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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노인이 시골 노인보다 건강하다

천하한량 2012. 8. 30. 14:55

입력 : 2012.08.30 03:19 | 수정 : 2012.08.30 09:27

[통계청 주최 논문대회 자료] 남편이 더 학력높은 경우는 40년 전 46%서 24%로 하락
일하는 처녀 73%, 총각 71%… 98년 이후 고용률 역전 현상
생활에 여유있는 맞벌이 가정 셋째 아이 가질 확률 더 높아
도시 노인이 농촌보다 건강 환경보다 의료 접근성 중요

결혼할 때 학력은 중요한 고려 사항 중 하나이다. 보통 여성은 자기와 학력이 같거나 높은 남성을 배우자로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같은 경향이 과거에 비해 매우 약해지고 있다는 통계 분석 결과가 나왔다.

박현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와 김경준 고려대 교수는 '한국 사회의 교육적 동질혼'이란 제목의 논문에서 "남편보다 아내의 학력이 높은 부부가 크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아내가 남편보다 학력이 높은 경우는 1970년 1.6%에 불과했으나, 2010년엔 13.1%로 증가했다. 대졸 아내와 고졸 남편 같은 경우를 의미한다. 반면 남편이 아내보다 학력이 높은 경우는 46.4%에서 24%로 떨어졌다. 또 남편과 아내의 학력 수준이 같은 경우는 52%에서 62.9%로 증가했다. 박현준 교수는 "대학 진학 등에 있어 가정 내 아들 딸 차별이 사라지고, 결혼 조건의 사회적 장벽이 많이 허물어졌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이 논문은 통계청이 주최한 '인구주택 및 농림어업총조사 통계자료 활용 논문 발표대회'에서 발표된 논문 중 하나이다. 이 밖에 일반인의 통념을 깨는 논문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일하는 총각보다 처녀가 많다

김창환 미국 캔자스대 교수는 '교육, 혼인 그리고 한국 여성의 고용률'이란 논문을 통해 "미혼자의 경우 1998년부터 여성이 남성의 고용률을 추월해, 계속 이 추세가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고용률은 전체 인원 가운데 일하는 사람의 비율을 의미한다.

논문에 따르면 1970년만 해도 미혼 남성과 미혼 여성의 고용률은 각각 79%와 47%로 격차가 매우 컸다. 하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좁혀지더니 1998년에 미혼 여성 72%, 미혼 남성 71%로 역전됐다. 2010년에도 미혼 여성 73%, 미혼 남성 71%로 미혼 여성이 더 높다. 통계청 관계자는 "여성의 학력이 높아지면서 미혼 여성 고용률이 올라가지만, 미혼 남성은 군 입대와 시험 준비 등으로 고용률이 떨어져서 벌어진 현상인 것 같다"고 해석했다.

◇직장 다니는 여성이 셋째 아이 더 많이 낳는다

대학원생 이헌영(연세대)씨는 '자녀의 출산 순위에 따른 개별 가구의 출산 결정 요인' 논문에서 경제 활동을 하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셋째 아이 출산을 더 많이 하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논문에 따르면 여성의 경제활동은 첫째나 둘째 자녀 출산에는 부정적인 효과를 미치지만, 셋째 자녀 출산에는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를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는 것이다. 이왕 둘째를 낳은 다음에는 생활에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맞벌이 가정이 외벌이 가정보다 셋째를 볼 확률이 더 높다는 설명이다.

◇도시 노인이 시골 노인보다 건강하다

김승남 서울대 공학연구소 선임연구원과 원종준(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박사과정)씨는 '근린 환경 특성이 노인 건강에 미치는 영향' 논문에서 "비도시 지역 노인이 도시 지역 노인보다 종합적인 건강 수준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논 문에 따르면 노인의 건강 수준은 신체 활동이나 주변 환경보다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김 연구원은 "병원 도달 시간이 1분씩 증가할 때마다 필요한 의료 검진을 받지 않을 확률이 1%포인트 가까이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또 자살 확률도 0.13%포인트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까운 병원을 자주 찾아 검진을 받고 심리상담도 받는 노인이 오래 살고 극단적 선택도 하지 않는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