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아이 키우는 엄마라면 누구나 하나씩은 하고 있는 SNS. SNS의 사진 한 장 때문에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고 이 정도 사진이면 터져줘야 하는데 '좋아요'가 없어 초조해지기도 한다. 접근만큼 중독도 쉽다는 SNS에 대해 생각해보자.
아이보다 SNS가 먼저라고?
웹상에서 지인과의 인맥 관계를 강화시키고 또 새로운 인맥을 쌓으며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게 해주는 온라인서비스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의 줄임말인 'SNS'. 카카오스토리, 페북, 트위터, 블로그 등이 대표적으로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할 수 있고 공간적 제약을 넘어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 맺기가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이런 SNS가 엄마들에게 인기 있는 이유는 나 자신, 즉 개인이 중심이 되어 나의 일상을 표현할 수 있고 다른 사람과의 친분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 때문. SNS에 아이의 사진을 올리면 '너무 예뻐요' 하는 다른 사람의 댓글에 괜히 으쓱하기도 하고, 다른 엄마들이 아이 키우는 모습을 들여다보며 즐거워 하기도 한다. 몸은 아이에게 메어있지만 지인들과 소통하면서 잠시 육아의 시름을 잊기도 하는 것. 문제는 여기에 지나친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데 있다. SNS는 적절하게 사용하면 이롭지만 소소한 즐거움은 어느 순간 집착이 되고 심지어는 주변 반응 하나에 엄마의 기분까지 좌지우지되기도 한다. 기대한 반응을 얻지 못하면 자신이 보잘것 없어진 것 같다는 'SNS우울증'을 호소하는 엄마들도 있다. 아무리 바빠도 스마트폰만은 손에서 놓지 못하고 아이가 우는데 달래주기보다 SNS에 올리기 위한 사진을 먼저 찍는 주객전도의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 베스트베이비 > 에서는 엄마들의 SNS 사용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지난 8월 5일부터 14일까지 아이베스트베이비 웹사이트(www.ibestbaby.co.kr)를 통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응답자는 총 194명으로 SNS에 대한 엄마들의 솔직한 생각을 알 수 있었다. 첫 번째로 SNS 중 어떤 앱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냐는 질문에 가장 많은 답변을 받은 것은 카카오스토리였다.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아이 사진을 올릴 수 있어 일상의 기록을 남기기 위해 이용 중이라는 답변이 많았다. 눈에 띄는 점은 하나의 SNS만 사용하기보다 2~3개의 SNS를 함께 사용하는 엄마들이 과반수이상이였다는 것. 엄마들은 카카오스토리, 블로그, 페이스북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었으며, 주변 사람들과의 소통을 위해 모든 SNS를 다 이용 중이라는 엄마도 있었다. SNS를 이용하는 목적은 친목교류가 61.9%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육아를 하다 보니 사람들을 만날 시간이 없어 SNS를 통해 지인과 안부를 주고받고 있는 엄마들이 대다수였다. 하루 사용량을 묻는 질문에는 29.7%가 1시간을 꼽았고 3%의 근소한 차이로 2시간 이상이 그 뒤를 이었다. 기타 답변 중에는 수시로 확인하기 때문에 정확한 시간은 따져보진 않았지만 하루의 절반 이상은 SNS에 빠져 사는 것 같다며 불안한 속내를 털어놓는 엄마도 있었다.
놀이미디어교육센터의 권장희 소장은 위의 설문 조사 결과에 대해 엄마들의 SNS 중독 현상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SNS는 가족을 비롯해 가까운 관계를 멀게 하고 먼 사람과의 관계를 가깝게 하는 부작용이 있는데, 어린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에게 가장 중요한 인간관계는 타인이 아닌 아이와의 관계임을 명심할 것을 당부했다. 엄마들이 처음에는 아이를 잘 키워보고 싶은 마음에 육아 정보를 얻으려 SNS에 접근하는 경우가 많지만 육아는 정보보다 엄마의 사랑이 중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 스마트폰을 들여다볼 시간에 한 번 더 눈 맞추고 조금 더 놀아주는 편이 아이에게 훨씬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SNS 때문에 나 이런 짓까지 해봤다!
아들 목숨과 바꿀 뻔한 SNS
3살 아들과 길을 건너려고 건널목 앞에 서 있었어요. 스마트폰의 알람이 울려 확인하고 있는데 갑자기 급브레이크 밟는 소리와 사람들 비명소리가 나는 거예요. 고개를 들어보니 우리 아들이 차도로 뛰쳐나가 있더라고요. 정말 십년감수했어요. 아직도 이 일은 저와 아들 둘 만의 비밀인데, 그때 일만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해요. ID dhgjso78
분만실에서도 스마트폰 쳐다보는 산모
습관처럼 계속 보는 게 SNS중독인 것 같아요. 저는 언젠가부터 틈만 나면 스마트폰부터 열어요. 심지어 지난달에 둘째 아이를 출산했는데 분만실에 누워서도 계속 SNS를 하고 있었어요. 진통을 느끼면서 말이죠. ID kubc79
꿈나라에서도 스마트폰과 함께!
잠자리에 누우면 언제나 스마트 폰으로 '카스'부터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를 쭉 순회 해요. 그러다 저도 모르게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스르륵 잠이 들죠. 어떤 날은 아침에 일어나보니 그 자세 그대로 제 손에 스마트폰이 들려있던데요? ID yyytop
댓글 달 때까지 카톡하는 SNS 중독 친구
제 친구가 SNS 중독이에요. 자기가 카카오스토리에 글을 올리거나 사진을 올렸는데 저를 비롯해 몇몇 친한 친구가 그 밑에 댓글을 안 달면 카카오톡이 날아와요. '내 카스에 좋아요 눌러줘', '댓글 달아줘'. 처음에 몇 번 해줬더니 이제는 올릴 때마다 카카오톡을 보내고 댓글을 안 달면 달 때까지 닦달을 해요. ID jshocw
◆엄마들은 왜 SNS에 빠지는 걸까?
나만 외톨이가 되고 싶지 않아!
과거 인터넷 중독에 빠지는 사람들이 우울증을 앓고 사회성이 결여된 성향이 많았다면 요즘 SNS에 중독된 사람들은 외향적이며 사람들과의 관계를 중요시 여기는 경향이 크다. 대인관계를 중요시하는 여성의 특성 때문에 남자보다 여자가 중독될 확률이 높은데 그중에서도 육아로 인해 꼼짝달싹 못하는 엄마들이 SNS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실제 관계에서 채우지 못하는 심리적 허기를 SNS상의 사람들과 채우기 때문. SNS는 확산 속도가 빠르고 피드백도 빠른데, 이런 즉각적인 반응은 엄마들에게 높은 만족감을 주고 이로인해 SNS에 더욱 빠져들게 만든다. 또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내가 반응하지 않으면 혹시 나만 외톨이가 되는 게 아닐까'란 불안감은 중독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나, 이런 사람이야~
SNS에 빠진 엄마들은 보여지는 사진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올라가는 사진 한 장이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대변해주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나의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내가 이렇게 훌륭한 엄마다', '내가 이렇게 잘 살고 있다' 등 스스로를 과시하고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는 SNS에 더욱 빠져들게 하는 원인이다. 엄마들은 현실과 달리 보여지는 내 모습에 뿌듯함을 느끼기도 하고 내 모습을 부러워하는 다른 사람들의 댓글을 보며 만족감을 느끼기도 한다.
누가 내 SNS에 댓글 달았지?
새로운 글이나 사진을 올렸을 때 주위 사람들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확인하고 싶어하는 욕구도 한몫 한다. SNS를 통해 내가 올린 글에 대해 다른 사람들의 반응이 어떠한지, 다른 사람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등 알고 싶은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 자신이 원하는 때에 바로 욕구가 충족되면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의지력이나 자기통제력이 줄어들어 중독되기 더 쉽다. SNS에 중독된 사람들은 실시간으로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확인하면서 관계에 안정감을 느끼지만 반대로 이를 확인하지 못하면 관계에서 도태된 느낌을 받고 불안감도 생긴다.
손가락 터치만으로도 OK!
스마트폰은 컴퓨터와 달리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필요한 정보를 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른 일을 하다가도 잠깐씩 원하는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것. 언제 어디서든 쉽게 접할 수 있는 편리한 접근성은 엄마들을 SNS에 더욱 빠져들게 한다. 실제로 미국의 한 실험에 따르면 언제 어디서든 손쉽게 접할 수 있는 SNS 중독성이 술이나 담배보다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문제점이 있을까?
엄마에게 휴식, 아이에겐 독이 될 수 있다
사용 시간과 관계없이 습관적으로 몸에 배있는 것을 중독이라고 일컫는데, 아이 재워놓고 잠깐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게 아니라 다른 일을 하면서도 확인을 하고 이것이 일상생활까지 지장을 준다면 'SNS 중독'이라 할 수 있다. WHO는 지난해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전자파를 발암가능물질인 2B 등급으로 분류했다. 엄마가 아이를 한 손에 안고 또 다른 한 손에 스마트폰을 드는 것은 아이에게 매우 해로운 일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 따르면 5세 이하의 전자파 흡수율은 성인의 1.5배에 달하므로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SNS에서의 위치가 내 인생의 위치는 아니다
SNS상에서 보여 지는 '좋아요'나 '댓글' 개수가 나를 평가하는 기준이 될 수는 없다. '좋아요' 개수에 집착하고 다른 사람들의 반응에 일희일비하지 말자. 여기서 오는 스트레스가 아이에게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진짜 중요한 것을 놓칠 수 있다
아이 간식을 정성스럽게 만들어 놓고 사진부터 찍는 엄마들이 있다. 심지어 여기 봐라, 웃어봐라 아이가 마음 편히 먹을 수 없게 원하는 포즈를 주문하기도 한다. 엄마가 만든 간식을 맛있게 먹는 아이보다 남에게 보여지는 이목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자. 또한 SNS에 쏟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육아나 집안일 등에 소홀해질 수 있으니 주의한다.
내 아이와 다른 아이를 비교하게 된다
SNS에는 방대한 정보가 있지만 오히려 그 정보 때문에 걱정거리만 늘고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평소 소신있는 엄마라 할지라도 본의 아니게 내 아이와 남의 아이를 비교하며 평정심을 잃기도 한다. 또 무분별하고 확인되지 않은 '카더라' 통신에 빠질 수 있으므로 주의할 것.
지속적인 SNS 인맥 관리가 필요하다
다른 사람들이 내 게시물에 댓글을 달아주면 나 역시 다른 사람들의 SNS에 방문해 열심히 댓글을 달아주어야 한다. 즉, 형성된 네트워크가 많아질수록 관리에 투자해야 하는 시간도 덩달아 늘어나는 것. 지속적인 인맥 관리는 SNS의 기본이다. 이런 부담감은 엄마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
◆SNS중독에서 벗어나는 방법
'로그아웃 데이'를 정한다
중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최대한 멀리하는 것이다. 하루에 몇 시간, 일주일에 하루, 한 달에 사흘만이라도 스마트폰에서 벗어나 로그아웃 라이프에 도전해보자. 만약 SNS를 꼭 해야 한다면 손가락 터치만으로도 욕구 충족이 가능한 스마트폰 대신 컴퓨터를 이용하는 편이 낫다. 평소 스마트폰 SNS의 알림 기능은 꺼둘 것. SNS의 알림 기능을 꺼둬도 중요한 일은 전화나 문자를 통해 수신 받을 수 있다.
사람들을 자주 만난다
SNS에 집착하게 되는 이유 중 하나가 외로움 때문이다. 친한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나누다보면 SNS에 대한 관심도 줄일 수 있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자주 만남을 가질 것. 오프라인 활동에 매진하다보면 온라인 활동은 저절로 잊게 된다.
아이와 함께 있을 때는 의도적으로 차단한다
아이를 집중적으로 돌봐야 하는 시간에는 스마트폰을 내 몸에서 완전히 분리시켜야 한다. 영화를 볼 때처럼 전원을 꺼놓거나 스마트폰 바구니를 만들어 보관해두고 필요할 때만 잠깐 가서 확인하는 것도 아이디어. 만약 스스로 절제가 잘 안되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다면 서서히 줄이는 것보다 단번에 끊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이다. 과감히 SNS를 지우자.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기 마련이다. SNS가 없어도 내 생활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사실을 결국 깨닫게 된다.
육아 스트레스를 해소할 취미를 갖는다
사람들은 뭔가 현실의 과제가 벅차고 힘들면 '중독'에 쉽게 빠지는 경향이 있다.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을 스마트폰 대신 다른 취미로 해소시켜 보자. 정적인 활동을 좋아한다면 일기를 쓰거나 독서, 음악 감상 등의 취미가 좋고 활동적인 성격이라면 땀을 흘리는 운동이 잘 맞는다.
SNS를 하는 목적을 생각해 본다
재미에 푹 빠지면 중요한 것을 망각할 수 있다. 지나치게 빠졌다 싶으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내가 SNS를 하는 목적에 대해 차분히 생각해볼 것. 궁극적으로 나한테 좋은 것과 내가 좋아하는 것은 다르다. SNS가 내가 정말 원하는 건지, 나에게 어떤 점이 좋은지 곰곰이 따져보자.
SNS 자가 중독 테스트
□ SNS 사용시간을 줄여보려고 노력하지만 잘 되지 않는다.
□ SNS를 1시간 동안 하고 있지 않으면 불안하다.
□ 아무런 이유 없이 SNS를 들여다보고 있을 때가 종종 있다.
□ 나는 중요한 자리에서도 스마트폰의 SNS를 확인한다.
□ SNS 때문에 잠을 제대로 못잔 적이 많다.
□ SNS를 하느라 내가 해야 할 일을 제 시간에 못할 때가 종종 있다.
□ SNS가 없는 삶을 생각할 수가 없다.
※ 위의 문항 중 3가지 이상이 해당된다면 SNS 중독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기획 김은혜 기자 | 일러스트 김주희 | 도움말 권장희(놀이미디어교육센터 소장), 이성아(부모학교 자람패밀리 대표), 손석한(연세신경정신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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