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글은 옥오재 송상기가 14세에 홍역을 앓다 죽은 아들을 잊지 못하여 쓴 시이다.
송상기는 이 시 외에도 아들의 첫 번째 기일에 지은 「죽은 아들에 대한 제문[祭亡兒文]」과 10년 후 장지(葬地)를 옮기면서 지은
「죽은 아들을 천장할 때 제문[祭亡兒遷葬文]」에서 여전히 잊지 못하는 부모의 애끓는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
부모는 산에 묻고 자식은 가슴에 묻는다는 말도 있듯이 먼저 간 자식을 부모가 어찌 살아생전 잊을 수 있겠는가. 죽은 자식에
대한 애달픈 심정을 읊은 글로는 농암 김창협(金昌協)의 글이 명문으로 알려져 있다. 제문의 일부만 보아도 가슴이 먹먹해진다.
“…
우두커니 외로이 지내고 정신없이 막막하게 살며 마치 가지 없이 쓰러진 나무 같고 불타지 않는 식은 재 같으니 사람이 이렇게 살면서
어찌 즐거울 수 있겠느냐. 그런데도 배고프면 먹을 것을 찾고 추우면 옷을 입고 아프면 약을 구하여 구차하게 목숨을 이어가고
있으니, 심하구나! 나의 무디어진 마음이여!… […兀兀踽踽 忽忽倀倀 如壞木之無枝 如死灰之不然 人生如此 寧有可樂 然猶飢而求食
寒而求衣 疾病而求藥 以苟延歲月之壽 甚矣 吾之頑也…]” 「망아초기제문(亡兒初朞祭文)」『농암집(農巖集) 권30』
자식을 잃은 부모의 심정은 불 꺼진 재와 같아서 더 이상 희망을
찾아볼 수 없다. 인생의 아무 낙을 느끼지 못하고 목석같이 살면서도 생의 기본적인 욕구인 먹고 자고 춥고 아픔을 느끼는 것조차
죄의식을 가진다. 자신의 마음이 무디어져 가고 있다고...
지금도 이러한 큰 아픔을 지니고 살아가는 많은 부모들이 우리 옆에 있다. 어느새 1년이다. 슬프고 원통하고 혹독하다고 느끼는 그들의 고통 앞에 뭐라 위로할 수 있을까. 부끄럽고 미안하고 참담할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