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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자영업에 뛰어들면 안되는 10가지 이유?

천하한량 2012. 7. 29. 20:12
[머니투데이 배소진기자][현대硏 "자영업 위기는 '자영업자간 과다경쟁'때문"…재취업유도가 급선무]

지 난 5월 자영업자가 720만명을 기록했다. IMF외환위기 당시 급증했다가 지난 2002년 이후 감소추세였던 자영업자수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09년 7월 이래 최고치로, 고용시장의 구조적 위험을 보여주는 경제적 '적신호'인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9일 발표한 '자영업은 자영업과 경쟁한다' 보고서에서 최근 나타나는 자영업자들의 10대 문제를 지적하고 "자영업 규모를 축소하거나 건전한 자영업자만 육성하기 위한 정책적 대안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자영업자 과다증가…퇴출도 함께늘어=

지난 2010년 기준 OECD 평균 자영업자 비율은 15.9%인데 비해 한국은 28.8%로 나타났다. OECD국가 중 터키, 그리스, 멕시코에 이어 4위.

지 영업자는 임금근로자에 비해 평균소득이 낮기 때문에 자영업자의 비율이 높은 것은 고용의 질적 구조가 좋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비자발적 자영업 선택으로 자영업자 비율이 과다하게 늘어나는 것은 국가경제에 비효율성을 초래할 수 있다.

지난 2004년~2009년 동안 총 사업체 진입과 퇴출 추이를 보면 연평균 약 60만개가 진입하고 약 58만개가 퇴출됐다. 2010년 기준으로 총 사업체 중 자영업체가 83.2%를 차지하는 만큼 이 같은 진입과 퇴출 추이는 자영업체의 위기를 설명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몰리는 '베이비부머' 짧은 준비기간과 지나친 업종집중=

자영업자의 60.4%가 창업을 위한 준비기간이 6개월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이상 준비하는 경우는 26%에 불과하다.





게다가 자영업자들의 대부분은 기존의 포화시장에 진입한다. 서울시의 경우 미용실은 1㎢당 평균 35.9개의 점포가 입점해있다. 포화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일반 단과학원과 치킨점, 제과점은 각각 1㎢당 12.6개, 6.3개, 5.1개의 점포로 입점해있고 높은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창업자 100명 중 35명은 은퇴 후 음식점, 호프집 등 생활밀접형 자영업에 집중적으로 몰렸다. 게다가 이 중에서도 31%는 음식점을 창업하는 등 업종선택이 한정돼 있다는 문제점이 지적됐다.

지난 2009년 창업자 중 약 26%는 앞서 2007년~2008년 회사를 퇴직한 사람으로, 이중 5만8000명이 생활밀집형 자영업 창업에 나섰다.

특히 '베이비부머'세대인 50대 이상에서 음식점 창업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청년층과 30~40대 자영업자수는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지난해 50대 자영업자는 206만명으로, 전체 중 30%를 기록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 20007년 25%에서 꾸준히 증가한 수치다. 60대 이상 고령층 역시 2007년 21.4%에서 지난해 23.3%로 증가세다.

◇영세화, 수익성 미약, 가계부채…퇴출로 이어져=

자영업자의 수는 늘어나지만 질은 떨어지고 있다.

5000 만원 미만의 창업자금으로 시작하는 영세자영업자가 늘어났다. 지난해 창업자금이 500만원 미만인 자영업자는 186만명. 전체 자영업자 중 24.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5000만원 이상 창업자금으로 시작하는 자영업자들은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사업장이 아예 없는 영세 자영업자도 229만명에 달해, 전년대비 노점 자영업자가 10.5%, 트럭 자영업자가 8.2% 증가했다.





규 모가 영세하고, 경쟁이 심하다보니 일부업종을 제외한 대부분 자영업자 월 소득은 150만원 이하다. 특히 수리 및 개인서비스부문은 월평균 수익이 41만원으로 매우 열악하고, 부동산임대업과 운수통신업도 순이익이 100만원이하 수준이다.

하지만 월세나 관리비는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며, 자가 점포를 가지고 있는 비율도 몇 년 새 크게 줄어 대부분 자영업자들이 월세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초기 창업비용 때문에 짊어지게 되는 가계부채 문제도 심각하다. 정규직 임금근로자의 지난해 가계부채 평균이 5000만원인데 비해 자영업자는 9000만원에 달했다.

평 균 소요되는 창업비용이 6600만원 규모로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오락문화 운동부문과 전기가스수도건설업의 경우 1억원에 달하고 숙박음식업도 7500만원에 이른다. 또 백화점이나 할인점 내 입점하기 위해서는 1억8000만원이 소요된다.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창업했다 하더라도 3년을 버티기 힘들다. 신규사업체의 평균 생존율은 1년 72.6% 2년 56.5% 3년 26.4%로 절반이상의 신규사업체가 3년이 안되어 퇴출된다.

보고서는 비자발적 창업은 감축하는 한편 계층별로 자영업 진흥정책을 차별적으로 펼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취약계층에게는 월세보조나 창업자금 등의 지원을, 고학력 자영업자에게는 전공과 경험을 연결시킬 수 있는 고부가가치형 자영업을 창업하도록 유도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

또 늘어나는 은퇴 '베이비부머'들에게는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한 재취업을 유도하고, 자영업 창업 시에도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는 분야의 업종으로 유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자영업 위기의 주된 원인은 '자영업자간 과다경쟁'인만큼 창업지원정책에 앞서 '재취업 유도정책'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머니투데이 배소진기자 sojin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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