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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태 "금융비상사태 경계선에 와있다"

천하한량 2008. 12. 11. 15:43

이성태 "금융비상사태 경계선에 와있다"(종합2보)

상당기간 아주 낮은 성장"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조재영 기자 = 한국은행 이성태 총재는 11일 "현재 (금융상황은) 일종의 `금융 비상사태', `통화신용의 심각한 수축기'의 경계선에 와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를 1.0% 포인트 내린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금융통화위원들이 비상사태 수단까지 동원해야 할 것인가, 전통적인 수단에 머물 것인가 판단해야 할 어려운 상황에 와 있다"며 "심각한 통화신용 수축기라면 비상한 조치를 취해야 하지만 반드시 먼 미래에 그 대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재정으로 하려면 세금을 거두거나 국채를 조달, 예산에 포함해 국회 의결을 받아야 하지만, 중앙은행의 발권력은 그러한 번거로운 절차가 없고 따로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도 당장 없지만 물가나 자산가격 상승 등 그 대가는 국민 모두가 부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향후 경제 전망과 관련, "우리 경제는 상당기간 아주 낮은 성장에 머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세계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기간에 대한 전망은 6개월부터 2년까지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고 전하고 "국내 금융시장도 1∼2개월 내 진정될 것으로 자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국내 경기가 최근 2∼3개월 사이 급속히 나빠지고 있다"면서 "설비투자와 소비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고 지난 가을까지 꾸준히 증가했던 수출도 11월에 예상보다 빠르게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리를 파격적으로 인하한 것과 관련 "경기가 급속히 나빠질 것이 확실한 상황에서 금리를 몇 번 나눠 인하하는 것은 좋은 정책이 아니다"면서 "앞으로 경기가 상당한 정도로 나빠질 게 확실하다면 과감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이 자리에서 그 가능성을 닫아두는 발언을 할 수는 없다"면서 "단지, 우리나라의 형편에서 과연 어느 정도의 기준금리 수준이 적절하냐는 각 나라의 형편을 봐서 정해야 하며 무턱대고 남을 따라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가 예상보다 더욱 나빠진다고 하면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에 대해 항상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기준금리 외에 금융시장 안정 문제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여러 가지 정책수단을 활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발언은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추가로 내릴 여지는 크지 않은 만큼 다른 수단을 활용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전통적인 통화정책을 하려면 금리가 너무 낮아 통화정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유동성함정에 빠지는 수준까지는 가서는 안된다"며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유동성 함정에 빠지는 수준에 대해 아직 합의는 안 됐지만 기준금리 3%가 유동성 함정에 빠진 상태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fusionjc@yna.co.