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자료실 ▒

음경확대기구, 부작용 심하다

천하한량 2010. 11. 18. 16:04

직장인 김모씨(45)는 얼마 전부터 발기 시 성기가 휘어지는 음경만곡증 증상이 나타났다. 김씨는 부끄러운 마음에 병원에 가는 대신 인터넷 상에서 음경만곡증에 효과 있다는 '음경확대기구(견인기구)'를 구입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성기에 상처가 생기고 통증이 심해 결국 비뇨기과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다.

최근 김씨처럼 인터넷에서 음경확대기구를 구입해 음경만곡증을 해결하려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 이 기구는 성기의 귀두 부분과 뿌리 부분에 각각 링을 끼운 후 양쪽 링을 연결하는 견인바의 길이를 조절해 성기의 길이를 늘인다는 개념이다. 실제로 인터넷에서 음경확대기구를 판매하는 한 업체는 "기구를 몇 달 착용하면 성기 길이가 최대 7cm, 둘레는 2cm, 발기력은 30% 향상된다. 음경만곡증은 70% 이상 교정된다"고 선전한다. 그러나 류지간 인하대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이런 기구 사용자의 상당수가 성기에 지렁이 모양으로 혈관이 튀어나오고, 당김 현상이 심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다. 링을 씌우거나 빼낼 때 출혈이 생기거나 성기가 부어올라 가라앉지 않는 등 부작용도 많다"고 말했다.

류 교수는 "성기 견인기구는 원래 음경 확대가 목적이 아니라, 외국의 일부 병원에서 음경만곡증 수술 후 모양 변형을 막기 위해 일시적으로 사용하는 의료 기구로 이용되는 제품이다. 이 기구로 성기를 연장하거나 만곡증 자체를 교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제종 고대안암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어떤 방식이든 성기에 압박을 주는 것은 좋지 않다. 특히 귀두 쪽이 부어오른 상태로 오래 방치하면 음경 괴사까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제는 이런 부작용이 성기가 더 커지고 길어지는 과정 중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생각하고 고통을 감수한다는 점이다. 진옥현 연세우노비뇨기과 원장은 "성기 견인기구를 사용할 경우, 일시적으로 조금 길이가 늘어날 수 있을지 모르나 굵기에는 전혀 효과가 없고, 음경만곡증은 오히려 더 심해질 수 있다. 또, 길이가 늘어나는 과정에서 음경해면체 골절, 출혈, 혈종이 발생해 발기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lks@ chosun.com
송민경 헬스조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