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자료실 ▒

똥이 우리 몸에 던지는 장 건강 메시지

천하한량 2013. 1. 26. 20:03

매일 얼굴을 보여주는 똥

하루에 한 번 혹은 두세 번 정도 나오는 똥이 이상적이다.하지만 매일 보지 못한다고 해서 반드시 나쁜 똥이라고 할 수는 없다. 2~3일에 한 번 정도 보는 것도 정상 범주에 속한다.간혹 병원을 찾는 환자 중에는 하루라도 똥을 누지 못하면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불안해하며 거의 강박증에 가까운 반응을 보이는 이들이 있다.이참에 알아 두자.똥을 누는 횟수는 그리 중요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3일에 한 번 꼴로 똥을 누지만 살아가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는 사람이 있다 치자.그런 사람을 똥 누는 횟수만으로 변비 환자로 단정 짓고는 치료를 권할 것인가?어림없는 소리.그런 이가 있다면 곤히 잘 자는 사람을 깨워 수면제 먹고자라고 하는 거나 마찬가지가 아닐지.

누런색 또는 황갈색 빛깔을 띠는 똥

똥이 누런색을 띠는 이유는 십이지장으로 빠져나온 담즙이 장을 통과하면서 노란색으로 변하기 때문이다.이런 이유로 선천적으로 담도가 막혀 담즙이 분비되지 못하는 어린아이의 똥은 하얀색을 띠게 된다.누런색 똥이 가장 이상적이라는 것이지 푸르스름하거나 자주색에 가까운 똥이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아니다.똥의 색깔은 먹는음식에 의해서 얼마든지 다른 빛깔을 띨 수 있다.

바나나같이 길고 미끈한 똥

진밥,된밥이 있듯이 똥 역시 묽은 똥, 된똥이 있다. 둘 다 이상적인 똥은 아니다. 이상적인 똥 역시 밥과 마찬가지로 적당히 말랑말랑해야 한다. 모양은 바나나처럼 미끈한 것이 좋다. 바나나 한 개 크기의 말랑말랑한 똥의 무게는 보통 100~200g정도 된다. 그러나 바쁘고 복잡한 세상에 똥의 무게까지 구체적으로 알 필요가 있을까?

좋은 똥의 향?

향은 무슨? 똥은 그저 똥이고 누구의 똥이든 다 구리지.구린 냄새의 주범은 장 내 세균이 음식물을 소화시키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스카톨과 인돌 때문이며 황화수소나 메탄가스,암모니아도 한 몫 한다. 똥 냄새로 장의 상태나 질병의 유무를 알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유독 자신의 똥 냄새가 역하다며 혹여 몹쓸 병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갖고 병원을 찾는 이들이 있는데 물론 기우다. 누구의 똥이든 구리긴 마찬가지고 냄새의 지독함 정도를 결정하는 것 역시 다분히 주관적이라 할 수 있다.

*나쁜 똥의 특징

숙변은 없다

우선 오해의 소지를 없애고 이야기를 시작하는 게 좋겠다.숙변을 나쁜 똥이라 하면 엄연히 숙변이란 것이 존재하는 것 같은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숙변을 나쁜 똥이라 일컬음은 있지도 않은 허무맹랑한 존재가 사람들을 현혹하고 괜한 걱정과 불안감을 조장하기 때문이다.이런 이유로 숙변을 나쁜 똥이라 일컫는 것이지 숙변이 존재한다는 얘기는 결코 아니다.숙변(宿便)은단식 위주의 민간요법으로 자연 건강법을 주장하는 사람들에게서 나온 말이다.그들에 의하면 숙변이란 장에 오랫동안 머물러 있는 똥을 일컫는다.하지만 숙변은 서양 의학이나 한의학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지극히 생소하고 낯선 단어이자 개념이다.숙변은 과연 존재할까?숙변이 존재한다고 목청을 돋우는 사람들의 주장을 들어보고 그 허무맹랑한 주장에 반론을 제시해보자.

오랫동안 금식해도 똥은 나오잖아 그게 바로 숙변이라고

천만에.대단한 착각이다.사람은 먹지 않더라도 매일 다량의 소화액이 장 속으로 분비된다.그뿐만 아니라 장의 상피 세포는 끊임없이 떨어져 나가고 새로운 상피로 교체되는 과정을 평생 반복한다.이런 이유로 사람은 단식을 하더라도 똥을 누게 되는 것이다.숙변이라니,어불성설이다.

구불구불한 장 점막 사이에 똥이 오랫동안 끼어 있을 수 있잖아

이 역시 그저 상상에 불과하다.장의 표면은 점액으로 뒤덮여 미끌 미끌할 뿐만 아니라 쉴 새 없이 꿈틀대며 연동 운동을 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똥이 대장 안에 머물러 있기 어렵다.또한 대장 내시경을 통해 대장 안을 직접 들여다보면 숙변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말처럼주름이 많지도 않다.

숙변 제거제를 먹으면 엄청난 숙변이 나오던데?

허황한 논리다.숙변 제거제로 먹는 식품이나 약 대부분은 식이섬유가 주성분이다.식이섬유는 장에서 흡수되지 않기 때문에 그대로 똥으로 배출된다.그뿐만 아니라 섬유질은 대장 속에서 다량의 수분을 흡수하기 때문에 오히려 부피가 커지게 된다.숙변을 제거할 목적으로 섭취한 식이섬유가 똥으로 나오는 것이지 숙변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이차대전 중 미국의 첩보 부대가 태평양의 한 섬에 주둔하고 있던 일본군의 병력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일본군이 쓰던 간이 화장실에서 배설물을 수집했다.배설물의 양으로 병력의 규모를 파악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이런 방법으로 일본군의 병력 규모를 파악한 미군은 군대를 투입했는데,필요 이상으로 많은 미군이 투입되었음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계산에 착오가 있었던 것이다.미군은 일본군 병사1인당 최대 배설량을100g으로 계산했던 것인데,사실 일본군의1인당 배설량은400g이었다.이런 착오는 어디에서 생긴 것일까?육류 대부분은 장에서 흡수되지만 섬유질은 그렇지가 않다.이런 이유로 같은 양을 먹더라도 육류를 주로 먹는 서양인보다는 채식을 주로 하는 동양인이나 아프리카 사람들이 더 많은 똥을 누게 되는 것이다.

숙변의 존재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숙변의 유해성에 대해서도 핏대를 세운다.그들이 주장하는 숙변의 유해성을 보면 그야말로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다.두통,식욕 부진,뇌출혈,구강염,치은염,여드름,기미,부스럼,어깨 결림,요통,정서 불안,생리통,냉증,노화,각종 암…….이 정도면 가히 만병의 근원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존재하지도 않는 숙변을 있다고 주장하는 것도 모자라 숙변의 유해성을 거론하며 사람들에게 괜한 두려움을 심어주는 것이니 기막히고 분통 터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의료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을 때는 얼마든지 숙변에 대해 갑론을박할 수 있었다.어차피 숙변의 존재 여부를 밝히기 어려웠으니까.하지만 지금은 대장 안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을 만큼 의료 기술이 발달했기에,숙변의 존재 여부에 대해 얼마든지 결론을 내릴 수 있게 되었다.물론 결론은 숙변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나 역시1년이면 최소한 천 건 이상의 대장 내시경

검사를 시행하는데 아직 숙변이라곤 본 적이 없다.허구한 날 대장 내시경으로 대장 안을 들여다보는 의사들이 하나같이 숙변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증언하는데도 불구하고 굳이 숙변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나,그들의 허황된 주장을 곧잘 믿는 사람들을 도무지 이해할 길이 없다.

*이상한 똥의 특징

분변매복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널려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 아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그래서 이상한 똥이라고 하는 것이다.똥을 이야기하면서 분변매복을 이야기하지 않는다면 뭔가 구색이 맞지 않을 뿐더러 앙꼬 없는 찐빵처럼 허당이라는 생각이 든다.분변매복을 빼놓고는 진정 똥에 대해 얘기했다 할 수 없다는 말이다.

분변매복을 기억하자

분변매복은 똥 덩어리가 직장을 꽉 채운 탓에 직장이 팽창되어 있으면서 스스로 똥을 배출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분변매복의 전형적인 증상은 식욕 부진,메스꺼움,구토,복통 등으로 똥이 직장을 꽉 막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이다.분변매복이 있으면 이런 증상들 외에도 기이성 설사나 대변실금도 나타날 수 있는데 이에 대해 아는 사람들은 극히 드물다.똥이 직장에 가득 고인 채 항문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하면 똥과 같은 고형 성분은 항문 밖으로 빠져나올 수 없어도 점액 같은 분비물은 똥 사이를 비집고 밖으로 흘러나올수 있는데 이를 '기이성 설사'라고한다.기이성 설사는 자기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항문 밖으로 흘러나올 수 있는데 이처럼 배변이 자신의 의지로 조절되지 않는 것을 '대변실금'이라고 한다.

노인전문병원이나 요양원 등에 가보면 기저귀를 차고 생활하는 노인을 어렵잖게 목격할 수 있다.화장실에 가지 못할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 기저귀라니,하며 의아해했던 사람도 많을 텐데 사실은 화장실에 가지 못해서가 아니라 대변실금 때문에 수시로 똥이 흘러나와 기저귀를 찬 경우가 대부분이다.물론 이와 같은 대변실금의 원인은 분변매복인 경우가 많다.나이가 들면 몸의 모든 근육이 약해지고,근육으로 구성된 대장의 운동 역시 현저하게 저하될 수밖에 없다.설상가상으로 노인의 활동량은 젊은이와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적기 때문에 변비를 피하기가 쉽지 않다.

분변매복으로 인한 대변실금은 비단 노인에게 나타나는 현상만은 아니다.어린아이들이나 심지어 중고등학생들에게서도 심심찮게 발견된다.어린 자식이 똥을 지리는 바람에 걱정스러운 얼굴로 병원을 찾는 엄마들이 많다.어느 부모가 되었든 오만 가지 걱정에 시달릴 수 밖에 없는데,결론부터 말하면 건강하던 아이가 갑자기 똥을 지려도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심각한 질환으로 말미암은 대변실금이 아니라 분변매복으로 인한 대변실금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어린 아이들은 컴퓨터 게임을 하거나 또래 아이들과 어울려 놀다 보면 똥이 마려워도 참는 경우가 많다.

이를 반복하다 보면 분변매복을 피할 수 없는데 이 때문에 기이성 설사가 생겨 팬티에 똥을 지리게 되는 것이다.이런 현상은 수능시험을 앞둔 학생들에서도 관찰된다.수능시험의 과도한 스트레스로 장의 기능이 떨어져 변비가 생겼다가 결국 분변매복이 되는 것이다.한참 예민한 나이의 여학생이 기저귀를 찬 채 엄마의 손에 붙들려 의사를 찾는 경우가 더러 있다.분변매복으로 인한 것임을 알기만 했어도 저리 걱정하지 않았을 것이고 기저귀까지 차고 다니는 불편을 감수할 이유 또한 없다는 생각을 하면 여간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게 아니다.

대부분의 분변매복은 관장으로 간단히 해결된다.물론 똥이 너무 딱딱해져서 관장으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이럴 때는 글러브를 끼고 손가락에 젤리를 묻혀 부드럽게 파내주면 된다.그것으로 분변매복 자체나 분변매복으로 인한 대변실금을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딱딱해진 똥 덩어리가 대장의 점막을 너무 오랫동안 압박하고 있을 때는 궤양이 유발되기도 하는데 이를 '숙변성 궤양(Stercoral ulcer)'이라고 한다.숙변성 궤양이 심해지면 출혈이나 대장 천공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초래 될 수도 있다.천공과 같은 합병증은 노인에게 흔하고 천공이 생겼어도 진단 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사망률 또한 매우 높다.

분변매복을 예방하는 방법 중의 하나는 똥 마려운 느낌을 무시하지 않는 것이다.마려우면 그때그때 화장실로 달려가 싸야 한다.사람이든 똥이든 무시하면 화낸다.지렁이도 밟으면 꿈틀댄다고 하지 않는가?


출처 : 똥으로 보는 나의 장 건강
저자 : 남호탁 지음
출판사 : 넥서스BOO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