비파마상최). 마시려니 말위의 비파가 재촉한디


醉臥沙場君莫笑,(취와사장군막소), 취하여 모랫벌에 누워도 그대는 비웃지 말라


古來征戰幾人回!(고내정전궤인회)! 예부터 전쟁에 나아가 몇 사람이나 돌아왔던고 



268 송맹호연지광능(送孟浩然之廣陵)-이백(李白;701-762)


매호연이 광릉에 감을 전송하다-이백(李白;701-762)


故人西辭黃鶴樓,(고인서사황학누), 황학루에서 친구를 서쪽으로 보내고


煙花三月下揚州.(연화삼월하양주). 아지랑이 오르고 꽃 가득한 삼월에 양주로 간다네


孤帆遠影碧空盡,(고범원영벽공진), 외로운 배, 먼 그림자 푸른 하늘로 멀어지고


惟見長江天際流.(유견장강천제류). 오직 장강만 먼 하늘 끝으로 흘러간다




269 조발백제성(早發白帝城)-이백(李白;701-762)


백제성을 일찍 출발하며-李白(이백)


朝辭白帝彩雲間,(조사백제채운간), 아침 일찍 구름 낀 백제성을 떠나


千里江陵一日還.(천리강능일일환). 천리 먼 강릉을 하루에 돌아왔노라


兩岸猿聲啼不住,(량안원성제부주), 양편 강 언덕엔 원숭이 울음소리 그치지 않고


輕舟已過萬重山.(경주이과만중산). 내가 탄 빠른 배는 벌써 첩첩한 산을 지나왔네




270 逢入京使(봉입경사)-岑參(잠참)


서울로 들어가는 사신을 만나-岑參(잠참)


故園東望路漫漫(고원동망로만만) : 동으로 고향 땅 바라보니 아득하기만 한데


雙袖龍鐘淚不乾(쌍수용종루불건) : 양소매가 흥건해도 눈물은 마르지 않네.


馬上相逢無紙筆(마상상봉무지필) : 말 위에 그대 만나니 종이와 붓이 없어


憑君傳語報平安(빙군전어보평안) : 부탁하노니, 평안하다는 안부 좀 전해주오 




271 강남봉이구년(江南逢李龜年)-두보(杜甫;712-770)


강남에서 이구년을 만나다-두보(杜甫;712-770)


岐王宅里尋常見,(기왕댁리심상견), 기왕의 집안에서 늘 만나보았는데


崔九堂前幾度聞.(최구당전궤도문). 최구의 집 앞에서 몇 번이나 들었던가


正是江南好風景,(정시강남호풍경), 지금은 강남의 좋은 풍광


落花時節又逢君.(낙화시절우봉군). 꽃 지는 시절에 또 그대를 만나다니




272 저주서간(滁州西澗)-위응물(韋應物)


저주 서편 골짜기에서-위응물(韋應物)


獨憐幽草澗邊生(독련유초간변생) : 특별하구나, 계곡 가에 그윽한 풀


上有黃鸝深樹鳴(상유황리심수명) : 위에는 괴꼬리가 깊은 숲에서 운다


春潮帶雨晩來急(춘조대우만래급) : 비 실은 봄날 조수는 저녁에 급해지고


野渡無人舟自橫(야도무인주자횡) : 들판 나룻터에 사람은 없고 배만 떠있다 




273 풍교야박(楓橋夜泊)-장계(張繼;?-778-?)


풍교에서 밤을 지새며-張繼(장계)


月落烏啼霜滿天(월락오제상만천) : 달 지자 까마귀 울고 하늘에는 서리가 가득


江楓漁火對愁眠(강풍어화대수면) : 강가의 단풍 숲 어화는 나의 근심스런 잠


姑蘇城外寒山寺(고소성외한산사) : 고소성 밖 한산사


夜半鍾聲到客船(야반종성도객선) : 깊은 밤 종소리 나그네 탄 배에 은은히 들린다 




274 한식(寒食)-한굉(韓翃)


한식-한굉(韓翃)


春城無處不飛花,(춘성무처부비화), 봄날 성에는 꽃 날리지 않는 곳이 없고


寒食東風御柳斜.(한식동풍어류사). 한식날 봄바람 대궐 버들에 비껴분다


日暮漢宮傳蠟燭,(일모한궁전납촉), 날 저물어 한나라 궁궐에서 촛불 전하니


輕煙散入五侯家.(경연산입오후가). 연기 흩어져 오후의 집안으로 날아든다




275 월야(月夜)-유방평(劉方平)


달밤-劉方平(유방평)


更深月色半入家(갱심월색반입가) : 밤 깊어 달빛 반쯤 집안에 들어


北斗闌干南斗斜(북두란간남두사) : 북두성 선명하고 남두성 기울었네


今夜偏知春氣暖(금야편지춘기난) : 오늘 밤에야 알았네, 봄 날씨 따뜻한 줄을


蟲聲新透綠紗窓(충성신투녹사창) : 풀벌레 소리 처음으로 푸른 깁 창을 뚫고 드네 



276 춘원(春怨)-류방평(劉方平)


봄날의 원망-류방평(劉方平)


紗窓日落漸黃昏,(사창일낙점황혼), 비단 창에 해는 지고 황혼이 가까운데


金屋無人見淚痕.(금옥무인견누흔). 규방에 찾아오는 사람 없고 눈물 흔적만 보이네


寂寞空庭春欲晩,(적막공정춘욕만), 쓸쓸한 빈 뜰엔 봄날은 가고


梨花滿地不開門.(리화만지부개문). 배꽃은 땅에 가득 문을 열기도 어려워라 



277 정인원(征人怨)-유중용(柳中庸)


원정 군인의 노래-유중용(柳中庸)


歲歲金河復玉關,(세세금하복옥관), 해마다 금하에서 다시 옥관으로 수자리 살고


朝朝馬策與刀環.(조조마책여도환). 날마다 말 채찍질하고 칼 휘두른다


三春白雪歸靑塚,(삼춘백설귀청총), 봄날의 흰 구름 푸른 무덤으로 돌아가고


萬里黃河繞黑山.(만리황하요흑산). 만 리 긴 황하의 강물은 흑산을 돌아 흐른다



278 궁사(宮詞)-고황(顧況)


궁사-고황(顧況)


玉樓天半起笙歌,(옥누천반기생가), 반공중에 높이 솟은 옥루대에 생황소리 들리고


風送宮嬪笑語和.(풍송궁빈소어화). 바람은 궁궐 여인의 웃음소리 실어 보내는구나


月殿影開聞夜漏,(월전영개문야누), 달빛 비치는 궁전에 그림자 걷히니 물시계 소리


水晶簾卷近秋河.(수정렴권근추하). 수정 발 걷으니 가을 하늘에 은하수가 가깝다




279 야상수강성문적(夜上受降城聞笛)-이익(李益)


밤에 수간성에 올라 피리소리를 들으며-이익(李益)


回樂峰前沙似雪,(회낙봉전사사설), 회락봉 앞 모래 눈같이 희고


受降城外月如霜.(수강성외월여상). 수강성 밖의 달빛 찬 서리 같아라


不知何處吹蘆管,(부지하처취노관), 어디서 갈대 피리를 부는지


一夜征人盡望鄕.(일야정인진망향). 온 밤동안 군사들 모두 고향 생각하리라 



280 오의항(烏衣巷)-유우석(劉禹錫;772-842)


오의항-유우석(劉禹錫;772-842)



朱雀橋邊野草花,(주작교변야초화), 주작교 주변에는 들꽃 피고


烏衣巷口夕陽斜.(오의항구석양사). 오의항구에 석양이 진다


舊時王謝堂前燕,(구시왕사당전연), 그 옛날 왕과 사의 집 앞 제비


飛入尋常百姓家.(비입심상백성가). 지금은 일반 백성 집으로 날아든다 




281 춘사(春詞)-유우석(劉禹錫;772-842)


춘사-유우석(劉禹錫;772-842)


新粧宜面下朱樓,(신장의면하주누), 얼굴에 맞게 단장하고 붉은 누대를 내려오니


深鎖春光一院愁.(심쇄춘광일원수). 궁궐은 봄볕에 잠겨있고 온 집안엔 근심이 서린다


行到中庭數花朵,(항도중정삭화타), 거닐다 뜰 가운데 이르니 몇 떨기 꽃이 피고


蜻蜓飛上玉搔頭.(청정비상옥소두). 잠자리 한 마리가 날아와 옥비녀 머리에 앉네




282 후궁사(後宮詞)-백거이(白居易)


후궁사-백거이(白居易)


후궁사(後宮詞)/후궁사


淚濕羅巾夢不成(누습나건몽불성) : 비단 수건 눈물 젖고 잠은 오지 않고


夜深前殿按歌聲(야심전전안가성) : 깊은 밤, 앞 궁궐에서 박자 맞춘 노랫소리.


紅顔未老恩先斷(홍안미노은선단) : 늙지 않은 홍안에 임금 사랑 끊어져


斜倚薰籠坐到明(사의훈농좌도명) : 향료 상자에 기대어 날 새도록 앉아있다 



283 증내인(贈內人)-장호(張祜)


내인에게 드리다-장호(張祜)


禁門宮樹月痕過,(금문궁수월흔과), 궁궐 안 나무에 달그림자 지나는데


媚眼惟看宿鷺窠.(미안유간숙노과). 아리따운 눈은 잠자는 해오라기 둥지만 살핀다


斜拔玉釵燈影畔,(사발옥채등영반), 등 그림자에 앉아 옥비녀 비스듬히 뽑아내어


剔開紅焰救飛蛾.(척개홍염구비아). 등불을 헤쳐 하루살이 나방을 구해준다



284 집영대1(集靈臺1)-장호(張祜)


집영대-장호(張祜)


日光斜照集靈臺(일광사조집령대) : 햇살이 비스듬히 집영대에 비춰들고


紅樹花迎曉露開(홍수화영효로개) : 붉은 꽃 나무 새벽 이슬 맞아 피어난다


昨夜上皇新授籙(작야상황신수록) : 어제밤 황제가 새로 왕비 책봉록을 주니


太眞含笑入簾來(태진함소입렴래) : 태진은 웃음을 머금고 발 안으로 들어간다 



285 집영대2(集靈臺2)-장호(張祜)


집영대-장호(張祜)


虢國夫人承主恩(괵국부인승주은) : 괵국부인은 임금의 은혜 받아


平明騎馬入宮門(평명기마입궁문) : 날 밝으면 말 타고 입궐한다


卻嫌脂粉汚顔色(각혐지분오안색) : 도리어 화장이 얼굴을 더럽힌다 하여


淡掃蛾眉朝至尊(담소아미조지존) : 눈썹만 가겹게 손질하고 임금을 만난다 



286 제금릉도(題金陵渡)-장호(張祜)


금릉 나룻터-장호(張祜)


金陵津渡小山樓(금릉진도소산루) : 금릉나루의 조그만 산 누각에


一宿行人自可愁(일숙행인자가수) : 하룻 밤 나그네는 절로 근심인다


潮落夜江斜月裏(조락야강사월리) : 기우는 달 빛 속에 조수는 밀려가고


兩三星火是瓜州(양삼성화시과주) : 두 셋 반짝이는 불빛 그 곳이 바로 과주라네




287 궁사(宮詞)-주경여(朱慶餘)


궁사-주경여(朱慶餘)


寂寂花時閉院門,(적적화시폐원문), 꽃피는 시절 적적하여 문을 닫고


美人相幷立瓊軒.(미인상병립경헌). 궁인들은 함께 화려한 행랑에 서있다


含情欲說宮中事,(함정욕설궁중사), 정을 머금고 궁중 일 말하고 싶으나


鸚鵡前頭不敢言.(앵무전두부감언). 앵무새 앞이라 말하지 못 한다네




288 근시상장수부(近試上張水部)-주경여(朱慶餘)


시험이 가까워져 장수부에게 올립니다-주경여(朱慶餘)


洞房昨夜停紅燭,(동방작야정홍촉), 어젯밤 동방에서 촛불을 끄고


待曉堂前拜舅姑.(대효당전배구고). 새벽을 기다려 방문 앞에서 시부모께 인사 올린다


妝罷低聲問夫婿,(장파저성문부서), 화장을 마치고 나직이 소리 내어 남편에게 묻기를


畫眉深淺入時無?(화미심천입시무)?눈썹 화장이 유행에 맞는지요




289 장부오흥등낙유원(將赴吳興登樂游原)-두목(杜牧;803-853)


오흥에 부임함에 낙유원에 오르다-두목(杜牧;803-853)


淸時有味是無能,(청시유미시무능), 좋은 시대에 재미는 있으나 무능하여


閑愛孤雲靜愛僧.(한애고운정애승). 한가로이 구름과 스님을 좋아했네


欲把一麾江海去,(욕파일휘강해거), 태수가 되어 강해로 떠나려함에


樂游原上望昭陵.(낙유원상망소능). 낙유원에 올라 소릉을 바라본다 



290 적벽(赤壁)-두목(杜牧;803-853)


적벽-두목(杜牧;803-853)



折戟沈沙鐵未銷,(절극심사철미소), 꺾어진 창 모래에 묻혀도 쇠는 아직 삭지 않아


自將磨洗認前朝.(자장마세인전조). 갈고 닦으니 전 왕조의 것임을 알겠다


東風不與周郎便,(동풍부여주낭변), 동풍이 주량 편을 들지 않았다면


銅雀春深鎖二喬.(동작춘심소이교). 봄 깊은 동작대에 두 미녀 교씨들 갇히었으리 



291 박진회(泊秦淮)-두목(杜牧;803-853)


진회에 정박하며-두목(杜牧;803-853)


煙籠寒水月籠沙,(연농한수월농사), 안개는 차가운 물을 감싸고 달빛은 모래밭을 덮는데


夜泊秦淮近酒家.(야박진회근주가). 밤이 되어 진회에 배를 대니 주막촌이 가까워라


商女不知亡國恨,(상녀부지망국한), 장사치의 계집들은 망국의 한도 모르고


隔江猶唱後庭花.(격강유창후정화). 강 건너 쪽에서는 여전히 후정화 노래를 부르는구나 



292 기양주한작판관(寄揚州韓綽判官)-두목(杜牧)


양주한작판관에게-두목(杜牧)


靑山隱隱水迢迢(청산은은수초초) : 청산은 가물가물, 물은 아득하고


秋盡江南草未凋(추진강남초미조) : 늦가을강남 땅, 초목은 시들지 않았다


二十四橋明月夜(이십사교명월야) : 달 밝은 밤, 양주 이십사교 다리


玉人何處敎吹簫(옥인하처교취소) : 어느 곳 미인이 피리를 불게 하는가 



293 견회(遣懷)-두목(杜牧)


내 마음을 드러내며-두목(杜牧)


落魄江湖載酒行(낙백강호재주행) : 강호에 떠돌며 술을 싣고 가다가


楚腰纖細掌中輕(초요섬세장중경) : 미인의 가는 허리 내 품에 귀여워라


十年一覺揚州夢(십년일각양주몽) : 십년에 양주의 꿈 한 번 깨고보니


贏得青樓薄倖名(영득청루박행명) : 남겨진 건 청루에 천한 이름 뿐이로다 



294 추석(秋夕)-두목(杜牧;803-853)


어느 가을 밤-두목(杜牧;803-853)


銀燭秋光冷畵屛,(은촉추광냉화병), 은촛대 가을빛이 그림 병풍에 차가운데


輕羅小扇搏流螢.(경나소선복류형). 가볍고 작은 부채로 흐르는 반딧불을 잡네


天階夜色涼如水,(천계야색량여수), 서울거리 밤의 달빛 물처럼 차가운데


坐看牽牛織女星.(좌간견우직녀성). 가만히 앉아 견우직녀성만 바라본다




295 증별이수지일(贈別二首之一)-두목(杜牧;803-853)


이별하면서 드린다-두목(杜牧;803-853)


娉娉嫋嫋十三餘,(빙빙뇨뇨십삼여), 아리땁고 가련한 열서너 살 아가씨


豆蔲梢頭二月初.(두구초두이월초). 이월 초순에 가지 뻗은 두구화구나


春風十里揚州路,(춘풍십리양주노), 양주길 십리에 봄바람 부는데


卷上珠簾總不如.(권상주렴총부여). 주렴을 걷고 둘러보아도 너만 못해라




296 증별이수지이(贈別二首之二)-두목(杜牧;803-853)


이별하면서 드린다-두목(杜牧;803-853)


多情卻似總無情,(다정각사총무정), 다정을 모두 무정인양 하여도


唯覺樽前笑不成.(유각준전소부성). 이별의 술자리에선 웃지도 못 하는구나


蠟燭有心還惜別,(납촉유심환석별), 촛불이 오히려 마음 있어 이별 아쉬워


替人垂淚到天明.(체인수누도천명). 사람 대신 날 새도록 눈물 흘리네




297 金谷園(금곡원)-無名氏(무명씨)


금곡원-無名氏(무명씨)


當時歌舞地(당시가무지) : 그 당시 춤추고 노래하며 놀던 곳


不說草離離(불설초이이) : 풀이 무성해지리라 말하지 않았지


今日歌舞盡(금일가무진) : 지금은 노래와 춤 간 곳 없어


滿園秋露垂(만원추로수) : 동산 가득 가을 이슬만 내리네




298 야우기북(夜雨寄北)-이상은(李商隱)


밤비 속에 북으로 부치다-이상은(李商隱)


君問歸期未有期,(군문귀기미유기), 그대는 돌아올 날을 묻지만 아직 기약은 없소


巴山夜雨漲秋池.(파산야우창추지). 파산은 밤비로 가을 연못에 물 불어나요


何當共剪西窓燭,(하당공전서창촉), 어찌해야 함께 서쪽 창에서 촛불심지 자르며


却話巴山夜雨時?(각화파산야우시)? 파산의 밤비 내리던 이 시간을 이야기할까




299 기영호낭중(寄令狐郎中)-이상은(李商隱;812-858)


영호낭중에게 부치다-이상은(李商隱;812-858)


嵩雲秦樹久離居,(숭운진수구리거), 숭산의 구름과 진주의 나무처럼 떨어져 살았는데


雙鯉迢迢一紙筆.(쌍리초초일지필). 편지통엔 멀리서 온 한 장의 편지글


休問梁園舊賓客,(휴문량원구빈객), 양원의 옛 친구에게는 묻지 말지니


茂陵秋雨病相如.(무능추우병상여). 무릉에 가을비 내리는데 상여처럼 병들어 산다네




300 위유(爲有)-이상은(李商隱;812-858)


더 가지게 되어-이상은(李商隱;812-858)


爲有雲屛無限嬌,(위유운병무한교), 운모석 병풍마저 있으니 방은 너무나 아늑하고


鳳城寒盡怕春宵.(봉성한진파춘소). 서울에 겨울추위 다 가니 봄밤이 두려워요


無端嫁得金龜婿,(무단가득금구서), 무단히 높은 관리에게 시집오니


辜負香衾事早朝.(고부향금사조조). 이른 아침 향내 나는 이부자리 버리고 일하러간다네




301 수궁(隋宮)-이상은(李商隱;812-858)


수나라 궁궐이상은(李商隱;812-858)


乘興南游不戒嚴,(승흥남유부계엄), 임금이 탄 수레 강남을 노닐어도 경계는 엄하지도 않은데


九重誰省諫書函?(구중수생간서함)? 구중궁궐에 누구 있어 상소문을 읽어줄까


春風擧國裁宮錦,(춘풍거국재궁금), 온 나라에 봄바람 일고 궁궐의 비단을 마름질하여


半作障泥半作帆.(반작장니반작범). 절반은 말안장 깔개 장니를, 또 절반은 돛을 반든다네



302 요지(瑤池)-이상은(李商隱;812-858)


요지-이상은(李商隱;812-858)


瑤池阿母綺窓開,(요지아모기창개), 서왕모 살던 요지에 비단 창문 열어놓고


黃竹歌聲動地哀.(황죽가성동지애). 황죽가 노랫소리 천지를 울려 슬퍼구나


八駿日行三萬里,(팔준일항삼만리), 여덟 준마는 날마다 삼만리나 달리는데


穆王何事不重來?(목왕하사부중내)? 주나라 목왕은 무슨 일로 다시 오지 않는가




303 항아(嫦娥)-이상은(李商隱)


항아-이상은(李商隱)


雲母屛風燭影深(운모병풍촉영심) : 운모 병풍에 촛불 그림자 깊고


長河漸落曉星沈(장하점락효성침) : 은하수 넘어가니 새벽별도 흐려진다


嫦娥應悔偸靈藥(항아응회투영약) : 항아는 불사약 훔쳐 혼자 달아난 것을 후회하리니


碧海靑天夜夜心(벽해청천야야심) : 푸른 하늘 파란 바다에서 외로움에 밤마다 수심겹다 



304 가생(賈生)-이상은(李商隱)


가생-이상은(李商隱)


宣室求賢訪逐臣(선실구현방축신) : 선실에서 어진 사람 찾아 쫓겨난 신하 방문하니


賈生才調更無倫(가생재조경무륜) : 가의의 재주는 다시 더 견줄 사람 없었다네


可憐夜半虛前席(가련야반허전석) : 아까워라, 한밤중에 가의 앞에 간 일 허사이로다


不問蒼生問鬼神(불문창생문귀신) : 백성의 일 묻지 않고 귀신의 일만 물었다니




305 요슬원(瑤瑟怨)-온정균(溫庭筠)


아름다운 거문고의 원망-온정균(溫庭筠)


冰簟銀床夢不成(빙점은상몽부성) : 잠오지 않는 싸늘한 대방석, 은침상


碧天如水夜雲輕(벽천여수야운경) : 하늘은 파란 물, 경쾌히 흘러가는 밤 구름


雁聲遠過瀟湘去(안성원과소상거) : 기러기 울음소리 소상강으로 멀어지고


十二樓中月自明(십이누중월자명) : 스물 누각에는 달빛만 밝게 비추는구나




306 마외파(馬嵬坡)-정전(鄭畋)


마외의 언덕에서-정전(鄭畋)


玄宗回馬楊妃死,(현종회마양비사), 현종은 말머리 돌려 돌아오나 양귀비는 죽었으니


雲雨難忘日月新.(운우난망일월신). 운우의 정을 잊지 잊기 어려워 날마다 새로워라


終是聖明天子事,(종시성명천자사), 끝내 현명한 천자의 일이 되었으니


景陽宮井又何人?(경양궁정우하인)? 경양궁 우물 속 신세 또 어떤 사람이 되었을까




307 이량(已涼)-한악(韓偓)


이미 날씨는 서늘해-한악(韓偓)


碧闌干外繡簾垂,(벽난간외수렴수), 푸른 난간 밖에 비단 주렴 드리우고


猩色屛風畵折枝.(성색병풍화절지). 붉은색 병풍에는 가지 끊은 꽃그림 그려있다


八尺龍須方錦褥,(팔척용수방금욕), 여덟 자 용수 비단 요를 깔아놓으니


已涼天氣未寒時.(이량천기미한시). 날씨는 서늘하나 아직 춥지는 않은 때로다




308 금릉도(金陵圖)-위장(韋庄)


금릉도-위장(韋庄)-위장(韋庄)


江雨霏霏江草齊,(강우비비강초제), 강에는 비 부슬부슬 내리고 풀은 가지런히 돋아


六朝如夢鳥空啼.(육조여몽조공제). 여섯 왕조 일이 꿈인 듯, 새는 부질없이 울어댄다


無情最是臺城柳,(무정최시태성류), 무정한 것은 곧 누대와 성안의 버들이어라


依舊煙籠十里堤.(의구연농십리제). 안개는 그때처럼 십리 언덕을 둘러싼다




309 농서행(隴西行)-진도(陳陶)


농서행-진도(陳陶)


誓掃匈奴不顧身,(서소흉노부고신), 흉노를 쓸어버리자 맹세하며 몸 돌아보지 않고


五千貂錦喪胡塵.(오천초금상호진). 오천 군사들 오랑캐 전쟁에서 목숨을 잃었다오


可憐無定河邊骨,(가련무정하변골), 가련하다, 무정하 강변의 해골들은


猶是深閨夢裏人!(유시심규몽리인)! 여전히 안방 아내들의 꿈속 사람이라네




310 기인(寄人)-장필(張泌)


그 사람에게-張泌(장필)


別夢依依到謝家(별몽의의도사가) : 이별의 꿈이 너무 절절하여 그녀 집을 찾으니


小廊廻合曲闌斜(소랑회합곡란사) : 작은 회랑을 지나서니 둥근 난간이라


多情只有春庭月(다정지유춘정월) : 그래도 다정한 것은 봄 뜰의 달빛이네


猶爲離人照花落(유위이인조화락) : 이별하는 사람 위해 지는 꽃을 비쳐주네


*謝家:이덕유가 기생 사추랑을 추도한 글을 지은 데서 “妓房”을 의미 



311 잡시(雜詩)-무명씨(無名氏)


잡시-무명씨(無名氏)


近寒食雨草萋萋,(근한식우초처처), 한식이 다하여 비 내리니 풀 무성하고


著麥苗風柳映堤.(저맥묘풍류영제). 보리싹에 바람 불고 버들 빛 둑에 비친다


等是有家歸未得,(등시유가귀미득), 모두들 집 있어도 돌아가지 못하니


杜鵑休向耳邊啼.(두견휴향이변제). 두견아 내 귓가로 울지를 말아다오 




樂府(312-320)



312 위성곡(渭城曲)-왕유(王維;?699-761?)


위성곡-왕유(王維;?699-761?)


渭城朝雨浥輕塵,(위성조우읍경진), 위성에 아침 비 내려 먼지를 적시고


客舍靑靑柳色新.(객사청청류색신). 객사는 푸르러 버들빛 새로워라


勸君更盡一杯酒,(권군갱진일배주), 그대에게 권하노니, 다시 쭉 한잔 마시게


西出陽關無故人.(서출양관무고인). 서쪽으로 양관을 나서면 친구 없으리니




313 추야곡(秋夜曲)-왕유(王維;?699-761?)


추야곡-왕유(王維;?699-761?)


桂魄初生秋露微,(계백초생추노미), 달은 막 떠오르고 가을 이슬 촉촉한데


輕羅已薄未更衣.(경나이박미경의). 비단옷 엷어도 아직 갈아입지 않았다


銀箏夜久殷勤弄,(은쟁야구은근농), 은쟁 악기로 밤 깊도록 은근히 놀아도


心怯空房不忍歸!(심겁공방부인귀)! 마음은 빈방 두려워 차마 돌아가지 못한다 



314 장신원(長信怨)-왕창령(王昌齡;698-755?)


장신원-왕창령(王昌齡;698-755?)


奉帚平明金殿開,(봉추평명금전개), 이른 새벽 빗자루 드니 궁궐 문 열리고


且將團扇共徘徊.(차장단선공배회). 등근 부채 들고서 함께 서성이고 싶어라


玉顔不及寒鴉色,(옥안부급한아색), 옥 같은 얼굴이 까마귀보다 못하나니


猶帶昭陽日影來.(유대소양일영내). 까마귀는 그래도 소양궁 해 그림자 받고 오거늘 




315 출새(出塞)-왕창령(王昌齡;698-755?)


변방으로 나가다-왕창령(王昌齡;698-755?)


秦時明月漢時關,(진시명월한시관), 진나라 시대의 달, 한나라 시대의 변방이라


萬里長征人未還.(만리장정인미환). 만 리 긴 장정에 사람은 아직 돌아오지 못한다


但使龍城飛將在,(단사룡성비장재), 다만 용성에 비장군 이 광이 있었다면


不敎胡馬渡陰山!(부교호마도음산)! 오랑캐 말들이 음산을 넘어올 수 없을 텐데




316

청평조삼수지일(淸平調三首之一)-이백(李白;701-762)


청평조-이백(李白;701-762)


雲想衣裳花想容,(운상의상화상용), 구름 보면 옷 생각, 꽃 보면 얼굴 생각


春風拂檻露華濃.(춘풍불함노화농). 봄바람이 창을 스치니 이슬이 꽃을 피운다


若非群玉山頭見,(야비군옥산두견), 만약 군옥산 머리에서 만나지 않았다면


會向瑤臺月下逢.(회향요태월하봉). 반드시 전에 신선 요대의 달 아래서 만났으리라




317 청평조삼수지일(淸平調三首之一)-이백(李白;701-762)


청평조-이백(李白;701-762)


雲想衣裳花想容,(운상의상화상용), 구름 보면 옷 생각, 꽃 보면 얼굴 생각


春風拂檻露華濃.(춘풍불함노화농). 봄바람이 창을 스치니 이슬이 꽃을 피운다


若非群玉山頭見,(야비군옥산두견), 만약 군옥산 머리에서 만나지 않았다면


會向瑤臺月下逢.(회향요태월하봉). 반드시 전에 신선 요대의 달 아래서 만나리라. 



318 청평조삼수지이(淸平調三首之二)-이백(李白;701-762)


청평조-이백(李白;701-762)


一枝紅艶露凝香,(일지홍염노응향), 한 가지 붉고 요염한 꽃, 향기 어리는데


雲雨巫山枉斷腸.(운우무산왕단장). 무산 운우는 한갓 단장의 옛 이야기일 뿐


借問漢宮誰得似?(차문한궁수득사)? 묻노니 한나라 궁궐엔 누가 이와 같을까


可憐飛燕倚新似.(가련비연의신장). 가련한 조비연이 새 단장함과 같아라




319 청평조삼수지삼(淸平調三首之三)-이백(李白;701-762)


청평조-이백(李白;701-762)


名花傾國兩相歡,(명화경국량상환), 아름다운 꽃과 경국지색이 다 좋으니


常得君王帶笑看.(상득군왕대소간). 항상 임금은 웃음 띠며 바라보네


解釋春風無限恨,(해석춘풍무한한), 봄바람의 무한한 한 알고 있지만


沈香亭北倚闌干.(심향정배의란간). 침향정 북쪽 난간에 기대어 있네




320 금루의(金縷衣) -두추낭(杜 秋娘)


비단옷-杜 秋娘(두추낭)


勸君莫惜金縷衣(권군막석김루의) 비단 옷 쯤이야 아끼질 마오


勸君惜取少年時(권군석취소년시) 차라리 그대 청춘을 아낄 것이


花開堪折直須折(화개감절직수절) 꺽고프면 재빨리 꺽어버리지


莫待無花空折枝(막대무화공절지) 꽃 지면 빈 가지만 남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