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序)
송 신시승 입조서(送辛寺丞入朝序)
황제가 즉위한 지 8년 봄 2월에 승상으로 전권(專權)한 자를 내쫓고 크게 천하에 포고하여 정치 풍화를 일신하게 하니, 조정이 깨끗하고 기강이 엄숙해졌다. 그래서 일월이 비치는 곳에 무릇 혈기가 있는 자는 춤을 추며 황제의 성덕(聖德)을 노래하고 읊조리며, 오는 4월 17일에 황경(皇京)에 모여 천수절(天壽節)을 성대히 축하하기로 되었다. 고려국 신하들은 모두 말하기를, “천자가 인성(仁聖)하시고 재상은 충량(忠良)하여, 어진이를 진출하게 하고 간사한 자를 버리며, 이익을 일으키고 해독을 제거하여 어떤 물건이라도 그 처할 곳을 못 얻는 일이 없도록 하였다. 우리 나라는 비록 적으나 섬겨온 지가 이미 오래였고, 또 금상(今上)의 특수한 돌봄을 입었으니, 앞으로 우리 나라를 편안하게 하고 우리 백성을 안락하게 하여, 군신이 서로 길하고 사직이 더욱 굳건할 것을 기필할 수 있다. 아마도 금년의 회합은 반드시 전날보다 성할 것이니, 어질고 재주가 있어 위에서 그 이름을 알 만한 사람이 아니면 궁정(宮庭)에 내보낼 수가 없다.” 하고, 이에 전리 판서(典理判書) 기공(奇公)을 사신으로 삼고 사복시 승(司僕寺丞) 신군(辛君)을 보좌로 삼아서 떠나게 하니, 신군을 아는 자는 다 시를 짓고, 그 서문을 나에게 부탁하였다.
무릇 사방에 사신가게 되면 제 임금의 명령을 욕되게 하지 않아야 선비라 이를 수 있다. 하물며 토산물을 가지고 황제를 친히 뵈옴에 있어서랴. 군은 아무쪼록 공경하고 삼가야 할 것이다. 군의 이번 걸음이 반드시 신왕(新王)을 받들고 들어가 조정에 축하하고 물러나와 국정을 의논해서 거룩한 조명(詔命)이 씻은 듯이 새롭게 되리니, 더구나 공경하고 삼가지 아니하랴. 나만큼 군을 아는 자가 없으므로 이 말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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